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811 - Chapter 1820

1971 Chapters

제1811화 위협

“놓으세요!”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의 팔을 잡은 무진의 손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성연은 혐오감을 느꼈다.“왜 당신은 나를 이렇게 멀리하려는 겁니까?”눈살을 찌푸린 성연의 얼굴에는 다소 복잡한 감정이 드러났다.성연은 이번에 귀국해서 그저 자신이 익숙한 환경 속에서 잘 살고 싶을 뿐이다. 귀국을 결정할 때도 귀국한 이후에 무진을 만나게 될 수 있을지 생각했었다.두 사람 사이에 다시 부딪치는 부분이 생기게 될지...결국 만나는 게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두 사람이 결국 같이 기업을 경영하기 때문에 만남은 불가피할 거야.’‘그러나 헤어졌으니 헤어진 거야. 이미 5년 동안 무진 씨를 본 적이 없어.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감정도 서서히 희석되겠지.’‘만난다 해도 단지 익숙하지만 낯선 사람일 뿐이야.’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결국 성연이 자신의 감정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귀국 후 첫 파티에 참석했다가 5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 남자를 다시 보는 순간, 성연의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장면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쏜살같이 지나갔다.결국 무진을 잊지 못한 것이다.말없이 침묵하던 성연은, 한참이 지나서야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강 대표님은 이제 곧 결혼할 사람입니다. 우리 둘 다 싱글이니 당연히 오해를 살 행동을 피해야지요.”성연의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무진도 잘 알고 있다.그날 예민주와 원래 예약했던 그 웨딩숍으로 가던 길에 갑자기 차를 세우라고 했다.예민주는 이 웨딩숍의 웨딩드레스도 괜찮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굳이 가보겠다고 했다.무진도 별다른 생각 없이 예민주를 따라갔다.뜻밖에도 그곳에서 성연을 만난 것이다.무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두 손을 살짝 겹치면서 성연을 바라보았다.“왜 그날 당신의 두 아이가 나를 아빠라고 불렀을까요? 우리 사이에는 어떤 관계도 없는데 말이죠.”‘아이?’무진이 집에 있는 두 아이에 대해 말하자, 성연의 온몸이 흠칫 떨렸다.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마음속의 불안을 억누르려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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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2화 아름다운 5년

