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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1화

사람마다 감당해야 할 일은 따로 있는 법.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결국 그에 따른 결과로 돌아오고 그 책임 또한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남의 선택과 결과에 함부로 끼어들수록 오히려 자신에게 좋을 것은 없었다.하예진 자매는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마지막에 하예정이 말했다.“언니, 나 이제 검진 받으러 가야 해. 다음에 언니 시간 날 때 다시 오래 통화하자. 아,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우빈이를 언니한테 보내 줄게. 요즘 엄마 많이 찾더라.”“알았어.”하예진이 짧게 대답했다.통화를 마친 하예정은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고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책상 안쪽에 앉아 있던 남자에게 말했다.“여보, 거의 시간 다 됐어요. 우리 가요.”“응, 알았어.”전태윤은 서류에 재빨리 서명하고 도장을 찍은 뒤 서류를 덮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부는 함께 사무실을 나섰고 전태윤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비서에게 건넸다.비서는 그가 직접 서류를 들고나와 자신에게 건넬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원래대로 잠시 뒤에 안으로 들어가 확인하려던 참이었다.비서는 전태윤이 아내를 챙기며 함께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그가 유난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자 비서는 속으로 사람 자체가 너무 달라진 게 아닌가 싶었다.아내가 생긴 뒤로 전태윤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자주 보였고 그때마다 비서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전태윤과 하예정이 막 1층에 내려섰을 때 뒤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소정남이었다.늘 침착하던 소정남은 미친 듯이 달려왔다.그는 전태윤 부부의 앞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멈추지 않았고 인사하지도 않았다.“정남아, 무슨 일이야?”전태윤이 큰 소리로 불렀다.그는 소정남을 오래 알아 왔지만 저렇게까지 다급하고 허둥대는 모습은 처음이었다.하예정의 마음속에 불길한 기운이 스쳤다.‘혹시 효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심효진은 요즘 서점에 나가지 않았다.하예정과 그녀가 논의한 끝에 직원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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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2화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도 병원에서 잘 돌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었다.하예정은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조산이라니 좀 이상하지 않아요? 혹시 집에서 넘어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먹으면 안 되는 걸 모르고 먹은 건 아닐까요?”전태윤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정남 사촌 누나가 효진 씨 영양사야. 매일 챙겨주고 있는데 일부러 몰래 먹지 않는 한 말이 안 되지.”두 사람은 갑자기 조용해졌다.임신하면 입맛이 평소와 달라진다는 것을 하예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유도 없이 평소 즐겨 먹지 않던 음식이 떠오르면서 참지 못하고 꼭 먹어야 할 때가 있었다.계절에도 맞지 않는 음식이 유난히 당길 때도 있고.하예정에게도 그런 적이 있었다.한밤중에 잠에서 깼다가 갑자기 소불고기가 먹고 싶어져 견딜 수가 없었던 날이었다. 전태윤은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나가 자기 호텔로 향하여 잠자던 주방장을 깨워 음식을 만들어 오기까지 했다.그런데 막상 음식이 눈앞에 놓이자 하예정은 또다시 입맛을 잃어버렸다.“효진 씨가 설마 그런 실수를 했을까...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정도는 알고 있을 텐데.”곧 아이를 낳을 사람이었고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도 있었기에 심효진의 성격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을 것 같지는 않았다.전태윤이 낮게 말했다.“괜히 앞서 걱정하지 마. 병원에 가면 다 알게 될 거야.”어차피 목적지는 병원이었다.전태윤 부부가 도착했을 때 심효진은 이미 분만실로 들어간 뒤였다.분만실 앞에는 소씨 가문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전태윤 부부보다 몇 분 먼저 도착한 심씨 가문의 사람들도 보였다.소정남은 분만실 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몇 걸음 옮겼다 멈춰 서서 문 쪽을 바라보더니 다시 발걸음을 떼며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심효진이 고생은 덜 하고 무사히 아이를 낳게 해 달라며 계속 중얼거렸다.그 모습을 보니 전태윤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는 소정남의 어머니 최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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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3화

