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841 - Chapter 1850

1863 Chapters

제1841화 오랫동안 먹지 못했어

늘 담담했던 사무도 지금은 호기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오빠, 저기 저 다리 좀 봐, 나비 같지 않아?”“와, 저거 뭐야, 정말 예뻐.”“햄버거를 너무 오랫동안 먹지 못했어. 무슨 맛인지도 모를 거야.”“...”사진은 흥분한 표정으로 수시로 감탄하면서도 또 기어이 오빠와 상호 작용을 해야 했다.여동생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던 사무는, 사진이 한참 말을 하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 대답했다. 그리고 몇 마디 평가한 뒤에야 비로소 사진은 별 말이 없었다.한 아이는 활발하고 움직이는 걸 좋아했고, 한 아이는 침착하고 태연해서 작은 어른 같은 모습을 보면서, 성연도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다 함께 자란 애들인데, 성격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잠시 후, 차는 운성시 도심 번화가의 백화점에 주차했다.도심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변에 국제적인 브랜드들이 가득 차 있다. 1층의 보행자 통로에는 사방에 젊고 아름다운 청년 고객들이 가득했다.또 귀부인처럼 차려 입은 젊은 부인들도 적지 않았다. 좌우에 여러 명의 보모들이 쇼핑백을 들고 가는 장면도 많이 볼 수 있었다.성연은 두 아이를 데리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결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노는 것이다. 아이들은 오는 도중에 오늘 하루를 어떻게 놀아야 할지 계획도 세워 두었다.‘때로는 정말 사진이한테 탄복할 수밖에 없어. 공부할 때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지만 놀 때는 머리가 정말 빨리 돌아가지.’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이미 흥분해서 어쩔 줄 몰랐다.사진은 한 손으로 성연의 손을 잡은 채 줄곧 앞으로 달려갔다.성연은 그저 딸아이에게 끌려서 앞으로 간다고 느낄 뿐이다.“아가야, 왜 엄마를 끌고 가는 거야?”“저쪽에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맛있어 보여.”사진이 자신을 끌고 달리는 방향을 따라서 보자, 한눈에도 그곳에 아이스크림 모양의 광고판이 가게 입구에 놓여 있는 걸 볼 수 있었다....‘지금의 상인들은 정말 너무 대단해. 제품을 이렇게 눈에 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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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2화 1분 동안 단교할 거야

“사진아, 너 또 먹을 거야. 너 배 좀 봐, 이미 볼록하잖아.”‘어, 사무가 사진이한테 맞고 싶은 건 아니겠지?’성연이 돌아봤지만 사무는 담담하게 보고 있을 뿐 표정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오히려 오빠의 말에 사진은 지금 벌써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두 손으로 눈가의 눈물을 쓱쓱 닦으면서 억울한듯이 말했다.“오빠, 오빠가 사진이를 싫다고 했어.”오빠를 가리키면서 사진이 울먹이며 말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티없이 맑고 깨끗해 보였다.사무의 표정에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냉정하게 여동생의 볼록한 아랫배를 보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나는 단지 사실을 말할 뿐이야. 싫어하는게 아니야.”“엄마! 오빠 좀 봐, 나 지금부터 오빠랑 1분 동안 절교할 거야!”말을 마친 사진은 오빠를 보지 않으려는 듯이 몸을 돌렸다.성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두 익살꾼 녀석들, 하나는 정적이고 다른 하나는 동적인데 오히려 재미있네.’‘그러나 대부분은 사무가 말 한 마디로 사진이 말문이 막히게 만들지.’‘지금은 화가 났지만, 잠시 후면 다시 즐거운 모습을 되찾을 거야.’‘사진이 절교한다고 했지만 고작 1분에 불과하잖아.’‘잠깐 뒤면 또 친해질 수밖에 없어.’‘그건 피가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겠지.’성연은 여전히 츤데레 표정을 짓고 있는 어린 공주를 힐끗 보면서 놀리는 투로 말했다.“방금 누가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화가 나서 먹고 싶지 않겠지?”“사무야, 그럼 우리는 그냥 위층으로 가자. 이런 단 음식은 먹지 말고.”갑자기 엄마가 부르자, 고개를 든 사무가 엄마와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럼 우리 갈까?”엄마와 오빠의 대화를 듣자 사진은 얼른 눈물을 그쳤다.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자 황급하게 쫓아갔다.“안 돼! 엄마하고 오빠하고 사진이를 괴롭힐 거야? 엉엉, 사진이는 왜 이렇게 힘들어.”말을 하면서 사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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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3화 제 아이들이에요