무진이 집을 나서자 예민주는 신속하게 치장을 했다. 아주 단정하고 적절하게.한 시간 뒤에 예민주는 이미 강씨 가문의 본가에 도착했다.본가에 들어서자 넓은 거실이 눈에 들어왔다.주위에 복숭아나무로 만든 가구가 놓여 있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그윽했다.“할머니, 이건 할머니에게 드리는 보양식입니다. 이제 막 회복하셨으니 반드시 몸을 잘 추스리셔야 합니다.”예민주는 테이블 위의 기능성 화장품들을 하나씩 가리켰다. 겉보기에는 영리하고 철이 든 모습이었다.오히려 예민주와 마주한 안금여는 그다지 반응이 없는 표정이었다.무진의 이 ‘여자친구’를 줄곧 인정하지 않았다.안금여에게 손주 며느리는 한 명밖에 없다. 바로 성연!무진이 성연과 결혼 생활을 끝냈을 때, 안금여도 두 사람이 다시 재결합할 수 있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결국 방관자의 입장에서 화해를 권유하는 사람일 뿐이다.이것은 그들의 결혼이고, 최종 결과도 그 두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다.그들 두 사람이 결국 함께 갈 수 없게 되자, 곧바로 예민주가 무진의 생활 속에 들어왔다.게다가 예민주가 여자친구를 자처하자, 너무 빠른 변화에 안금여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이미 5년이 지났지만, 예민주는 거의 줄곧 무진과 함께 있었다.외부에서도 줄곧 무진의 배우자 신분으로 아주 단정하고 신분에 걸맞게 행동했다. 가세가 보통인 것 외에는 흠을 잡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때로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저 싫으면 싫은 것이다.‘지금 얘 혼자 와서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 걸 보니, 분명히 뭔가 있어.’“너 혼자 왔어?”안금여에게는 화를 내지 않고도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 목소리에는 세월이 쌓인 연륜과 침착함이 섞여 있었다.“네, 할머니. 요즘 무진 오빠 회사에 곤란한 일이 생긴 것 같아요. 하루 종일 늦게까지 야근을 하곤 해요.” “그동안 할머니한테 오지도 못하고 좀 소홀했어요, 죄송해요.”예민주가 미소를 지으면서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은, 아주 온화하고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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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3화 개인적인 문제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 두 사람의 가정 환경은 아주 큰 차이가 있었다.안씨 가문은 그 당시에도 운성 전체에서 쟁쟁한 사업가 가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반면에 무진의 할아버지 집안은 그저 먹고 살 만한 평범한 중산층이었다.그러나 이들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결혼에 성공했다.안금여는 그때 얼마나 풋풋하고 순수했는지를 떠올렸다.“할아버지, 할머니의 그런 순수한 사랑이 부러워요.” 예민주는 빙그레 웃으면서 동경하는 척 가장했다.그러나 그 표정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이어서 계속 오늘 온 목적에 중심을 두고 말했다.“무진 오빠와 저는 얼마전에 이미 결혼하기로 했지만 일 때문에 좀 지체되었어요.”“그동안 무진 오빠도 바빠서, 할머니께 결혼식 날짜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결혼?”안금여는 표정이 굳어지면서 눈빛에는 거부의 의사가 드러났다. 격앙된 안금여의 목소리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예민주는 자신들의 결혼에 대해서, 무진이 아직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안금여의 이렇게 놀란 목소리를 듣자, 마음은 다소 씁쓸했다.다만 이런 씁쓸함도 묵묵히 자신의 마음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예민주는 아주 은밀하게 그 감정을 감췄다.다시 말할 때도 여전히 단정한 태도를 유지했다.“네, 저와 무진 오빠도 어쨌든 여러 해 동안 함께 지냈잖아요.” “전에도 결혼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그때는 제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거절했어요.” “얼마 전에 이 일을 다시 언급했는데, 저도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예민주는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입을 열고 말하는 모습도 아주 편안해 보였다.“무진이가 계속 결혼하고 싶어했다는 거야?”잠시 침묵하던 안금여의 눈가에 의문이 떠올랐다.예민주는 일부러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두 손을 입가에 가볍게 대고 거절하려는 듯한 수줍은 태도를 취했다.“무진 오빠가 계속 조급했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단지 이 관계를 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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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4화 찻물을 더 우려내 줘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안금여는 소파의 팔걸이에 두 손을 얹고서 어루만졌다.“기왕 혼사를 상의할 바에는 무진이도 함께 와서 말하는 게 좋겠어. 결국 너희 두 사람의 일이니 말이야.”안금여가 아직도 자신의 말 뜻을 알아듣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예민주는 그저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겉으로는 아주 이해심이 많은 척해야 했다.“무진 오빠가 요즘 너무 바쁘잖아요. 저는 이 일에 오빠가 신경을 쓸 필요 없이, 할머니가 바로 날짜를 정하시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예민주가 웃으면서 안금여를 보고 말했다.“네 뜻은 내가 너희들에게 날짜를 골라 줄 테니, 그때 바로 무진이한테 결혼 날짜를 알려 주라는 거야?” 고개를 끄덕이는 안금여의 눈가에 복잡한 기색이 스쳤다.‘이제 알겠어. 쟤가 빙빙 돌려서 말했지만, 바로 이 말을 원했던 거야.’마침내 안금여의 이 말을 듣자, 예민주는 더 활짝 웃으면서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결국 어른이신 할머니가 날짜를 정하면, 무진 오빠가 일이 좀 바빠도 할머니 말은 꼭 들을 거예요.”“그건 단지 명분일 뿐이야. 무진이 회사의 일이 마무리된 뒤에 다시 말해도 늦지 않아.”두 손을 어루만지는 안금여의 눈빛에서는 싸늘한 한기가 뿜어져나왔다.‘이 집안 사람들은 어째서 모두 이 모양이야? 뭔 일을 이렇게 하기 힘들어!’예민주의 눈가에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예민주의 눈빛은 점점 싸늘해졌다.안금여의 앞에 놓인 찻잔이 완전히 비었다는 걸 눈여겨보다가, 예민주는 갑자기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몇 분 뒤.“할머니, 화장실에 좀 갈게요.”예민주가 갑자기 일어섰다.예민주가 계속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화장실에 간다고 하자 안금여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예민주가 막 거실을 떠난 뒤.탁자 위의 찻잔을 입에 댄 안금여는 그제서야 안에 찻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정희야, 찻물을 더 우려내 줘.”거실을 떠난 뒤 예민주는 화장실로 가지 않고 계단 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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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5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

