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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541 - Chapter 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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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1화

모두가 말없이 그녀만 바라보았다.남수지는 덜컥 겁이 났다.“할아버지,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설마 내가 저 인간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 거야?’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떠오르는 건 어젯밤 술을 한 잔 끼얹고 발로 한 번 찼던 장면뿐이었다.그 이상은 없었다. 적어도 그녀의 기억 속에는.‘내가 입을 맞춰? 그것도 얼굴이랑 목에 립스틱 자국이 가득 남을 정도로?’그때 전유하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수지 씨, 어젯밤 취하셨을 때 장임현 씨가 남수지 씨를 집에 모셔다드리려고 했어요. 나씨 가문의 본채를 나와 막 차에 태우려던 참이었죠. 제가 나 회장님께 인사드리고 가려고 안으로 들어가려던 상황이었는데 수지 씨가 갑자기 제 앞을 막으셨어요. 저를 잘생긴 남자라고 하시더니 제 얼굴을 만지시고 제 품으로 안기 심지어 입까지 맞추셨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말릴 틈도 없었어요.”남수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제가요? 말도 안 돼! 제가 그렇게까지 취했을 리가 없어요. 제 주량이 얼마나 센데요. 웬만한 남자들은 저랑 붙어서 못 버티는데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해요? 어젯밤에 술을 좀 마신 건 맞아요. 하지만 취하지는 않았어요. 절대 안 취했다고요. 전유하 씨야말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오신 거예요? 그렇게 만들어 놓고 왜 우리 집까지 와서 저한테 뒤집어씌우세요? 괜히 사람 몰아가실 생각이면 그만둬요.”남수지는 전유하에게 쏘아붙인 뒤 곧장 가족들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아빠, 엄마. 저를 믿으셔야 해요. 저는 정말 전유하 씨한테 그런 짓 한 적 없어요. 분명 일부러 저러는 거예요. 어젯밤 제가 술 한 잔 끼얹은 건 맞아요. 그 일로 앙심을 품고 이렇게 다들 계신 자리에서 우리 집까지 찾아와 저를 망신 주는 거잖아요. 저랑 전유하 씨 관계를 일부러 이상하게 보이게 하려는 거라고요. 저희는 앙숙인데 제가 왜 전유하 씨를 상대로 그럴 일을 벌이겠어요? 나 회장님 댁에는 CCTV도 있잖아요. 가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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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2화

전유하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남수지 씨가 약한 여자예요? 어젯밤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요. 힘이 얼마나 세시던지... 못 믿으시겠으면 장임현 씨께 직접 확인해 보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봤으니까요. 수지 씨가 저를 붙잡고 놓지 않으셨다는 것도요.”남수지는 다시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본능처럼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아니라고 말해 주길 바라는 눈빛이었다.남수현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수지야. 유하 씨 말이 맞아. 어젯밤 너를 집에 데려다준 사람도 유하 씨였고 그때도 지금이랑 똑같은 모습이었어. 장임현 씨도 나한테 직접 얘기했어. 네가 먼저 유하 씨를 막아서고 붙잡았다고.”남수지는 눈을 질끈 감았다.차라리 땅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필 어젯밤이라니. 수지야, 남수지! 취할 거면 얌전히 임현 씨를 따라 집에 오면 되지 왜 굳이 저 인간을 붙잡아? 어휴!’이제는 변명할 길도 없었다.몇 분쯤 흘렀을까.남수지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전유하를 똑바로 응시했다.“전유하 씨,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하예정이 그제야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남수지를 바라보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수지 씨, 우리 도련님은 평소에 처신이 아주 단정해요. 괜한 구설에 오른 적도 없고 평판도 깔끔하고요. 그런데 어젯밤 일은 보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그 자리에서 수지 씨가 그렇게 붙잡고 놓지 않았으니 우리로서는 체면이 안 서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급히 예물이라도 갖추어 들고 왔어요. 도련님 말로는 수지 씨가 도련님의 명예에 상처를 남긴 이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촉박해서 준비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만약 혼사가 정해지면 어른들께 다시 정식으로 마련해 달라고 할게요. 어쨌든 우리 전씨 가문은 수지 씨를 소홀히 대하지 않아요. 남들 있는 건 다 갖추어 드릴 거고 경우에 따라서 그 이상도 가능해요.”“언니!”남수지가 다급히 말을 끊었다.“저 어젯밤 제정신 아니었어요. 취해 있었단 말이에요. 그 일은 제가 직접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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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3화

