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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451 - Chapter 4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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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1화

권다은은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전 대표님, 기분이 상하셨어요? 그냥 가볍게 농담 한마디 한 거였는데.”전이혁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제 앞에서 제 사람이 별로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웃으면서 고맙다고 해야 합니까? 권다은 씨가 농담이라고 하셨지만 속으로는 아영 씨가 본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계신 거겠죠.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권다은 씨가 오히려 도아영 씨보다 못하니까 질투가 나고 못마땅해서 기회만 생기면 깎아내리려 하시는 거죠. 저는 농담으로 받아들일 생각 없습니다. 오늘 무슨 의도로 찾아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권다은 씨에게 전혀 관심 없습니다. 도아영 씨 말고 다른 여성에게는 애초에 관심도 없으니까 빨리 돌아가 주십시오. 계속 안 가신다면 사람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권다은 씨 체면만 더 상하시겠죠.”권다은의 입가에 걸려 있던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그녀는 전이혁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전이혁 역시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에 담긴 차가움과 불쾌감이 숨김없이 드러났다.그 시선을 마주한 순간 권다은의 자존심마저 처참하게 짓밟힌 듯했다.권다은은 권씨 가문의 딸이었다. 권씨 가문은 비록 도씨 가문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해성에서 손꼽히는 재벌 가문이었다.권다은은 도아영보다 외모가 뒤처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러 차례 성형수술까지 받은 뒤, 적어도 지금은 외모만큼은 도아영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스스로 믿고 있었다.그녀는 먼저 전이혁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연인으로 발전해 보려는 뜻까지 내비쳤지만 전이혁은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오히려 노골적인 거부감까지 드러냈는데 그 점이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아버렸다.“전 대표님, 아까는 제가 경솔했습니다. 아영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한 건 사과드릴게요. 오늘 찾아온 건 사실 협력 건에 대해 논의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저희 권씨 가문 사업 규모도 작지 않으니까 우리 두 회사가 손잡으면 충분히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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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2화

권다은은 다시 돌아와 자신이 들고 왔던 쇼핑백들을 챙긴 뒤 그대로 돌아섰다.쾅!사무실을 나서며 그녀는 문을 힘껏 닫았다. 억눌린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사무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곧 휴대폰을 꺼내 짧은 셀프 영상을 찍었다.손에 든 쇼핑백들을 비춘 뒤 전이혁 사무실이 있는 층과 사무실 문 앞까지 차례로 화면에 담았다.촬영을 마친 권다은은 그 영상을 한 동창에게 보내면서 부탁했다.도아영과 연락하는 다른 동창들에게도 돌려 결국 도아영에게까지 전해지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의도는 분명했다.자신 역시 전이혁에게 관심이 있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갈 생각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권다은은 이 정도로 뛰어난 남자를 한 번 거절당했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물러나기에는 마음이 개운치 않았기 때문이다.설령 끝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다.그 영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아영에게도 전달됐다.하지만 그녀는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대신 그 영상을 그대로 전이혁에게 다시 보내 주었다.전이혁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그는 이미 회사를 나와 도씨 그룹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직접 만나 오해를 풀고 싶었다. 그러나 도아영은 전이혁이 자신을 향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동영상을 보낸 뒤에도 답장이 없자 왠지 마음이 쓰였다.‘뭐지? 바빠서 답장을 못 하는 건가? 아니면 굳이 설명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가 이혁 씨를 믿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이혁 씨가 권다은한테 마음을 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이번 일도 괜히 우리 사이를 흔들어 보려는 걸 내가 다 안다고 여기는 건가... 생각해 보니 아직 우리가 사귄다고 말한 적도 없잖아. 애초에 내가 아직 이혁 씨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그러나 도아영은 다시 메시지를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괜히 먼저 매달리는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하지만 그 후로 기분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도아영의 표정은 이내 굳어졌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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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3화