이미 우려낸 찻주전자를 예민주에게 건네주면서, 하녀는 고마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예민주는 찻주전자를 받아든 예민주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요, 얼른 치워요. 만약에 나중에 할머니가 보시게 되면 혼나잖아요.”안금여가 알게 된다는 말을 듣자 하녀는 당황했다. 할머니 성격이 아주 좋은 데다가 집안의 하인들을 대할 때도 그다지 가혹하지 않았다고 들었긴 해도.하지만 자신도 지난 주에야 여기 왔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 ‘지금 컵 하나를 깨뜨렸는데, 만약 꼼꼼한 사람이 보고 얘기한다면, 이번 달의 월급에서 변상해야 될 지도 몰라.’‘이 집의 물건들은 모두 보통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 물건들 가치도 당연히 만만치 않아!’예민주의 말을 듣자, 하녀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얼른 주방으로 돌아갔다.“제가 바로 치울게요.”하녀가 얼른 돌아서자, 입구에 서 있던 예민주도 찻주전자를 들고 거실 쪽으로 걸어갔다.다만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갔을 뿐이다.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주머니에 숨겨 두었던 작은 알약 하나를 꺼내서 재빨리 찻주전자에 넣었다.다시 찻주전자를 들고 가볍게 흔들고는 다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거실로 돌아온 예민주는 아주 자연스럽게 찻주전자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방금 돌아오는데 마침 하녀가 찻주전자를 들고 오기에, 제가 받아서 가져왔어요.”예민주는 별다른 설명 없이 찻주전자를 놓고 앉았다. 그리고 자기 앞의 찻잔을 들고 이미 식은 차를 마셨다.평소와 같은 예민주의 동작에 안금여도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찻잔에 다시 차를 따랐다.“할머니, 그럼 방금 전에 했던 얘기를 계속하죠. 이 일은 지금 할머니만 결정하실 수 있어요.”예민주는 여전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안금여를 쳐다보았다.찻잔을 든 안금여가 가볍게 한 모금을 마셨다. 차의 향이 순식간에 입안에 가득 차는 것 같았다.“이 일은 너희들의 일이니, 너희들이 결정하면 돼.”안금여의 목소리는 차분해서 감정이나 지나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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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6화 무진이는 건드릴 수 없어

“왜 웃는 거야?”자신의 앞에서 웃고 있는 예민주의 모습이 몹시 거슬리면서, 안금여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다.예민주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왜요, 나는 웃지도 못하나요?”“게다가 할머니가 내게 굴복하게 됐는데, 이런 기쁜 일은 당연히 축하를 해야지요.”그 말을 듣자 안금여는 마침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예민주가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알 수 없는 공포감이 가슴속을 맴돌 수밖에 없었다.태연한 척 소파에 앉아 있지만, 지금 안금여의 마음속은 이미 좀 안절부절 못했다.“무슨 뜻이야?”예민주는 활짝 웃으면서 유유히 안금여의 앞에 앉았다. “알고 싶으면 먼저 나와 무진 오빠의 혼사를 해결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편하게 지내지 못할 거예요!”다시 이전의 화제로 돌아가자, 안금여는 눈썹을 찌푸리고 단호하게 소리쳤다.“결혼은 꿈도 꾸지 마. 내가 이 집에 있는 이상 너 같은 여자는 절대 강씨 가문에 들어올 수 없어!”온몸에 분노가 가득 찬 안금여가 소파의 팔걸이를 두드리며 노발대발했다.“무진 오빠의 목숨도 내 손에 있어요. 할머니, 오빠의 생명을 가지고 모험을 할 건가요?”예민주는 한껏 비웃으면서 안금여를 훑어보았다. 지금 예민주의 모습은 마치 미친 X처럼 행동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너!”“무진 오빠가 예전에 그렇게 단호하게 헤어질 수 있었던 건, 송성연과의 기억을 전부 다 잊어버렸기 때문이었어요.” “지금 할머니의 결정 때문에, 무진 오빠가 갑자기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요!”지금 예민주의 조소는 바닥조차 보이지 않았다. 안금여를 집어 삼킬 듯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두운 기운!그 순간 안금여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었다. 머릿속에서는 5년 전 그날 갑자기 성연과 이혼하겠다고 선언한 무진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일말의 미련도 없이 단호하기 그지없던 무진이의 그때 모습.’‘이전에 성연과 찰떡처럼 붙어 있던 그 시간이 모두 가짜였던 것처럼, 무진이에게는 차가운 느낌만 가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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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이용 가치