전태윤도 아내가 심효진의 갑작스러운 조산 소식에 놀랄까 봐 걱정됐다.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하예정에게 먼저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가자고 권했다.여기 남아 있어도 당장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었다.여러 번 설득한 끝에 하예정은 결국 먼저 검사를 받기로 했다.전태윤은 그녀를 부축해 검사실 쪽으로 향했다.부부가 막 자리를 옮긴 순간 분만실 문이 살짝 열리며 간호사가 나와 물었다.“심효진 씨 남편분 계세요?”“접니다.”소정남이 급히 앞으로 나섰다.그는 간호사 앞에 서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말했다.“산모부터 살려주세요. 산모요! 산모!”뒤에 있던 가족들도 잇따라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무슨 일이 생기든 산모 먼저 구해주세요. ”간호사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차분하게 설명했다.“산모 상태는 괜찮습니다. 다만 통증이 심해서 남편분이 안에 들어와 함께해 달라고 하세요.”그 말에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소정남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간호사가 그를 막아 세우며 옷부터 갈아입어야 한다고 막아 세웠다.잠시 뒤, 준비를 마친 소정남은 간호사의 안내로 분만실로 들어갔다.분만실 안에서는 심효진이 고통에 못 이겨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소정남이 다가오자 그녀는 그의 손을 붙잡아 손등을 세게 물었다.“너무 아파! 소정남! 전부 네 탓이야. 나 안 낳을래! 너무 아파!”출산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다.“그래, 그래... 다 내 탓이야. 이제 안 낳아. 이 아이만 낳고 나면 더는 낳지 말자.”소정남은 거의 중얼거리듯 연달아 말했다.“여보, 날 물어.”남편이 몸을 숙여 팔을 내밀자 심효진은 그의 팔을 꽉 물었다.의사가 힘을 주라고 하면 힘을 주었고 숨을 고르라고 하면 그대로 따랐다.시간이 흐를수록 마스크로 가려진 소정남의 얼굴은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아이는 좀처럼 나올 기미가 없었다.‘아가야, 이렇게 서둘러 나오기로 했으면서 왜 아직도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야? 9개월을 버텨 온 사람인데 넌 왜 지금까지 엄마를 고생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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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4화

나은서뿐만 아니라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소정남과 심효진의 사이가 얼마나 각별한지 다들 알고 있었기에 만약 심효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소정남에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을 것이다.“축하합니다. 산모는 무사히 출산하셨고 남자아이에요. 몸무게는 3.1킬로입니다.”소정남을 부축해 나온 사람은 마취과 의사와 간호사였다.간호사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습관처럼 먼저 좋은 소식을 전했다.그리고 이어서 설명했다.“남편분이 너무 놀라신 것 같아요. 아이가 무사히 태어난 뒤 바로 기절하셨어요. 잠깐 저쪽으로 옮겨서 쉬게 해 주세요. 산모는 바로 나오지 못합니다.”이 말을 듣자 모두의 표정이 단숨에 안도로 바뀌었다.아까까지만 해도 다리에 힘이 풀려 있던 나은서는 금세 기운을 되찾았다.그녀는 몸을 바로 세우더니 몇 걸음 앞으로 나가 간호사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간호사님, 아기가 조산이면 보육기에 들어가야 하나요?”간호사는 차분히 답했다.“잠시 인큐베이터에 보내서 관찰할 예정이에요.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면 다시 엄마 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체중도 3킬로 넘고 35주면 아주 이른 조산은 아니라서 아기에게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4킬로 가까이는 되었을 아이예요.”조산이었는데도 3.1킬로였다.소지훈은 마취과 의사에게서 소정남을 받아 한쪽으로 데려가 의자에 앉힌 뒤 등을 기대어 쉬게 했다.모두는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심씨 가문과 소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무척 기뻐했다.심효진의 갑작스러운 조산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지만 다행히도 모자 모두 무사했다.기쁨에 휩싸인 두 가문 사람들은 누구도 소정남을 흔들어 깨우지 않았다.그는 의자에 기대어 그대로 기절해 있도록 내버려두었다.하예정이 정기 검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심효진은 이미 분만실을 나와 VIP 병실로 옮겨진 뒤였다.“효진아.”하예정은 친구와 아이가 모두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에 얹혀 있던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심효진이 걱정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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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5화

