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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3 Bab

제2971화

은색의 빛줄기는 긴 궤적을 그리며 곧장 개자영과 서지국에게로 날아갔다. “건방진 놈!” 결국 폭주한 개자영은 장검을 휘두르며 그 은빛을 막아 나섰다. 암만 생각해도 한지훈은 겁이 없는 것 같았다. 감히 두 명의 인왕계 강자를 상대로 손을 쓰다니, 그들을 아예 안중에 두지도 않았던 것이다. 서지국 역시 앞다투어 나서서 오릉군 가시를 막아 나섰다. 한줄기의 매서운 검빛과 함께, 대지는 크게 진동했다. 사실 그의 검에는 항산의 신비한 진법이 숨겨져 있었다. 그 진법은 얼마든지 천지를 뒤흔들 수 있었다. 만약 이 검이 기운을 펼치게 된다면, 한지훈은 말할 것도 없고 강중 전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바로 그 검이 떨어지려는 순간, 한지훈이 갑자기 손을 들자 금빛 광막 횡진이 허공에 나타났다. 이내 검광은 금빛 광막 속에서 사라지게 됐고, 곧이어 금빛 광막 속에서는 방금과 같은 검광이 역방향으로 날아가더니 바로 서지국과 개자영 두 사람을 향해 덮쳐들었다. 서지국은 방금 자신이 보인 그 검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한지훈이 이렇게 손쉽게 그의 공세를 흩어놓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그 수법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그제야 서지국은 한지훈의 무서운 점을 알게 되었다. 다만 그가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는 사실은, 이 공간 진법은 분명히 화산의 절학인데 어떻게 한지훈이 화산 사람보다도 더욱 능숙하게 진법을 응용할 수 있는걸가? 심지어 여태까지도 한지훈은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는 듯했다. 사실 공간 진법은 상대방의 공격을 흡수할 수 있긴 하지만 일정한 한계는 존재한다. 예를 들어 천왕계의 경지인 한지훈이라면, 이론적으로는 어떻게 해도 천신계 강자의 일격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공간 진법도 무적은 아니다. 상대의 실력보다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욱 강해야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분명히 4성 천급 천왕계일뿐이다. 바로 그때, 어느 정도 낌새를 알아차린 개자영의 표정은 굳어졌다.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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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2화

이 한 줄기 분노의 포효에는 진법의 위세마저 담겨 있었다. 만약 한지훈이 이미 진기의 존재를 깨닫고 진기로 몸을 보호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훈의 몸은 허공에서 잠시 멈춰 섰고, 순간적으로 정신이 흐트러졌다.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른 한편에 있던 서지국이 검을 들고 몰아붙였다.말 그대로 천금 같은 결정적 기회였다!한지훈이 조금만 방심해도, 서지국의 검에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한순간, 수많은 검광이 하늘을 뒤덮으며 마치 수십 개의 태양이 떠오른 듯 찬란하고 눈부시게 빛났다!모두의 얼굴빛도 일제히 변했다!심지어는 나계홍처럼 평범한 인간조차도 방금 전 한지훈의 움직임이 잠시 멈춘 것을 보며,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이 절대적인 열세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유청은 주먹을 꽉 쥔 채, 자신이 경지가 낮아 한지훈을 도울 수 없다는 사실에 이를 갈았다.강우연 역시 이 장면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긴장했다.그녀도 한지훈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자신이 나선다면 오히려 짐이 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끼어든다면, 한지훈은 더 이상 마음 놓고 싸울 수 없게 된다!한지훈이 거의 벼랑 끝에 몰린 모습을 보며, 낙기천 등을 비롯한 자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웃음을 터뜨렸다.“한지훈, 너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지금은 왜 그렇게 조용하냐?!”“흥! 겨우 천신계 약골 주제에 반보 인왕에게 도전한다고?! 이제야 잘못을 깨달은 거냐? 늦었지!”그리고 전장 안에 있던 개자영은 냉소를 터뜨렸다.지금의 한지훈은 이미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고,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한지훈은 틀림없이 죽게 된다!“흥! 그날 산성에서 네가 반보 인왕을 베었을 때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천신계 따위는 인왕계 강자 앞에서 언제나 개미 같은 존재라고!”“네놈 따위가 감히 우리 오대명산을 모욕해?! 그 명예는 결코 훼손당할 수 없다!”서지국은 얼굴 가득한 사악한 웃음으로 비아냥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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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3화

