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군신의 귀환: Chapter 991 - Chapter 1000
1060 Chapters
제991화
백전백승의 전신전 전주!“염구준, 염구준… 그래, 전신전 전주의 이름이 염구준이었어….”혼이 나간 사람처럼 혼자서 중얼거리던 총황션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며 수하에게 소리쳤다.“황혼대로 전면 개방, 금지구역 전면 철회! 내일이 밝기전까지 황혼대로에 있는 진씨 가문 산업들 모두 없애 버려! 그리고 염 선생님의 영원한 충성을 맹세한다고 오부라은에게 대신 전해달라고 해!”긴 밤이 마침내 지나갔다.“빌어먹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봉황국 진씨 가문 저택, 진서호는 미친 사람처럼 온갖 물건들을 부수며 소리쳤다.“당장 알아내! 당장 알아내라고! 어느 놈들이 감히 황혼대로에 있는 우리 가문 사업체들을 모두 부쉈어!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거의 발작에 가까운 분노였다. 경호원을 포함한 모든 사용인들이 숨죽이며 얼른 이 폭풍이 지나가길 빌었다. 하지만 상황은 심각해질 뿐,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았다.한밤중, 진씨 가문에서 10년동안 고심해서 키운 황혼대로 모든 사업체들이 정체불명 세력들에 당해 처참히 파괴되었다. 여덟 구역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과장없이, 진씨 가문은 하룻밤 사이에 최소 2조를 손실 입었다!“도련님!”이때, 파괴된 진씨 가문 사업체 임원중 한 명이 헐레벌떡 들어오며 상황을 보고했다.“모두 총황션이 한 짓입니다. 제가 직접 봤어요! 그 놈이 부하들을 데리고 직접 저희 사업체들을 부수고 불태웠어요! 저도 하마터면 그 놈들한테 당해 숯 검댕이가 될 뻔했어요!”‘총황션?’진서호는 크게 충격 받은 듯, 온몸이 경직되었다.어젯밤, 총황션에게 거액을 대가로 오부라은과 염구준을 의뢰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는 꿈에도 총황션이 배신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그냥 배신한 것도 아니고 염구준 편에 서서 진씨 가문을 공격할 줄이야!진서호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좀 전에 보고한 사람의 신원이 너무 확실하여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진씨 가문 핵심 임원 중 하나였다. 거짓 보고할 이유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Read more
제992화
“총황션, 총황션!”진서호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참지 않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총황션에게 전화를 걸었다.“우리 가문을 배신한 이유가 뭐야? 염구준과 오부라은을 제거하라고 거액을 줬더니, 감히 진씨 가문의 뒤통수를 때려? 미쳤어?”이유는 당연히 염구준 때문이었다. 염구준이 전신전 전주인데, 진씨 가문을 따를 이유가 없었다. “이유를 알면 뭐 어쩔 건데? 네가 할 수 있는 게 있어?”전화 너머 총황션의 목소리는 매우 냉랭했다.“옛정을 생각해서 충고 하나만 할게.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다. 진씨 가문 힘만 믿고 함부로 사람 건드렸다가는, 정말 큰 코 다친다. 뭐, 이미 그른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마.”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겨버렸다. 진서호는 분노에 핸드폰을 든 채 자리에 부들부들 떨었다.이런 배은망덕한!처음 총황션이 황혼대로에 들어설 때만 해도 겨우 중위권 세력밖에 안 됐었다. 그런 총황션의 세력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모두 진씨 가문의 후원 덕분이었다. 그런데 그는 지금 진씨 가문의 돈을 먹고도 염구준을 제거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도리어 진씨 가문에 엿을 먹였다.그깟 염구준이 뭐라고!진서호는 반드시 총황션에게 진씨 가문의 위력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멍청한 놈!”이때, 갑자기 조용하던 이층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진무석도 이 소식을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는 망설임없이 거실로 내려와 진서호의 따귀를 때렸다. 진서호는 그 힘에 못 이겨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진씨 가문의 후계자로서 능력을 보이랬더니, 도리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진서호는 처음부터 선택을 잘못했다. 총황션에게 연락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강구했어야 했다. 진무석은 오늘 진서호에게 너무나도 크게 실망했다. “수습하라고 했더니, 사고를 쳐!”진무석이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진서호를 향해 크게 호통쳤다. “앞으로 가문을 물려받을 놈이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제정신이야? 지