하예정은 오늘 이 집에 예물을 들고 온다고 해서 당장 혼사가 성사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전유하 역시 알고 있었다. 오늘 일은 절반쯤은 의도된 연극이라는 것을.다만 하예정은 그 속에서 분명한 생각을 읽어냈다. 전유하가 남수지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두 사람이 조금만 더 부딪치다 보면 전유하 쪽에서 먼저 마음을 움직일지도 모를 일이었다.하예정은 슬쩍 시동생을 한 번 바라본 뒤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와 혼담을 꺼내는 게 무례하다는 건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도련님의 상황이 가볍지만은 않아요. 어젯밤 일로 체면이 상한 건 사실이에요. 이건 단순히 정신적 보상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도련님은 그동안 처신을 조심해 온 사람이라 괜한 소문 한번 없이 지내왔어요. 그런데 이번 일로 괜한 말이 돌기 시작하면 앞으로 연애하거나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마다 흠이 될 수 있어요. 이제 서른하나인데 아직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 봤고 집안 어른들도 혼사를 많이 걱정하고 계세요. 제가 이번에 강성에 온 것도 여행 온 거긴 하지만 사실은 어른들 부탁을 받고 온 거예요. 도련님과 어울릴 만한 사람을 한 번 살펴보는 거요. 도련님이 지금 강성에서 일하고 있어서 관성으로 돌아가 선을 보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잖아요. 설령 잘 되어도 장거리 연애가 되는 거니까 오래가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어른들 뜻은 강성에서 좋은 인연을 찾아 결혼까지 이어지게 하자는 거였어요. 그런데 어젯밤 일이 퍼지면 누가 우리 도련님과 선을 보려고 하겠어요? 사실 저는 이미 도련님의 조건을 정리해서 강성 쪽 결혼정보회사에 알아보려던 참이었어요...”거기까지 말하고 하예정은 더 말을 잇지 않았다.전유하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형수였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확히 필요한 지점을 찌르고 있었다.남씨 가족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하예정의 말이 듣기 좋게 포장된 말처럼 들렸지만 그렇다고 틀렸다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전유하가 서른하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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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4화

남씨 그룹 안에는 인품 괜찮고 능력도 뒤지지 않으며 집안 배경도 무난한 젊은 여성들이 넘쳐 났다.남수지가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선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었다.그 많은 사람들 중의 한 명쯤은 맞는 인연이 나오지 않겠는가.하예정은 말을 멈추고 전유하를 바라보았다. 눈빛으로 ‘이제 네가 말해’라는 신호를 보냈다.전유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어젯밤 일은 수지 씨가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하셨죠. 그렇다면 조건을 하나 걸겠습니다. 어젯밤 일을 완전히 정리해 주세요.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책임지고 막아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저한테 식사 한번 하신다고 한 약속도 꼭 지켜 주세요. 그 대신, 한 달 동안만 저를 도와주세요. 매일 두 번씩 선 자리를 잡아 주세요. 우리 둘 다 바쁘니까 업무 시간은 건드리지 말고요. 점심시간에 한 번, 저녁 시간에 한 번. 어차피 밥은 먹어야 하니까 식사 겸 선을 보면 되겠네요.”남수지는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전유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수지 씨는 소개자니까 반드시 동석하셔야 합니다. 식사 비용도 수지 씨가 부담하시고요. 걱정하지는 마세요. 일부러 비싼 음식만 시켜서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없고 평소 식사 수준이면 충분해요. 두세 가지 반찬에 국물 하나면 됩니다. 한 달입니다. 한 달 동안 저한테 선을 보게 해 주세요. 소개도 해 주시고 식사도 책임지시고요. 한 달 뒤에도 제가 인연을 못 찾으면 어젯밤 일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그 일로 다시는 남수지 씨를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요.”남수지는 생각할 틈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한 달 동안 식사만 대접하고 한 달 동안 선 자리만 잡아 주면 끝이라니.그 정도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전유하와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그러자 남씨 가문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한꺼번에 남수지에게로 쏠렸다.남인국은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 멈추었고 전유하를 두어 번 깊이 바라보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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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5화

