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손을 뻗어 동방설령을 부축해 일으키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잘했어, 날 따라와.”그렇게 말하고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뒷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동방설령은 깊이 숨을 들이켠 뒤, 재빨리 그의 뒤를 따랐다.오륙에서 일성 준천신 경지의 강자 셋과 맞섰던 순간,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당시 한지훈이 오륙에서 치른 그 전투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이었는지!그리고, 오륙의 몇몇 대가문들이 용국인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었는지를 더욱 분명히 알게 됐다!예전의 동방설령은 자신이 오륙의 명문가 집안으로 시집가는 걸 자랑스러워했다.그러나, 상대가 그녀를 단지 장난감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순간, 그녀는 비로소 크게 깨달았다.나라가 강해야, 국민도 강해진다는 건,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것을 말이다!그날 이후, 동방설령은 혹독한 수련에 매진하며 동방 가문이 정해둔 혼인을 단호히 거부했다.영기가 회복된 뒤로는 오륙에 있는 용국인을 위해 수차례 앞장서 싸웠으며 오륙의 여러 대귀족 가문들과 맞서 싸우기까지 했다.심지어 천신계 강자에게 추적당하며 목숨을 위협받았지만, 결코 물러선 적이 없었다.한지훈이 어찌 이 사실을 몰랐겠는가?신룡전은 세계 전역에 펴저 있었고, 세계 곳곳에 신룡전의 눈과 귀가 있었다.동방설령의 강렬한 등장은 곧바로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한 선생님, 그 당시 집안 어른들이 일시적으로 판단을 흐려, 역적 행위를 저지른 건 실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제가 어른들을 대신해, 한 선생님의 자비에 감사를 드립니다!”그 시절, 동방설령은 모든 내막을 알고 있었기에 동방 가문의 행동이 어떤 선을 넘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잘못을 알고 고치는 것이 가장 큰 선이다. 보아하니, 몇 년 사이 너도 많이 달라졌구나.”한지훈은 아주 평온한 어조로 말하며, 손에 든 찻잔을 그녀에게 건넸다.동방설령은 두 손으로 황급히 받으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한 선생님, 저는 4년 전에야 비로소 한 선생님의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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