온몸에서 천신이 강림한 듯한 위엄이 뿜어져 나왔고, 그는 허공 위에 거만하게 서 있었다!“아…!”서지국과 개자영 두 사람의 동공이 본능적으로 수축됐고, 이 기세는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조차 두려움을 자아내게 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한지훈과의 대결은 막상막하였고, 그들은 그것이 한지훈이 전력을 다한 결과라 믿고 있었다.어차피 그들과 한지훈은 경지 차가 너무 컸고, 거기에 한지훈은 두 명과 싸우는 상황이었으니 지금껏 그렇게 싸워낸 것만으로도 사성천급 천왕계인 한지훈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러나 그들은 결코 예상치 못했다. 방금 전까지의 한지훈은 그저 그들을 가지고 놀고 있었을 뿐이었다!그 거대한 힘이 파도처럼 몰아치자, 개자영은 반사적으로 손에 쥔 대검으로 막아냈다!“띵!”쇠붙이 부딪히는 굉음과 함께, 그 수만 년을 버텨온 대검에 몇 줄의 금이 가기 시작했다!뭐지?!개자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바라보았다. 이는 개씨 가문의 전통 보검이지 않은가!비록 절세신병은 아니더라도 결코 평범한 물건은 아니었다!그런데 방금 한지훈이 단 한주먹으로 이 대검을 갈라냈단 말인가?!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개자영이 경악하고 있는 찰나, 수많은 금빛이 그 대검에서 뿜어져 나왔다!그러자.화르륵!개자영의 손에 들린 대검은 눈 깜짝할 사이에 수많은 쇳조각으로 변해 버렸다!“푸억!”강력한 충격이 대검을 뚫고 개자영의 몸통을 강타했다. 개자영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도 못한 채 피를 토했다.“개 같은 자식! 넌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몸이 땅에 닿기도 전에 개자영은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켜 세웠고, 땅에 닿는 그 순간 다시 솟구쳐 올랐다!그러자 손을 뻗어 등 뒤에서 또 하나의 장검을 꺼내어 곧장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찔러 들었다!“죽고 싶나 보군!”한지훈은 손을 가볍게 털며, 적색 드래곤 장총을 꺼내 들었다!“쨍!”금속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개자영이 들고 있던 장검이 또 한 번 부서져 공중에서 철가루로 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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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4화

이 순간, 온 장내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수만 명이 숨을 죽이고, 눈 하나 깜박이지 않은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지금의 한지훈은 마치 저승 사자가 강림한 듯, 공중에서 땅으로 돌아와 냉랭하게 낙기천 일행을 내려다보았다.낙기천은 두피가 저릿해질 정도로 두려움을 느꼈다.지금 그에게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절대 한지훈을 건드리지 않았을 것이다!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사성 천신 경지에 불과한 한지훈이 반보 인왕 두 명을 연달아 가볍게 쓰러뜨릴 줄이야?!이건 단순한 기적조차 아니다. 애초에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그의 발아래, 개자영이든 서지국이든 간에 지금은 모두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상태였다.마치 낙기천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듯 보였지만, 그들 입에서는 단 한 마디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이게 바로 너희 오대 명산의 반보 인왕인가? 네가 말했지. 그들이 도착하면 나 한지훈은 죽어서 묻힐 곳조차 없을 거라고!”한지훈의 시선이 냉랭하게 낙기천을 향했다.지금의 낙기천은 한지훈의 말에 반박할 용기조차 없었다!반보 인왕이야말로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최고 전력이었는데, 그 반보 인왕들이 모두 무너졌다면 이제 낙기천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한지훈이 설령 사성 천신계 강자라고 해도, 어쨌든 지금처럼 아무 상처 없이 반보 인왕 둘을 패퇴시켰지 않은가!한지훈의 전력을 보며, 초천홍은 고개를 돌려 쓴웃음을 지었다.사실 처음부터 그는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다.그날 산성에서 한지훈은 얼마나 압도적이었던가, 단 한 수만으로 반보 인왕을 꺾었던 자다!지금이라 해도 반보 인왕 강자 둘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심지어 그 자신이 전투에 참여한다고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그는 개자영이나 서지국과는 달랐고, 그의 스승은 바로 인왕 경지의 강자였다.그리고 인왕계와 천신계는 반보 인왕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인왕계는 단순히 사성으로 나뉘는 게 아닌, 십중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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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5화