도아영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아니에요. 우리가 연인도 아닌데 무슨 갈등이 있겠어요. 다툴 이유도 없어요. 아직은 그쪽에서 저를 쫓아다니는 단계잖아요. 제가 여자 친구 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요.”“또 말은 그렇게 하지만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한 뒤로 한 번이라도 마음에서 놓은 적 있었어? 눈에도, 마음에도 전부 그 사람뿐이면서. 이제 시간도 꽤 지났는데 그만 튕겨. 괜히 딴마음 먹는 사람들한테 틈을 만들어 주지 말고.”권다은이 전이혁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도아영의 어머니도 이미 알고 있는데 하물며 도씨 그룹을 이끄는 도아림이 모를 리 없었다.요즘은 도아림이 도씨 가문의 대표로서 일하는 만큼 소식도 황서진보다 훨씬 빨랐다.동생 도아영의 오랜 앙숙이 전이혁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일찌감치 전해 들었다.권씨 가문의 딸은 어릴 적부터 늘 도아영을 의식했다. 뭐든 비교하려 들었고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것처럼 굴었다.사실 도아영은 경쟁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집요하게 달라붙다 보니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서로 등을 돌린 사이가 되었다.권다은이 가장 흡족해하던 시절이 있다면 아마 도아영이 스승을 따라 외지에서 수업을 받던 그 몇 년이었을 것이다.학교도 다르고 생활하는 곳도 달라지면서 도아영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었으니 이제는 서로 엮일 일도 없다고 여겼다.하지만 도아영이 모든 수련을 마치고 돌아온 뒤 두 사람은 다시 같은 환경에서 마주치게 되었는데 그때의 도아영은 예전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눈부신 사람으로 변했다.학교 다닐 때 권다은은 한때 또래 여자아이들을 끌어모아 도아영을 괴롭히려 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그 아이들이 도아영에게 두어 번 제대로 혼이 난 뒤로는 도아영만 보면 쥐가 고양이 피하듯 도망치기에 바빴다.그 일 이후 권다은의 질투와 반감은 더 심해졌다. 공부도, 운동도 모두 뛰어난 도아영이 눈엣가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도아영은 담담하게 말했다.“전이혁 씨는 제 사람이 아니에요.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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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4화

비서가 차까지 내왔지만 전이혁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과일이랑 디저트도 그대로 둔 채 손도 대지 않았다.도아영이 왜 전화를 받지 않는지 알 수가 없었다.혹시 화가 난 건 아닌지, 자신을 오해한 건 아닌지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돌아다녔다.전이혁은 그 짧은 영상을 받았을 때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은 것을 매우 후회했다.그는 그저 서둘러 직접 찾아가 설명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오해한 건 아니겠지?’도아영은 전이혁에게 권다은이 그녀의 앙숙이라는 사실을 미리 말해 주었고 전이혁 역시 평생 도아영 한 사람만 사랑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다른 여자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겠다고도 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도아영을 기다리는 동안 전이혁은 진지하게 반성했다.그는 아직 여자 마음을 헤아리는 데 서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배우고 더 고민하고 경험을 더 쌓아야 했다.앞으로는 오늘 같은 일이 생기면 아무리 급해도 먼저 메시지로 설명부터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오늘처럼 행동해서는 절대 안 되었다.전이혁은 다시 비서에게 가서 도아영이 언제 돌아오는지 물어볼 생각으로 몸을 돌렸다.그 순간, 문 쪽으로 들어오는 도아영이 눈에 들어왔다.“아영 씨.”전이혁은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아영 씨, 잠깐 안아봐도 돼요?”전이혁이 조심스럽게 묻기는 했지만 도아영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곧바로 손을 뻗어 도아영을 품에 끌어안고는 꼭 안았다.“아영 씨, 죄송해요. 이번에도 제가 또 실수했어요. 영상을 받았을 때 바로 답장하고 상황부터 설명해야 했는데 그냥 직접 찾아와 말씀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전이혁은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저는 권다은 씨에게 정말 아무 감정도 없어요. 그 여자를 회사에 들인 것도 아영 씨가 예전에 말씀해 주신 게 떠올라서였어요. 얼굴도 모르고 있으면 대비하기 어렵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확인만 하려고 한 거예요. 실제로 만나 보니까 저한테 호감이 있다고 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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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5화