“사무야, 엄마가 안아줄까?”사무는 엄마를 한 번 보더니,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 눈치였다.그리고 잠시 후 비로소 말을 꺼냈다.“엄마, 피곤하지 않아요?”그 소리를 듣자, 성연의 가슴이 뭉클했다. ‘이 녀석은 정말 철이 들었어.’“사무야, 엄마는 피곤하지 않아.”말하면서 성연은 아이들을 품에 안았다.전에 외국에 있을 때는, 외출할 때마다 양 팔에 아이 하나씩 안고 다니는 경우가 흔했다.‘그동안 정말 바빠서 아이들한테 좀 소홀했어.’여전히 한숨을 내쉬는 성연의 눈가에 언뜻 슬픈 기색이 비쳤다.“이 빨간 케이크가 맛있어 보여. 그리고 이 도넛도 너무 향이 좋아! 엄마.”아이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운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마음껏 노는 것이다.성연이 먹거리를 한 무더기 시켜서 탁자 위에 놓자, 사진의 얼굴에서는 이미 웃음이 함박 꽃을 피우고 있었다.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를 감출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빨리 먹자. 그런데 아이스크림 볼은 이번 달에 한 번만 먹는 거 알지?”사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투덜거렸다.“왜 한 번밖에 못 먹어? 사진이는 한 번에 조금만 먹는데.”“조금만 먹는다고?”성연은 사진의 눈앞에 가득 담긴 아이스크림 볼을 바라보았다. 위에는 볼이 3개, 아래에는 초콜릿과 생크림이 들어 있었다.원래는 그저 볼 3개짜리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사진의 귀여운 공세에 직원 언니가 그 안에 훨씬 많은 재료들을 더 넣었다.아래에서 디저트를 먹은 뒤, 세 사람은 위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이때 다른 한쪽에서 익숙한 사람이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오늘 할머니가 잠든 사이에 강운경은 엄마의 말에 따라 옷을 사러 나왔다. 며칠 뒤 몸이 좋아지면, 밖에 나와서 햇볕을 쬐고 싶은데. 이전의 옷은 다소 유행에 좀 뒤떨어진 느낌이라는 엄마의 말에 따라서.엄마의 부탁에 강운경은 좀 우습게 느껴졌다.‘엄마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미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네.’‘엄마는 곤란한 옷차림인 적이 평생 한 번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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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4화 왜 알아내지 못하겠어

지금 눈앞의 이 귀여운 두 인형을 보자, 강운경은 마음이 녹을 것만 같았다.“이 두 아이는 정말 너무 귀엽구나.”성연은 입술을 오므린 채 가볍게 웃으면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한껏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들을 향한 채.“그래요, 이 나이때는 그렇지요.”“맞다, 고모, 쇼핑하러 오셨어요?” 성연은 다시 강운경을 바라보면서 화제를 돌렸다.두 아이의 귀여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강운경은, 성연의 이 말을 듣자 얼른 정신을 차렸다.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할머니가 쇼핑을 시켰다고 간단하게 말했다.비록 그 자리에서 할머니의 요구를 들은 건 아니지만, 성연은 자신에게 화가 난 할머니가 그렇게 말했다는 걸 유추할 수 있었다.“할머니가 평생 정확하게 일하시는 게 습관이 되셨잖아요. 이제 몸이 많이 좋아지시니까 자연히 더 신경을 쓰신 모양이에요.”강운경이 가볍게 탄식했다.“어쩔 수 없지. 이제는 엄마가 그냥 좋아하시는 대로 하시면 좋겠어.”두 사람이 몇 마디 말도 나누지 않았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성연은 두 아이를 안고 나와서 강운경을 돌아보았다.“그럼 고모, 저희는 먼저 갈게요.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또 만나요.”말을 마친 성연이 아이들을 내려놓자, 두 아이도 고분고분하게 성연의 곁에 꼭 붙어 있었다. 성연의 허락 없이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겠다는 듯이!강운경이 또 뭔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앞의 사람이 이미 엘리베이터 문을 눌렀다.아이들을 데리고 성연이 내린 층은 온통 어린이 낙원이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들은 이미 재미있는 모래성을 찾았다.원래 아이들과 함께 놀러 온 거라서, 아이들이 연합 공세를 펼치자 성연도 아이들의 요구에 응했다.“너희들 놀면서 옷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돼, 알겠지?”사진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때 고분고분 따르지 않으면, 언제 또 그러겠는가?“걱정 마, 엄마, 반드시 엄마 말 대로 할게, 몸에 더러운 물건을 묻히지 않을 거야.”사진은 여전히 포커 페이스인 오빠를 애절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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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5화 더군다나 아이들한테도

