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1661 - Chapter 1670

1688 Chapters

제1661화

장소월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아니 그냥 ...”김민준은 더 묻고 싶었지만 장소월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의아해하며 사무실로 들어선 김민준은 조심하지 않아 하마터면 전연우와 부딪힐 뻔했다.“대표님.”“방금 전엔...”전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장소월의 목소리를 들었었다. 이 여자 문밖에서 모두 엿들은 게 분명하다.곧이어 민찬영은 김민준에 의해 정중히 내보내졌다. 건물 아래에서 장소월과 마주쳤지만 서로 잘 모르는 터라 말은 섞지 않았다.장소월은 빵집에서 디저트와 커피를 사 들고 아무 일 없는 척 전연우의 사무실로 향하다 커피와 과일을 든 이우림과 마주쳤다.“우림 씨?”장소월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녀를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빠르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이우림은 장소월이 요즘 집에만 있는 줄 알았었다. 이곳에서 만나니 여간 어색하지 않아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둘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장소월은 이우림이 너무 피곤해 기분이 가라앉은 줄로 여기고 말했다.“우림 씨, 프로젝트는 전연우나 김민준 씨한테 맡겨요. 여자의 몸으로 매일 공사 현장을 오가는 건 위험해요.”“괜찮아요. 이제 익숙해졌어요. 그냥 좀 피곤할 뿐이에요.”이우림은 고개를 숙이고 장소월이 든 빵과 커피와 자신이 든 커피와 과일을 쳐다보았다. 순간 어색함이 밀려왔다.장소월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고 전연우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이 문밖에서 엿들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전연우의 사무실에 도착하니 그와 김민준이 함께 있었다. 오해를 피하려 이우림은 커피를 꺼내 김민준에게 건넸다.김민준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어리둥절했다. 장소월은 이우림과 김민준이 가까워진 줄로 알고 흐뭇해했다. 지난번 이우림이 전연우에게 김민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전연우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장소월에게서 빵을 건네받았다. 이어 조금 전의 일이 떠올라 빤히 그녀를 쳐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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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2화

전연우가 이우림과 김민준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한 이후, 장소월은 더 이상 둘을 엮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었다.이우림은 그런 말을 한 뒤에도 태연히 김민준과 이야기를 나눴으니 말이다.이우림은 장소월과 전연우의 대화를 떠올릴 때마다 온몸에 한기가 돌았다. 더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프로젝트 부서에 머물던 장소월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인사도 없이 별이를 데리러 밖으로 나갔다. 오늘 별이 수업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전연우가 일을 마치고 찾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하여 이우림에게 물었다.“소월이 어디 갔어?”이우림은 멍하니 무언가를 바라보다 정신을 차렸지만, 그때는 이미 전연우가 떠난 뒤였다. 김민준이 그녀에게 말했다.“방금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찾으셨어요.”쫓아갈까도 했지만, 그녀 자신도 장소월의 행방을 모르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생각에 걸음을 멈추었다.장소월은 화실 밖 창문 너머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가 커서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니 보통의 엄마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다.별이가 그림 한 점을 완성하자 선생님이 다가가 지도했다. 그리고나서 한참 수정한 뒤 수업이 마무리되었다.장소월이 화실 문 앞에 나타나자 별이는 깜짝 놀랐다.“엄마, 왜 오셨어요?”그때 전연우도 도착해 멀리서 장소월과 별이가 포옹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길가에서 익숙한 차를 본 장소월은 전연우가 따라왔음을 깨달았다. 역시 그녀는 그의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차에 손을 뻗은 순간 곁에서 다른 누군가의 손이 나타나 먼저 문을 열었다.전연우임을 확인한 뒤 장소월은 고개를 숙여 별이의 그림을 쳐다보았다.“아빠, 엄마, 오늘 밖에서 밥 먹어도 돼요?”최근 장소월은 매일 요리 실력을 펼치긴 했지만 맛은 그럭저럭이었다. 별이는 가끔은 밖에서 고기를 먹고 싶다며 정확히 의사를 밝혔다.장소월도 마침 요리에 지쳤던지라 흔쾌히 동의했다.“좋아.”전연우는 일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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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3화

