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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4201 - チャプター 4210

4219 チャプター

제4201화

전창빈은 선우민아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의 시선 속에서 작은 흔들림을 읽어냈다.감정이라 부를 만큼 선명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호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딘가 미묘했다.그렇다고 지금 자신의 마음을 꺼내 보일 때는 아니었다.아직은 때를 기다려야 했다.“아가씨는 저에게도 가장 뛰어나고 매력적인 분입니다. 저는 언제나 아가씨가 존경스럽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가끔 엄격해 보이고 차가운 인상을 준다고들 하지만 제 눈에는 언제나 좋은 분으로만 보여요.”전창빈이 그녀의 전속 요리사가 된 뒤 선우민아는 언제나 예의를 갖추어 대했다.그에 대한 그녀의 예의가 어느새 한층 세심한 배려로 변해 있었다.그녀가 자신을 친구로 여긴다는 말을 전창빈은 진심이라고 믿었다.선우민아가 전창빈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친구에 가까웠다.하지만 그가 바라는 자리는 그것만이 아니었다.그는 친구가 아니라 그녀의 곁을 평생 지킬 사람, 그녀가 믿고 마음을 기대게 될 단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선우민아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진지하게 말할 때면 나오면 저의 부모님도 슬쩍 피해 다니세요. 민기랑 민수는 말할 것도 없고요. 고양이 앞에 선 쥐처럼 순식간에 사라져요.”“아가씨께서는 대표 자리에 계시잖아요. 가문 전체를 짊어진다는 게 얼마나 큰 부담인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아요. 게다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당해야 할 시선도 훨씬 많죠. 저는 그런 편견이 없지만 세상은 아직도 편견이 있죠. 하여 아가씨께서 더 강해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진지하지 않으면, 엄격해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을 다잡을 수 없었을 테니까요. 저희 가문도 비슷해요. 전씨 그룹도 큰형이 혼자 떠안고 있는데 예전에는 늘 얼굴에 긴장이 서려 있었어요. 친동생인 저조차 큰형 앞에만 서면 괜히 몸이 굳는다니까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조심하게 되더군요. 혹시라도 실수하면 바로 불려 가서 한 소리 들을까 봐요. 저희 형제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부모님도 두렵지 않은데 유독 큰형 앞에서는 다들 숨을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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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2화

“아가씨, 이제 드셔도 됩니다. 더 두면 식어요.”선우민아는 해장국 그릇을 받아 들고 천천히 떠먹었다.동작 하나하나가 여전히 단정했고 흐트러짐이 없었다.절반 비웠을 즈음 그녀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술기운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에요. 혼자 걷는 데도 문제없고 지금 제가 뭘 하고 어떤 말을 했는지도 분명히 알고 있어요. 이 정도 마시면 충분해요.”밤이 너무 깊어 이 시간에 더는 마시고 싶지 않았다.“창빈 씨, 약혼하실 분은 어느 집 딸이에요? 어디에 계세요? 괜찮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어요?”선우민아는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을 만큼 그 대답이 몹시 알고 싶었다.예전에도 한 번 물은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전창빈은 웃으며 말을 돌렸다.그가 내놓는 대답은 늘 비슷했다. 아직은 일에 집중하고 싶다느니, 결혼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느니, 자신은 아직 스물몇 살이고 형도 서른이 넘어서야 결혼했으니 올해 인연을 만나지 못해도 괜찮다느니 하는 말뿐이었다.그런데 문득 선우민아는 알 수 없는 질투를 느꼈다.그 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전창빈이라는 남자를 얻을 수 있으니까.그의 약혼녀가 무엇을 했기에 전씨 할머니의 마음을 사로잡아 전창빈에게까지 인연으로 정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전창빈에게 주어진 기한은 1년이었고 선우민아의 집에서 전속 요리사로 지낸 지도 어느새 석 달이 흘렀다.그렇다면 남은 시간은, 이제 고작 9개월이었다.선우민아의 머릿속에 잠깐 스쳐 간 생각이 있었다.전창빈을 선우씨 가문의 전속 요리사로 두고 매일 식사를 맡기면 자연히 다른 데 신경 쓸 여유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발상이었다.그러나 그 생각은 떠오르자마자 바로 지워 버렸다.그녀는 전창빈의 앞길을 가로막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선우민아는 그를 존중했고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 것도 사실이었다.그만큼 전창빈은 아주 훌륭한 사람이었고 그녀 역시 이렇게까지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남자를 처음 만난 터라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다.하지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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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3화

