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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1891 - 챕터 1900

2063 챕터

제1891화

이도현은 날이 저물 때까지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자기가 너무 강압적으로 나와서 천현문의 조상들이 나타나지 않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 왜 아직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거지?이도현은 기다리다 잠이 들 뻔했다.“아무리 오래 산 사람이라도 죽음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나 보네...”이도현이 혼잣말을 하며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자려던 순간, 갑자기 옆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이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도 전에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이도현이 대답했다. 하지만 소유정과 한소희가 한밤중에 무슨 일로 자기를 찾아온 건지 알 수 없었다.문이 열리고 소유정과 한소희가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도현 오빠.”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유정 씨, 소희 씨, 이쪽에 앉으세요.”이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왜 자지 않고 저의 방으로 오셨어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는 한 두 분은 안전할 거예요. 그리고 내일이면 방법을 찾아서 두 분을 무사히 돌려보낼 테니까 편히 쉬고 있으세요.”소유정과 한소희가 자리를 찾아 앉더니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도현 오빠, 오해예요. 저희는 무서워서 온 게 아니에요. 도현 오빠 곁에 있으면 저희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 그냥 잠이 오지 않아서 이야기나 좀 나눠보려고 왔어요. 혹시 휴식하는 데 방해됐나요?”소유정이 말했다.“저도 도현 오빠 곁에만 있으면 안심이 되어요. 그리고 안전도 전혀 걱정되지 않아요.”한소희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아니에요. 근데 두 분이 며칠 동안 납치당했잖아요. 그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을 텐데 이제라도 푹 쉬고 기력을 회복하세요. 안 그러면 몸이 상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이제 이도현도 눈치가 백 단이라서 지금 소유정과 한소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손금 보듯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저희 정말 괜찮아요. 도현 오빠, 저희도 이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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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2화

“그렇죠... 우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사이죠. 게다가 한 번도 아니고...”이도현이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눈앞의 두 사람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도현 오빠가 번마다 저희의 목숨을 구해주네요.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정말 도현 오빠가 없었다면 저희도 지금까지 살아있지 못했을 거예요.”소유정은 말하는 내내 이도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눈 한번 깜짝이지 않았다.“보답할 것 없어요. 솔직히 이번 일도 저 때문에 일어난 거예요. 그러니까 오히려 제가 두 분께 사과해야 하죠.”“도현 오빠, 아니에요.”“도현 오빠. 저희 이제 친구잖아요. 말 편하게 놓으세요. 생사고락을 함께한 사이인데 너무 거리감이 느껴져요.”한소희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서운한 감정이 조금 드러났다.“저도 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도현 오빠가 정말 저희를 친구로 여긴다면 이제부터 말을 편하게 놓으세요. 그리고 우리 가족은 모두 저를 유정이라고 불러요. 도현 오빠도 그렇게 불러주시면 안 돼요?”소유정이 수줍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이도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걸 거절할 수도 없고... 그래도 가족처럼 불러 달라는 건 좀...’“도현 오빠, 저도 앞으로 소희라고 불러주세요. 저의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도 다 그렇게 부르거든요.”한소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앞으로 그렇게 부를게요. 이제부터 말도 놓고...”이도현도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예전에는 계속 존댓말 해서 너무 낯설고 거리감 느껴졌어요. 저희를 계속 밀어내는 것 같아서 너무 슬펐어요.”소유정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맞아요. 도현 오빠가 저희에게 철벽 치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어요. 저희는 도현 오빠를 친구로 생각하는데 도현 오빠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이제는 떳떳하게 말할게요. 저는 도현 오빠가 저의 할아버지를 치료해주신 이후로 계속 도현 오빠를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도현 오빠에 대해 알면 알수록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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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3화

