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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441 - Chapter 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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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1화

모연정이 침실을 나서자 전태윤이 손에 아이 하나씩 잡고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엄마.”“엄마.”예지호 남매는 엄마를 보자마자 전태윤의 손을 홱 놓고는 종종걸음으로 모연정에게 달려갔다.전태윤도 급히 따라오며 아이들에게 일렀다.“천천히 가. 넘어질라.”모연정 역시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 몸을 낮추었고 아이들은 앞뒤로 그녀의 품에 안겼다.예지호는 엄마의 품을 혼자 차지하고 싶었는지 손을 뻗어 여동생을 밀쳤다.그러자 예지연이 그의 손을 단번에 붙잡아 입으로 가져가더니 한 입 깨물어 버렸다.예지연은 이제 이가 몇 개나 나서 물면 제법 아팠다.동생에게 물린 예지호는 너무 아파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모연정은 난처한 표정으로 한 손을 비워 아들의 작은 손을 급히 구해 냈다.“지연아, 왜 또 오빠를 물어...”예지연은 그제야 입을 뗐다.예지호는 울먹이며 엄마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동생이 물어... 물어...”모연정은 아들의 작은 손을 들여다보았다.예지연에게 물린 자리에는 몇 개의 치아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다행히 살이 터지지는 않았다.그녀는 아들의 손을 잡고 호호 불어 주며 부드럽게 달랬다.“엄마가 불어 줬어. 이제 안 아파. 울지 말자, 응? 다음부터는 동생을 밀면 안 돼.”예지호 남매 사이는 대체로 좋은 편이었지만 장난감이나 엄마의 품을 두고 다투는 일은 피할 수는 없었다.가끔은 감정이 앞서 서로 손이 나가는 일도 종종 있었다.예지연은 늘 예고 없이 먼저 손을 쓰곤 했는데 그 탓에 예지호는 여동생에게 자주 맞거나 물려 울음을 터뜨렸다.조금 전처럼 말이다.예지호는 울음을 멈췄지만 얼굴에는 아직 눈물이 고여 있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는 여동생을 밀지 않겠다고 했다.물론 다음번에도 또 그럴 테지만.아직은 쉽게 잊어버릴 나이였다.그때 예지연도 작은 손을 엄마 앞으로 내밀며 자기 손도 불어 달라는 눈빛을 보냈다.모연정은 결국 그 손에도 똑같이 호호 불어 주었다.불어 주지 않으면 남매는 곧바로 다시 티격태격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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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2화

예지연도 하예정을 보자 이모라고 불렀다.그러다 하예정의 왼쪽에 누워 있는 아기 하나를 발견하더니 호기심에 곧바로 그쪽으로 기어갔다.하예정을 넘어서서라도 아기를 만져 보려는 기세였다.모연정은 쌍둥이가 아기를 눌러 버릴까 봐 신경이 쓰였다. 두 아이 모두 이제 겨우 돌을 넘긴 나이라 아직 힘 조절도 못 하고 사리 분별도 없는 때였다.그녀는 재빨리 딸을 안아 올리며 말했다.“지연아, 그러면 안 돼. 막 기어다니면 안 돼. 아기가 자고 있잖아. 깨우면 안 돼.”예지연은 엄마 품에서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 작은 몸을 꿈틀거리며 하예정 쪽으로 계속 몸을 기울였다.그저 아기를 한 번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자기 장난감 인형들처럼 말이다.아직 철없는 예지연에게 아기는 장난감과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그때 하예정에게 안겨 있던 예지호도 여동생이 아기 쪽으로 기어가려는 걸 보고서야 옆에 또 다른 ‘작은 장난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 역시 호기심에 ‘장난감’을 집으려 손을 뻗었다.하예정이 웃으며 아이에게 설명해 주었다.“지호야, 저건 장난감이 아니라 아기야. 너희 동생이야.”예지호는 아기를 한 번 보고 하예정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여동생을 달래고 있는 엄마를 바라보았다.예지호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뭔가 떠올린 듯했다.아, 그는 동생이 뭔지 기억해 냈다.동생은 잘 우는 아이다.예씨 가문에도 잘 우는 동생이 하나 있는데 엄마는 그 동생도 자기 남동생이라고 했다.“울어... 울어... 울보.”예지호가 젖 먹던 힘을 다해 또박또박 말했다.하예정은 무슨 말인지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워 고개를 갸웃했다.마침 다가와 아들을 안아 든 전태윤에게 물었다.“지호가 울보라고 한 거예요? 우리 아기를 말하는 건가요?”그때 전태윤이 아들을 안아 올리자 모연정은 딸을 내려놓으며 웃으며 말을 이었다.“방금 지호한테 아기라고, 동생이라고 했잖아요. 아마 예훈이 생각난 것 같아요. 훈이가 워낙 잘 울어서 준일 도련님이 늘 자기 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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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3화