전이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곧바로 답장할게요. 아영 씨, 저랑 사귀어주실래요? 아영 씨가 도아영이든, ‘여우’든, 민지영이든 저는 다 사랑해요. 아영 씨, 제 여자 친구가 되어주실래요?”도아영은 전이혁을 바라보다가 살짝 웃었다.“지금 우리 모습, 커플 같지 않아요? 이혁 씨가 저를 이렇게 끌어안고 안고 있는데 커플이 아니라면 진작 한 대 때렸을 거예요.”그 말을 듣자 전이혁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아영 씨, 제 마음을 받아 주신 거죠? 와!”기쁨을 감추지 못한 전이혁은 도아영 허리를 끌어안고 몇 바퀴나 빙글빙글 돌았다.그러다가 도아영이 어지럽다고 말하고 나서야 전이혁은 멈췄다.“너무 기뻐서 그만... 죄송해요.”전이혁은 뒤늦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여러 바퀴나 돌면 어지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순간 잊고 있었다.“괜찮아요.”도아영은 가볍게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가요, 제 사무실로.”전이혁은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그녀 뒤를 바짝 따라 사무실로 향했다.“바쁘세요?”“바쁘죠. 매일 바빠요.”전이혁이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먼저 일 보세요. 저는 여기 앉아서 신문 좀 보면서 기다릴게요. 이따가 같이 식사하러 가요.”도아영이 말했다.“급한 건 아니에요. 권다은이 뭐라고 했는지 좀 말해 주세요. 선물도 보냈다던데 정말 전부 버렸어요?”전이혁이 대답했다.“돌려보냈어요. 아영 씨가 주신 선물 말고는 가족을 제외한 다른 여성분들이 주는 건 받지 않을 거예요. 당신 흉을 보길래 제가 바로 한마디 했거든요. 제가 당신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저한테 다가오는 건 예의가 아니죠. 그런 행동을 서슴지 않는 걸 보니 권씨 가문 가정교육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그의 말투 곳곳에서 불쾌함이 묻어났다.“그리고 우리 큰형한테 부탁해서 경호원도 보내달라고 부탁했어요. 앞으로 외출할 때는 늘 함께 이동하려고요. 다른 여자들이 제 근처에 쉽게 다가오지 못하게 해야죠.”도아영은 속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담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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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6화

전이혁은 또다시 바보처럼 싱글벙글 웃었다.두 사람은 잠시 말하다가 도아영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그녀는 전이혁의 시선이 다른 데로 향한 틈을 타 서류철 아래 숨겨 두었던 휴대폰을 조용히 꺼냈다.아까 일부러 휴대폰을 두고 온 것처럼 행동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아영은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일에 몰두했다.그 사이 전이혁은 몰래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곧바로 SNS에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미래에 제 아이 엄마가 될 사람입니다.]게시물이 올라가자마자 전씨 가문의 형제들이 줄줄이 ‘좋아요’를 눌렀고 곧장 정말 연애에 성공한 거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전이혁은 의기양양하게 답했다.[당연하지! 이제 내 여잔 친구야.]그러자 형제들은 곧 이런 반응을 보였다.[혼인 신고하기 전까지는 언제든 변수가 있는 거였군!]전이혁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아직 연애도 제대로 못 한 형제들이 괜히 샘이 나서 저런 소리를 하는 거로 생각했다.그는 사랑에 있어 한결같은 사람이고 도아영 역시 마찬가지였다.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상 평생 함께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결혼은 그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믿고 있었다.전이혁은 SNS뿐만 아니라 해성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알렸다.그리고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겠다는 약속까지 내걸었다.그는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전이혁은 한번 내뱉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다.전이혁이 도아영과의 연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뒤, 해성 사람들은 전이혁은 외출할 때마다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들은 하나같이 체격이 건장하고 눈빛이 날카로웠으며 태도 역시 빈틈이 없었다. 한눈에 봐도 제대로 단련된 사람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경호원들의 역할은 단순한 신변 보호에만 그치지 않았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전이혁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하는 모습이었다.사람들은 그제야 이해했다. 괜히 과시하려고 경호원을 붙인 게 아니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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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7화

