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781 - Chapter 1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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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1화

그녀는 원래 망설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망설이고 있었다.한 시간 후, 한지영은 혈액 검사 보고서에 있는 두 개의 데이터를 보았을 때 갑자기 마음이 굳어졌다. 그녀는 이 두 데이터가 임신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진짜 백연신의 아이를임신했다.한지영은 막막한 심정으로 외래에 가서 의사에게 검사 보고서를 주었다. 여러 차례 질문을 한 후에야 한지영은 자신이 지금 임신 4주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임신 초기에는 두 날에 한 번 오셔서 혈액 검사를 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두 배로 되면 별로 문제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의사가 말하지 한지영이 멍하니 물었다.“만약 데이터가 두 배로 변하지 않으면요?”“그런 경우에는 태아를 지키고 싶다면 상황에 따라 주사를 맞거나 태아를 보호하는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의사의 말에 한지영은 순간 데이터가 두 배로 늘기를 기대해야 할지, 아니면 바라지말아야 할지 몰랐다.이틀 후, 한지영이 다시 혈액 검사 보고서를 받았을 때 의사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수치가 좋네요. 뱃속의 태아 상태가 아주 좋아요...”의사의 말을 듣고 한지영은 갑자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서 이 아이가 잘 있기를 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병원에서 나온 후 한지영은 차를 몰고 어느새 S시에 있는 백선 그룹의 사옥 쪽으로 가고 있었다.그녀가 정신을 차릴 때쯤, 자신의 차 바로 앞에 다른 차를 막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차는 분명히 나오려 했지만 그녀가 주차한 위치가 지하 주차장의 출구 가장자리였다.한지영은 급히 차를 뒤로 빼려고 했다. 다만 그녀의 시선이 무심코 뒷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언뜻 본 후 손이 떨렸고 차를 빼기는커녕 상대방의 차를 긁고 말았다.그녀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바로 부딪혔을지도 모른다.한지영은 식은땀을 흘렸고 그녀의 손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복부에 닿았다. 마치 뱃속의 아이를 보호하듯이.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물끄러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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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2화

“이 차의 페인트는 특수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백선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연구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페인트라 현재 생산량이 매우 적고 매우 귀중합니다. 이번 마찰로 인해 차에 페인트를 다시 칠해야 하니 손실 금액도 자연히 높죠.”기사가 거침없이 대답했다.한지영은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이 특수 재료는 신형이고 또 백선그룹이 연구 개발한 것이라면 그 원가는 백연신이 결정한다는 뜻이었다.“아가씨께서 정말로 규정대로 처리하길 원하신다면 지금 신고 전화를 거시죠.”기사가 말했다.문제는 규정대로 하게 되면 그녀는 이렇게 많은 돈을 전혀 배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그녀가 아이를 낳으면 돈이 더 많이 들까 봐 걱정했다. 그러면...한지영은 갑자기 흠칫하며 다시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평평한 배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설마 진짜 이 아이를 낳을 예정일까?“아가씨...”기사의 목소리는 아직도 한지영의 귀에 울리고 있었다.“아!”한지영은 정신을 차렸다.“만약 사적으로 처리하고 싶으시다면 대표님과 얘기를 나눠보시죠.”기사가 말하자 한지영은 백연신이 있는 차 뒷좌석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쓴 얼굴로 차에서 내려 백연신의 차 앞으로 가서 유리창을 살짝 두드렸다.차창이 내려가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 백연신은 웃는 듯 마는 듯 한지영을 보며 말했다.“난 네가 날 안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날 보고 싶어 하네. 안 그럼 차를 세워놓고 멍 때리진 않았겠지. 안 그래?”“그럴 리가요. 그냥 잠깐 다른 생각 하다가...”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멈칫했다. 그의 안색이 가라앉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방금 그의 차를 긁은 것을 생각하자 한지영은 나머지 말을 모두 삼키고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저기... 일단 차 문제부터 해결하죠. 내 보험은 청구 한도가 1억 원 밖에 안돼요. 그러니까...”“안 돼.”그는 단박에 거절했다.한지영은 갑자기 어이가 없었다. 이 남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녀를 얼마나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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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3화