장소월은 급히 남자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는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오빠랑 하룻밤 놀까?”그 말에 담긴 희롱의 의도를 장소월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고급 레스토랑이라 시끄럽게 일을 키우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선생님, 계속 이렇게 나오시면 사람 부를 거예요.”중년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내가 이 레스토랑 주주야. 불러, 불러보라고!”태연자약한 그의 태도에 장소월은 분노와 초조함이 밀려왔다. 큰소리로 외치려던 찰나 기름진 그 남자가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의 더러운 손이 그녀의 얼굴을 만지려던 순간, 돌연 손목이 꺾여버렸다.“으악"중년 남자의 고통스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군가가 더 힘을 주자 관절이 뚝뚝 꺾여버렸다.장소월은 급히 전연우의 뒤로 숨었다. 그가 제때에 와줬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창피한 일을 당했을 것이다.중년 남자는 눈앞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협박하기 시작했다.“너 이따가 죽었어! 내가 누군지 알아?”전연우는 더욱더 세게 남자의 팔을 움켜쥐고는 다리로 힘껏 걷어찼다. 그 바람에 남자는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레스토랑 종업원들은 주변에 모여 있었지만 전연우를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구경꾼이 점점 늘어갔다. 장소월은 이 정도면 됐다 싶어 전연우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는 발아래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남자를 무정하게 내려다볼 뿐이었다.“이 레스토랑은 이제 너와 아무 상관도 없을 거야.”추측일 뿐이었지만, 전연우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다.중년 남자는 그제야 당황한 얼굴로 두 사람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주변 종업원들에게 고래고래 소리쳤다.“너희들 다 눈멀었어?”장소월은 전연우가 극도로 화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밥을 다 먹고 기다리고 있던 별이는 두 사람이 짐을 챙겨 떠나려 하자 작은 책가방을 들고 급히 따라갔다.집에 돌아와도 전연우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장소월은 불안함에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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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4화

이씨 가문과 전연우의 협력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우림과 김민준의 일상적인 업무도 원활히 이어졌다. 하지만 이우림은 자신에게 자꾸만 관심을 쏟는 그가 부담스러워 결국 솔직히 털어놓았다.장소월과 전연우는 공사 현장을 시찰하러 왔다가 두 사람이 불쾌하게 헤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이우림은 짜증 난 마음에 뛰쳐나갔다.장소월은 그녀가 걱정되어 쫓아갔다.“우림 씨?”지난번 그 대화 이후, 장소월은 이우림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이우림은 그녀도, 별이도 별로 만나지 않았다.평소 부드럽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이우림이었기에, 김민준에게 갑자기 화를 내는 걸 보니 정말이지 낯설기 그지없었다.이우림은 그녀가 쫓아오는 것이 짜증 나 걸음을 멈추었다.“소월 씨, 나 좀 조용히 있고 싶어요.”장소월도 제자리에 멈춰 섰다.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한꺼번에 목구멍으로 되돌아가 짧은 한마디만 새어 나왔다.“알았어요.”전연우가 뒤따라왔을 때 이우림은 이미 멀리 가버린 뒤였다. 그는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장소월을 바라보았다.장소월은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여자로서 이우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연우의 시선과 마주친 순간 허망함이 밀려왔다.전연우는 김민준에게 대략적인 상황을 듣고 장소월에게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우림 씨는 내가 자기 일에 끼어드는 걸 싫어한다고 말하려는 거지?”순간 전연우는 할 말을 잃었다.장소월은 흥 콧방귀를 뀌었다. 역시 그럴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우림 씨를 걱정한다면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마음속에 알 수 없는 시큰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이우림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따라갔다.전연우도 어찌할 방법이 없어 그녀의 뒤를 따랐다.이우림은 짜증 난 마음에 안전모를 벗어 던지고 앞만 보고 걸어갔다. 공사 구역에 들어서자 몇몇 노동자가 그녀에게 인사했다. 아래위로 훑어보는 그 시선이 너무나 불편했다.공사 현장엔 여자가 드문지라 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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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5화