“전유하 씨, 더 문제 되는 부분은 없으세요?”전유하는 협의서 두 장을 번갈아 들여다보았다. 문장 하나하나를 천천히 짚어 보더니 고개를 들었다.“없어요.”“그럼 오늘 여기서 서명하고 효력은 내일부터 시작하는 걸로 하죠. 한 달 동안, 매일 두 번씩 선 자리 잡아 드릴게요. 어젯밤 일도 걱정하지 마세요.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정리하겠습니다. 괜한 말이 돌아 서로 체면 상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그녀 역시 그 일이 퍼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전유하의 체면만이 아니라 자신의 명성도 함께 걸린 문제였다.‘어젯밤 장면을 몇 명이나 봤을까?’그 생각만 해도 속이 서늘해졌다.“좋아요. 수지 씨를 믿을게요.”전유하는 의외로 선뜻 답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남씨 가문의 사람들 앞에서 나란히 서명했고 마지막으로 각자의 엄지에 도장을 찍어 종이 위에 선명한 붉은 자국을 남겼다.두 사람은 협의서를 한 부씩 나눠 가졌다.전유하는 다시 한번 내용을 훑어본 뒤 종이를 반듯하게 접어 안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남인국과 남호진, 이수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갑작스럽게 찾아와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남인국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배웅해 주려고 했다.남호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일이 이렇게라도 정리되어 다행입니다. 이번 일은 전유하 씨를 탓할 수 없어요. 우리 수지가 경솔했던 겁니다.”전유하는 옆에 선 남수지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수지 씨가 고의였다면 저는 오늘 이렇게 넘어가지 않았을 거예요. 예물은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급히 마련하느라 변변치도 않지만 오늘 불쑥 찾아온 데 대한 사과의 뜻으로 받아 주세요.”어차피 급히 준비한 물건들이었다. 명목은 예물이었지만 지금은 체면을 세우는 선물에 가까웠다.이수인을 비롯한 가족들은 한사코 돌려보내려 했다.서로 몇 차례 밀고 당긴 끝에 절반은 남기고 절반은 되돌려 보내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전유하와 하예정이 돌아간 뒤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남수지는 힘이 풀린 듯 소파에 털썩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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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6화

“누가 널 데려다줬든 간에 결과는 똑같아.”남수지가 작게 중얼거렸다.“똑같긴 뭐가 똑같아? 임현 씨는 내 파트너고 우리 연인 사이로 발전하려는 참인데 유하 씨는 완전히 내 원수라니까? 우리 만나기만 하면 원수를 만난 것처럼 서로 아웅다웅 싸우게 돼.”남동이 피식 웃었다.“그런데 왜 유하 씨를 보자마자 임현 씨는 내팽개치고 유하 씨의 품에 뛰어들어서 매달려서 놓질 않았어?”남수지는 그제야 낯이 확 붉어지며 아무 말도 못 했다.술 취한 남수지와 멀쩡한 남수지는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할아버지, 오빠, 어젯밤 일 소문 안 나게 잘 막아 주셨죠?"남수지가 할아버지께 물었다.남인국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때 본 사람들, 장임현 씨가 다들 비밀 지켜달라고 부탁했더라고. 네가 취했다면서 양해해 달라더라. 네가 취하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이 바닥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 네가 취해서 전유하 씨에게 달라붙은 것 자체는 사람들이 그다지 놀라지 않았어. 오히려 네가 또 취했다는 사실, 몇 년 만에 네가 취한 모습을 봤다고들 더 놀라더라고.”남수지는 그제야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임현 씨야. 나중에 전화해서 고맙다고 전하고 어젯밤 일도 사과해야지.’“수지야, 임현 씨가 너랑 안 맞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친구로 지내자고 하네.”남수현이 갑자기 한마디 했다.그때 남호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버지의 좋은 사윗감이 네 덕분에 날아갔구나. 흠.”남수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젯밤 일로 장임현이 그녀가 전유하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을 게 분명했다.남수지와 만남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태도를 밝힌 이상 그녀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솔직히 그녀도 장임현한테 설레는 느낌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너 유하 씨한테 하루에 맞선 두 번씩이나 주선한다며? 누구랑 맞선 붙일 건데?”남수현이 여동생한테 물었다.남수지가 대답했다.“그거야 쉽지. 우리 회사에 젊은 여직원들 얼마나 많은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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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7화

