도아영은 전이혁이 깨어난 줄 몰랐다.그녀는 아직 병실 밖에서 최하임과 통화 중이었다.최하임은 도아영이 관성 제일 갑부 전씨 가문의 넷째 아들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서야 시름을 놓았다.적어도 집안 보고 매달리는 남자, 그런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도아영은 조심스레 물었다.“언니는 언제 돌아올 거예요? 우리 정말 오래 못 봤잖아요. 태경 오빠도 곧 돌아오는데 언니는 정말 안 돌아오는 거예요? 난 오빠한테 그런 마음 없어요. 오해하지 마요. 오빠가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은 언니예요. 언니도 어느 정도는 느꼈을 텐데. 두 사람이야말로 죽마고우잖아요.”도아영은 김태경, 그리고 최하임과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내긴 했지만 정작 함께 논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도아영은 어릴 적 대부분을 공은호 곁에서 수련하며 지냈고 겨울과 여름 방학에만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방학이 끝나면 다시 집을 떠났고 학업도 공은호가 머무는 도시에서 모두 마쳤다.즉, 도아영과 김태경, 최하임 사이의 관계는 전화와 명절 인사로 유지되는 관계였다.반면, 김태경과 최하임은 진짜 죽마고우였다.같은 동네에서 자랐고 같은 학교에 다녔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같은 도시, 심지어 몇 학년, 같은 반이었다.집안끼리도 연락이 잦았고 두 가문의 재력도 비슷했다.황서진과 절친이 될 만큼이면 그들의 어머니 또한 모두 금수저였고 자연스럽게 재력 있는 가문으로 시집간 사람들이었다.하여 김태경과 최하임이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그런데 왜 이렇게 어긋나 버렸지? 왜 나랑 태경 오빠를 엮으려고 하는 거지?’최하임의 목소리가 낮고 담담하게 들려왔다.“아영아, 언니랑 태경이는 생각부터 달라. 쉽게 부딪히고 싸워. 친구로는 오래 가는데 결혼은 글쎄... 그리고 태경은 한 번도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 없어. 정들긴 들었지. 근데 그렇게 오래 기다리다 보면 사람이 지쳐. 그리고 태경이네 부모님들도 날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요즘 우리 가문의 사정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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