성연의 머릿속에는 전에 아이들이 WS그룹에 갔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그때의 소동 이후 무진 씨와 예민주는 이미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다행히 내가 결국 과거를 숨겨서 무진 씨는 의심하지 않았을 거야.’다만 그때, 자신들을 보던 예민주의 눈빛에 질투와 적대심이 가득했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 일을 떠올리자 성연의 몸이 저절로 떨렸다. 온몸에 기세가 가득차는 걸 느끼면서 마음은 더욱 어두워졌다.할머니의 일은 이미 성연에게 예민주는 차분하게 참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일단 예민주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아무 이유도 없이 일을 저지를 수 있어.’‘더군다나 아이들한테도?’‘그러나 예민주가 감히 내 아이들에게 손을 뻗친다면, 결과는 하나밖에 없어!’성연의 눈에서는 피에 굶주린 기색이 번뜩였지만, 성연은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무서운지 전혀 깨닫지도 못했다.한 시간 후, 일어선 성연은 여전히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갔다.“얘들아, 우리 이제 가야겠지?”즐겁게 놀다가 떠난다는 말을 듣자, 사진의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울상이 되었다. 입술을 삐죽 내민 채 골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아, 엄마, 내가 방금 오빠한테 작은 성을 만들어 달라고 했단 말이야.”아이의 눈빛을 따라서 성연은 눈앞의 모래성을 바라보았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서, 모래로 쌓았다고 얕잡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모든 창문과 방문도 새겨져 있었고, 또 탑 끝에는 작은 장식도 있었다.“사무는 정말 창조력이 대단한 걸! 정말 대단해!”흐뭇한 표정으로 두 아이를 바라보면서, 성연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다른 쪽을 바라보면서 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너희들 계속 여기서 놀 거야? 아니면 저쪽에 가서 다른 걸 놀 거야?”“여기는 아주 커. 놀이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재미있는 것도 많단다.”“내가 방금 보니까, 저쪽에 수채화도 있고 범퍼카도 있고 워터파크도 있어. 정말로 가보지 않을 거야?”성연은 끊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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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6화 화제를 돌리겠다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성연은 자신이 정말 행복한 엄마라고 느꼈다. ‘사무는 이렇게 귀여운 데다가 다른 사람들도 생각할 줄 아니 말이야.’“우리 사무는 어쩜 이렇게 철이 들었지?”두 손으로 아이의 이마를 어루만지면서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엄마는 정말 너희들을 사랑해.”엄마의 뽀뽀에 얼굴이 빨개졌던 사무가 잠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도 엄마를 사랑해요.”“요즘 엄마 일이 너무 바빠서 매일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는데, 그래도 걱정 마.” “앞으로는 엄마가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너희들과 더 많이 지내도록 할게.”양 손으로 두 아이를 안고 있는 성연의 눈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겉으로는 감정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많은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지만, 때로는 성연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다행히도 하늘의 구원처럼 이 두 아이가 늘 성연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것이다.다음 며칠 동안 성연은 여전히 이전과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낮 시간에는 거의 회사에서 업무를 봤고, 퇴근 후에는 강씨 가문의 본가로 향했다.성연의 지나친 생각인지 몰라도, 무진도 이전보다 본가에 더 많이 온다는 생각이 들었다.성연이 할머니에게 침을 놓을 때, 무진은 한쪽에 서서 말도 없이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어떤 때는 침술이 끝날 때까지 서 있기도 했다.이날도 여전히 마찬가지였다.성연은 방금 은침을 놓고 체내의 여독이 배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때 문득 누군가 방안에 들어왔다는 걸 알아차렸다.“요즘 WS그룹의 업무가 많지 않은 모양이네요.”무진이 들어온 걸 본 성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막 방안에 들어오던 무진이 가볍게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안금여의 상태 변화를 지켜보던 성연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WS그룹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적어도 30분은 걸리니까, 요 며칠 계속 8시 전에 퇴근한 모양이네요.” “이렇게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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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7화 나쁜 일을 꾸밀까 봐 겁이 나요?