이우림은 김민준에게 급히 달려갔다. 죄책감에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장소월은 전연우에게 잡혀 있어 다가갈 수 없었던지라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구급차를 부른 뒤 몇몇 노동자가 김민준을 부축했다. 이어 이우림도 일어났고 장소월은 그제야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줄 수 있었다.이우림은 평소의 침착함을 잃고 눈물을 쏟아냈다.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긴 하지만,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헌신하는 김민준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민준 씨는 분명 괜찮을 거예요.”장소월은 이우림을 위로하며 전연우의 소매를 꽉 잡았다. 사실 그녀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다.병원 진찰 결과, 김민준은 어깨와 머리에 상처를 입었지만 일단은 가벼운 타박상으로 확인됐다.“일주일 정도 입원 관찰이 필요합니다.”장소월과 전연우는 안도했지만 이우림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혹시 후유증이라도 남으면 어찌한단 말인가.“우리 교대로 돌보는 건 어때?”병실 문을 나온 뒤 장소월이 전연우에게 제안했다.전연우는 눈썹을 찌푸렸다. 이 여자는 영리한 것 같지만 때론 이토록 어리석다.“이젠 둘을 엮으려는 생각은 안 드나 보네?”예전엔 이우림과 김민준을 억지로 엮으려 했지만, 최근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일로 둘 사이에 우연히 연결고리가 생긴 것이다.이전엔 의도적이었다면, 지금은 우연, 아니 운명적인 기회 아닐까?장소월은 이를 깨닫고 환히 웃으며 전연우를 붙잡았다.“맞아, 너무 맞아!”장소월은 병실로 들어가 이우림에게 인사했다.“우림 씨, 나랑 전연우는 별이 데리러 먼저 갈게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요.”이우림은 정신이 온통 김민준에게 쏠려 있어 두 사람의 행선지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가요. 내가 여기 있으면 돼요.”장소월은 전연우와 함께 병실을 나선 뒤에도 자꾸 뒤를 돌아봤다. 이우림은 사람을 돌본 경험이 없으니 혹시라도... 더 생각할 틈 없이 전연우가 말했다.“여긴 병원이야. 무슨 일이 있으면 의사나 간호사 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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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6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갔다. 김민준이 퇴원하자 전연우는 다시 공사 현장 일을 그에게 맡겼다.“이번엔 안전 문제 철저히 챙겨.”전연우는 한 사람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손에 익지 않아 시간이 더 오래 걸릴 테니 말이다.장소월은 건강을 회복한 김민준을 보고 있다가 문득 이우림이 떠올라 조심스레 물었다.“우림 씨랑은 잘 지내요?”순간 며칠 동안 이우림이 보여주었던 세심한 보살핌이 생각나 따뜻한 온기가 가슴을 스쳤다. 하지만 지난번 그녀의 말이 떠오르며 다시 한기가 밀려왔다.“그냥... 괜찮아요.”김민준은 짧게 대답했다.장소월은 빠르게 변하는 그의 표정을 보고는 더 묻지 않았다. 김민준이 떠난 뒤 전연 곁으로 다가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저 두 사람도 참 이상해.”이우림은 최근 삶의 중심을 잃은 듯했다. 예전 리듬으로 돌아가자니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예전 김민준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니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어색함을 피하려면 피해 다니는 게 낫지 않을까?’공사 현장에서 일찍 빠져나온 이우림은 디저트 가게에서 간식을 사 들고 남원 별장으로 향했다.장소월과 전연우가 집에 돌아와 보니 이우림이 와 있었다. 하지만 별이는 멍한 얼굴로 눈을 비비고 있었다.“엄마!”별이가 안아달라며 두 팔을 벌렸다.장소월은 급히 다가가 이우림에게 미소를 지으며 별이를 안았다. 별이는 얼마 되지 않아 꿈나라에 빠졌다.이우림은 별이가 놀다 지친 줄 알고 별로 걱정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메이린이 의아한 얼굴로 다가왔다.“별이 아까 점심때 낮잠을 잤었는데 또 자요?”장소월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확실히 최근 별이는 예전 같지 않았다.“얼마나 잤어요?”메이린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두 시간 정도요.”장소월은 급히 별이의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뜨거운 체온에 놀라 전연우를 바라보았다.이우림도 그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금 전까진 별다른 이상을 못 느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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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7화