선우민아는 잠시 말이 없었다.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제가 좀 무리한 질문을 했네요.”전창빈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더 묻는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정말로 말할 생각이 있다면 자신이 묻지 않아도 언젠가는 알려줄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말하지 않을수록 선우민아의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도대체 그의 약혼녀는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했다.아직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는 사이인데 그는 이미 그 여자를 이렇게까지 지키고 있었다.그 사실이 묘하게도 선우민아의 마음을 건드렸다.부러움이었고 동시에 알 수 없는 질투였다.선우민아는 태어나 처음으로 질투라는 감정을 맛보았다.아주 미약하지만 분명 존재했다.전창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그저 궁금하셨을 뿐이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이 있는 법이니 아가씨가 궁금해하신 것도 정상이에요. 아가씨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전씨 할머니께서 미리 약혼자를 정해 두셨다고 들으면 당연히 궁금해질 겁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의 할머니께서 사진을 건네주시기 전까지는 저희도 몰라요. 할머니께서 몇 해 전부터 이미 우리 짝을 물색하고 계셨거든요. 우리 할머니는 상대방의 거리가 가까운지 먼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사람 됨됨이만 보세요.”그는 자연스레 형제들의 일을 떠올렸다.고현도 먼 곳에서 시집왔고 도아영 역시 아직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멀리서 인연을 이어 오고 있었다.전우의 짝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늘 관성을 비우고 출장을 다니는 것을 보면 역시 인연이 다른 지역에 있는 듯했다.결국 관성 사람은 하예정과 여운초뿐이었다.전창빈은 문득 자신과 선우민아 사이의 거리를 떠올렸다.형제 중에서도 아마 가장 먼 거리를 두고 있는 건 전창빈일 터였다. 기타 동생들이 외국인과 인연을 맺지 않는 한, 거리만큼은 누구도 넘기 어려울 것 같았다.전창빈은 어쩌면 먼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쪽은 결국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선우민아와 인연을 맺게 된다면 그녀의 삶으로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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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4화

선우민아는 때로 냉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본모습은 아니었다.그녀는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알고 이치에 밝은 사람이었다.하여 전창빈은 자신이 처가로 들어가 살게 된다고 해도 섭섭한 대접을 받을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아가씨.”선우민아는 그를 바라보았다.전창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가씨,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가씨는 어떤 남자를 좋아하세요?”선우민아는 잠시 말을 잃었다.‘왜 갑자기 나한테 묻는 거지? 나? 난 당연히 당신... 같은 남자를 좋아하지...’잠시 침묵하던 선우민아는 솔직하게 말했다.“능력이 있고 책임감이 있으며 생각이 바른 남자를 좋아해요. 집안이 저보다 못하더라도 품성이 바르고 착실하게 일하며 저에게 진심이라면 저는 만족해요. 저는 상대방 집안의 경제적 여건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물론 비슷하면 더 좋겠죠. 성장 환경이 비슷해야 보는 시야도 닮고 대화도 잘 통하니까요. 결혼은 서로 힘을 보태는 일이지 한쪽이 늘 다른 쪽을 도와주는 관계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아가씨 말씀대로 집안 형편이 조금 못해도 된다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기반은 갖춘 집안이라는 뜻이겠죠.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면 저라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혹시라도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재산을 보고 다가오는 건 아닐지 염려하게 되니까요”선우민아는 빙그레 웃었다.“네, 맞아요. 우리 집안 배경을 발판 삼아 인생을 바꾸어 보겠다는 남자는 아예 고려하지 않아요. 저를 마음에 두고 다가오는 사람은 많았지만 제 기준을 만족할 만한 사람은 없었어요. 그래서 아직 혼자인 거고요. 서둘러 결혼할 생각도 없어요. 저는 적어도 서른이 지난 뒤에야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려고 해요.”전창빈이 말을 꺼냈다.“서른이라는 나이는 여자에게 참 애매한 때죠. 젊다고 하기엔 그렇고 그렇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요. 만약 아가씨께서 정말로 훌륭한 남자를 만나 모든 면에서 아가씨의 기준을 충족한다면요? 조금 더 일찍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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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5화