시선을 돌렸다가 할머니의 굳게 닫힌 눈꺼풀이 살짝 떨리는 걸 본 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지금 깨어나셨는데도 잠든 척하시는 게 분명해. 왜 그러시는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하지만 지금 그 사실을 지적한다면, 할머니의 호의를 저버리는 게 되겠지.’성연이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결국 그렇게 독한 약에 중독된 데다가 요 며칠 겨우 깨어나셨잖아요.” “몸도 좀 약해지셨으니까, 많이 주무시는 것도 정상적인 현상이에요.”“그래요?”무진은 좀 의아했다.성연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를 믿지 못하시겠어요? 아니면 제가 거짓말로 당신을 속인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그 말에 무진이 황급히 부인했다.“다른 뜻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성연은 다른 곳에 다시 은침을 놓았다. 결국 할머니의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니까.침을 놓는 위치도 아주 정확하고 조금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기에, 침을 놓을 때는 성연도 진지했다. 무진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오로지 침을 놓는 데만 집중했다.반 시간이 지난 후, 마침내 안마까지 다 마쳤을 때는, 이미 9시가 훌쩍 지난 상태였다.소지품을 정리한 성연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문밖에서 빗소리가 들려왔다.‘비가 오네?’성연은 천천히 눈살을 찌푸렸다. ‘저녁때 본가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올 것 같지 않았는데.’‘공교롭게도 오늘 마침 서한기가 다른 일을 처리해야 해서, 그쪽으로 가라고 했지.’성연은 원래 침을 다 놓은 뒤에 택시를 타려고 했다.하지만 지금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어서 택시를 잡기가 힘들었다....“이제 돌아가려고요?”성연이 고심하고 있을 때, 누군가 성연의 등 뒤에서 말했다.“아직 안 갔어요?” 무진을 본 성연이 무심코 말했다.무진이 가볍게 웃었다.“평소에는 할머니만 계시지만, 여기가 강씨 가문 본가라는 걸 잊지 마세요. 저 역시 강씨 가문 사람인 걸요.”다소 머쓱해진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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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8화 간헐적인 두통

“앞자리에 앉으세요.”차 앞으로 다가간 무진이 앞자리 문을 열고 조용히 말했다.성연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조수석에 앉는 걸 별로 마음에 두지 않는다 해도.’‘남자가 운전하는 차의 앞자리에 탄다는 건 아무래도 의미가 있기 마련인데.’무진은 마치 성연이 지금 마음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한 것처럼 말했다.곧바로 무진의 말이 이어졌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그저 기사가 된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흠흠...”어두운 눈빛으로 미간을 찌푸린 성연은 다소 난처한 기색이었다.‘좀 불편하긴 해. 그래도 무진 씨가 이미 이렇게 말했는데도 만약 내가 계속 고민한다면, 좀 인정머리가 없어 보일 거야.’ ‘게다가 무진 씨가 한 말을 정말로 너무 확대 해석한 게 되겠지.’비는 빨리 내린 만큼이나 빨리 그쳤다. 차가 시내에 도착했을 때, 세차게 내리던 비는 이미 서서히 그쳤다.차 안에는 두 사람밖에 없는 데다가, 두 사람의 예전 관계 때문에 다소 어색해 보였다.성연은 창밖을 보면서도 이따금씩 옆자리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 사이에도 옆에 앉은 무진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하실 얘기가 있으면 하세요.”그윽한 눈빛으로 앞만 바라보면서 운전하던 무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성연의 눈빛이 바로 흐릿해졌다.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그러나 한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아직도 머리가 아파요?” 잠시 머뭇거리던 성연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두통?’고질병인 두통을 생각하자, 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내 두통을 어떻게 알았어요?”성연은 가볍게 입술을 삐죽거렸다. ‘전에 무진 씨와 고모와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사실을 깜빡했네.‘그래도 해명할 수밖에 없지.’“전에 할머니에게 침을 놓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우연히 강 대표님과 고모님의 대화를 듣게 되었어요.” “미안해요.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에요.”핸들을 꼭 잡고 있던 무진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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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9화 책임자의 대리인

