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원수 앞에서 그 꼴을 당한 남수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다시는 절대 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술을 마셔도 양을 조절해야겠다 싶었다.어차피 술 많이 마시면 몸에도 안 좋으니까.“밥 먹고 나서 머리가 좀 덜 아프면 장임현 씨한테도 연락 좀 해 봐. 어쨌든 어젯밤에도 네 도움을 줬잖니. 그 자리에서 바로 소문 막아 주지 않았더라면 오늘 아침이면 벌써 다들 수군거렸을 거야. 그 아이도 참 괜찮은 아이야. 난 꽤 마음에 들던데 넌 그 아이한테 끌리는 게 없지? 그 아이도 너한테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 모양이야. 너희 둘은 첫 맞선 이후에 진전이 없다가 이번에 다시 시도해 보려고 했는데 또 진전이 없구나. 수지야, 너도 이제 어리지 않아. 이제 곧 서른인데 결혼도 생각해야지. 네가 너무 바빠서 그런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네가 겸임하고 있는 업무 몇 개를 빼서 좀 편하게 해 줄까? 그러면 시간이 생겨서 다른 여자애들처럼 연애할 수 있잖아. 남자 친구랑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남수지가 급히 말했다.“할아버지, 그러실 필요 없어요. 다 감당할 수 있어요.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맞선 보라고 하시면 맞선 보고 만나서 밥 먹으라고 해서 만나서 밥 먹었잖아요. 그저 마음이 끌리는 사람, 독신 생활을 끝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에요. 결혼은 평생에 걸린 중요한 일인데 당연히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죠. 엄마랑 아빠처럼, 수십 년이 지나도 처음 만난 그날처럼 다정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살고 싶어요. 딸인 내가 봐도 엄마 아빠의 금실이 부러울 정도라니까요.”이수인이 즉시 남편의 팔짱을 끼며 행복하게 웃었다.“그럼, 그렇고말고. 네 아빠는 나한테 일편단심 민들레야. 그래서 우리 금실이 신혼처럼 좋은 거란다.”가족들이 다이닝룸으로 들어가 식탁 앞에 자리 잡았다.도우미가 반찬을 나르기 시작했다.네 사람만 식사하는 거라 상차림은 비교적 간소했다.국물 한 가지에 반찬 네 개, 각자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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