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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7 Bab

제2961화

한지훈이 손을 흔들자, 그 보이지 않던 위압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이내 낙기천은 무릎에서 올라오는 극심한 통증을 참아내며 겨우 일어섰다. “한지훈, 오늘 네가 저지른 일들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야!”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낙기천은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곧바로 하늘에는 수많은 먹구름이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공중에서는 수많은 천둥 번개가 교차하기 시작했고, 그 장면은 매우 무서웠다. 심지어 구름층은 이미 100미터 높이도 안 될 정도로 낮게 깔려 있었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많은 사람들은 구름층 속을 똑똑히 보아내기까지 했다. 그 구름층 속에는 팔 굵기만 한 거대한 전광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보였다. 곧이어 지름이 10미터도 안 되는 천둥 번개가 공중에서 점차 모양을 형성하고 있었다. 일단 이 거대한 천둥이 내려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차갑게 한마디 던졌다. “꺼져!”단 꺼지라는 말 한마디에, 시커멓던 그 먹구름은 마치 천적을 만난 것처럼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지게 됐다. 방금까지 한곳에 몰려있던 천둥 번개들도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져버렸다. “너! 이... 이럴 리가 없잖아!”당황한 낙기천은 눈알마저 튀어나올 것 같았다. 방금 그가 보인 진법은 천산 3대 진법 중의 하나인 천위 멸종진이었다. 그런데 한지훈의 한 마디에 사라지게 되다니? 화가 난 낙기천이 입을 떼려는 순간, 강한 힘이 그에게로 돌진하여 바로 낙기천을 땅에 쓰러뜨렸다. 이내 한지훈은 천천히 다리를 들어 낙기천의 얼굴을 짓밟았다. “내가 말했지, 몇 년 전 5대 명산 강자들은 그래도 꽤나 똑똑했는데 넌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다고!” 낙기천은 거의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분명히 전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지훈의 앞에서는 여전히 땅강아지 같은 존재가 될 줄은 몰랐다. “내가 전에 너희 천산 사람들한테 경고했지, 함부로 나쁜 짓 하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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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2화

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순간 멍해졌다. 한지훈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과연 반보 인왕과 비교할 수 있을까? 그만큼 천신과 반보 인왕 사이의 실력 차이는 너무나도 컸기에, 근본적으로 전투 경험으로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현재 5대 명산에는 반보 인왕계 강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소식이 이미 용국 전체에 퍼진 상황이었다. 한지훈은 그저 낙기천을 차갑게 쳐다볼 뿐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침묵하는 한지훈의 모습에 낙기천의 얼굴에는 웃음이 드러났다. 자신의 말을 들은 한지훈이 충격을 받은 거라 확신했다. 자고로 5대 명산의 반보 인왕계 강자는 용국의 최상위 전력이라고 볼 수 있다. 한지훈은 4성 천급 천왕계에 발을 들여놓긴 했지만, 필경 반보 인왕은 아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낙기천은 기세등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당당하던 북양왕도 무서운 순간이 있나 봐? 너 방금까지 자신감이 넘치지 않았어?”“어디 한번 때려봐 봐! 내가 봤을 때 네가 다시 움직이면...”“팍!”낙기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때렸다. 제대로 얻어맞은 낙기천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반보 인왕이 뭐가 대수라고, 반보 인왕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세속인 법률을 따라야 해! 받아들이기 싫으면 네가 그렇게 존경하는 반보 인왕 어디 한번 불러와 봐!”한지훈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웠다. 그의 말을 들은 낙기천은 물론, 유청마저 어안이 벙벙해졌다. 상대는 무려 반보 인왕이라고! 게다가 낙기천이라면 얼마든지 반보 인왕을 모셔올 수도 있었다. 필경 낙장생은 엄연히 천산의 대원 원장이기에, 또한 서검원은 파괴된 후 근 몇 년간 다시 창립된 조직으로서 여전히 천산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원이었기에, 자신의 아들이 한지훈에 의해 이렇게 비참하게 당하게 된 걸 알게 되면, 낙장생은 기어코 천산 반보 인왕을 모셔올 수 있었다. 든든한 배후를 믿고 있었던 낙기천은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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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3화