남수지가 이내 불평했다.“할아버지, 왜 엄마와 아빠한테 전유하 씨 집안 내력까지 캐오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랑 결혼할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 없어요. 설마 저랑 전유하 씨가 그럴 사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맞아요, 그 사람 괜찮은 놈인 건 인정해요. 하지만 저랑은 상극이에요. 게다가 그의 양선 회사는 우리 남씨 그룹이랑 라이벌이잖아요. 앞으로 한 달 동안 제가 매일 맞선 두 번씩 주선해 줄 거예요. 반드시 성공시켜야죠. 제가 주선해서 성공하게 되면 저는 그 인간의 은인이나 다름없는 건데 고마움의 표시로 두 건의 큰 계약은 기본으로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남수지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남인국이 손녀를 나무라듯 말했다.“네가 전유하 씨를 그렇게 만만하게 보면 어떡하냐? 네가 매일 맞선 두 번씩 주선하는 걸 승낙하긴 했지만 매번 네가 반드시 옆에 붙어 있어야 하고 밥까지 네가 사야 한다고 했잖아. 한 달 내내 밥을 같이 먹고 다니면 어떤 소문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남수지가 받아쳤다.“저한테도 입이 달렸거든요. 사람들이 우리 사이에 뭔가 있다고 오해하면 제가 해명하면 되죠.”“어떻게 해명할 건데? 네가 유하 씨를 희롱해서 이미지를 깎아내렸고 그걸 보상하느라 맞선을 주선했다고 해명할 거냐?”남수지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너 전유하 씨랑 그렇게 오래 싸워왔으면서 그 사람 성격 잘 알잖아. 이번에 너무 쉽게 물러났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순순히 넘어온 건 분명 뒤에 뭔가 꿍꿍이가 있거나 아니면 애초에 너를 끌어들일 함정을 파놓은 걸 수도 있어. 너희 둘 이미 합의서 썼으니까 넌 이미 들어간 거야.”남수지가 외쳤다.“할아버지! 그럼 문제 있다고 생각하셨으면 왜 미리 알려주지 않으시고 막지도 않으셨어요?”“할아버지가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다 내 추측일 뿐인데 뭐라 말할 수 있었겠어? 유하 씨가 제시한 보상 요구를 들어보면 아무 문제 없어 보였어. 합리적이고 타당해 보였지. 네가 그 보상 요구를 안 받아들이면 진짜로 책임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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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8화

그리고 부잣집 아가씨들은 정해진 약혼자와 결혼하기 전에 잠시 같이 지내볼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어떤 집안은 아예 어릴 때부터 같이 놀고 같이 학교 다니게 하여 일부러 소꿉친구로 키우기도 한다.남수지처럼 본인의 결혼을 본인이 결정하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두고 봐. 그때 가서 오빠한테 푸념하지나 마. 할아버지, 저 친구랑 밥 먹기로 해서 먼저 가볼게요.”여동생과 더 이상 말 섞기 귀찮았던 남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훌쩍 나가버렸다.그는 동생이 전유하를 좋아하면서도 그 마음을 모르고 있다고 여겼다.오히려 전유하 쪽이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아니었다면 오늘 같은 일을 벌이지 않았을 테니까.남수현이 나가자 남호진이 휴대폰을 꺼내 들며 옆에 있는 아내에게 물었다.“여보, 우리 오후 비행기로 할까, 아니면 내일 비행기로 할까?”“모레 비행기로 해요.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어요. 비행기 예약하고 나서 호텔도 잡아야 하고 우리도 짐 좀 챙겨야 하니까요.”이수인이 대답했다.그 대화를 들은 남수지가 얼굴을 굳혔다.“엄마, 아빠, 진짜로 관성에 가서 전유하 집안 캐보시려고요?”“관성에 유명한 관광지도 좀 있대. 우리 여행도 할 겸 해서 가서 좀 쉬다 오는 거야. 그쪽에는 우리 거의 안 가봤잖아. 이참에 거기 가서 좀 놀다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그래. 수지야, 엄마 아빠가 너를 전유하 씨한테 시집보내려는 게 아니라도 그 사람의 가족 배경을 확실히 알아두는 건 너한테도 도움이 될 거야.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고 네가 항상 말하지 않았어? 넌 전유하란 사람은 잘 알지만 그의 집안 사정은 잘 모르잖아. 안 그래?”남수지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와 전유하의 싸움에 가족이 연루될 일이 없는데 굳이 그의 집안 내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단 말인가.그는 그냥 외지에서 올라온 사람일 뿐이다.지금은 돈도 있고 양성에서 입지도 생겼지만 그의 원래 집안은 기껏해야 중산층 정도일 것이고 아마 평범한 농민일 확률이 높을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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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9화