‘안돼. 절대 이 남자가 알아선 안 돼. 안 그럼 더욱 얽히게 될 거야.’“뭐야? 내 옆에 앉아서 왜 그렇게 불안한 모습을 보여? 내가 그렇게 무서워?”문득 백연신의 차가운 목소리가 차 안에서 울려 퍼졌다.“난... 배상금을 걱정하고 있는 거잖아요.”한지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만약 배상금 문제가 없었다면 평생 내 차를 타지 않을 거야?”백연신이 묻자 그녀는 이를 약간 깨물며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리고 백연신도 분명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차창 밖을 내다봤다.차는 S시에서 유명한 음식점 앞에 세워졌다. 예전에 그들이 사귈 때도 백연신이 그녀를 데리고 왔었다. 이곳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 많았다.다만 오늘은 한지영이 앞에 있는 음식을 봤을 때 왠지 입맛이 없어졌다. 분명 백연신이 주문한 음식은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왜 안 먹어?”백연신은 한지영을 보며 말했다.“아니면 이젠 나랑 같이 밥 먹는 것조차 싫은 거야?”한지영은 헛웃음을 지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우린 그저... 헤어진 거지 원수는 아니잖아요. 그리고... 당신과 함께 밥 먹는 거 싫어하지 않아요.”말하면서 그녀는 테이블 위의 파인애플 새우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다만 몇 입 먹기도 전에 익숙한 메스꺼움이 다시 올라왔다. 백연신이 선택한 룸에 화장실이 있어 밖에 나가서 토할 필요가 없으니 너무 다행이었다.그녀는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잠그고 세면대 앞에 엎드려 토하기 시작했다.“우웩!”한지영은 위까지 토해낼 기세였다. 더 이상 아무것도 토할 것이 없자 입을 헹구고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창백한 자신을 바라보았다.예전에 소설을 읽거나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 입덧이 꽤 평범하다고만 느꼈고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직접 입덧을 하고 나니 토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녀는 이 아이를 어떡해야 할까?한지영은 옷을 정리하고 화장실을 나서는데 발걸음이 갑자기 멈추었다. 구토로 창백해진 얼굴에 더욱 핏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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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4화

“이 보고서는 약간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 봐도 임신임을 알 수 있어. 네 의사가 그 정도 상식조차 없다면 모를까.”한지영은 입술을 꼭 깨물고 한참 후에야 말했다.“내가 임신했든 말든 당신이랑 뭔 상관이에요.”“네 뱃속에 있는 애가 내 핏줄인데 왜 나와 상관이 없어?”“당신 애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그녀는 본능적으로 반박하며 자연스럽게 말이 흘러나왔다.순간, 룸 안의 공기가 굳어진 듯 백연신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그럼 누구 애야? 연우진 애야?”한지영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목이 졸린 것처럼 느껴져서 잠시 동안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그리고 백연신의 시선은 그녀에게 위협감을 주었다. 그녀가 맞다고 말하면 연우진은 큰코다치는 격이다.“아니요. 그런 거 아니에요.”한참 만에 그녀는 마침내 어렵게 몇 글자를 짜냈다.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가늘게 떨리는 몸이 백연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는 방금 하마터면 자신의 화를 참지 못 할 뻔했다.분명 그녀의 임신은 그에게 있어서 매우 기쁜 일이었다.그녀의 부정 때문인지 원래 보고서를 보고 기뻐하던 마음이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다.“이 음식들 못 먹겠어? 그럼 철수하고 임산부에게 맞는 음식으로 바꿀게.”백연신은 먼저 화제를 돌린 뒤 식당 종업원을 불러 다시 주문했다.“뭐 먹고 싶은 거 있어?”그가 음식을 주문하며 물었다.“난... 입맛이 없어서 사실 더 주문할 필요 없어요.”하지만 백연신은 여전히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다만 이번에는 모두 담백한 입맛으로 주문했다.한지영은 고개를 숙이고 조금씩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토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백연신의 손에는 그 보고서가 들려 있었고 시선은 한지영에게 쏠려 있었다.한지영이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 그의 핏줄이, 새로운 작은 생명이 지금 한지영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한때 그는 한지영이 그들의 아이를 가질 수 있기를 얼마나 기대했는가. 