이도현은 어안이 벙벙했다. 소유정과 한소희가 다짜고짜 고백할 줄이야. 정말 생각 밖의 전개라 이도현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막막했다.이도현은 선배들과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를 맺었고 한지음 등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즉 아무도 고백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고백을 받으니 이도현은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그... 두 분... 아니, 유정과 소희야, 그... 두 사람의 마음은 알겠지만... 내가 좀 못나서 나보다 훨씬 좋은 남자를 만나길 바라...”이도현이 어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고백을 거절할 때 쓰는 수많은 핑계 중에서도 두번째로 최악인 변명을 골랐다.가장 최악인 변명은 서로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고 둘러대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가 이도현이 말한, 자기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말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계속 친한 친구로 지내고 싶다며 어장 관리식으로 거절하는 것이다.이도현은 누군가를 거절해본 경험이 많지 않아 수많은 핑계 중에서도 두 번째로 최악인 대답을 말했다.“아니에요... 도현 오빠는 전혀 못나지 않았어요. 저희에게 도현 오빠는 신과 같은 존재예요. 그리고 저희는 한낮 일반인에 불과하죠. 저희는 절대 도현 오빠를 따라잡을 수 없을 거예요. 그저 멀리서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그러니까 못나도 저희가 못났죠. 절대 도현 오빠의 탓이 아니에요.”“맞아요. 저희는 도현 오빠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무공도 배웠어요. 결국, 일반인에서 무사로 되었고요. 비록 지금도 꽃다운 나이긴 하지만, 이미 무공을 익히기 가장 좋은 타이밍을 놓쳤어요. 게다가 천부적 재능도 일정한 한계가 있어 내공 경지가 아직도 지천계에 머물러 있어요. 저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도현 오빠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이에요.”“도현 오빠. 저희가 오늘 이런 말을 하는 건, 절대 무슨 약속을 받아내거나 어떠한 일을 시키려는 게 아니에요. 저희는 단지 이번 기회를 빌려 속마음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말할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서...”“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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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아니면 그냥 강제로 입을 다물게 하면 그만이다. 굳이 난감하거나 창피할 필요가 없다.하지만 소유정과 한소희는 달랐다. 장군 집안의 후손이자 명문가의 규수이며 티 없이 말고 깨끗한 이십 대 소녀들이었다.두 사람은 장난감 바꾸듯 남자를 바꾸는 여자가 아니었다. 누구처럼 남자를 갖고 노는 것을 취미로 삼지 않았으며 품성이 두말할 것 없이 바르고 좋았다.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이도현에게 고백한 건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돈도 있고 배경도 있는 사람들이 설마 다른 이유로 이도현을 좋아할까? 도대체 뭘 얻겠다고? 뛰어난 무술 실력 아니면 살인 능력? 그것도 아니면 주변에 여자가 많아서?이도현은 생각할수록 의문이 깊어졌다. 두 사람은 염국에서 명성 높은 가문의 딸로 태어났으며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는데 왜 자신처럼 사람을 죽이는데 이골이 난 무사를 좋아하게 된 걸까?하지만 세상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고도 많다. 게다가 모든 일에 반드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유정아, 소희야. 왜 이렇게 바보스러워... 두 사람도 내 상황을 알잖아. 거저 없이 떠도는 데다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신세라는 걸. 그리고 이번에 직접 겪어봐서 알겠지만, 이 세상에는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수없이 많아. 다른 곳은 물론이고 이 성역만 해도 열 명 중 아홉 명은 나를 죽이고 싶어 해.”“내 처지가 이러다 보니 계속 주변 사람들까지 연루하게 돼. 너희가 이번에 당했듯이. 그냥 친구 사이인데 나를 협박하기 위해 너희들을 여기로 납치했잖아. 다행히 내가 실력이 있어서 너희를 구해냈지만, 만약 적들을 이기지 못하고 살해당했다면 너희들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본 적 있어? 난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을 끌어들였어. 더 이상 아무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 너희가 더 이상 나 때문에 상처받는 게 싫어. 게다가 너희도 알다시피 내 주변에 있는 여자가 한 명이 아니야. 너희가 나를 따르면 상처를 받을 게 분명해. 하지만 난 아무것도 장담해 줄 수 없어.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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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5화