모연정은 하예정에게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태윤 씨가 아이 달래는 모습이 정말 능숙해 보이네요. 아빠 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우리 남편보다 더 손에 익은 것 같아요.”하예정은 남편과 아들을 바라보며 눈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제가 아직 출산하기 전부터 태윤 씨가 일부러 시간을 쪼개서 아기 돌보는 법을 배우러 다녔어요. 틈만 나면 책도 보고요. 임신 기간 동안 저는 책을 거의 못 봤는데 그 사람은 꽤 많이 읽었더라고요. 자기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저는 아이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연정 씨, 이 사람과 부부가 된 건 정말 저의 큰 행운이에요.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복을 받은 것 같아요.”전태윤은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었다.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그녀는 또다시 남편과 부부가 되고 싶었다.생이 몇 번이고 바뀌어도 말이다.모연정이 빙그레 웃었다.“그러네요. 예정 씨가 정말 복이 많네요. 아기가 배고픈 것 같아요. 먼저 먹여요. 저는 아이들과 같이 남편 찾으러 갈게요.”전태윤은 연애하던 시절부터 자주 예준성을 붙잡고 아내를 달래는 법과 아내를 아끼는 법을 배워 왔다.그리고 지금은 스승을 훌쩍 넘어섰다.그야말로 청출어람이었다.예준성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래도 자신은 이미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으니 망정이지 전태윤 같은 후배에게 밀렸다면 장가가기도 쉽지 않았을 터였다.“네, 알았어요.”모연정은 아이들에게 하예정에게 인사하라고 했다.두 아이는 하예정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엄마의 손에 이끌려 방을 나섰다.아래층에는 예준성은 여전히 앉아 전씨 가문 사람들과 얘기하고 있었다.모연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오는 것을 본 그는 전씨 할머니 일행에게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그리고 딸을 먼저 안아 올렸다.그 모습을 본 예지호도 두 팔을 쭉 뻗어 안아 달라고 했다.“아빠. 아빠.”예지연을 안고 돌아서려던 예준성은 아들의 다급한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예지호가 작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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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4화

한눈에 봐도 전씨 할머니의 목걸이는 상당히 귀해 보였다.모연정은 서둘러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이미 지연이에게 주얼리를 많이 주셨어요. 더는 주지 않으셔도 돼요.”모연정이 전씨 할머니를 볼 때마다 언제나 그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지연이가 좋아하잖아요. 지연이한테 줘요. 저한테도 주얼리가 많아요. 그걸로 제가 가난해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아니에요. 할머니께서 가난해지실 리야 없죠. 다만 이 목걸이가 너무 귀해서 그래요. 지연이는 아직 어려서 주얼리를 착용할 줄도 몰라요. 할머니께서 잘 간직하셨다가 나중에 예정 씨가 할머니께 증손녀를 안겨 드리면 그때 증손녀에게 주세요. 그땐 주얼리가 모자랄까 봐 걱정하셔야 할걸요.”그 목걸이는 전씨 할아버지가 전씨 할머니에게 선물한 것이었다.전씨 할머니가 유독 아끼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값어치를 떠나 평생의 동반자가 건넨 마음이 담긴 물건이었고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그래요. 지연이가 받지 않겠다면 제가 계속 간직할게요. 나중에 운이 좋아서 지연처럼 귀여운 증손녀를 보게 되면 그 아이에게 주도록 하죠.”할머니는 예지연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덧붙였다.“그럼 조금만 더 가지고 놀게 해요. 애가 좋아하잖아요.”예지연은 한동안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목걸이를 들어 다시 전씨 할머니 목에 걸어 주려 했다.전씨 할머니는 그 작은 손길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가슴이 절로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차라리 당장 데려다 증손녀로 삼고 싶었다.“소민아, 예정이가 머무는 룸 옆의 게스트룸 하나 정리해서 연정 씨네 네 식구가 묵을 수 있게 해 줘.”전씨 할머니는 큰며느리 장소민에게 그렇게 당부했다.모연정 가족이 머물게 될 게스트룸은 하예정 부부의 안방 바로 옆이었다.모연정이 수시로 하예정과 함께 육아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편했다.장소민이 공손히 대답했다.“게스트룸은 이미 다 정리해 두었습니다.”모연정이 메시지로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겠다고 하자 하예정은 곧바로 시어머니에게 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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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5화