Read more
제993화
이건 우연일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누구예요? 도대체 누가 뒤에서 이런 장난질 친 거예요!”진서호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졌다. 진씨 가문 상대로 이런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지?얼마 전까지 해도 화련상조회는 봉황국 최강 가문이라 할 수 있는 김씨 가문 위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멸문한 상태, 이정도로 회원들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이가 누가 있단 말인가? 그것도 한 기업도 아닌, 수십개의 기업들이 줄줄이 진씨 가문한테서 등을 돌리다니! 진서호는 도무지 짐작가지 않았다.“손가을, 염구준… 이 둘 아니면, 누구겠어!”진무석이 진서호의 무능함에 분통을 터트리며 말했다.“이 정도도 모르다니, 진씨 가문을 너에게 맡겼다가는 5년도 못 버티고 망하겠네!”염구준, 또 염구준이라니!그는 이를 악문 채,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갈 정도로 세게 주먹을 쥐었다. 그날 연회에서 있었던 사건 뒤로, 진씨 가문과 손씨 가문은 서로 대립하게 되었다. 진서호는 곧바로 왕서희를 납치해 모든 죄를 염구준에게 뒤집어씌울 준비를 했으나, 도리어 아무런 손실도 입히지 못하고 진씨 가문만 기둥이 뽑히게 생겼다!“아버지,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제발 한 번만요!”진서호가 무릎을 꿇은 채 진무석에게 애원했다.“제가 직접 염구준을 처리하고 이 치욕을 씻어낼게요! 아버지, 저 한 번만 믿어주세요!”아무리 못났어도, 진무석에겐 아들 진서호 하나밖에 없었다.“후….”그는 한숨을 내쉬며 분노를 가라앉힌 뒤, 진서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말했다.“진서호.”그리고는 무거운 목소리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청동 영패를 바닥에 던졌다.“이번엔 절대로 날 실망시키면 안 된다. 꼭 제대로 이 난장판을 수습하고 손씨 그룹을 무너뜨리거라!”그 말을 끝으로 진무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신의 침실로 돌아갔다.진무석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진서호는 그제야 주섬주섬 일어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영패를 주
Read more
제994화
황혼대로는 이제 완벽히 오부라은의 통제아래에 들어갔으며, 용하국 상인들의 금지구역도 모두 풀렸다. 그리고 오부라은 공식적으로 손씨 그룹을 지지하는 서명까지 발표했다. 봉화국 세력 구도가 크게 변하는 순간이었다. 생존에 강한 기업들은 알아서 눈치 빠르게 라인을 바꿨다. 이제는 진씨 가문이 아닌, 손씨 그룹이 대세였다.“손 대표님.”짧은 인사말을 나눈 뒤, 한 중년 남자가 조심스레 손가을 책상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오늘 저희가 찾아온 것은 오부라은 선생님과의 협력 체결을 축하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쭙고자 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혹시 앨리스 씨와는 어떤 관계이십니까?”그 말을 들은 손가을은 살짝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손씨 그룹과 오샤나지 그룹은 공식적으로 협력 파트너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관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손가을은 자기도 모르게 염구준 쪽을 바라봤다. “그저 일반적인 파트너 관계일 뿐입니다.”염구준이 소파에서 일어나며 천천히 손가을 쪽으로 다가왔다.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손씨 그룹과 손을 잡은 것 때문에 화련상조회에서 제제가 들어올까 봐 그러시는 거죠? 그 부분은 제가 장담하죠.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앨리스 씨 때문이 아닌, 저희 손씨 그룹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손씨 그룹은 결코 화련상조회 따위에 밀리지 않습니다!”매우 자신만만한 태도,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최근 이틀만에 활약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손씨 그룹은 화련상조회의 도움 없이도 아주 보란듯이 해외에서 적응해 나갔다. 이젠 화련상조회가 제제하려고 나서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염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저희도 이제 마음을 놓을 수 있겠습니다!”중년 남자와 함께 주변에 함께 있던 여러 사람들은 비로서 안심할 수 있었다.“지난 몇 년 동안 저희가 진씨 가문에 당한 일들을 생각하면 정말 치가 떨립니다. 봉황국이 워낙 혼잡한 터라, 그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사업은커녕 목숨까지 위협받아야 하는
Read more
제995화