“정희야!”몇 번이나 불러도 여전히 대답이 없자, 안금여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오히려 예민주의 눈빛은 조롱의 기색이 더욱 짙어졌다.‘하녀가 어떻게 할머니 소리를 듣겠어?’방금 전 부엌에서 찻주전자를 받았을 때, 예민주는 쥐도 새도 모르게 하녀의 손바닥에 은침 하나를 꽂았다.‘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을 텐데.’은침은 아주 은밀하게 손바닥의 혈자리에 꽂혔다. 은침이 아주 가늘기 때문에 꽂히는 순간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게다가 찔러도 아무런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었다.그러나 몇 분이 지나면 온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쏟아져서, 하루 종일 잠에 빠지게 된다.다음 날이면 전날의 기억은 전혀 하지 못하고 일어나게 된다.이 간단한 침술 수법을 예민주는 10대 때 이미 완전히 터득했다.‘오늘 강씨 가문에 와서 어떻게 준비 없는 싸움을 할 수 있겠어?’“너 이 못된 것! 정희를 어떻게 했어?”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안금여가 미간을 찌푸렸다.예민주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하긴요? 단지 잠을 좀 자게 했을 뿐이에요.”“네 이X,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 안금여는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화가 났지만 무력한 안금여의 모습을 보자, 예민주는 가슴속이 탁 트인 것처럼 상쾌했다.방금 전 안금여의 말에 짓눌려서 불편했던 마음이 이 순간 모두 승리감으로 채워졌다.“다시 한 번 묻겠어요. 나와 무진 오빠의 혼사를 서두를 건가요!”예민주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웃기지 마!”‘좋아, 좋아!’‘아직도 입만 살아 있지만, 그 기세도 오늘이면 사라지게 될 거야!’다음 순간, 테이블 위의 찻잔을 가볍게 집어 든 예민주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저는 이미 무진 오빠의 목숨을 구할 기회를 드렸어요. 할머니가 무진 오빠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겠다면 저도 어쩔 수가 없지요.”예민주의 눈빛은 득의양양한 기세로 가득 차 있어서, 마치 미치광이처럼 보였다.그 말에 화가 치민 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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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8화 비꼬는 말

말이 끝나자 예민주는 바로 현관문을 향해 걸어갔다.거실을 나설 때 예민주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어떤 말은 해야 하지만, 해서는 안 될 말도 있지요. 침묵은 금이라는 말도 있지요!”“할머니가 그렇게 오랫동안 사업을 하셨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요.”간단하게 말을 남긴 예민주는 곧 안금여의 시선에서 사라졌다.거실에는 한동안 안금여 한 사람만 남았다.평상시 조용하던 저택은 지금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 현관문이 천천히 닫히자, 안금여는 마치 어둠이 서서히 자신을 덮어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예민주, 진작에 네가 그때 그 일의 주범이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로 무진이 곁에 있지 못하게 했을 텐데!”소파에 앉아 있던 안금여는 이미 약효가 작용하는 걸 느꼈다. 몸에서 서서히 힘이 없어졌고 목소리도 서서히 약해졌다. 손발이 저리면서 결국 어떤 구조 요청도 할 수 없었다.이튿날 아침, 하루 종일 주방에서 깊은 잠에 빠졌던 하녀가 비로소 깨어났다.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기지개를 켰지만, 눈을 뜨는 순간 주위의 환경이 낯설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아! 아야.”위를 향해 팔을 쭉 뻗었다가 손바닥이 싱크대에 닿자, 하녀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움츠렸다.‘내가 지금 왜 주방에 있지?’잠시 어리둥절했던 하녀는 결국 어제 일이 너무 피곤해서 깜빡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다.‘그래도 보아하니 노마님에게 들키지 않은 모양이야. 이제 별다른 일은 없겠지?’결국 안금여는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이렇게 큰 저택에 하인 한 명만 시중을 들었고, 뭔가를 고치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하인들은 집안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안금여는 평소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도 거의 개의치 않았다. 이제서야 깨어난 하녀는 어제 안금여가 자신을 개의치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휴!’ 한숨을 내쉬며 뺨을 토닥이던 하녀는, 정리되지 않은 주방을 재빨리 치우고 거실로 향했다.소파 앞으로 걸어가던 하녀는 누군가가 소파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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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9화 전혀 생기가 없는 할머니