게다가 한지훈의 나이는 매우 어리기만 한데, 어떻게 그 영감들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 필경 이 세상에는, 근본적으로 단번에 이룰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특히나 무예를 배우는 길에서, 경험과 세월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초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한지훈의 단점이었다. 그는 너무나도 젊기 때문이다. 한지훈은 살짝 손을 흔들고는 낙기천 일행을 흘겨보았다. “이렇게 해야만 저들이 포기하려 할 수 있고, 무종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어!”그 말에 구경꾼들은 분분히 의론 하기 시작했고, 모두들 한지훈을 위해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 사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구세주인 북양 왕이 돌아오자마자 반보 인왕의 손에 죽게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지훈의 말에는 아주 명확한 뜻이 숨겨있기도 했다. 과거 무종 사람들이 얼마나 미친 짓을 저질렀든, 얼마나 많은 상식을 벗어난 일들을 했든 이제부터라도 그들은 반드시 규율과 법을 준수해야만 한다. 즉 한지훈은 묘당을 대표하여 5대 명산을 향해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한 것과 같았다. “배짱이 있네!”낙기천은 이를 악물고는 이내 휴대폰을 꺼냈다. 마찬가지로 나지용과 한천우 두 사람도 잇달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선생님,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보세요! 일단 반보 인왕이 끼어들게 되면 분명히 죽게 되는 운명입니다!”보다 못한 나계홍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에게 작은 소리로 타일렀다. 그러나 한지훈은 평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계홍을 향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표시하였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이 5대 명산 반보 인왕계 강자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선전포고를 하게 된 소식은 순식간에 온라인을 들썩거리게 하였다. 뉴스를 확인한 진우는 매우 흥분했다. 만약 전에 산성에서 반보 인왕계 강자와 맞붙었던 상대가 소태종이라면, 당시 한지훈이 소태종으로 위장한 거라 감히 추측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오랜만에 돌아온 북양 왕이 당차게 5대 명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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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4화

영기가 점차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5대 명산의 반보 인왕경 강자들도 차례로 출세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인왕계 강자들도 곧 돌아올 예정이었다. 이 상황에 한지훈은 과연, 뭔 능력으로 파장을 일으킬 수가 있겠는가? 설령 그에게 10년이란 시간을 더 준다 하더라도 그는 이 시대의 선구자가 될 수 없었다. 세월이 흐르게 되면 오히려 더욱 많은 강자들이 돌아오게 될 것이고, 그중에는 이 시대를 이끌어가게 될 선구자들이 단 한 두 사람이 아닐 것이다. 설령 한지훈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는가? “흥, 그렇게 확신하지는 마. 어쩌면 일이 네가 생각하는 거랑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어!”진우는 차갑게 한 마디 맞받아쳤다. 그가 아는 한지훈이라면, 감히 이렇게 도전장을 내민 이상 본인이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필경 이것은 묘당의 목소리를 대표하여 한 발언이기도 하기에, 만약 5대 명산에 의해 패하게 된다면 묘당의 명성도 손상될 것이다. 진우는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5년 동안 5대 명산과 무종 사람로부터 억눌리며 살아왔는데, 이제야 마침내 숨을 편히 내쉬고 어깨를 높게 올릴 수 있게 되었으니! 게다가 한지훈이 일단 돌아오기만 하면 용국은 이전의 용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묘당은 용국의 지고무상한 존재가 될 것이다. 한지훈이 공개적으로 5대 명산을 도발한 소식이 전해지게 되면서, 5대 명산은 단단히 화가 났다. 천산의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임없이 울렸고, 하늘을 덮은 천둥 번개는 거의 두 배로 넓게 번지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항산 위에도 먹구름이 덮여 있었고, 주위 반경 백리 안에는 음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화산의 지주인 한 노인은,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검을 들고는 마구 휘두르며 직접 백리 밖의 작은 산까지 깎아내 평평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5대 명산의 거친 움직임은 순식간에 전국에 퍼지게 됐다. 한편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다시 용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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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5화