“죄송합니다.”염구준은 손가을과 눈빛을 주고받은 뒤, 사람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그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잠시 장내에 침묵이 흘렀다. 모두 크게 충격 받은 모습이었다. 이때, 먼저 말을 꺼낸 노인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30프로는 적습니까? 그렇다면 매년 40프로를 지급할 테니, 부디 긍정적으로….”“아니요!”하지만 염구준은 그가 말을 끝마치기 전에 얼른 해명했다.“여러분 오해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는 진씨 가문이 아니며, 손씨 그룹은 누군가에게 빨 때 꽂을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서로가 서로를 돕는 시스템, 동등한 공생관계가 되길 원합니다. 어떠한 보호비도 어떠한 부당 우대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그러자 모두들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으로 염구준과 손가을을 쳐다보았다. 충분히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위치임에도 먼저 다른 이들을 배려해주다니, 역시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의 배포는 범인이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들은 다시 한번 염구준과 손가을의 성품과 지혜로움에 감탄했다.“구준 씨.”약 반시간 뒤,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나가 손가을이 염구준의 품에 가볍게 기대며 말했다.“이분들과 협력관계를 맺게 되면 우리한테는 유리하겠지만, 화련상조회가 크게 반발한 텐데, 괜찮겠어?”그 말에 염구준은 귀엽다는 듯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화련상조회가 반발해봤자, 그에겐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었다. 이미 불쏘시개엔 불이 붙여졌고, 진씨 가문이 아무리 막으려 해도 회원들의 이탈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염구준의 예상대로 진씨 가문은 지금 아수라장이었다.진서호는 앞에 놓인 수많은 회원 탈퇴 통지서를 보고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형세가 완전히 넘어갔다!진무석에게 탈퇴를 요구하는 연락이 빗발쳤다고는 했지만, 진서호는 그것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서류까지 날아오자,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화련상조회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도련님!”이때, 밖에
Read more
제996화
저택 입구에 스무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진을 치고 있었다. 모두 화련상조회 회원탈퇴를 요구하기 위해 진씨 가문을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만약 경호원들이 가로막지 않았다면, 이들은 진작에 저택 안으로 쳐들어가고도 남았다.“여기가 어디라고, 이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이때 진서호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사람들을 노려보며 외쳤다.“간덩어리들이 부었구나! 감히 우리 진씨 가문에 반기를 들고 화련상조회에서 탈퇴하겠다고? 아버지도 안에 계시는데, 어디 가서 직접 얘기해보지 그래!”진서호의 아버지, 진씨 가문의 가주 진무석! 한때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인물이었으나, 이제 손씨 그룹이라는 빽이 생긴 이들에겐 어떠한 영향도 끼칠 수 없었다.“진서호!”사람들은 전혀 기죽지 않은 채, 하나 둘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항의하기 시작했다.“진무석의 이름을 대면 우리가 겁먹을 것 같으냐! 우리는 협약 해제를 요구하러 온 사람들이다!”“애초에 화련상조회에 가입한 이유가 서로 돕기 위함이었는데, 진씨 가문은 우리를 동업자로 생각하지도 않았잖아! 우리의 피 같은 돈을 빨아가기만 하고!”“맞아! 돈은 적게 벌더라도 더 이상의 노예취급은 사양이다! 오늘 우리는 잃어버린 존엄성을 찾으려고 왔다! 당장 계약을 해지하라!”“그동안 우리가 화련상조회에 납부한 회비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 너의 가문에서 모두 독식하지 않았느냐! 화련상조회의 이름을 빌려 우리한테 돈을 강탈하기만 바빴던 주제에, 어디서 큰 소리 내!”“우리는 앞으로 손씨 그룹, 손 대표님과 염 선생님만을 지지할 것이야! 화련상조회 따위 이제 필요 없어!”손씨 그룹, 손가을, 염구준…! 이들의 이름이 나오자 진서호는 분통이 터졌다!“시끄러!”진서호가 분노로 부들부들 떨며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마지막으로 기회 주마! 방금 했던 말 모두 취소하고 얌전히 돌아간다면, 진씨 가문은 지날 일들을 묻지 않고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갈 거야! 하지만 이대로 계속 밀고 들어오겠다면, 우리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Read more
제997화