“여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우리 이제 더는 낳지 말자. 이 아이 하나로 끝내자.”소정남은 심효진의 손을 꼭 감싼 채로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또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는 것도 이번에야 똑똑히 알게 되었다.출산은 늘 생사를 넘나드는 일이라고들 말해 왔지만 곁에서 직접 지켜보니 그 말이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한 번의 동반 출산만으로도 소정남은 충분히 겁을 먹었다.아내에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는 차마 말로 다할 수 없었다.다행히 모든 일은 지나갔고 모자 모두 무사했다.하지만 이런 순간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았다.이 아이 하나면 충분했다.둘째나 셋째는 더는 바라지 않았다.어차피 소씨 가문은 식구가 많아 굳이 자식을 많이 낳을 필요도 없었다.“응, 안 낳아. 이제 다시는 안 낳아.”자연분만이라 회복은 빠를 테고 가장 고통스러운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마음 한쪽에는 모성애가 차오르기도 했지만, 심효진에게 출산은 여전히 너무 힘든 경험으로 남아 있었다.둘째를 낳을지 말지는, 적어도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친정이나 시댁에서도 당분간은 재촉하지 않을 것 같았다.하예정은 말없이 남편을 살짝 톡 건드렸다.심효진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전태윤 부부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소씨 가문과 심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병실에 모여 앉아 아이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지 논의하고 있었다.그때 아기가 최민주의 품에 안겨 돌아왔고 소지훈의 어머니 김연수도 함께 들어왔다.동서가 벌써 할머니가 된 모습을 보자 김연수는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나는 대체 언제쯤 손주를 안아 보게 될까요...”최민주가 웃으며 대답했다.“괜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지훈이도 이미 결혼했잖아요. 지금은 신혼이라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 뿐이니까 조금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아이를 가지게 될 거예요. 본인들이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할머니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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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6화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잖아. 조금 더 커야 누구를 더 닮았는지 보여.”하예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아, 참. 소현 언니에게 전화해서 이 소식 알려야겠어요.”심효진은 정신이 없어서 아직 친구들에게 연락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하예정도 심효진에 대한 걱정으로 머리가 복잡해서 성소현에게 전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다.전태윤은 차에 탄 뒤에 전화하라고 했다. 병원 안은 사람들이 오가느라 몹시 붐볐다.하예정은 참고 있다가 차에 오르자마자 바로 성소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소현은 회사에서 발을 뗄 틈도 없이 바빴다.세 사람이 함께 꾸린 회사였지만 지금 사무실에 나와 일을 맡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성소현뿐이었다.하예정과 심효진은 둘 다 임신하여 설령 출근하겠다고 해도 성소현은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지금은 몸을 돌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으니까.하지만 성소현은 미혼이고 임신도 하지 않았으니, 조금 더 바쁘고 피곤한 건 감수할 수 있었다.한참 지나서야 성소현이 전화를 받았다.“예정아.”성소현은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계약서를 넘기고 있었다.맞은편에는 계약을 맺으러 온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언니, 기쁜 소식 있어요. 효진이가 남자 아기를 낳았어요. 모자 모두 무사해요. 방금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이에요.”성소현은 환하게 웃었다.“벌써 낳았어? 그런데 아직 출산 예정일이 아니잖아. 내가 알기로는 9개월도 안 됐을 텐데 왜 이렇게 빨리 낳은 거야?”그러나 기뻐하던 표정이 곧 걱정으로 바뀌었다. 출산 예정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조산이었어요.”성소현이 급히 물었다.“넘어졌어? 아니면 뭘 잘못 먹었대?”성소현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를 낳아 본 적도 없었지만 유청하가 임신부터 출산까지 겪는 과정을 곁에서 다 지켜봤다.임신한 사람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음식이 유산이나 조산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런 건 아니에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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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7화