“나는 너희 오대 명산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게 아니다. 그리고, 천산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경고했었지. 또다시 어길 경우, 죽음뿐이라고!”“북양왕, 자... 잘못했소. 제발...나는 아직 젊고, 주... 죽고 싶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이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손바닥이 아래로 살짝 내려가는 그 순간.쾅!하늘 끝에서부터 내려오는 엄청난 힘이 곧장 낙기천의 몸 위로 떨어졌다!“아!”낙기천의 양다리가 무릎 아래로 뚝 끊기더니, 다음 순간 온몸이 그대로 납작해졌다. 살점과 뼈가 분간도 되지 않게 으깨진 채, 한 덩어리 고깃덩이로 변해 버렸다!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이 곤두섰다.특히 초천홍은 본능적으로 눈을 감아버렸다.그는 엄연히 자신과 같은 천산의 제자였지만, 이 순간 그는 감히 나서서 한 마디 변호도 하지 못했다.한지훈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나지용과 한천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닿는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소름이 끼치며 몸을 떨었다.“하... 한지훈! 설마 네놈이 정말 우리 오대 명산 전체를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이려는 거냐?!”나지용은 진심으로 두려워졌다.낙기천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똑똑히 본 그는, 이 공포를 도무지 견딜 수 없었다.한천우는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셋 중에서 유일하게 한지훈을 건드리지 말자고 했던 그였지만, 낙기천과 나지용의 설득에 밀려 결국 따라나섰고, 지금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것이다. 그는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전쟁? 너희 오대 명산이 감히 전쟁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나? 항산의 인간들이 진짜 배짱이 있다면, 언제든 날 찾아오라고 전해라.”한지훈은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손바닥을 아래로 내렸다. 그 순간, 낙기천과 똑같은 방식으로 나지용과 한천우 역시 공중에서 짓눌려 고깃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단 한 조각의 온전한 사체도 남지 않았다!한지훈의 눈길이 다시 개자영과 서지국에게로 향했다.개자영은 고통 속에서 몸을 비틀며,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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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6화

비명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 퍼지며, 이번에는 개자영이 참혹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의 운명은 앞서 죽임을 당한 서지국보다 결코 낫지 않았다!피비린내 나는 광경에 모두가 소름이 돋았다.북양왕, 이 이름은 무려 오 년이란 세월 동안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힌 존재였다. 하지만 그 세 글자가 다시 세상에 울려 퍼졌을 때, 그 위엄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 강력해져 돌아왔다!지금의 한지훈이 보여준 수단은, 무종 고수들마저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하물며 일반 백성들이야 말해 무엇하랴?하지만 무종들과 달리, 이 자리에 모인 수많은 일반 백성들의 얼굴엔 오히려 희망의 빛이 어렸다.이 오 년 동안, 그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한지훈의 귀환을 기다려 왔다.무종의 횡포에 시달릴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바로 북양왕이었다!그들은 이미 오랫동안 오대 명산을 선두로 한 무종의 압제 속에 살아왔고, 이제야 비로소 복수의 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누군가가 그 고통을 되돌려 주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 것이다.과거엔 거만하고 오만하게 군림하며, 사람의 목숨 따위 하찮게 여겼던 이들이 오늘에서야 그 잔혹한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이제부터는, 하루하루 공포에 시달려야 하는 자들이 더 이상 백성들이 아니라, 바로 그 오대 명산이 되어야 할 차례다!개자영과 서지국 두 사람이 마침내 숨을 거두자, 군중 사이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직접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시민들 중 일부는 기쁨에 겨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외쳤다.“북양왕께서 돌아오셨다!”“이제 우린 무종이 두렵지 않아!”“북양왕께서 계시니, 다시는 무종이 함부로 약자를 능멸하진 못할 거라고!”그 외침 속에 담긴 건 오 년간 눌려온 울분이었고, 용국의 백성은 오래도록 무종에게 고통받아 왔다!이 소식은 빠르게 사람들 입을 통해 온 용국에 퍼져 나갔다.동시에, 현장을 촬영하던 카메라 역시 그 모든 장면을 전 세계로 송출했다!이제 북양왕 한지훈은,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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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7화