이 두 노인은 바로 진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모셔온 초절정 강자, 가씨 가문의 쌍둥이 형제였다!쌍둥이 형은 가천좌, 동생은 가천우, 둘은 나이가 구십이 넘었지만 전신의 경지까지 한단계만 남은 상태였다. 이들이 마지막 단계를 돌파하기 위한 마지막 열쇠가 바로 진씨 가문의 청동 영패였다!“영패는 가져왔겠지?”가천좌가 앞으로 나서더니, 날카로운 표정으로 진서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청동영패는 진서호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었다. 그는 망설임없이 오른손을 뻗어 영패를 낚아채 이리저리 살펴보듯 영패를 만지작거렸다. 전신의 경지를 돌파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김웅신도 무성의 경지에서 20년을 헤매다가 신무 옥패의 힘을 빌려 겨우 전신의 경지에 올랐다. 김웅신보다 자질이 부족했던 쌍둥이 형제는 거의 70년이라는 세월을 걸려 겨우 무성의 최고봉에 도달했다. 하지만 결코 스스로의 힘으론 전신의 경지까진 오를 수 없었다. 둘에겐 진씨 가문의 영패가 필요했다. 진씨 가문 노가주는 이들이 임무 하나를 수행해줄 때마다 청동 영패의 무학을 수련할 수 있게 허락해 주었다. 이것이 바로 쌍둥이 형제와 진씨 가문이 가지고 있었던 연결고리였다. 물론 아무나 이 영패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안에 담긴 무학의 비밀을 깨우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진무석만 봐도 그러했다. 그는 영패를 물려받고도 지금까지 패자 경자 경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우린 이미 영패에 담긴 무학을 거의 다 깨우쳤다. 남은 건 이제 연성뿐이지.”가천좌가 영패를 다시 진서호에게 던져주며 나지막이 말했다.“이번 임무만 완수하면 진씨 가문과 우리의 관계도 끝이야. 물론 영패는 약속대로 우리가 가져갈 것이다. 알겠느냐?”염구준만 처리해준다면, 두 쌍둥이가 진씨 가문을 떠난다 하더라도 진서호는 상관없었다. 진씨 가문의 재력이라면 얼마든지 또 다른 고수를 초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진씨 가문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습니다.”진서호가 섬뜩하게 눈을 빛내며 가씨 쌍둥이에게 다시 한번
Read more
제998화
가천좌는 가슴이 철렁해서 가천우의 옷깃을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황하지 마. 도망칠 필요 없어. 우리의 임무는 염구준을 죽이는 거야. 저 반보천인이 자리를 뜰 때까지 기다리고 다시 생각하자.”“그 사람의 눈밖에 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아니, 그분이 나오시면 공손히 대해야 해. 무림의 대선배님 아니냐. 절대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돼.”그런 말을 하는 사이, 공기 중에 무거운 압박감이 점점 뚜렷해지더니 조용한 발걸음 소리가 입구로부터 들려왔다. “선배님을 뵙습니다. 저희는 가씨 가문의 쌍둥이 형제입니다.”가씨 형제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반보천인의 앞에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선배님의 무시무시한 실력에 공기마저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가씨 가문 쌍둥이?염구준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앞에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 가씨 형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오해이십니다. 저는 두 분이 선배라고 부를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아요. 무예를 열심히 수련하다가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서 두 분보다 먼저 높은 경지에 올랐을 뿐입니다. 어서 허리를 펴세요.”20대 청년의 앳된 목소리와 공손한 태도에 가씨 형제는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이런. 우리가 괜히 긴장해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군.”가씨 형제는 머쓱한 얼굴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천인의 자질을 가진 자라서 그런지 역시 풍채가 남다르군. 그러니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천인의 경지까지 올랐겠지. 감탄할 따름이오.”염구준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고대 사람처럼 점잖을 떠는 모습을 보니 아마 폐관수련한지 꽤 오래된 모양이었다. “칭찬이 과하십니다.”친한 사이도 아니었기에 염구준은 적당히 예의를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작별인사를 고했다.“다른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벤틀리를 향해 다가갔다.“잠깐, 젊은 친구.”등 뒤에서 가씨 형제가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염구준을 불렀다.“반보천인을 내 눈으로 직접 보