바로 그때, 역외에서 유럽으로 갓 돌아온 한 강자가 차가운 목소리를 냈다. 한편 천산 뒤뜰에는, 천산 검선 유럽의가 뒷짐을 짊어진 채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초천홍이 서 있었다. “사부님, 이번 한지훈의 일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초천홍은 줄곧 눈을 내리깐 채, 심지어 감히 상대방을 한 번도 쳐다보지를 못했다. “그걸 굳이 나한테 물어볼 필요가 있어? 북양 왕의 신분인 건 맞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야. 그 정도 신분은 더 이상 그를 보호할 수도 없어!”“그리고 그놈이 고작 그런 사소한 일 때문에 공개적으로 우리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생각해?”“그는 묘당을 대표하여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야. 우리 무종이 다시 묘당 앞에서 무릎 꿇기를 원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어서는 안 돼!”“일단 화산과 항산 쪽의 의향을 알아봐 봐. 만약 그들이 갈 의향이 있다면 단번에 묘당을 제압하게끔 해. 그들에게 우리 5대 명산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줘서 이제부터라도 우리한테 고분고분하게 움직이게 해야지!”아니… 그 말을 들은 초천서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고작 4성 천급 천신을 상대하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전력을 동원하는 건 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사부님, 그는 단지 천신계일뿐입니다. 저희 중 아무나 한 손으로 깔아뭉갤 수 있는 존재라고요! 고작 그놈을 죽이기 위해서 단번에 몇 명의 반보 인왕계 강자를 파견한다면, 저희의 명예를 욕되게 할 뿐입니다!”“흥! 네가 뭘 알아! 우리는 한지훈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그놈이 있더라도 묘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려는 거야!”“그들이 아무리 힘을 써봤자 우리 5대 명산과는 맞설 수 없어. 무종한테 굴복해야 한다고!”“북양왕이든 국왕이든, 일단 감히 우리 5대 명산의 뜻을 거역하면 죽음 밖에 없어!”“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좋은 소식이나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게!”오양의는 단호한 말을 남기고는 하찮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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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6화

어마무시한 위압은 천산에서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강중으로 몰려들었다. 게다가 영문을 모르는 일반 백성들은 이 무서운 위압에 짓눌려 무릎을 꿇지 않을 수가 없었다. 초천홍이 멀리 사라지고 나서야, 일반인들은 겨우 땅에서 발버둥 치며 일어섰다. 뿐만 아니라, 세 강자의 세 갈래의 위압은 거의 동시에 강중을 향해 날아가게 됐다. 그 순간, 작은 강중시는 말할 것도 없고 온 천성의 대지가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었다. 모두가 반보 인왕계의 무서운 실력을 느끼게 됐다. 역시나 들려온 전설처럼, 일념 하나만으로 대지를 움직이고 있었다. 용국의 거의 모든 언론은 이 일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 특히나 강중의 백성들은 더욱 불안해했다. 이 막상막하의 대결이 곧 그들의 터지인 강중에서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부자들은 대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찍이 이사와 자산 이전을 마친 상황이기도 했다. 이 전투가 끝나고 나서는, 강중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을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필경 반보 인왕계 강자의 기세라면, 얼마든지 일념만으로도 강중을 세상에서 지워낼 수 있었다. 그리하여 부자들이 선택한 최상의 방법은 바로 이곳을 탈출하는 것이었다. 물론 절대다수의 백성들은 여전히 남기를 선택하였다. 한편으로, 그들은 한지훈이 그들의 안전을 보호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향을 떠나기가 어렵기도 했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자라서 자식들을 낳고 길러온 삶의 터전을 버릴 수가 없었다. 한편 전 세계는 초천홍 일행을 주목하고 있기도 했다. 아무도 5대 명산 반보 인왕계 강자가 정말로 손을 쓰려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 명이 함께 달려들게 되다니. 순식간에 용국의 SNS는 발칵 뒤집혔다. “젠장! 이번만큼은 북양왕 정말 위험하게 됐어. 무려 세 명의 반보 인왕계 강자들이 같이 나섰잖아!”“이 무종 사람들, 근본적으로 도덕이라고는 없네!”“흥, 다수로 소수를 괴롭히는 게 애초에 그들의 흔한 수법이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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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7화