이우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전연우와 장소월이 왔으니 가족의 화목함을 방해하지 않으려 떠나기로 했다.링거를 다 맞은 별이는 점차 의식을 되찾았다.전연우는 메이린이 ML 레스토랑에서 포장해 온 저녁 식사를 가져왔다. 정확히 세 사람 몫이었다. 별이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장소월의 모습을 보고는 방해하지 않으려 가만히 앉아 있었다.“아가, 좀 나아졌어?”장소월은 침대 옆에 앉아 별이의 작은 손을 잡고 걱정 어린 얼굴로 물었다.별이는 얼굴이 창백했지만 입가엔 미소를 띠었다.“엄마, 저 괜찮아요!”장소월은 별이가 늘 활기차고 건강하다고 생각해 소홀히 대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전연우는 별이가 좋아하는 보르시치를 내밀었지만, 아이는 불편한 듯 작은 머리를 저었다.“아빠, 엄마, 저 밥 안 먹고 싶어요.”장소월이 걱정스럽게 말했다.“밥을 안 먹으면 어떡해?”별이는 여전히 머리를 저었다. 전연우는 수프를 내려놓고 의사를 불러 상황을 물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장소월도 뒤따라갔다.의사에게서 별이에겐 아무 문제도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장소월은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의사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잖아. 영양 수액 맞으면 돼.”전연우는 정신이 반쯤 나간 듯한 장소월이 행여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히기라도 할까 봐 손을 잡고 조심스레 걸어갔다.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밥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병이 더 심해질까 걱정됐다.그런 생각에 다시 의사를 찾으려 했지만 전연우가 단단히 붙잡았다.“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별이가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전연우는 병원장에게 연락해 소아 독감 치료에 최고인 의사를 데려왔다. 그는 이미 완벽에 가까운 답변을 내놓았다.장소월은 전연우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남자의 힘을 떨쳐낼 수는 없었다. 분노와 죄책감에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울음을 터뜨렸다.장소월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란 전연우는 급히 쪼그려 앉아 그녀를 달랬다.“걱정 마. 괜찮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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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8화

며칠간 쉬지 않고 별이를 돌보느라 장소월은 많이 초췌해졌다. 다행히 별이의 몸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전연우가 밥을 먹으라 권해도 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난 배 안 고파. 차라리 별이 밥 먹이는 걸 도와줘.”전연우는 한기 어린 얼굴로 수프 그릇을 내려놓았다.장소월은 모든 정신을 별이에게 쏟고 있었다. 며칠 만에 눈에 띄게 야위었고 예전의 생기 넘치던 모습도 사라져버렸다.별이의 밥을 챙기느라 전연우에게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메이린은 눈치가 빨랐다. 두 사람 사이 미묘한 분위기를 느끼고 장소월이 든 수프 그릇을 받아들었다.“사모님, 요즘 별이 돌보느라 많이 지치셨어요.”장소월은 저도 모르게 홀쭉해진 얼굴을 만졌다. 최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밥도 잘 챙겨 먹지 못한 채 바삐 돌아쳤었다.별이도 거의 회복되었다고 느껴 메이린을 거들었다.“맞아요, 엄마 너무 말랐어요! 그러면 별이 마음이 아파요!”하지만 장소월은 다시 별이에게 밥을 먹이려 숟가락을 들었다. 그 모습에 메이린은 어쩔 수 없이 소리쳤다.“사모님!”그렇게 장소월은 반강제로 별이의 침실을 나왔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전연우의 굳은 얼굴과 마주하니 왠지 모르게 심장이 떨려왔다.두어 걸음 앞으로 간 장소월은 다시 돌아와 문 앞에 서 있는 전연우의 손을 잡았다.“밥 먹자. 나 혼자 먹기 싫어.”사실 장소월은 밥을 먹든 안 먹든 상관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별이가 건강을 되찾는 것이었으니 말이다.식탁에서 전연우는 끊임없이 장소월의 그릇에 음식을 덜어줬다.장소월은 별다른 표정 없이 기계적으로 느릿느릿 씹어냈다.이우림은 일을 일찍 끝내고 별이를 보러 왔다. 이 시간에 장소월과 전연우가 밥을 먹고 있을 줄은 몰랐다.“왜 이 늦은 시간에 식사하고 있어요?”이우림은 별이에게 주려고 가져온 선물을 내려놓았다.장소월은 그제야 젓가락을 멈출 구실이 생겼다.“좀 늦었어요.”장소월이 일어서자 전연우의 눈썹이 다시 찌푸려졌다.장소월은 이우림의 팔을 잡고 2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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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9화