그때는 백씨 가문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 그녀가 임신하기를 기대하면서도 또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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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5화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이 말을 그녀는 정말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말에 그녀는 어이가 막혔다.“네가 앞으로 잡아떼면 안 되니까 이건 증거야.”“내가... 뭘 잡아떼요?”“오늘 여기서 나와 식사한 것도 차량 배상금에 대해 잡아떼고 싶었던 거 아니야?”“난... 잡아떼려는 게 아니라 그냥 배상금을 좀 더 적게 정해주길 원했어요.”한지영이 낮은 소리로 반박했다.“그러니까 잡아뗄 생각이 없다는 거지?”“그럼요!”“그럼 나 책임질 거야?”그는 얇은 입술을 살짝 열었고 그 칠흑 같은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평생이라도 쳐다볼 작정이었다.한지영은 자신이 백연신의 언어 함정에 빠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는 헛웃음을 지으며 얼른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계속 먹었다.백연신의 눈동자에 희미한 슬픔이 스쳤다.이 여자는 여전히 그와 함께하기를 원하지 않는 걸까? 지금 한지영은 그의 아이를 가졌지만 여전히 그를 거절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지금 몸속의 혈충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혈충이 완전히 제거되어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방해나 위험이 없을 때 다시 모든 것을 한지영에게 말할 생각이었다.한 끼 식사를 마치자 한지영은 긴 여정을 마친 느낌이었다.“데려다줄게. 네 차는 이따가 기사가 너희 집 아래까지 몰고 가라고 할게.”“그럼... 차를 긁은 일은 어떻게 해요?”그녀는 자신이 남자와 이 식사를 한 최종 목적을 잊지 않았다.백연신은 그녀의 다급한 눈빛을 보고 입을 열었다.“다음 산전 검사는 언제야?”“네?”한지영은 예상 밖의 물음에 어리둥절해 했다. 두 가지 일은 전혀 관련이 없었다.“두 주일 후예요.”그녀가 우물쭈물 말했다.“좋아. 내가 같이 가줄게.”그녀는 화들짝 놀랐다.“같이... 간다고요?”그녀는 말까지 더듬었다.“무슨 문제 있어?”그가 덤덤하게 되물었다.당연히 문제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큰 문제. 만약 그가 함께 산전 검사를 가준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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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6화

한지영은 결국 아무 말 없이 백연신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서 내렸다.백연신은 그녀의 뒷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그리고 떨리는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짧은 접촉이었지만, 그 여운만으로도 몸속 깊은 통증이 다시 피어올랐다.하지만 머지않아, 혈충을 몸에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분명 다시 한지영과 함께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백연신이 별장에 돌아왔을 때, 고은채는 이미 그곳에서 백연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며칠 간격으로 백연신의 몸속에 남은 혈충을 제거하러 찾아왔고, 총 일곱 번의 과정이 모두 끝나야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그 과정은 극심한 고통을 동반했고,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이들도 있었다.하지만 혈충을 제거하는 도중에 절대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면 혈충이 오히려 몸속에 잠식해 더 큰 고통이 따랐으니까.“시작하자.”백연신은 담담하게 말했다.“그 여자, 이렇게까지 할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야?”고은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듣기론 아직도 연우진이랑 계속 만나고 있다던데. 당신이랑 다시 시작할 생각은 없어 보이던데? 설마 아직도 혈충 얘기는 안 한 거야?”“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닌 것 같은데?”백연신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왜 숨기는 건데? 그때 당신이 그 여자 대신 어떤 고통을 감수했는지 말해주기만 해도 바로 당신 곁으로 올 수도 있잖아.”고은채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왜 굳이 그 모든 걸 감추고 도는 건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넌 네가 해야 할 일만 하면 돼. 나는 계약대로 처리할 거니까. 하지만 한지영한테 쓸데없는 말이라도 흘리면, 넌 한 푼도 못 받을 줄 알아.”“당신...!”백연신의 날 선 경고에 고은채는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떴다.왜 그렇게까지 감추려는 걸까.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저렇게 강하게 단속하는 걸까.고통에 몸부림치며 혈충 제거 과정을 견디는 백연신을 바라보다, 고은채는 문득 소름이 돋았다.‘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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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7화