Read more
제999화
막혔던 혈이 뚫리자 한결 호흡이 편안해졌다.“두 분은 연세가 있으시고 자질이 너무 좋은 편이 아니라 제가 혈을 대신 뚫어드렸습니다. 아마 3개월 안으로 전신의 경지를 돌파하실 수 있을 겁니다.”염구준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여태 경지를 돌파할 수 없었던 것은 두 분의 수련 공법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경맥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공법의 결함을 알아내고 보충하여 경맥을 뚫는다면 앞으로의 수련도 훨씬 쉬어질 겁니다.”말을 마친 그는 가씨 형제의 대답도 듣지 않고 차에 올라 홀연히 자리를 떠나버렸다.“이게 무슨….”벤틀리가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가씨 형제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염구준을 죽이려고 여기까지 와서 제대로 한판 붙어보지도 못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그가 반보천인이라는 것을 알아버리고 놀라서 멍 때리다가 염구준의 도움을 받아 막혔던 혈을 뚫었다고?하지만 염구준이 왜 자신들을 도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에 비하면 진씨 가문의 인간들은 양심도 없는 망나니들처럼 느껴졌다.“혀… 형!”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동생 가천우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렇게 젊은 반보천인이 속세에 생활하고 있었다니. 이게 정녕 가능한 일인가?”멍하니 있던 가천좌의 눈에 다시 초점이 돌아오더니 이상한 생각이 머리를 쳐들었다.전신전 전주!열여덟에 전신의 경지를 돌파하고 용하국 역사상 최연소 전신강좌로 알려진 전설급 인물. 혈혈단신으로 전신전을 창립하고 G.J 군단을 통솔하여 전국의 전쟁터를 종횡무진하며 수많은 공훈을 세운 불패의 신화!그 사람을 제외하고 이 나이에 반보천인의 경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젊은 세대는 절대 존재할 리 없었다.이름과 신분을 숨기고 속세를 떠나 수련하는 수많은 강자들 중에도 그와 같이 놀라운 업적을 올린 사람은 없었다.현재는 용하국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알려져 있지만 가천좌는 그가 바로 그 전설 속 인물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전신전
Read more
제1000화
진무석의 예상은 정확했다.화련상조회가 창립할 당시에 핵심 원로인 4대 가문이 있었다. 진씨 가문, 안씨 가문, 홍씨 가문과 엘 가문이었다.김웅신이 가문을 이끌고 봉황국에 자리를 잡으면서 화련상조회의 다섯 번째 핵심멤버가 되었다. 그 뒤로 김웅신의 김씨 가문은 나날이 세력을 넓혀가며 끝내는 5대 핵심 가문의 수장이 되었다.그러다가 김씨 가문이 파국을 맞고 화련상조회는 다시 4대 가문이 집권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오늘 진무석을 찾아온 중년 사내는 안씨 가문과 홍씨 가문의 가주 안홍기와 홍준식이었다.“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찾아왔습니다. 오늘 오전부터 이미 서른 명의 상인이 화련에서 자진 퇴출했습니다.”홍준식은 싸늘한 목소리로 진무석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이대로 가다가 우리 화련상조회의 산업 생태계는 완전히 망가지게 됩니다. 진 가주, 저희에게 설명이라도 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진무석의 얼굴이 잠깐 굳었지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두 가주가 따지러 오기 전에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그리 놀랍지도 않았다. 지금 시급한 건 그들과 언쟁을 벌이는 게 아니라 당장 여론부터 제압하고 잃어버린 화련상조회의 위엄을 되찾는 일이었다.“진 가주께서 다 생각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나와 홍 가주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안홍기도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가담했다.“떠난 사람들 전부 진씨 가문에 충성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론을 뒤엎으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진 가주가 자진해서 화련상조회에서 물러나야지 다른 상인들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방법을 대서 다시 화련에 가입하시죠.”자진 사퇴?안홍기와 홍준식은 이미 작정하고 온 듯했다. 그들은 이번 사건을 빌어 진씨 가문을 완전히 화련상조회에서 제명할 생각이었다.“진 가주, 곤란하신 거 알고 있습니다.”진무석의 거절을 예상한 듯, 홍준식은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가문끼리 오래 협력해 온 정이 있는데 저희도 이런 말까지 하고
Read more
PREV
1
...
9899100101102
...
10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