장소월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별이 같은 순한 아이가 왜 지금 그녀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걸까?그런 장소월의 마음을 알아챈 전연우가 말했다.“오늘 아침 의사가 말했잖아, 별이 잘 회복되고 있다고. 이제 좀 움직여도 돼.”장소월은 더 말하지 않고 우울한 기분을 안고 침실로 돌아갔다.별이가 이우림을 배웅할 때, 전연우는 곁에 서서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우림이 떠날 때까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소월은 침실에서 오랫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부족한 엄마라서 아이가 자신을 멀리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가슴을 파고들었다.그때 침실 문이 열리고 전연우가 들어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장소월은 고개를 숙인 채 어떻게 해야 좋은 엄마가 되는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었다.별이 앞에서 조심스러워하는 장소월의 모습을 본 전연우는 마음이 무거워졌다.별이는 여전히 장소월에게 끈적하게 달라붙었지만, 그녀는 아이가 자신보다 이우림을 더 사랑한다고 느꼈다.어느 날 이우림이 별이를 데리고 놀러 가려 하자 장소월은 평소 같지 않게 손을 내저었다.“둘이 가요.”별이가 애교를 부리며 다가왔다.“엄마, 왜 같이 안 가요?”장소월은 지친 얼굴로 옅은 미소만 지었다.“우림 이모랑 가.”별이가 이우림과 함께 있는 걸 좋아하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한참을 설득해도 장소월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이우림은 어쩔 수 없이 전연우에게 물어보기로 했다.지난번 전연우와의 대화를 통해 이우림은 자신이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애써 용기 내 다가갔다.“연우 오빠, 별이 데리고 놀러 가도 돼요?”전연우는 고개도 들지 않았다.“소월이도 가?”이우림은 마음이 무거워졌다.“소월 씨는 안 간대요.”전연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우림을 흘끗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소월을 찾으러 걸어갔다.뒷마당에서 장소월은 피로가 가득 묻은 얼굴로 책을 들고 있었다.전연우는 최근 장소월의 이상함을 눈치챘다. 몇 번이나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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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0화

세 사람과 함께 있으니 이우림은 끝없는 외로움이 느껴졌다.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장소월을 한쪽으로 끌어당겼다.장소월은 이우림이 할 말이 있지만 꺼내기 어려워한다는 걸 알아채고 말했다.“우림 씨, 혹시 할 얘기 있어요?”머지않은 곳에서 걷고 있던 전연우가 이쪽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러다 불안함이 깃들어 있는 이우림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쳤다.“소월 씨, 나 먼저 갈게요.”이우림은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별이를 쳐다보고는 장소월이 대답하기도 전에 급히 자리를 떠났다.그녀를 쫓아가려 했지만, 순간 오랫동안 별이와 놀아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스쳤다. 최근엔 이우림이 별이와 주로 놀아줬으니 말이다... 별이는 이우림이 갔다는 걸 알고도 별로 떼쓰지 않았다. 오히려 잔뜩 신이 난 얼굴로 왼손으로 장소월, 오른손으로 전연우를 잡았다. 세 식구의 행복감이 얼굴에 넘쳐흐르고 있었다.장소월은 그제야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걱정이 해소되는 것 같았다. 역시 별이의 마음에 엄마가 없는 게 아니었다!자신감을 되찾은 장소월은 에너지가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힘든 줄도 모르고 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을 신나게 누볐다. 전연우는 뒤에서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다니고 있었다.별이가 지칠 무렵에도 장소월은 씩씩하게 앞장서 걷고 있었다. 전연우는 더는 참지 못하고 다가가 그녀를 붙잡았다.“좀 쉬어.”그제야 장소월은 자신의 걸음이 너무 빨라 별이가 뒤처져 있다는 걸 깨닫고 걸음을 멈추었다. 전연우는 그녀를 끌고 길옆 벤치에 자리 잡았다.별이도 종종걸음으로 부모님에게 다가왔다. 장소월이 드디어 쉴 틈을 주자 몸을 배배 꼬며 그녀 품에 파고들었다.전연우는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점심 12시였다. “점심때야.”별이는 점심시간 낮잠을 자고 밥을 먹어야 한다는 걸 떠올린 장소월은 아이를 안으려다가 전연우를 흘끗 쳐다보았다. 이미 키가 훌쩍 커버린 별이를 그녀가 안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결국 전연우가 별이를 안아 들었고, 그렇게 세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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