이도현은 정말 어쩔 바를 몰랐다.이도현도 원래 한 여자만 바라보는 좋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진심으로 강설미를 사랑했지만, 결국 배신당하고 말았다. 이에 마음이 식어버린 이도현은 더 이상 감정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에 여자가 끊이질 않았고 심지어 모두 훌륭한 여자들이었다.이도현은 인생이 참 야속하게 느껴졌다. 하늘이 자신을 놀려대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안 풀릴 수가.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온갖 방법을 써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마음을 접고 혼자 살아가려고 하니까 또 여자가 끊이질 않는다.정말 뜻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다.그래서 다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 어쩌다가 며칠 동안 일이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이는 하느님이 잠시 괴롭힘을 멈췄을 뿐이다.나라 싸움도 마찬가지다. 나라가 약하면 맞는다. 약소국이 어쩌다가 맞지 않는 건 오직 강국에서 잠시 괴롭힘을 멈췄기 때문이다.이도현도 줄곧 하늘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괴롭힘은 이도현이 헌혈 차에 올라탔을 때부터 시작되었다.이도현은 정말 하늘에 대고 원망하고 싶었다. 이 국면을 대체 어떻게 대처하라는 건지 따지고 싶었다.“그... 유정아, 소희야. 너희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마음은 정말 고마운데... 난 너희들에게 어울릴만한 사람이 못 돼. 내가 지금 스스로를 지키는 것도 문제고 아직 주변의 많은 여자를 책임지지도 못 했어. 그 사람들은 나를 구하다가 몸까지 받쳤거든. 그런데 나는 온전한 사랑마저 줄 수가 없어. 나도 불공평하다는 거 알아. 이 세상에 자신의 연인을 다른 여자와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교룡 척추골과 융합하면서 하마터면 악마로 변할 뻔한 나를 그녀들이 몸까지 받쳐가며 구해줬거든. 내 여자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 서 있을 수 없어. 그래서 나는 내 여자들을 끝까지 책임져야 해.”“난 지금 아주 많은 감정의 빚을 지고 있고 미안한 여자가 한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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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6화

이도현은 이런 거절 방식이 더 나을 줄 알았다.하지만 그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을 너무 몰랐다. 그냥 짧고 냉철하게 거절해버리면 여자가 더욱 쉽게 마음을 접는다.또는 당신 앞에서 한바탕 크게 울고 집에 돌아가서 분풀이를 실컷 한 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아니면 오랫동안 이 감정에 빠져 몇 년, 수십 년, 또는 평생을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 외에도 끝까지 집요하게 매달리는 여자가 있다. 대체로 이상 네 가지 경우로 나뉜다. 그 밖에 다른 반응도 있을 수 있지만, 극히 드물다.암튼 단칼에 거절하면 80% 정도가 마음을 접고 더 이상 달라붙지 않는다.그러나 이도현처럼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며 친절하게 거절하면 오히려 좋아하는 마음만 더욱 커질 뿐이다. 여자들은 이 남자의 참된 인성에 더욱 매력을 느끼고 거절의 뜻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자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고생하게 할까 봐 거절하는 줄 알기 때문이다.그렇게 되면 여자들은 더 떠나지 않고 함께 있으려 한다. 이게 바로 사랑에 빠진 여자들의 남다른 사고방식이다.“도현 오빠, 저희는 상관없어요.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오직 도현 오빠 곁에 있으면 돼요. 도현 오빠가 저희를 곁에 두고 내쫓지만 않으면 돼요.”“저도 같아요, 도현 오빠. 저희는 그저 도현 오빠 곁에 있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저희의 가장 큰 행복이에요. 도현 오빠를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더 이상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에게 더 나은 남자는 없어요. 도현 오빠가 딱 맞아요.”“도현 오빠가 저희에게 맞는 사람이 옳은지 아닌지는 저희가 제일 잘 알아요. 물론 이렇게 갑작스레 고백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래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단번에 거절하지 마시고 친구로 지내면서 다시 한번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자신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도현 오빠도 언젠가 저희를 좋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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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7화