“응, 건강이 최고지. 나머지는 다 부차적인 거고. 전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데. 설령 내 조카가 조금 평범해도 전씨 가문이 후계자 문제로 걱정할 일은 없지.”물론 성소현은 속으로는 전씨 가문의 다음 후계자가 자기 조카였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지금 성씨 가문과 전씨 가문이 친척으로 엮인 것도 자신과 하예정이 사촌이기 때문이었다.성씨 가문의 다음 세대도 결국 성소현의 조카가 맡게 될 가능성이 컸다.그런데 전씨 가문 쪽 후계자가 자기 조카가 아니라면 어렵게 가까워진 두 가문 사이가 다시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성씨 가문의 친척이 전씨 가문의 중심에 서지 않게 되는 셈이니까.다만 성소현은 그런 속내를 입 밖에 내지 않았다.괜히 하예정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사촌 이모로서 성소현은 조카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하예정이 말했다.“바쁘죠? 먼저 일 봐요. 요즘 언니랑 준하 씨가 정말 수고가 많아요.”성소현은 하루 종일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빴고 예준하는 그런 약혼녀가 안쓰러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모조리 거들었다.예준하는 그녀보다 일 처리도 더 빠르고 능숙했다.그래서 성소현이 가끔은 일부러 일을 미루듯 넘겨도 그는 군말 없이 척척 해냈다.오래 함께해 온 약혼자인 만큼 예준하는 약혼녀의 사업 전반을 이미 훤히 꿰고 있었다.그는 성소현이 필요로 할 때마다 곁에서 도울 수 있도록 일부러 시간을 내어 그녀의 사업 상황까지 파악해 두고 있었다.성소현이 말했다.“그런 말 하지 마. 우리 사이에 무슨 인사야. 우리는 사촌이기도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잖아. 너랑 효진은 둘 다 내 소중한 친구야. 난 나는 딱히 장점은 없지만 정만큼은 깊어.”정이 깊다는 것은 장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감정에 너무 얽매이다 보니 그 때문에 실수를 저지르는 예도 있었다.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괜한 말은 그만할게요. 그럼 이만 끊어요.”그녀는 성소현의 업무를 더 방해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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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8화

비서도 성소현을 따라 심효진을 병문안하고 싶었지만 그럴 처지는 아니었다.자신은 그저 회사 직원일 뿐이고 성소현은 대표였기에 성소현이 먼저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 이상 함부로 따라갈 수 없었다.대신 쉬는 시간에 따로 들러 안부를 전하면 그만이었다.병원이든, 심효진의 집이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찾아갈 수 있을 터였다.성소현은 환하게 웃으며 회사 밖으로 나섰다.회사 입구에는 마이바흐 한 대가 서 있었고 예준하는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자 창을 내리며 손을 흔들었다.성소현은 차를 가지러 지도 않고 곧장 약혼자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왜 왔어? 왔으면 안으로 들어오지.”그녀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물었다.심효진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이 워낙 기뻐서 지금은 누구를 봐도 미소가 절로 번졌다.“방금 도착했어. 마침 자기가 나오는 게 보여서 그냥 여기서 기다렸어. 어디 가려고?”예준하가 차에서 내려 말했다.“효진이가 출산했대. 병원에 가서 효진이랑 아기 얼굴 좀 보려고요. 마침 잘 왔어. 같이 가자. 먼저 선물부터 좀 사자.”빈손으로 찾아갈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듣자 예준하는 곧바로 차 문을 열어 주었다.성소현이 자리에 앉자 그도 차에 올라타며 물었다.“효진 씨 출산 예정일이 아직 한 달은 남았다고 하지 않았어? 이렇게 빨리 낳았지?”예준하가 남의 출산 예정일까지 일부러 기억해 둔 것은 아니었다. 성소현이 그 이야기를 여러 번 꺼낸 탓으로 기억력이 좋아서 저절로 머릿속에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하예정의 출산 예정일이 언제인지도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성소현이 거의 매일 날짜를 따져 보며 사촌 조카가 태어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예정이가 조산이라고 했어. 왜 그렇게 됐는지는 아직 몰라. 오늘 임신 정기 검진받으러 갔다가 마침 효진이 출산한 걸 알게 됐대. 그래도 다행이야. 아기는 태어나고 나서 잠깐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는데 검사 결과도 다 괜찮아서 지금은 효진의 곁에 있대. 정말 다행이다. 산모랑 아기 둘 다 무사해서. 이렇게 좋은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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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9화