몇 분이 지나도 무진의 대답이 없자, 성연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그때 무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그 기억이 즐거운 기억인지 근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저는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에요.” “비록 이미 오래 전의 일이지만,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면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렸다고?’그 말을 듣자, 성연은 마음속 한 구석이 따뜻해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무진을 바라보았다.‘방금 한 말이 얼마나 큰 마력을 가지고 있는지, 무진 씨는 알고 있을까?’지금 성연은 마치 두 사람이 딱 붙어 지내던 5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했다.‘우리 사이는 정말 그렇게 아름다웠어. 고요하고 평온하게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면, 다른 사람은 전혀 끼어들 수가 없었지.’‘그런데 왜 그런지 몰라도 어느 날 갑자기 돌변했어. 나를 보면서도 눈빛은 오히려 담담하고 평온하기만 했어.’‘그렇게...’“송성연 씨, 언제 치료를 시작하실 건가요?”“송성연 씨?”“어?” 이전의 기억에 성연의 마음은 훈훈했지만, 갑작스러운 무진의 말소리에 기억들은 순식간에 기억들이 흩어졌다. 얼른 마음을 다잡은 성연이 맞은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뭐라고 하셨어요?” 방금 무진이 뭐라고 했는지 몰라서, 좀 어색했지만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줄곧 효율을 중시해서 반복해서 말을 하는 법이 없던 무진이, 성연에게는 방금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반복해서 말해 주었다.“아, 스케줄요? 제게 치료할 시간을 주시는 건가요?” 성연의 표정에는 기대하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동안 할머니께 침을 놓느라, 송성연 씨 시간을 많이 뺏었지요.”“어차피 저녁 시간이라서 괜찮아요.”기대감을 담은 눈빛으로 바라보던 성연이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할머니 몸의 독은 이미 거의 다 배출했으니까, 앞으로는 집에서 좀 쉬시면 돼요.”“그럼 내일로 하죠. 제가 본가에 갔을 때 한번 치료해 볼게요.”무진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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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0화 아빠를 원해

그동안 회사 일로 바빠서, 술잔을 나누는 이런 사교 모임은 당연히 별로 중시하지 않았다.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자리만 성연이 참석했고, 나머지는 모두 홍보 파트에서 맡아서 처리했다.성연도 일정표에서 무진이 말한 이 파티를 봤지만, 원래는 참가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제는 흥미가 생겼다.“크루즈 유람선에서 자선 경매도 하고 괜찮아 보이네요. 그럼 내일 한번 가봐야겠어요.”무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그럼 치료는 잠시 미루도록 하죠.”두 사람이 대화를 거의 다 마칠 때쯤, 차도 성연의 집 앞에 도착했다.산기슭의 별장 밖.“많이 늦었네요, 강 대표님도 일찍 돌아가세요.”차가 천천히 멈추자, 성연이 얼른 말한 뒤 차에서 내렸다.말을 마치고 차에서 내린 성연은, 무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벌써 안쪽으로 걸어갔다.차문 손잡이를 잡고 있던 무진은, 자신의 손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미소를 지었다.‘정말 집안에 들어가서 차라도 마실 수 있을 줄 알았어?’‘시간이 이미 이렇게 늦었는데, 지금 여자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는 건 좀 어색하겠지.’‘하지만 내가 아직 말도 하기 전에 벌써 가 버렸네. 나를 너무 나쁘게 본 건가?’차안에 앉아 있던 무진은,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다시 차의 시동을 걸었다.그리고 왔던 길을 따라서 별장 지역을 빠져나갔다.이때 별장 2층은 이미 시끌시끌했다.레고를 쌓고 있던 사진과 사무는, 바깥에 자동차 소리가 나자 얼른 창가에 매달렸다.지금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차 소리가 났으니, 당연히 엄마가 돌아온 것이다.하지만 두 아이는 사랑하는 엄마가 낯선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말았으니!두 녀석의 표정은 각기 다른 변화를 띠고 있었다.“오빠, 엄마가 아빠를 배신한 걸까?”“이 시간에 낯선 남자가 왜 엄마를 데려다 준 거야?”“엄마 걸음이 빠른 것 같지 않아?”사진은 줄곧 옆에서 중얼거리면서 그 차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침착해 보이지만 사무도 마찬가지로 당황했다.“저 남자는 누구지? 신사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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