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감당해야 할 일은 따로 있는 법.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결국 그에 따른 결과로 돌아오고 그 책임 또한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남의 선택과 결과에 함부로 끼어들수록 오히려 자신에게 좋을 것은 없었다.하예진 자매는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마지막에 하예정이 말했다.“언니, 나 이제 검진 받으러 가야 해. 다음에 언니 시간 날 때 다시 오래 통화하자. 아,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우빈이를 언니한테 보내 줄게. 요즘 엄마 많이 찾더라.”“알았어.”하예진이 짧게 대답했다.통화를 마친 하예정은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고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책상 안쪽에 앉아 있던 남자에게 말했다.“여보, 거의 시간 다 됐어요. 우리 가요.”“응, 알았어.”전태윤은 서류에 재빨리 서명하고 도장을 찍은 뒤 서류를 덮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부는 함께 사무실을 나섰고 전태윤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비서에게 건넸다.비서는 그가 직접 서류를 들고나와 자신에게 건넬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원래대로 잠시 뒤에 안으로 들어가 확인하려던 참이었다.비서는 전태윤이 아내를 챙기며 함께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그가 유난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자 비서는 속으로 사람 자체가 너무 달라진 게 아닌가 싶었다.아내가 생긴 뒤로 전태윤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자주 보였고 그때마다 비서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전태윤과 하예정이 막 1층에 내려섰을 때 뒤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소정남이었다.늘 침착하던 소정남은 미친 듯이 달려왔다.그는 전태윤 부부의 앞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멈추지 않았고 인사하지도 않았다.“정남아, 무슨 일이야?”전태윤이 큰 소리로 불렀다.그는 소정남을 오래 알아 왔지만 저렇게까지 다급하고 허둥대는 모습은 처음이었다.하예정의 마음속에 불길한 기운이 스쳤다.‘혹시 효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심효진은 요즘 서점에 나가지 않았다.하예정과 그녀가 논의한 끝에 직원 한 명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