전창빈은 앞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선우민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아가씨, 제가 마음을 쓰는 사람은 제 미래의 아내뿐입니다. 그 사람을 제외한 다른 젊은 여자들은 저에게 그저 남일 뿐이에요. 예의를 갖춰야 할 때는 갖추겠지만 그 이상으로 나설 생각은 없어요. 설령 제 상사라고 해도 선을 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분명 이유가 있어서겠죠. 이제 쉬세요. 술도 아직 깨지 않았을 테니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플 거예요. 내일 아침에 제가 꿀물 한 잔 타 드릴게요.”그 말을 남기고 전창빈은 돌아섰다.선우민아는 그가 사라진 문 쪽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뜻이지? 자신이 신경 쓰는 사람은 오직 미래의 아내뿐이라고? 약혼자가 아닌 다른 젊은 여자라면, 설령 상사라 해도 선을 넘지 않는다고? 선을 넘는다는 건 무슨 의미지? 관심인가? 그럼 젊은 여자 상사가 있다고 해도 약혼자가 아니라면 일만 하고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섞지 않는다는 말이야? 그런 뜻인가? 그럼 약혼녀가 바로 나라는 의미인가?’전창빈은 분명 그녀에게 유난히 잘해 주었다.요리사로서 매일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리사 역할의 경계를 넘어서는 행동들도 적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세심하게 챙겼다. 그녀가 고민이 많을 때 곁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 주었고 답답해 보이면 함께 밖으로 나가 천천히 걷기도 했다.그리고 그녀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창빈이 보여 주는 태도는 단순히 요리사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각별했다.‘창빈 씨는 정말 나를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이미 나를 미래 아내로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전씨 할머니께서 창빈 씨에게 짝을 찾아주셨다고 했는데...’문을 나서며 전창빈이 남긴 몇 마디 말에 선우민아의 마음이 복잡해졌다.이미 식어 있던 감정이 다시 서서히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지금 선우민아는 누가 전창빈의 약혼 대상인지 가장 알고 싶었다.전씨 할머니가 점찍어 두신 상대라면 A시 사람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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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6화

선우민아는 줄곧 선우정아의 말을 가벼운 농담으로 여겼다. 자신을 놀리거나 장난스럽게 던진 말일 뿐이라 생각하며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이 전창빈의 상사였기에 그가 잘해 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겼다.그의 입장에서 자신은 그에게 일자리와 생활을 책임져 주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와서 되짚어 보니 문득 깨달았다.어쩌면 전창빈은 단순히 요리사로 일하기 위해서만은 아닌 정말로 자신을 향해 이곳에 온 것인지도 몰랐다.그는 늘 말하곤 했다. 전씨 할머니가 그들에게 준 시간은 단 1년뿐이라고, 그 안에 반드시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그런데 정작 전창빈은 선우씨 가문에서 일하면서 한 번도 자리를 뜬 적이 없었다.외출이 있다고 해도 늘 선우민아의 출장을 따라나섰고 하루하루 그녀의 식사를 챙기고 생활을 돌보는 데만 매달려 있었다.그가 누군가를 찾아 나선 적이 있었던가.미래의 아내에 대해 알아보려 한 적조차 없었고 또 조급해 보이지도 않았다.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빠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릴 시간이었다.전창빈이 그녀의 집에 온 지도 아직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지만 따져 보면 벌써 석 달이란 시간이 흘러 있었다.시간은 그렇게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데도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만약 그의 약혼녀가 선우민아라면,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그는 이미 약혼녀 곁에 와 있었고 날마다 함께 지내고 있었던 셈이니까.선우민아는 그 생각에 이르자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 순간, 가라앉아 있던 감정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선우민아는 결심했다. 내일은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이번 주말에라도 조용히 관성으로 다녀오기로.전씨 할머니를 직접 만나 보기로 한 것이다.그녀는 전창빈의 말이 떠올랐다. 전씨 할머니께서 세 며느리를 데리고 예씨 가문으로 가셨다고 했었다.그렇다면 그녀가 찾아가야 할 곳은 A시였다. 전씨 할머니는 지금도 예진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양나연에게서 들은 이야기도 있었는데 전씨 할머니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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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7화

