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용정이 서둘러 말했다.“스승님, 제가 설희 화장품을 줄일 리가 있나요. 제가 사 주면 싫다며 안 받으려고 해요. 억지로 쥐여 주기는 하는데, 쓰는지는 모르겠어요.”용설희도 설명했다.“스승님, 도련님은 제게 들어가는 비용을 한 번도 아끼신 적 없어요. 저도 수입이 있고요. 매달 월급도 충분히 주시니까 화장품 정도는 제가 살 수 있어요.”“사실 살 필요도 없어요. 시간 날 때 제가 직접 만들 수도 있고, 둘째 숙모님도 자주 보내 주시거든요.”부족한 게 없으니 도련님이 돈을 쓸 필요는 없었다.도련님이 억지로 안겨 준 것들은 쓰지 않았다. 그러는 걸 보면 앞으로는 선물하지 않을 테고, 그러면 도련님도 돈을 낭비하지 않을 테니까.정겨울은 용설희의 팔에 다정하게 팔짱을 꼈다.그녀는 함께 걸어가며 용설희에게 잔소리를 했다. 정식으로 제자로 들어온 아이는 아니었지만, 18년이나 자신을 스승이라 불렀다. 정겨울은 진작부터 용설희를 또 하나의 제자로 여기고 있었다.“용정이가 준 걸 안 쓰고 놔둬서 뭐 하게? 여자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곁에서 살뜰히 챙겨 주는 사람은 너 하나뿐인데. 너한테 잘하는 게 당연하지.”“부담 가질 필요 없어. 용정이 건 네 거고, 네 건 네 거야. 앞으로는 뭘 주든 다 받고, 다 써.”“스승님...”“내 말 들어. 저 녀석은 돈을 그렇게 많이 벌어도 대신 써 주는 사람이 없잖아. 너한테 쓰겠다는데 그냥 받으면 되지, 뭘 그렇게 사양해? 너희는 함께 자란 사이야. 서로에게 느끼는 정이 남다를 거 아니야.”예용정이 거들었다.“그러니까. 내가 화장품이나 선물 사 주는 것도 다 회사 대표로서 직원을 챙기는 건데.”“설희는 제가 좋은 대표가 되는 걸 자꾸 막는다니까요.”용설희는 대답하지 않았다.도련님은 자신에게만 선물했다. 모두에게 주는 거라면 그녀도 기꺼이 받았을 것이다.입을 다문 용설희를 보고 정겨울은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아채고는 눈치껏 잔소리를 멈췄다.매일 곁에 있는 예용정도 용설희가 한번 정한 마음을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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