하필 원수 앞에서 그 꼴을 당한 남수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다시는 절대 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술을 마셔도 양을 조절해야겠다 싶었다.어차피 술 많이 마시면 몸에도 안 좋으니까.“밥 먹고 나서 머리가 좀 덜 아프면 장임현 씨한테도 연락 좀 해 봐. 어쨌든 어젯밤에도 네 도움을 줬잖니. 그 자리에서 바로 소문 막아 주지 않았더라면 오늘 아침이면 벌써 다들 수군거렸을 거야. 그 아이도 참 괜찮은 아이야. 난 꽤 마음에 들던데 넌 그 아이한테 끌리는 게 없지? 그 아이도 너한테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 모양이야. 너희 둘은 첫 맞선 이후에 진전이 없다가 이번에 다시 시도해 보려고 했는데 또 진전이 없구나. 수지야, 너도 이제 어리지 않아. 이제 곧 서른인데 결혼도 생각해야지. 네가 너무 바빠서 그런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네가 겸임하고 있는 업무 몇 개를 빼서 좀 편하게 해 줄까? 그러면 시간이 생겨서 다른 여자애들처럼 연애할 수 있잖아. 남자 친구랑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남수지가 급히 말했다.“할아버지, 그러실 필요 없어요. 다 감당할 수 있어요.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맞선 보라고 하시면 맞선 보고 만나서 밥 먹으라고 해서 만나서 밥 먹었잖아요. 그저 마음이 끌리는 사람, 독신 생활을 끝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에요. 결혼은 평생에 걸린 중요한 일인데 당연히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죠. 엄마랑 아빠처럼, 수십 년이 지나도 처음 만난 그날처럼 다정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살고 싶어요. 딸인 내가 봐도 엄마 아빠의 금실이 부러울 정도라니까요.”이수인이 즉시 남편의 팔짱을 끼며 행복하게 웃었다.“그럼, 그렇고말고. 네 아빠는 나한테 일편단심 민들레야. 그래서 우리 금실이 신혼처럼 좋은 거란다.”가족들이 다이닝룸으로 들어가 식탁 앞에 자리 잡았다.도우미가 반찬을 나르기 시작했다.네 사람만 식사하는 거라 상차림은 비교적 간소했다.국물 한 가지에 반찬 네 개, 각자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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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0화

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형수님은 여전히 구경하기 좋아하시네요.”“그럼요. 얼마나 재미있어요. 특히 도련님 형제들의 구경거리를 가장 좋아하죠.”전유하는 할 말을 잃었다.“아, 참. 도련님이 수지 씨한테 맞선 주선해 달라고 하고 밥도 사 달라 했잖아요. 설마 진짜로 맞선 볼 생각은 아니죠? 하루에 두 번씩이나 맞선을 본다고요?”전유하가 대답했다.“합의서에 서명과 도장까지 찍었는데 당연히 진짜죠.”하예정이 고개를 갸웃하며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혹시 맞선 자리에서 수지 씨한테 잘해 줘서 맞선 상대한테 두 사람 사이를 오해하게 할 생각이에요? 그러면 상대가 알아서 물러나겠다 싶은 거죠? 그리고 그 맞선 상대들 입을 통해 도련님과 수지 씨 사이에 소문이 나겠네요. 하루에 두 명, 한 달이면 60명. 60개의 입이 똑같은 얘길 하면 곧 양성 전체에 소문이 퍼질 텐데. 매일 같이 함께 식사하고 도련님이 수지 씨한테 또 다정하게 대하면... 한 달이면 두 사람 사이도 많이 좋아질 거고 어쩌면 수지 씨가 도련님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우리 도련님, 너무 대단한데!’전유하가 살짝 웃었다.“형수님한테는 뭐 하나 숨길 수가 없네요.”하예정이 말을 이었다.전씨 가문의 형제들 연애 구경을 오래 하다 보니 하예정도 점점 눈치가 빨라졌다.그녀는 원래 똑똑한 사람이었다.아니면 전태윤의 눈에 들 리도 없었다.“그런데 도련님은 아직도 수지 씨한테 마음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전유하는 문득 말문이 막혔다.잠시 후 그는 웃으며 말했다.“그런 것 같기도 해요. 아직 저도 확신이 서진 않지만 수지 씨가 장임현 씨랑 파티에 같이 있는 걸 보니까 기분이 엄청 나쁘더라고요. 속도 쓰리고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걸 막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어젯밤 수지 씨가 저를 희롱한 일도, 제가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저를 건드릴 수 없었을 거예요. 그냥 수지 씨가 장임현 씨랑 같이 있는 게 싫었어요. 수지 씨가 취해서 저를 보면 임현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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