아래층에서 선우민기 형제가 나란히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두 아이 앞에 놓인 음식은 전창빈이 직접 준비한 것이었다.전창빈은 아이들 아침을 챙길 때마다 매일 메뉴를 바꿨는데 무엇을 내놓든 늘 맛있었다.아이들은 그 맛에 익숙해진 뒤로 학교에서 먹는 밥이 점점 입에 맞지 않았다.요즘은 학교 음식이 퍽퍽하게만 느껴져서 억지로 삼키는 날도 있었다.선우민기는 그나마 나았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 학교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나이도 아니어서 점심과 저녁은 집으로 돌아와 먹을 수 있었다.반면 선우민수는 선우민기보다 한 살 어린 데다 아직 유치원생이라 집에서 먹는 끼니가 아침과 저녁으로 정해져 있었다.사실 유치원에서도 아침을 제공했지만 선우민수는 유치원에서 먹으려 하지 않았다.꼭 집에서, 전창빈이 차려 준 아침을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그러자 자연히 생활 리듬까지 달라졌다.전창빈이 만든 아침을 놓치지 않으려고 선우민수는 날이 완전히 밝기도 전에 스스로 일어났다.어른이 깨우지 않아도 혼자 눈을 뜨고 직접 옷을 챙겨 입고 세수까지 하고 난 다음 가방을 메고 본채 쪽으로 걸어왔다.“창빈 형.”선우민기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전창빈을 올려다보며 물었다.“우리 큰누나, 어제 들어오셨어요? 보통 이 시간이면 벌써 일어나 계실 텐데 오늘은 안 보여요.”선우민기는 가끔 아침에 이불 속에서 늦잠을 자곤 했다. 특히 봄이나 겨울처럼 바깥 공기가 차가울 때면 더 심했다.그런 날은 누가 불러도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웠지만 이상하게도 선우민아만 오면 벌떡 일어났다.아마도 어릴 때부터 익숙해진 그 특별한 ‘큰누나의 위엄' 때문이리라.어제도 선우민아가 제시간에 와서 그를 깨웠다.그런데 오늘 아침은 달랐다.선우민기는 잠에서 깨어 시간을 확인했고 아침 식사 시간이 된 것을 깨닫자 침대에서 스스로 내려왔다.전창빈은 갓 구운 간식이 담긴 접시를 내려놓고 선우민기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그는 부드러운 눈길로 미래의 작은 처남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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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8화

전창빈은 두 아이를 대하는 데 늘 여유가 있었다.장난이 지나쳐 소란을 일으키는 날이 없지는 않지만 그 또한 아이들답게 벌어지는 사소한 일이었고 해서는 안 될 선만큼은 형제 모두 분명히 지키고 있었다.아침을 마치자 전창빈은 직접 가방을 가져와 아이들 등에 메어 주고 양손으로 한 사람씩 손을 잡아 집 밖으로 나갔다.괜히 한쪽만 더 챙긴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는 배려였다.집사 강진도 그 모습에 이제 습관 되었다.선우민아의 개인 요리사였던 전창빈은 어느덧 그 집안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일도 맡고 있었고 오후에 여유가 있으면 하교까지 챙겼다.선우민기 형제가 숙제하는 모습도, 피아노를 치고 바둑을 두며 글씨를 연습하는 모습도 늘 곁에서 지켜봤고 함께 뛰어놀아 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아이들이 무술 연습을 할 때면 직접 함께하며 가르칠 수 있을 정도였다.강진 눈에 전창빈은 정말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래서 선우민아가 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갔다.애초에 그는 재벌 가문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무술도 익혔으니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게다가 그는 개인 사업까지 일으켜 성공시켰다. 비록 관성 전씨 가문의 여섯째 아들이라는 배경이 있었지만 그의 개인 재산만으로도 이미 수백억 원을 훌쩍 넘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오늘은 전창빈이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지는 않았다.집 밖까지 배웅하는 것으로 역할을 마쳤고 학교로 향할 차는 이미 대기 중이었다.“창빈 형, 다음에는 언제 또 유치원에 데려다줘요?”선우민수가 물었다.“지난번에 형이 데려다주셨을 때 우리 반 애들이 다 봤어요. 다들 제 형이 진짜 잘생겼다고 했어요.”전창빈은 피식 웃으며 아이의 얼굴을 가볍게 건드렸다.“그래서 내가 데려다주길 바라는 거예요? 아니면 잘생긴 형이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은 거예요?”선우민수는 활짝 웃었다.“둘 다요.”“오늘은 안 돼요. 큰아가씨께서 아직 안 일어나셨어요. 조금 있으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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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9화

