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성연이 약속대로 커피숍으로 갔을 때, 진혜선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옆에는 뜻밖에도 서한기도 앉아 있었다.“임무는 다 완수했어?” 서한기를 본 성연이 의아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더 놀라운 건 두 사람이 나란히 함께 앉아 있다는 사실이었다.진혜선은 수줍은 모습이었다. 서한기를 보고는 또 고개를 숙이면서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성연의 마음속에 더욱 의문이 생겼다.“두 사람, 혹시?” 성연은 끊임없이 두 사람을 훑어보면서, 진혜선이 없던 시기에 뭔가 일이 생겼다고 느꼈다.성연은 입술을 꼭 다문 채, 아예 진혜선이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서한기가 진혜선의 손을 잡았지만, 진혜선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성연의 눈길은 줄곧 두 사람의 손을 향했고, 결국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한기 씨, 임무를 혜선 언니한테 맡긴 거야?”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성연은 어쩐지 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심호흡을 한 뒤, 관계를 인정하는 진혜선의 말을 들었다.“한기 씨가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우리들 감정에 스파크가 튄 거야.”이제 성연은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아예 입을 다문 채 차분하게 진혜선의 이야기를 들었다.그때 진혜선은 길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혼자 기분 전환을 하고 있었다.진혜선의 마음속에서 무진이 없어도 될 정도로 많이 좋아졌지만, 여자가 혼자 밖에 있을 때는 도둑을 주의해야 했다.진혜선은 도둑에게 지갑을 빼앗겼다. 지갑 안에는 여러 증명서도 들어 있어서, 잃어버리면 돌아오려고 해도 아주 번거로웠다. 진혜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해외 출장을 갔던 서한기가 진혜선이 도둑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별로 생각하지도 않고 곧바로 달려간 서한기가 넘어져서 다치면서까지 도둑을 잡았다.진혜선은 서한기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부상을 치료하는 동안 계속 돌봐 주었다.접촉이 계속되는 가운데 점차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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