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푼으로 커피를 젓던 예민주는 강운경의 이 말을 듣자, 무의식적으로 멈칫했다.하지만 그 작은 동작도 예민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던 강운경의 눈에 포착되었다.강운경의 마음속 의심이 더욱 강렬해졌다.“맞아요. 그날 제가 할머니를 방문하러 갔어요. 무진 오빠가 매일 힘들게 일하는데, 제가 오빠 대신에 좀 나눠서 할 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할 생각으로요.”“아가씨는 정말 효심이 지극하군요.”예민주는 빙그레 웃으며 철이 든 것처럼 보이려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고모님, 저는 무진 오빠가 신경을 덜 쓰고 생활할 수 있게 제 힘을 다 쏟고 있습니다.”큰소리치는 예민주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자, 강운경은 더 이상 그 위선적인 모습을 참을 수가 없었다. 예민주를 볼 때마다 구역질이 올라왔다.“허, 예민주 씨는 정말 철이 들었네요. 무진이가 생활상의 일을 적게 감당하도록 할머니를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든 거군요.”차갑게 비웃은 강운경이 찻잔을 들고 가볍게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짙은 홍차가 촉촉하게 느껴졌다....커피잔을 든 손가락에 힘을 주면서 예민주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고모님, 무슨 말씀이세요. 근거도 없이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예민주 씨, 그렇게 빙빙 돌리지 마세요. 내가 오늘 이미 당신을 찾아온 건,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나도 기본적으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한참 동안 아무 동작도 하지 않고 있던 예민주가,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방금 전의 그 얌전한 모습은 이미 사라졌고, 온몸에는 음흉한 기운이 가득했다.“네, 할머니가 기절한 건 제가 그런 거예요. 하지만 할머니는 그래야 마땅했어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줬는데, 할머니는 오히려 저항을 선택했어요. 폐석인 이상 당연히 사용 가치도 없지요.”예민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마치 아주 가벼운 일처럼 말하고 있었다.이런 잔인한 냉혹함이 지금 강운경의 눈에 들어왔다.바로 일어선 강운경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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