바로 그때, 계상아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헛소리하지 마요!”그러자 계씨 어르신은 계상아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뭘 알아! 일단 한지훈이 죽게 되면 용국의 기둥이 무너지는 거야! 그러면 앞으로 용국은 무종의 천하가 될 것이라고!”“국왕 역시 무종의 꼭두각시가 될 거야! 때가 되면 나라가 망하게 될 텐데, 우리 계씨 가문이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계씨 어르신의 호통에, 계상아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더 이상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바로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는 천둥이 쳤고 온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덮이더니, 이내 알 수 없는 위압이 무종 대장로의 운전을 멈추게 하였다. 이어 대장로의 머리 위로 공포의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대장로의 몸은 거의 강제로 의자에 눌린 채 그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눈부신 강한 빛이 차창을 통해 차 안으로 비쳤다. 곧바로 백발의 한 노인이 네 뼘 길이의 장검을 밟고는,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또 다른 두 명의 백발노인이 구름을 밟고는 선 후로 대장로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초천홍이다! 천산의 초천홍이야!”저도 모르게 놀란 대장로는 소리를 질렀다. “화산의 개자영이랑 항산의 서지국도 있어!”계씨 어르신 또한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이 세 사람 모두 역외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거물들이었다. 특히나 개자영은 선진 검선 개사의 후손이기도 하다. 실력은 초천홍보다도 한 수 위였고, 반보 인왕계에서는 거의 적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진법에도 매우 능통했다. 들리는 소문대로라면, 그는 역외에 있을 당시 홀로 두 명의 반보 인왕계 강자와 맞붙었었는데 전혀 밀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만검살진이 바로 그의 필살기였다. 그의 현재 실력을 5년 전 상황에 비추어본다면, 얼마든지 세상을 아예 뒤바뀔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지니고 있는 거검 역시 매우 무서운 무기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것은 바로 당시 개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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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8화

개자영이 보기에는, 그가 굳이 직접 손을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한마디만으로도 한지훈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이번 일이 천산과 관련되지 않았다면, 그는 진작에 눈앞의 천신계 강자를 말살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검은 먹구름이 하늘을 덮여 왔다. 뒤이어 서지국도 도착했다. 그렇게 두 명의 반보 인왕계 강자가 하늘에 우뚝 선 채 차가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내려다보았다. 이 광경에 낙지천은 차갑게 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흥, 한지훈, 지금 기분이 어때? 네가 나더러 5대 명산 반보 인왕계 고수들을 모셔오라고 했지? 지금 네 소원이 이루어졌네!”그러나 한지훈은 그저 차갑게 웃고는 먹구름들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남은 한 명이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 급해?”그 말에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그야말로 자신의 죽음을 자초하는 발언이었다. 한 명만으로도 버거운 반보 인왕계 강자가 이미 두 명이나 눈앞에 있는데, 한지훈이 감히 이런 폭언을 하다니? “한지훈! 지금 이 상황에서까지 감히 망언을 해? 두 사람까지는 말할 것도 없고, 단 한 명의 반보 인왕계 강자만으로도 널 제압하기에는 충분해!” 화가 난 낙기천은 폭언을 퍼부었고, 한지훈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원한이 가득했다. 한지훈이 방금 뱉은 말의 의미는 아주 분명했다. 그는 눈앞의 두 반보 인왕계 강자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 20대의 젊은 세대 강자가 이렇게나 오만방자하다니! 그중에서도 낙기천이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한지훈의 침착함과 태연자약함이었다. 그는 여태 자신이 아는 젊은 세대 중 자신만이 완벽한 실력자라고 생각해 왔었고 한지훈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자신이 한지훈보다 못할 줄이야. 한지훈에 의해 반쯤 죽음을 경험하게 되었고, 지금은 한지훈이 반보 인왕계 강자를 앞에 두고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기가 찬 상황을 낙기천은 도무지 참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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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9화