어찌 됐든, 지난 5년 동안 칸트 가문은 한지훈을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다!“아니! 아니다!”“할아버지, 한 선생님의 고성은 줄곧 우리 가문 사람이 관리해 왔어요!”필칸트는 마치 마지막 구명줄을 붙잡은 사람처럼 극도로 격앙된 얼굴로 말했다.칸트 노인은 그 말을 듣자, 눈빛에 번뜩이는 광채가 일었다!그렇지!5년 동안 칸트 가문의 사람들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한지훈의 고성에 가서 청소를 했으며, 심지어 정원엔 늘 꽃이 만발하게 가꿔놨다!그게 어쩌면 가문이 내린 가장 옳은 결정일지도 몰랐다!“어서! 당장 용국 대사에 연락해! 우리… 우린 정원을 한 선생님께 돌려드려야 한다!”칸트 노인은 흥분으로 말조차 더듬었다. 오륙을 통틀어 감히 이런 높은 인물을 가까이할 수 있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칸트 가문뿐이었다!비록 칸트 가문에 고수는 없지만, 한지훈의 신발 끄트머리라도 붙잡을 수 있다면 오륙 제일의 가문이 될 수 있었다. 그 시각, 용경 성 안에 위치한 흑병대 사무실.진우는 느긋하게 왕창평을 바라보고 있었고, 왕창평은 벌떡 일어나 아무 말도 없이 부하들을 이끌고 자기 사무실로 되돌아갔다!끝났다, 이제 다 끝장이라고!낙기천은 쓸모없는 인간이었고, 오대명산의 반보 인왕 고수들은 그야말로 함정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왕창평은 사무실 안에서 큰소리로 폭발하듯 외쳤다!“왕 총사님! 진정하십시오!”곁에 있던 부관이 급히 나서서 말렸다.“그래, 그래! 진정해야지! 침착해야 해!”왕창평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어서 경비대를 출동시키고, 온 정원을 지켜라!”그는 이미 놀라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고,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이 수년 동안 자신이 지은 악행이 도대체 몇 가지나 되는지도 셀 수가 없었다.북양왕 한지훈이 어떤 성격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그 무엇보다도 무서운 건, 한지훈이 직접 자신에게 찾아와 죄를 묻는다는 것이었다!이제 오대 명산은 자신들도 감당 못 해 허둥대고 있으니,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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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8화

진우는 허둥대는 왕창평의 얼굴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보아하니, 왕 총사께서는 꽤나 당황하신 듯하군요?”“당황? 내… 내가 내 사무실에서 뭘 당황할 게 있겠습니까?!”왕창평은 억지로 이마의 식은땀을 훔치며 애써 침착한 척했다.그는 먼저 무종의 대장로와 악수를 나눈 뒤,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 이 젊은이는...?”“이분은 저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형제이자, 북양왕 한지훈입니다!”진우는 냉소를 띤 얼굴로 소개했다.사실 왕창평이 한지훈을 모를 리 없었고, 방금 전까지 그저 모르는 척한 것뿐이었다.“어이쿠, 북양왕께서 귀환하셨군요?”왕창평은 마치 무슨 대경사를 들은 것처럼 무척 반가운 척하며 다가왔다.“아이고, 북양왕님! 전 어릴 적부터 당신의 전설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정말 뜻밖입니다, 지금 이렇게 직접 뵙게 되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저… 정말 감격스럽습니다!”“이봐라! 북양왕께서 친히 내방하셨으니 최고의 차를 준비하라!”하지만 그의 말이 끝난 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우는 미소를 띠며 왕창평을 바라보며 말했다.“참, 아까 그렇게 흥분해 계시던데, 한 가지 말 안 해드린 게 있었네요. 지금 당신은 부관 외엔 아무도 지휘할 수 없습니다.”“이제 이 대원은 금위군에게 완전히 접수되었습니다. 기쁘십니까?”쿵!이 말을 들은 왕창평은 완전히 얼어붙었다.이럴 리가 없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부관이 첩보를 들고 있었는데 어째서 순식간에 대원 전체가 금위군에게 넘어간 거지?!“이... 이건... 진 씨 형님, 이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 흑병대의 사무실이 어떻게 금위군에게 접수될 수 있단 말이지요?”“이건... 이건 규칙에 어긋나는 일이 아닙니까!”왕창평은 얼굴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규칙? 당신이 예전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오대 명산이 있는 한, 오대 명산이 곧 왕법이라고요! 이건 당신이 직접 말한 것이니, 당신의 두목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까요?”진우는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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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9화

