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님, 할머님의 이 병은 좀 이상하군요.”“왜 그렇게 말씀하세요?”누워 있는 안금여를 다시 바라보는 의사의 눈길에는 근심이 어려 있었다.“내가 방금 진찰했지만, 아무런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지난 주에 신체검사를 했는데 검사 결과도 괜찮았지요. 그런데 오늘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지다니 정말 이상하군요.의문이 가득한 시선으로 주치의를 바라보던 무진의 눈빛이 자신도 모르게 차가워졌다.“병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말입니까?”이런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눈빛을 마주하자, 불혹이 넘은 경험 많은 주치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무진의 눈길을 급히 피하면서 말했다.“기금은 단지 간단한 진찰만 했을 뿐입니다. 더 확실한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해야 합니다.”다시 침대의 할머니를 바라보던 무진의 눈길에 피로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할머니 건강 문제는 선생님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병의 원인을 알아내 주세요.”“알겠습니다, 강 대표님.”마침내 두렵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하게 된 주치의는, 주사기를 챙겨서 채혈을 한 뒤 급히 본가를 나섰다.의사가 떠난 뒤, 무진은 혼자 침대 옆에 앉아 오랫동안 지켜본 뒤에야 방에서 나왔다.그리고 아래층의 하녀에게 다가갔다. 눈가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감이 드러났지만, 그래도 간신히 지탱하면서 당부했다.“요 며칠, 할머니 상태를 더 많이 지켜보시면서 잘 돌봐 주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반드시 저한테 얘기해 주세요. 제게 바로 전화하시면 됩니다.”하정희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할머님을 잘 돌봐 드리겠습니다.”“그래요. 요 며칠 할머니를 잘 돌봐 주세요. 다른 일은 다른 사람이 하도록 할게요.”고개를 끄덕인 무진은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지금 여기에 온 지 이렇게 오래되었지만, 이후에도 해야 할 업무가 있었다.본가를 떠난 뒤, 무진은 차를 몰고 도로를 질주했다.마침 점심때라 도로 곳곳이 차량으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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