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분이 지난 뒤 예민주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식탁으로 향했다.비주얼은 괜찮지만 아무도 먹지 않는 식탁 위의 요리를 보니 그저 아이러니할 뿐이다.예민주의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가더니 바로 위층을 향해 걸어갔다.이 테이블의 요리는 예민주가 만들었지만, 이 난장판을 누가 치우는지, 그리고 이미 엉망인 주방도 예민주와는 관계가 없다.‘어차피 내 임무는 그저 요리를 할 뿐이야. 뒤처리는 다른 사람이 할 거야!’방으로 돌아온 예민주는 침대에 큰 대자로 드러누웠다.조용히 천장을 쳐다보자, 머릿속에서는 최근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최근에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매일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린 채 피곤한 무진 씨 모습을 보면 할머니 건강은 여전히 그대로인 모양이야.’이튿날 아침, 산기슭의 별장에는 일찍부터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렸다.“엄마가 드디어 우리와 함께 주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네. 오빠, 너무 오래 되어서 나는 아이스크림이 무슨 맛인지 잊어버린 것 같아.”성연은 트집을 잡는 치기어린 꼬마요정의 모습을 보자 정말 기가 막혔다.어젯밤에 돌아와서 아이들 방에 간 성연은 아이들이 아직 자지 않은 모습을 보자,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게다가 또 주말이니 아이들과 함께 놀겠다고 말한 것이다.그런데 오늘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짐을 싸야 할 줄은 몰랐다.지금 헉헉거리면서 바삐 움직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성연은 미소를 지었다.딸아이 앞에 간 성연이 한 손으로 가방을 들면서 말했다.“우리 사진이, 왜 이렇게 큰 가방을 가져가는 거야?”“이거요?” 딸아이가 자신의 손에 든 빨간 책가방을 가리켰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는 백화점에 가는 거지, 소풍을 가는 게 아니야. 이건 가지고 갈 필요 없어.”“아니야, 엄마, 쇼핑을 하니까 이 책가방을 가져 가는 거야. 이 안에 물건을 담을 거야.”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사진이 그럴듯하게 자신의 책가방을 두드렸다.“너 어쩜 이렇게 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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