한지영은 이 아이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하지만 아이를 낳게 되면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그녀 혼자만의 몫이 아니었다. 부모님까지도 세상의 곱지 않은 시선에 고개 숙이게 될 게 뻔했으니...방법은 단 두 가지.남몰래 아이를 지우거나... 아니면, 백연신과 결혼하는 것.‘백연신과 결혼...?’한지영은 말도 안 된다는 듯 피식 웃었다.헤어진 지 벌써 5년. 그 세월을 돌아와 다시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아이 때문에 결혼한다면... 그런 결혼 생활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그녀는 조심스럽게 배에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배를 쓰다듬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그 시각, 병실.임유진은 강지혁이 진해원을 현이 곁에 두겠다고 말하자 다소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 아이... 강씨 집안 사람들과 사이가...”임유진은 말을 잇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그녀는 진세령과의 갈등을 아이에게 떠넘기고 싶진 않았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진세령은 지금 수감 중이고, 앞으로도 중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그 사실을 알고도 진해원이 과연 아무렇지 않게 강씨 집안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진해원, 그 아이가 자신을 미워하는 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이와 율이, 그리고 언젠가 가족이 될 겸이에게까지 해를 끼친다면... 그건 절대 보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엄마로서 자식한테 어떤 위협도 가지 않게 반드시 막아야 했다.“사람 붙여서 지켜보게 할 거야.”강지혁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현이가 지금 그 아이를 꽤 좋아하더라고. 괜히 억지로 떼어놓으면, 오히려 더 집착하게 될지도 몰라. 애들은 원래 그런 거잖아. 안 된다고 할수록 더 갖고 싶어 하고.그런데 그냥 앞에 계속 두면 오히려 시큰둥해질 수도 있어.”“하지만 해원이는 장난감이 아니잖아.”임유진은 단호하게 말했다.“알아. 하지만 현이 옆에 친구 하나 두는 게 뭐 그리 문제야. 현이가 계속 좋아하면, 그 애가 함부로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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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8화

임유진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강현수도 강지혁도 똑같은 질문을 던지다니.“후회한 적 없어요. 그때 현수 씨가 절 밀쳐내고, 겸이를 안겨주지 않았다면... 떨어졌을 사람은 저였을 거예요. 현수 씨가 저랑 겸이를 구한 거니까, 저도 당연히 현수 씨를 구하고 싶었어요. 그게 설령 현수 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임유진의 말투는 단호했고, 그 눈빛에는 후회가 전혀 비치지 않았다.강현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넌... 어릴 때랑 하나도 안 변했구나. 그때도 날 끝까지 붙잡고 있던 네가 아직도 기억나. 그 시절이 요즘 따라 괜히 그립다.”“하지만 사람은... 계속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을 수 없잖아요. 앞으로 나가야죠...”임유진은 조용히 말했다.그 말엔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말라는 조심스러운 충고도 함께 담겨 있었다.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강현수도 분명 눈치챘다.“그래... 사람은 결국 앞을 봐야 하니까.”그의 낮은 목소리는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 있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강현수가 조심스레 물었다.“유진아, 예전에 네가 그랬지. 설령 내가 너를 조금 더 일찍 찾아냈더라도 넌 날 사랑하지 않았을 거라고?”그 말에 임유진은 강현수와 눈이 마주치며 가슴 어딘가가 살짝 울렁였다.그의 눈빛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확인하고 싶어 하는 눈빛이었다. 아마도 그는 이제 마음을 정리할 마지막 실마리를 찾고 있었던 걸지도...임유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예전에 강지혁이 GH 그룹을 위해 널 외면했었잖아. 그런데도 넌...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해?”“난 혁이를 용서했어요. 이 세상에서 날 가장 사랑해 준 사람이 그 사람이었고... 나 역시 그 사람을 가장 사랑하니까요.”임유진은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용서라...”강현수는 그 말에 허탈하게 웃었다.“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절대 용서 못 해. 그 사람이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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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9화