눈살을 찌푸린 채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낸 무진은, 무의식 중에 핸드폰 화면을 보면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러나 화면에 반짝이는 ‘본가'라는 글자를 보자 곧바로 눈빛이 달라졌다.“회의를 잠시 쉬도록 하죠. 곧 돌아오겠습니다.”말이 끝나자, 무진은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창가에 선 무진의 우월한 외모는 뒷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매혹적이었다.[여보세요?]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맞은편에서 애타는 소리가 들렸다.[무진 도련님, 노마님, 노마님이 갑자기 기절하셨어요! 어서 돌아오세요!]하녀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에 할머니의 몸도 이미 거의 회복되었어. 특히 지난번에 어디를 다녀왔는지 몰라도 돌아오신 뒤에는 하루 종일 입가에 미소를 짓고 계셨어.‘그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신체 단련을 하려고 하셨지.’‘그런데 갑자기 왜 또 이런지 모르겠네.’“지금 어디에 계세요?”절박함을 억누르고 무진이 신속하게 물었다.[주치의 선생님이 이미 본가로 오셔서 할머니를 진찰하셨습니다.]하정희는 이 강씨 가문의 도련님이 재계에서 아주 대단한 인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지금 전화를 하면서도 좀 긴장된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 일에는 자신도 책임이 있기에, 지금은 숨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시계를 힐끗 본 무진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내가 바로 갈게요.”무진이 자리를 뜨자, 조용하고 무겁던 회의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왁자지껄하게 변하면서 무진에 대한 화풀이 소리가 가득했다.매번 이런 회의에서는 거의 모든 부서의 책임자나 프로젝트 책임자가 가장 골치 아팠다.평소에는 부서의 사람들이 자신을 치켜 세우기만 했지만, 여기서는 욕을 먹기 일쑤였다. 매번 무진이 가차 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했지만.그러나 어쨌든 그러한 심적 차이는 몹시 불편했다.몇 분 뒤, 세련된 정장 차림에 깔끔한 포니테일 머리를 한 여비서가 회의실에 들어왔다.“회의가 연기되었습니다. 모두 산회하셔도 됩니다.”말을 마친 여비서는 모두가 주의하기도 전에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회사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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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0화 여자의 육감

“강 대표님, 할머님의 이 병은 좀 이상하군요.”“왜 그렇게 말씀하세요?”누워 있는 안금여를 다시 바라보는 의사의 눈길에는 근심이 어려 있었다.“내가 방금 진찰했지만, 아무런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지난 주에 신체검사를 했는데 검사 결과도 괜찮았지요. 그런데 오늘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지다니 정말 이상하군요.의문이 가득한 시선으로 주치의를 바라보던 무진의 눈빛이 자신도 모르게 차가워졌다.“병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말입니까?”이런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눈빛을 마주하자, 불혹이 넘은 경험 많은 주치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무진의 눈길을 급히 피하면서 말했다.“기금은 단지 간단한 진찰만 했을 뿐입니다. 더 확실한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해야 합니다.”다시 침대의 할머니를 바라보던 무진의 눈길에 피로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할머니 건강 문제는 선생님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병의 원인을 알아내 주세요.”“알겠습니다, 강 대표님.”마침내 두렵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하게 된 주치의는, 주사기를 챙겨서 채혈을 한 뒤 급히 본가를 나섰다.의사가 떠난 뒤, 무진은 혼자 침대 옆에 앉아 오랫동안 지켜본 뒤에야 방에서 나왔다.그리고 아래층의 하녀에게 다가갔다. 눈가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감이 드러났지만, 그래도 간신히 지탱하면서 당부했다.“요 며칠, 할머니 상태를 더 많이 지켜보시면서 잘 돌봐 주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반드시 저한테 얘기해 주세요. 제게 바로 전화하시면 됩니다.”하정희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할머님을 잘 돌봐 드리겠습니다.”“그래요. 요 며칠 할머니를 잘 돌봐 주세요. 다른 일은 다른 사람이 하도록 할게요.”고개를 끄덕인 무진은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지금 여기에 온 지 이렇게 오래되었지만, 이후에도 해야 할 업무가 있었다.본가를 떠난 뒤, 무진은 차를 몰고 도로를 질주했다.마침 점심때라 도로 곳곳이 차량으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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