“조작이라고? 그럼 이 문서에 적힌 서명은 내가 한 건가?!”한지훈이 싸늘한 표정으로 문서 끝부분을 가리켰고, 거기엔 왕창평의 이름이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아냐! 한지훈, 네가 북양왕이면 뭐 어쩔 텐다?! 난 흑병대 총사이고, 국왕 외엔 아무도 날 죽일 수 없다!”왕창평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짝!”한지훈이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후려치며 차갑게 말했다.“이 와중에도 국왕 폐하를 입에 올려?!”“금위군에 첩자를 심어 국왕 폐하를 몰래 감시한 건 무슨 꿍꿍이였지?”“용칠이 몇 번이나 나서서 국왕 폐하를 구하지 않았다면, 국왕 폐하는 이미 너에게 독살당했을 거다!”“네놈이 해온 짓들이 진짜 하늘도 모르고 땅도 몰랐을 거라 생각했냐? 사람들이 모르게 하고 싶으면 애초에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한지훈의 목소리는 점점 싸늘해졌다.그동안 왕창평은 수많은 계략을 꾸며 국왕을 해하려 했고, 다만 용오와 용칠이 번번이 이를 저지했을 뿐이었다.이제 와서야 그 역시 더는 변명할 말이 없었지만, 흑병대 총사라는 직책을 내세워 상황을 버티려 했다.왕창평이 다시 입을 열려고 할 때, 한지훈은 냉담하게 다시 말을 꺼냈다. “본왕이 공식적으로 알린다, 지금부터 네놈은 파직되어 그저 평범한 시민으로 살게 될 것이다!”한지훈은 왕창평의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힐끗 보았다.거기엔 막 도착한 문자 한 통이 열려 있었고,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한지훈은 이미 그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방금 왕창평은 어떤 신비한 존재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고, 상대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답했다.“누군가 네놈을 구하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고, 그제야 왕창평은 흉측한 웃음을 터뜨리며 한지훈을 노려보았다.“그래, 맞다! 날 구하러 올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너희 따위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지!”“반보인왕 두 놈 죽인 걸로 네놈이 뭐라도 되는 것 같지?!”“말해두지! 지금 우리 용국 안엔 인왕계 강자도 있으니, 죽기 싫으면 어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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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0화

천산검선이라는 이름은 결코 헛된 이름이 아니었다.그 당시 그는 얼마나 위풍당당했던가?혼자서 부상의 반보 인왕 경지의 고수 열다섯 명을 상대했고, 비록 마지막에는 아슬아슬하게 패배해 역외로 도망쳤지만, 반보 인왕 열다섯 명의 손아귀에서 목숨을 건져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었다!이 순간, 무종 대장로도 참지 못하고 조용히 한지훈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왕창평 같은 자를 위해 천산검선을 자극하는 것은 정말로 가치가 없는 일이었다.바로 이때, 검은 도포를 입은 인물이 하늘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이청도?!”대장로는 완전히 얼어붙었다.두 명의 인왕계 고수가 동시에 나타나다니, 설마 이들이 함께 손잡고 한지훈을 제압하려는 것인가?!“두 분은 내 보기엔 우리 모두 한 피를 나눈 동포인데, 굳이 이렇게 죽고 죽일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번 일은 제가 중재인이 되어, 서로 화해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이청도의 얼굴에는 평온한 빛이 감돌았고,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이청도의 말이 끝나자 오대 명산은 모두 크게 놀랐다!이씨 가문은 삼원 이정 이래로 용국무종 내에서 매우 중대한 세력이었다!당나라 이래, 이 가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자는 세상에 못 할 일이 없다고 여겨질 정도였던 것이다!그런데 한지훈이 이청도를 움직여 중재하게 할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본래 오대 명산은 한지훈이 분노에 치우쳐 왕창평을 죽이길 바라고 있었다.그래야 천산검선을 자극해, 인왕계 고수의 손으로 한지훈을 제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제, 그것은 불가능해졌다.이씨 가문 사람이 나섰으니, 한지훈은 물론 천산검선이라 하더라도 신중히 고려해야만 했다!“이씨 형님, 이번 일은 제 뜻과는 다릅니다. 왕창평은 우리 오대 명산이 선출한 대리인입니다. 그를 해하는 것은 곧 우리 오대 명산의 체면을 무시하는 것이지요! 누구든 우리 체면을 짓밟는다면, 그에게는 오직 죽음뿐입니다!”표면상으로는 천산검선이 물러서지 않는 듯 보였으나, 사실상 이미 한발 물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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