예준하와 통화를 마친 예준성은 장소민에게 말했다.“이모, 제 동생이랑 소현 씨가 오늘 저녁에 예정 씨랑 아기 보러 오는데 저녁도 함께 먹고 싶다네요.”장소민이 웃으며 답했다.“언제 오든 밥은 다 준비돼 있죠. 굶을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준하 씨랑 소현 씨 결혼식도 이제 준비해야 하죠?”처음에 성소현은 가장 친한 두 사람이 모두 임신 중이라 결혼식에 참석하기 어렵다며 예준하와 논의 끝에 식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그들은 약혼만 해 두고 심효진과 하예정이 출산하기를 기다려 왔다.이제 두 사람 모두 아이를 낳았고 심효진의 아이는 벌써 한 달을 넘겼기에 성소현과 예준하의 결혼도 슬슬 일정을 잡아야 할 때였다.예준성이 부드럽게 대답했다.“저희가 이번에 온 것도 예정 씨랑 아기 보러 온 김에 그 일도 함께 논의하려고요. 저희 부모님도 조만간 내려오셔서 소현 씨 가족분들과 만나실 거예요. 좋은 날로 잡아서 결혼식을 치러야죠.”하예정은 아직 산후조리 중이어서 성소현의 결혼식은 당분간은 잡기 어려웠다.아무리 빨라도 산후조리가 끝난 뒤일 것이다.그러면 다음 달쯤이 가장 좋았다.그래도 먼저 날짜부터 잘 골라야 했다. 가장 좋은 날로 말이다.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인생의 큰일인 만큼 서두르기보다는 천천히 좋은 날을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한편 예준하는 통화를 끝내자마자 성소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잠시 뒤 전화를 받은 성소현에게 물었다.“소현아,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왜?”성소현은 서류를 넘기며 대답했다.“형이랑 형수님이 오셨는데 지금 서원 리조트에 계신대. 예정 씨랑 아기 보러 온 김에 우리 결혼 얘기도 하신대. 우리 부모님도 며칠 안에 오실 거고. 저녁에 우리도 가서 같이 밥 먹자.”성소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좋아. 난 시간 다 돼. 며칠째 예정이랑 아기를 못 봐서 많이 보고 싶었거든.”예준하가 웃으며 말했다.“어제 점심에도 나랑 같이 다녀왔잖아. 서원 리조트에서 점심도 먹었는데.”성소현도 웃었다.“그래? 어제 갔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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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6화

“시간 진짜 빠르다. 우리 형수님이 임신했다는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애들이 걸어 다닌다니.”성소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남들이 애 키우는 거 보면 금방 큰 것 같잖아. 근데 막상 자신이 돌보는 입장이면 정말 더디게 크는 것처럼 느껴져.”그녀는 자기 친조카를 매일 보다 보니 크는 게 더디게 느껴졌다.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부쩍 빨리 자란 것처럼 보였다.늘 곁에서 지켜보는 탓에 살이 붙었는지 빠졌는지도 잘 느끼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한눈에 알아보곤 했다.잠시 생각에 잠겼던 성소현이 다시 말했다.“예정이랑 처음 만난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몇 년이 훌쩍 지나 버렸네. 이제는 결혼도 하고 아이 엄마까지 됐고 나도 자기랑 이렇게 만나서 곧 결혼하게 되잖아.”가볍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묘한 감회가 담겨 있었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성소현은 전태윤만 바라보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진정한 사랑을 만났고 머지않아 결혼식을 올려 합법적인 부부로 된다.앞으로의 삶에는 언제나 예준하가 함께할 터라 누구의 행복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었다.특히 오랜 친구 문가희를 떠올리면 성소현은 스스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문가희는 한때 신분을 숨긴 채 전 남자 친구와 연애했는데 서로 죽고 못 살 만큼 깊이 사랑했었다.하지만 그 남자는 더 좋은 집안을 노리고 돌아서면서 그녀에게 미련 없이 내팽개치고 말았다. 더 우스운 건 그가 기대어 올라가려 했던 집안이 사실 문가희 집안보다 훨씬 못했다는 점이다.문가희야말로 진짜 명문가 아가씨였다.만약 그가 허황한 욕심만 부리지 않고 진심으로 그녀를 대했다면 지금쯤 결혼하여 훨씬 편안한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뒤늦게 문가희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된 그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러면서도 그녀가 신분을 숨겼다며 원망했고 처음부터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떠나지 않았을 거라며 변명까지 늘어놓았다.하지만 문가희는 이미 그의 본성을 똑똑히 봐 버린 뒤였다.다시 돌아갈 마음은 전혀 없었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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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7화

