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이따 무슨 일이 생기면 제 뒤에만 계세요.”정겨울이 당부했다.모연정이 말했다.“감히 우리한테 진짜로 손을 대지는 못할 거예요. 기껏해야 차 한잔하자며 데려가겠죠.”“저도 싸움을 아예 못 하는 건 아니에요. 동서만큼은 아니어도 할 줄은 알아요. 간지럼 가루도 좀 줬잖아요. 필요하면 얼굴이고 몸이고 확 뿌려 버리면 되죠.”정겨울이 웃었다.“그래요. 여긴 형님 아들 구역인데 우리도 못 지키면, 그 녀석은 몇 년 더 배워야죠.”두 사람은 H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갔다.이미 퇴근 시간이었지만 해가 긴 계절이라 아직 어둡지 않았다.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낮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다.공영 주차장을 찾아 차를 세운 후, 두 사람은 거리의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먼저 먹는 것부터 시작했다.H시의 명물 먹거리들을 이것저것 맛보다 보니 배가 불렀다.배불리 먹고 마신 뒤에야 두 사람은 느긋하게 거리를 구경했다.어둠이 내리고 곳곳에 불이 켜졌다.원래도 번화한 도시인 H시의 야경은 눈부셨다.모연정은 예용정과 용설희에게 새 옷을 두 벌씩 사 주었다. 옷이 부족한 아이들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가 왔으니 옷이라도 사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둘이 아무리 대단해지고 나이가 들어도 모연정에게는 여전히 아이들이었다.정겨울은 예용정에게 줄 책을 몇 권 샀다. 주로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는 법을 알려 주는 책들이었다.예용정과 용설희에게 줄 선물도 하나씩 샀다.그러고는 늘 따라다니고 싶어 하는 남편의 선물도 골랐다. 울보 아들의 몫도 빠뜨릴 수 없었다.금세 두 사람의 양손에 크고 작은 봉투가 가득 들렸다.가게 하나를 나오며 정겨울이 말했다.“쇼핑할 때는 준일 씨랑 아들을 데려와야 편한데. 짐을 들어 주면 훨씬 수월하잖아요.”“그러니까요. 쇼핑할 때는 남자들이 따라와 줘야 해요. 돈 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짐만 들어 주면 되죠.”모연정도 같은 생각이었다.이럴 때 가장 필요한 사람이 남편과 아들이었다. 경호원도 괜찮았다.“이제 그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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