한지훈이 이렇게까지 오만방자하게 구는 이상,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처단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형님, 고작 4성 천신 한 명을 처단하는데 굳이 형님이 나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 혼자서 제압하기에도 충분해요!”이내 초천홍은 패기 있게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초천홍이 기세를 뿜어냄과 동시에,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한지훈을 깔아뭉개려는 그의 강한 기세에, 옆에서 지켜보던 낙기천은 내심 격동되었다. 자신에게 중상을 입힌 장본인이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생각에 라지용도 기쁜 미소를 드러냈다. 이것이 바로 5대 명산의 심기를 건드린 후과이다. 그러나 초천홍이 팔을 들어 거대한 힘을 완전히 방출하기도 전에, 알 수 없이 차가운 소리가 아래쪽에서 들려왔다. “확실해?”이내 고공 위에 있던 초천홍은 갑자기 벼락을 맞은 것처럼 순간 멍해졌다. 비록 한지훈은 이미 인피탈을 벗고 진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초천홍은 그의 목소리가 매우 나도 익숙했다. 익숙하다 못해 그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목소리이기도 했다. 순간 초천홍은 등골이 서늘해났고 한기를 느끼게 됐다. 바로 그 순간,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내디뎌 단숨에 고공으로 뛰어올라 초천홍과 눈빛을 마주했다. “너 방금 뭐랬더라, 한 줄기 위압으로 뭐 어떻게 할 수 있다고?”“꼴깍!”초천홍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의 눈빛에는 충격과 공포가 가득했다. “너... 어떻게 네가 이럴 수 있어?”크게 놀란 초천홍은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심지어 두 손마저 자기도 모르게 떨렸다. “팍!”수많은 강중 백성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비할 데 없이 우렁찬 따귀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개자영과 서지국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앞의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낙기천 역시 크게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 초천홍은 뜻밖에도 4성 천신계인 한지훈으로부터 제대로 따귀를 맞게 되었다. “내가 묻잖아!”한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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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0화

설사 한지훈이 정말 반보 인왕과 싸울 힘이 있다 하더라도 어떠한가? 지금 강중에는 반보 인왕계 고수가 총 세 명이나 있는데, 한지훈한테 과연 승산이 있겠는가? 그들 세 사람이 손을 잡기만 한다면 한지훈을 죽이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초천홍은 도리여 반항할 용기도 내지 못하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 설마 천산에는 모두 그와 같은 약골들만 있는걸가? 초천홍은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아랑곳할 기분이 아니었다. 당장의 급선무는 역시나 생명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들의 신분으로서는, 일찍이 세상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있었다. 다만 개자영은, 한지훈이 이미 진기의 차원을 깨닫고 진법의 운용 또한 결코 그들과는 같은 차원이 아닐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경계로 따지면 한지훈은 한참 아래이지만, 깨달음에서는 그들보다 훨씬 강했다. 천신의 경계에서는, 심지어 더 높은 경지보다도 깨달음이 훨씬 중요했다. 필경 모두들 천지의 힘을 운용할 줄 알기에, 깨달음이 높을수록 동원할 수 있는 천지의 힘도 더욱 강했다. 이는 마치 깨달음이 적은 자는 돌이나 자갈만 움직일 수 있는 반면, 깨달음이 깊은 자는 큰 행성까지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왕계에 이르지 않으면 영원히 진기의 존재를 깨달을 수 없고 더욱이는 진기를 감지조차 할 수 없다. 감지조차 어려우니 실제로 운용하는 건 더욱 말할 것도 없다. 다시 말하여 현재 한지훈의 실력은 사실상 인왕과 가까웠다. 그렇지 않고서야 산성에 있을 당시 어떻게 손쉽게 반보 인왕계 고수를 참살할 수 있었겠는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초천홍은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 정도의 힘의 차이는, 사람 수를 늘려 세력으로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매우 현격한 차이가 났기에, 설령 손을 대더라도 죽게 될 운명일 게 뻔했다. 그리하여 초천홍은 더더욱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심지어 한지훈을 쳐다볼 용기조차 없었다. 괜히 말실수해서 한지훈의 미움을 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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