해성.전씨 그룹의 해성 지사는 아직 정식 운영을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무실 임대는 이미 끝났고 필요한 설비도 모두 갖춰 놓았으며 직원 채용도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였다.전씨 할머니는 운세와 풍수를 꽤 믿는 분이셨다. 그 영향인지 손자들 역시 풍수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했다.그래서 매번 새로운 지사를 설립하거나 운영을 시작할 때면 늘 전문가에게 좋은 날짜를 받아 그날에 맞춰 개업하곤 했다.사업이 번창하고 재물이 잘 들어오라는 의미였다.전이혁 역시 이미 좋은 날짜를 받아 두었지만 아직 그 날짜가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사무실 청소를 하거나 가구 배치를 마무리하는 정도의 준비 작업만 진행 중이었다.회사에 나와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정상 근무로 처리되어 급여도 그대로 지급되었는데 개업을 기다리는 동안 직원들이 지루함을 못 이겨 다른 회사로 옮겨 가는 일을 막으려는 조치였다.해성 지사는 전이혁이 총괄하고 있었다. 도아영이 근무 중일 때면 그는 종종 회사에 들러 상황을 점검하곤 했다.그리고 지금도 그는 회사에 나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그의 사무실은 건물 맨 위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지사의 규모가 앞으로 얼마나 커질지 알 수 없었기에 해성 지사는 일단 5층짜리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전이혁을 비롯한 몇몇 임원들의 사무실도 모두 5층에 있었다. 사무실 배치는 각자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었는데 오랫동안 일하게 될 공간인 만큼 모두 공을 들이고 있었다.전이혁의 사무실도 거의 정리가 끝난 상태였다.그의 책상은 반달 모양이었고 그 앞에는 검은 회전의자가 놓여 있었다.책상 위에는 컴퓨터 한 대와 사무실 전화 두 대만 자리하고 있었고 의자 뒤쪽에는 책과 서류를 보관할 수 있는 큼직한 수납장이 하나 놓여 있었다.사무실 한편에는 부귀 목과 금전수가 서 있었다.원래는 하예정에게 사무실에 둘 날개를 펼친 독수리 공예품 하나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크게 뜻을 펼치라는 의미였다.하지만 그녀가 임신 막바지에 접어들자 전태윤이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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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8화

전이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요즘 거래처를 만나며 영업하고 있긴 했지만 권씨 성을 가진 여자와 따로 비즈니스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없었다.‘권 씨라...’그 순간 문득 도아영이 말해 준 사람이 떠올랐다. 그녀의 앙숙, 권씨 가문의 아가씨 권다은이었다.예전에 권다은이 선물을 보낸 적도 있었다.그러나 그는 상대방을 알지도 못했고 도아영 외에 다른 젊은 여성에게서 보내온 선물을 받을 생각도 없었기에 전부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지금 찾아온 사람이 아영 씨 앙숙인가?’잠시 생각한 끝에 전이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들어오시라고 하세요.”도아영의 앙숙이라는 사람이 과연 어떤 인물인지 직접 보고 싶었다.감히 도아영과 비교하려 들고 심지어 자신에게까지 마음을 두려 한다니, 대체 어떤 사람인지 전이혁은 매우 궁금했다.하지만 상대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해도 그의 마음이 흔들릴 일은 없었다.전이혁이 사랑하는 사람은 도아영, 그의 ‘여우’였기에 다른 여자는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눈에 들어올 수 없었다.굳이 권다은을 들여보내기로 한 건 얼굴 정도는 알아 두고 싶어서였다.나중에 마주치게 되면 도아영 편에서 대처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미리 알아 둬야 불필요한 일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고 도아영이 말했기 때문이다.권다은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상대가 일부러 접근해 곤란한 상황을 만들 때 쉽게 휘말릴 수도 있었다.전이혁은 이미 전태윤에게 경호원 두 명을 요청해 둔 상태였다.오늘 도착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자기 영역에서 권다은을 만나는 거라면 전이혁은 딱히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그는 쉽게 휘둘릴 사람이 아니었다.전이혁의 허락을 받은 관리 직원은 근무 중이던 보안 요원에게 말했다.“전 대표님께서 만나 보신대요. 들어오게 해 주세요.”권다은에게 시달리던 보안 요원은 그 말을 듣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회사 설비가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 보안실에도 대표실로 바로 연결되는 내선 전화가 없었다.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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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9화