그동안 선우민아가 고용했던 개인 요리사들은 한둘이 아니었다.전부 그녀를 정중하게 모셨고 그중 상당수는 잘 보이려 애쓰는 데 더 힘을 쏟았다.하지만 전창빈처럼 마음을 다해 챙기는 사람은 없었다.강진은 살아온 세월만큼 사람을 보는 눈이 있었다.그래서 선우민아가 전창빈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도, 전창빈이 그녀에게 품은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젊은 남녀 사이에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은 이상해할 것이 없었다.원래대로라면 전창빈에게 선우민아를 넘보지 말라고 한마디쯤 했을 터였지만 그가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 더는 관여하지 않았다.지금 와서 생각해 보아도 그때 말을 꺼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전창빈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곧장 주방으로 향하지 않고 먼저 위층으로 올라갔다.선우민아의 방문 앞에 다다르자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방 안에서는 아무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노크 소리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던 탓일지도 몰라 전창빈은 조금 힘을 주어 다시 문을 두드리며 문 너머로 불렀다.“아가씨, 일어나셨어요? 아침 드실 시간입니다.”선우민아는 늘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서 회사로 향하는 일에 파묻혀 사는 사람이었다.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나오지 않아 전창빈은 한 번쯤은 깨워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무엇보다도 그녀가 아침을 거를까 봐 걱정되었다.잠시 후에야 방문이 열렸다.다만 문은 조금만 열렸고 선우민아는 얼굴만 내민 채 몸은 여전히 문 뒤에 숨긴 상태였다.전창빈은 그녀가 문을 조금만 열고 얼굴만 내민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했다. 잠옷이 비칠까 염려하여 얼굴만 내민 것이다.전창빈은 걱정스레 물었다.“아가씨, 괜찮으세요? 오늘은 그냥 더 쉬셔도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래도 혹시 중요한 일정이 있으실까 봐 깨웠어요. 자칫 시간을 놓치실까 걱정돼서요.”선우민아의 눈가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와 있었고 막 잠에서 깬 탓에 목소리도 조금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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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0화

예전에도 선우민아는 연회에 참석할 때면 늘 양복을 입고 나섰다.마지막으로 치마를 입은 게 언제였는지는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아마 초등학교 3학년쯤이었을 것이다.어릴 적의 선우민아는 사실 예쁜 공주 드레스를 좋아했다.그건 그녀의 어머니, 한경주의 말이었다.첫째 아이였고 얼굴도 예뻤던 터라 한경주 부부는 어린 그녀를 늘 작은 공주처럼 꾸며 주었고 화려한 드레스들이 옷장을 가득 채웠다.한경주 부부뿐 아니라 삼촌과 숙모, 다른 친척들까지도 예쁜 치마를 자주 사다 주었다.그러다가 조금씩 자라면서 아마 초등학교 4학년쯤부터였을 것이다. 선우민아는 더 이상 치마를 입지 않았다.누가 새 치마를 사다 줘도 한 번도 입지 않고 그대로 사촌 여동생들에게 건네주었다.다들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점점 그녀에게 치마를 사다 주는 일도 사라지게 되었다.한 번은 한경주가 딸에게 이유를 물은 적이 있었다. 왜 치마를 입지 않느냐고 말이다.선우민아는 치마를 입으면 걸음이 느려진다고 대답했다. 자신은 늘 빠르게 움직이는 편인데 치마는 그 속도를 방해한다는 것이었다.한경주는 선우민아가 어릴 때부터 뭐든 결단이 빠르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이었다고 했다.그래서 조부모도 일찌감치 그녀를 눈여겨보셨고 자연스럽게 선우씨 가문을 이을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했다.아니나 다를까 선우민아는 어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선우민아는 어린 나이에 가문의 책임을 넘겨받아 지금까지 버텨 왔다. 그리고 가업은 흔들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크게 성장해 정점에 올랐다.선우민아 조부모의 옛 지인들 가운데는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선우민아를 볼 때마다 한마디씩 칭찬을 보탰고 그녀의 조부모를 부러워했다.아들 세대는 훌륭하지 않고 손자도 많지 않지만 손녀들만큼은 하나같이 훌륭하다는 말이었다.이런 이야기를 선우민아는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었다.선우민아의 할아버지는 여러 번 한숨을 내쉰 적 있었다.선우민아가 손자가 아니라 손녀라는 사실 때문이었다.만약 그녀가 남자였다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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