용정은 김청산 곁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주변에는 그를 지켜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그래서 하예정은 용태호가 우빈을 이용한다고 해서 쉽게 용정을 만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 역시 만만한 가문은 아니었다.여러 도시의 유력 가문들까지 얽혀 있는 만큼 아무리 능력 있는 용태호라고 해도 그 많은 가문을 한꺼번에 상대하기는 쉽지 않을 터였다.그가 지금 용씨 가문에서 임시 가주 자리를 맡고 있는 것도 용정이 아직 어려 복수하지 못한 것뿐이었다.여운별의 일 역시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잦아들었고 하예정과 여운초의 삶에 더 큰 파문을 남기지는 못했다.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하예정에게는 더 중요한 관심사였다.친구들과 가족들이 하나둘 안정된 삶을 찾고 있는 모습을 보는 일이 그녀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그렇게 특별한 것 없어 보이지만 소소한 행복이 이어지는 나날이 흘러갔다.그리고 6년 뒤.양성.남수지는 양성 호텔에 막 도착하자마자 늘 경쟁해 오던 전유하를 마주쳤다.전유하는 예전과 다름없이 검은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있었고 옅은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솔직히 말하면 이 남자는 매우 잘생겼다. 남수지가 지금까지 봐 온 남자들 가운데서도 손꼽힐 정도였는데 외모뿐 아니라 능력까지 갖춘 남자였다.불과 3년 만에 파산 직전이던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또 2년을 더 들여 결국 양성에서도 이름을 날린 기업으로 키워 냈다.두 회사가 같은 업종이다 보니 자연히 부딪칠 일이 잦았다.하지만 그 만남이라는 게 대부분 거래를 두고 경쟁하는 자리였다.그래서인지 누구도 남수지 앞에서는 전유하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누가 그의 이름이라도 입에 올렸다 하면 남수지가 곧바로 예민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꿈에서라도 한 번쯤 전유하를 짓밟고 싶었던 그녀는 어떻게든 그의 기세를 꺾어 보려고 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런데 얼마 전, 남수지가 직접 공들여 성사 직전까지 끌고 갔던 계약이 막판에 틀어졌다. 상대 회사가 갑자기 말을 바꿔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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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8화

전유하는 어린 조카딸을 유난히 아꼈는데 품에 안고 있으면 좀처럼 내려놓지 않을 만큼 애정이 깊었다.5년 전 그는 홀로 양성으로 내려와 사업을 시작했다. 형제들 가운데 막내 몇 명만 아직 독립적으로 사업을 꾸리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전유하는 관성에서 2천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양성을 선택했다.처음에는 전문경영인으로 경력을 쌓았다.그리고 지금의 회사를 넘겨받으며 경영을 안정시키는 데 힘을 쏟았고 이제는 회사 절반의 지분을 가진 실질적인 대표가 되었다.더는 단순한 전문경영인이 아니었다.그동안 그는 일에 몰두하느라 관성에 거의 들르지 못했다. 게다가 양성에서도 조용히 지내는 편이라 그가 관성의 갑부 전씨 가문의 일곱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위 형들은 모두 결혼했고 그 덕에 조카들도 여럿 생겼다.다만 조카딸은 아직 하나뿐이었다.전태윤 부부가 1년 반 전에 둘째로 얻은 아이로 지금은 한 살 반이 되어 제법 걸어 다니고 간단한 말도 할 줄 알았다. 인형처럼 예쁜 외모에 애교도 많아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다.예전에 점쟁이의 점괘대로 전태윤 부부는 아들과 딸을 모두 얻게 되었다.딸 이름은 전하연이었다.전하연은 태어나자마자 온 집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고 있다.이 꼬마가 태어나기 전까지 전씨 가문의 증손 세대에는 남자아이만 일곱 명 있었는데 모두 하예정과 다섯 동서가 낳은 아이들이었다.딸을 둔 사람은 하예정뿐이었다. 고현이 딸 둘을 낳았고 이미 결혼한 다른 이들은 모두 아들 하나씩 두고 있다.그래서 하예정이 둘째로 딸을 낳았을 때 그 아이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사촌 오빠가 일곱이나 생긴 것이다.전씨 가문은 몇 대째 딸이 매우 귀했기에 전하연의 탄생은 집안 전체를 들뜨게 했다.심지어 전씨 그룹에서는 이를 기념해 전 직원에게 넉넉한 보너스를 지급할 정도였다.전씨 할머니 역시 아흔을 앞둔 나이에 드디어 증손녀를 품에 안게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예씨 할머니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었다.6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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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9화