“전 대표님 사무실이 아직 완전히 정리된 건 아니죠?”사무실을 한 번 둘러본 권다은은 의자를 가까이 끌어다 앉으며 말했다.전이혁이 답했다.“거의 끝나가요. 나중에 필요한 게 생기면 그때 추가로 들여놓으려고요. 차 한 잔 드릴까요?”“따뜻한 물 한 잔이면 됩니다. 저는 차는 거의 안 마시고 마셔도 보통 커피를 마셔요.”전이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가져왔다.“아직 준비가 덜 돼서 커피까지는 갖춰 두지 못했습니다. 일단 물로 대신하시죠.”그는 컵을 권다은 앞에 내려놓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저희 예전에 만난 적이 있었습니까? 오늘 찾아오신 이유가...”권다은은 미소를 흘리며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겼다.“몇 번 뵌 적은 있어요. 아마 전 대표님께서 저를 기억 못 하시는 거겠죠. 저는 대표님에 대한 인상이 꽤 깊은데요. 전 대표님처럼 훌륭하고 멋진 분은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잖아요.”그녀는 따뜻한 물을 반쯤 마신 뒤 컵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져온 선물 쇼핑백을 전이혁 쪽으로 살며시 밀어 보냈다.권다은은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전이혁을 바라보며 말했다.“갑작스럽게 찾아뵙게 돼 죄송해요. 전 대표님께 드리려고 작은 선물을 좀 준비했는데 부담 갖지 마시고 받아 주셨으면 해요.”전이혁은 선물들을 한번 훑어보더니 그대로 그녀 앞으로 밀어 놓았다. 그리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마음 써 주신 건 감사하지만 가져가세요. 가족이 아닌 젊은 여성분이 주시는 선물은 따로 받지 않습니다. 제 마음에 둔 사람, 아영 씨가 주는 것이라면 모를까.”도아영 이야기가 나오자 권다은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하지만 이내 다시 웃음을 짜냈다.“전 대표님께서 도아영을 좋아하신다는 얘기는 해성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죠. 그런데 예전에 한 번은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하셨던 걸로 아는데요. 그런데 올해 들어 다시 마음이 돌아서신 건가요?”‘도아영이 대체 뭐가 그렇게 뛰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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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0화

도아영이 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전이혁 같은 능력 있고 집안까지 훌륭한 남자와 결혼할 수 있단 말인가.관성 전씨 가문의 좋은 가풍에 대해서는 권다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그녀의 어머니 역시 전씨 가문을 늘 칭찬하며 만약 그녀가 그 가문에 시집갈 수 있다면 꿈에서도 웃을 거라고 말하곤 했다.전이혁이 도아영만 바라보며 따라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녀의 어머니는 몇 번이나 한숨을 쉬며 왜 너는 전씨 가문의 아들을 못 만나느냐며 아쉬워했다.속으로는 질투가 치밀어 올랐지만 권다은은 겉으로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제가 듣기로는 아영이가 아직 대표님 마음을 받아들이지는 않으셨다면서요? 대표님께서 꽤 오래 공들이신 걸로 아는데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데 그래도 계속 노력하실 생각인가요? 사실 해성에도 대표님과 잘 어울릴 만한 분들이 아영이 말고도 많아요. 다른 분들도 한 번쯤 살펴보시는 게 어떠세요? 그러면 대표님께서도 선택이 많아지실 텐데. 아영은 아마 작년에 대표님께 거절당했던 일을 아직 마음에 두고 있을 거예요. 제가 그 사람을 좀 아는데...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누구보다 잘 알거든요. 자존심이 강하고 한 번 마음에 걸리면 쉽게 잊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연애 한 번 안 해 본 상태에서 대표님을 만나 마음을 열었는데 대표님께서 단호하게 선을 그으셨잖아요.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고까지 하셨으니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지금 다시 대표님께서 다가가신다 해도 쉽게 마음을 돌리지는 않을 거예요.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겠지만 아무리 잘해 주셔도 예전 일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으실 가능성이 커요. 굳이 한 사람에게만 인생을 올인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권다은이 이렇게까지 길게 말을 늘어놓은 속뜻은 분명했다.전이혁에게 호감이 가고 있으니 자신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뜻이었다.만약 전이혁을 차지하게 된다면 앞으로 도아영은 그녀에게 비웃음거리가 될 터였다.그리고 도아영도 언젠가는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전이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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