“유진아, 넌 이번 생에 강지혁을 사랑했지. 하지만...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땐 나랑...”“다음 생에도 유진이는 나랑 있을 거야!”차디찬 목소리가 강현수의 말을 가로막았다.강현수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자, 임유진 너머에 서 있는 강지혁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강지혁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그 안에는 분노와 위협이 섞여 있었다.“회장님.”경호원들이 낮은 목소리로 인사했다.임유진은 놀란 듯 돌아봤다. 그러고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손을 강현수의 손에서 빼냈다.그 순간, 강현수의 손바닥이 텅 비어버린 것처럼 시리게 느껴졌다.강지혁은 곧장 다가와 강현수를 똑바로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강현수, 이번 생은 물론이고 다음 생, 그다음 생까지도 유진이는 내 사람이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꿈은 꾸지 마!”강현수는 이를 악물고 맞받아쳤다.“넌 여전하구나. 네가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고 다른 사람한텐 단 한 치의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거!”“원하는 걸 얻겠다면 애초에 기회를 나눌 필요가 없지.”강지혁은 오히려 확신에 찬 말투로 담담하게 대꾸했다.두 남자의 눈빛이 팽팽히 맞붙었다. 순간,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고 병원 정원은 한순간에 긴장감으로 얼어붙었다.임유진은 급히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강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혁아, 나 좀 피곤해. 병실로 돌아가서 쉬고 싶어. 우리 병실로 들어가자!”그제야 강지혁은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래. 병실로 가자.”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 앞으로 다가가더니, 갑자기 허리를 숙여 임유진을 번쩍 들어 올렸다.“혀, 혁아... 나 걸을 수 있어. 손만 다쳤지, 다리는 멀쩡하다고.”“알아. 그래도 지금은 그냥 이렇게 널 안고 가고 싶어서.”강지혁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임유진은 더는 뭐라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강현수는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이 모든 건 강지혁이 일부러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여전한 독점욕, 자신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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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유진아, 강현수가 정말 널 포기했다면... 굳이 ‘다음 생’ 같은 소리는 안 꺼냈을 거야.”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은 가볍게 웃었다.“그건 그냥 자기 위안이겠지. 다음 생이 있다는 걸 누가 믿어? 그냥 그렇게라도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잠시 침묵이 흐른 뒤, 강지혁이 조용히 물었다.“만약 정말로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강현수한테 기회를 줄 생각이 있어?”임유진은 슬며시 눈썹을 치켜올렸다.“혹시... 질투하는 거야?”강지혁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질투하고 있어.”그의 진지한 얼굴에 임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진심으로 미소를 지었다.“만약에 정말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 너를 만나고 싶어. 그 사람은... 난 그 사람과 인연이 아니었던 거야. 언젠가는 그 사람도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강지혁은 눈을 감고 그녀를 살며시 안았다. 따뜻한 체온이 그의 가슴에 전해졌다. 그러고는 그녀의 뺨에 살짝 얼굴을 부비며 조용히 속삭였다.“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훨씬 더 일찍 널 찾아낼 거야.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널 끝까지 지킬게. 절대 너한테 상처 주지 않을게.”그 다정한 목소리, 따뜻한 온기가 임유진의 가슴속에 스며들며 그녀를 미소 짓게 했다.“응. 좋아.”만약 정말 다시 태어나는 삶이 있다면 지금처럼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라, 조금 더 빨리 만나고 조금 더 단단한 행복을 함께할 수 있기를......다음 날 아침 9시.임유진의 수술이 시작되었다.수술 집도는 소영훈이 맡았고, S시의 최고 전문의 두 명이 어시스트로 참여했다. 수술실 밖에는 또 다른 전문가 팀이 생중계되는 화면을 보며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었다.세 가지 수술 시나리오가 준비되었고, 가능한 모든 변수에 대비한 최고의 조건이 갖춰져 있었다.한지영과 탁유미도 병원에 도착해 있었다.“이렇게 큰일인데 나한텐 말도 안 하고... 지영 씨랑 통화하지 않았으면 유진 씨 수술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을 뻔했어요.”“걱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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