전시우가 대답했다.“저는 엄마 따라갈 거예요. 엄마가 어디 가면 저도 따라갈래요.”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삼촌이 테마파크랑 동물원 데려가 줄게. 너희 또래 애들은 그런 데 좋아하잖아.”놀이공원은 아직 어린아이들이 즐기기 어려운 시설이 많아 가 봐야 제대로 놀기 힘들었다. 그래서 전유하는 굳이 조카들을 놀이공원에 데려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게다가 전씨 가문 본가에도 규모가 큰 놀이시설이 따로 있었고 전시우가 태어난 뒤로 그 시설도 전부 새로 교체했다.전씨 할머니 말씀으로는 그 시설들이 원래 그들 형제가 어릴 때 쓰라고 마련해 둔 것이었는데 이제 손자들이 다 컸으니 새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네!”전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전유하가 말했다.“형수님, 일단 이것 좀 드세요. 먼저 간단하게 요기라도 하시고 이따가 저의 별장으로 모실게요. 미리 형수님 좋아하시는 음식 넉넉히 준비해 두라고 했어요.”하예정이 말을 이었다.“우리는 괜찮아요. 그냥 이 호텔에 묵을게요. 도련님도 매일 일해야 하는데 우리 때문에 시간을 낼 필요 없어요. 우리는 그냥 놀러 온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집사에게 부탁해서 우리랑 같이 다니게 하면 돼요. 굳이 직접 시간을 낼 필요 없어요.”전유하는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형수님이 처음 양성에 오셨는데 우리 집을 두고 호텔에 묵으시면 형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일은 아래 사람들한테 맡기면 되니까 며칠 정도는 제가 모시고 다닐게요. 그리고 우리 하연이랑 좀 놀고 싶어요. 명절 때 집에 갔는데 저를 못 알아보면 서운하잖아요.”전유하는 양성에서 일하고 있는 바람에 평소에는 집으로 거의 가지 못했고 설이나 명절 때가 되어야 관성에 한 번 들르는 정도였다.그래서 집에 있는 조카들은 이 일곱째 삼촌에 대한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조카가 워낙 많다 보니 조카들이 자신을 또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가 갔다.그러나 전하연만큼은 달랐다.전씨 가문에서 몇 대만에 태어난 귀한 딸이었고 전유하 역시 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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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0화

전유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요즘 너무 바빠서 할머니를 못 찾아뵈었는데 건강은 좀 어떠세요?”하예정이 답했다.“크게 편찮으신 건 아니에요. 다만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어르신들이 흔히 겪는 잔병치레 정도는 있으세요. 주치의가 정기적으로 오셔서 진찰도 하고 약도 처방해 드리고 있고요. 요즘은 점점 아이 같아지신다니까요. 약도 잘 안 드시려고 해서 매번 달래 가며 챙겨 드려야 하거든요. 제가 양성에 온다고 하니까 할머니도 같이 오시겠다고 하셨는데 태윤 씨가 겨우 말렸어요. 예전 같지 않으셔서 장거리 이동은 무리세요.”하예정은 할머니께서 오래도록 건강해지시길 바라고 있었다.한성근처럼 장수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한성근도 백 살까지 사시다 세상을 떠나셨는데 한 세기를 꽉 채우신 만큼 모두가 장수하신 분이라고 부러워했다.하예정이 말을 이었다.“할머니가 요즘 특히 도련님들 결혼 문제를 많이 걱정하세요. 이제는 예전처럼 여기저기 다니며 손주 며느릿감을 알아볼 기운도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여섯 형들의 부인들은 전부 할머니가 마음에 들어 하셨던 분들이라면서 도련님이랑 결혼하지 않은 유림 도련님 그리고 지율 도련님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하셨어요. 세 분 다 결혼 안 한 채로 계시면 나중에 할아버지 뵐 때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으시대요. 그래서 이번에 오면서 할머니랑 둘째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까지 전부 저한테 부탁하셨어요. 꼭 직접 만나서 얘기 좀 해 보라고요. 도련님도 이제 31살인데 슬슬 인생 문제를 생각해 보셔야 할 때 아닌가요? 양성에는 마음에 드는 분 없으세요? 작은어머니 말씀으로는 집안 배경보다 사람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꼭 우리 가문이랑 조건 맞출 필요는 없다고요.”하예정이 말했다.“우리가 맞선 자리 좀 알아봐 드리겠다고 하면 늘 바쁘다고 하고 막상 내려오라고 하면 시간 없다고 안 왔잖아요.”맏며느리인 하예정도 시동생들 결혼 문제에 많이 신경 쓰고 있었다.지금 전씨 가문 아홉 형제 가운데 미혼은 세 사람뿐이었다. 전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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