예준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훗날 자신도 아버지가 된다면 분명 기쁨에 겨워 SNS에 글을 올릴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 같았다.애초에 그들처럼 늘 바쁜 사람들은 SNS에 자주 올리는 편도 아니었다.소정남도 결혼하고 나서야 SNS를 즐겨 올리기 시작했는데 일부러 애정을 드러내며 싱글인 사람들을 자극하는 듯한 기색이 다분했다.소정남뿐만 아니라 전태윤 역시 가끔 SNS에 하예정에 대한 사랑을 슬쩍 드러내곤 했다.예준하는 문득 자신도 그들을 따라 한가할 때쯤은 SNS에 사진을 올리며 애정을 표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은 영양제를 몇 가지 구매한 뒤에 병원으로 향했다.심효진의 병실에는 이미 사람이 많이 모여 있었다.남자들은 대부분 작은 거실에 모여 앉아 있었고 여자들은 병실 안에서 심효진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기 곁에 둘러서 있었다.아기는 분유를 먹고 기저귀도 갈아입은 뒤라 깊이 잠든 모습이었다.“효진아.”성소현이 선물들을 들고 병실로 들어섰다.예준하는 남자이기도 했고 심효진의 친척도 아니었기에 병실 안까지 들어가지는 않았다.그는 성소현을 문 앞까지 데려다준 뒤 소정남에게 웃으며 축하 인사를 건네고는 아기를 잠깐 바라본 다음 병실 밖으로 나왔다.“언니.”심효진은 침대에 앉아 죽을 먹고 있었다.출산하고 몇 시간 쉬자 허기가 져서 자연분만할 때 담백한 음식 정도는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들은 참이었다.성소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심효진은 그릇을 내려놓았다.마침 죽도 다 먹은 참이었다.“예정에게서 출산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와 봤어.”성소현은 준비해 온 영양제를 최민주에게 건네며 심효진을 향해 말했다.“퇴원하면 먹으라고 조금 챙겨 왔어. 산후조리를 잘 해야 하잖아.”“우리 집에 이미 있는 게 너무 많아서 다 먹지도 못할 것 같아요.”영양제 이야기가 나오자 심효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성소현이 웃으며 덧붙였다.“그건 집에 있는 거고 이건 내 마음이야. 내 마음만큼은 꼭 챙겨 먹어야지. 몸도 잘 추스르고.”최민주도 영양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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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0화

심효진은 웃으며 말했다.“아직 너무 작아서 잘 모르겠어요. 안아 보라고 하면 괜히 겁부터 나요. 혹시 다치게 할까 봐 걱정되고 품에서 미끄러질까 봐 더 조심스러워진다니까요.”그녀는 첫아이를 낳은 초보 엄마였다.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었고 하예정처럼 아이를 돌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반면 소정남은 전태윤과 함께 몰래 육아 수업까지 들으러 다니며 미리 배워 두었기 때문에 아이를 안는 모습만 보면 오히려 그가 훨씬 능숙해 보였다.“조금씩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져. 나도 예전에는 조카 안는 게 무서웠거든. 괜히 아프게 할까 봐 손도 잘 못 댔는데 지금은 제법 잘해.”성소현은 말하며 다시 한번 아기의 얼굴을 가볍게 만졌다.눈앞의 이 아기가 정말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분유는 먹였어?”나은서가 답했다.“한 시간쯤 전에 먹었어요.”먹는 양도 좋은 편이었다.아기가 분유를 잘 먹는 걸 보고서야 모두가 비로소 안심했다.의사는 며칠 뒤 황달이 올라올 수 있는데 빨리 나온 만큼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라고 했다.황달은 시간이 지나며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오는 과정이 있으니 병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이런 이야기는 심효진에게 아직 낯설기만 했다.오히려 집에 어린 조카가 하나 있는 성소현이 더 잘 알고 있었다.성소현은 병원에 해 질 때까지 머물다 아쉬움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병원을 나서며 예준하에게 말을 꺼냈다.“오늘은 호텔 말고 너의 집에 가서 밥해 먹을까?.”어차피 두 사람의 집은 매우 가까워 예준하의 집에서 식사를 마친 뒤 천천히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가도 늦을 걱정은 없었다.이미 약혼한 사이였으니 성소현이 그의 집에 잠시 머문다고 해도 다들 수군대지도 않을 것이다.그러나 아직 결혼 전이라 성소현은 한 번도 예준하의 집에서 밤을 보낸 적이 없었다.가장 소중한 순간만큼은 신혼 첫날까지 남겨 두고 싶었다.예준하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늘 존중해 주었다.그녀를 향한 사랑은 깊었지만 선을 지키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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