세 사람은 성격이 시원한 편이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로 한 후 정말 한마디도 더 언급하지 않았다. 그에 관한 그 어떤 주제도 모두 하지 않았다.소유정과 한소희는 조금 전 고백할 때의 수줍음을 금세 털어내고 곧바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진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이도현과 대화를 이어내려 갔다.반면 이도현은 그래도 조금 어색하게 느껴져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그렇게 세 사람은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았다. 주로 소유정과 한소희가 물으면 이도현이 대답하거나 아니면 두 여자가 말하고 이도현이 듣는 식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도현은 정말 수다를 떨 줄 모른다.“도현 오빠는 지음 언니가 잡혀간 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나요?” 소유정이 물었다.“그렇다고 보면 돼. 지음이 납치되었을 당시, 지음을 보호하던 사람의 말에 의하면 범인은 내공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라고 했어. 신영성존은 아예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뿐더러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어. 겨우 목숨을 부여잡고 내게 이 소식을 전해준 거야.”이도현이 대답했다.“신영성존이라면 신영군단의 그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한소희가 물었다.“응.”“세상에... 예전부터 신영성존이 도현 오빠 밑에서 일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근데 저는 계속 반신반의했거든요. 이제 보니 다 사실이었네요. 도현 오빠 진짜 대단하세요. 우리 눈에 엄청 높으신 분이 도현 오빠를 위해 일하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에요.”한소희가 충격받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고 염황의 동의도 받았어.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염황은 나의 대선배야.”이도현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네?”“어머나...”소유정과 한소희는 이도현의 대답을 듣고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 염황이 이도현의 대선배라니. 정말 귀를 의심할 정도로 믿겨 지지 않는 자백이었다.염황은 염국의 여황제로서 염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물이었다. 두 사람의 할아버지도 염황을 만나면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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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이도현이 이 세상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너무 놀랄 것 없어. 사실 나도 예전에 몰랐거든. 그냥 짐작만 하다가 어느 날 확인했을 뿐이야.”이도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도현 오빠, 저희가 어떻게 안 놀라요? 그분은 염황이에요. 우리 염국의 최고 권력자인 여황제가 도현 오빠의 대선배인데 저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어요? 옛날처럼 격식을 차렸다면 저희는 도현 오빠에게 무릎 꿇고 인사를 올려야 해요. 세상에...”소유정과 한소희는 오랫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애국심이 유난히 강한 두 사람에게 있어서 군주는 정말 유일무이한 존재였다.“너희들, 정말 못 말려.”이도현은 쓴웃음을 짓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자라온 환경이 다르므로 생각도 다르기 마련이다.“도현 오빠, 그렇다면 염황께서도 지음 언니가 누구에게 잡혀갔는지 모르시는 건가요?”한소희가 물었다.이도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얼마 전 성역의 여러 세력이 동시에 황궁을 공격하는 바람에 내 선배들이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그러니까 압도적인 실력 앞에서 권력은 아무 의미가 없어. 이 세상에서 권력을 누리려면 오직 강력한 실력이 뒷받침해야 해.”“뭐라고요? 황궁이 습격을 당해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염황은 괜찮으신가요? 군대들은 어디 가고 그런 무뢰한들이 황궁을 침범하게 내버려 둔 걸까요? 직무 유기 아닌가요? 이들을 반드시 처단해야 해요.”이도현의 대답을 들은 소유정과 한소희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덩달아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응. 지금은 괜찮아. 내가 몇 명만 도망치게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죽여버렸거든. 그리고 무사들의 싸움에 일반 군인은 아무 도움도 안 돼. 나서봤자 죽기만 하거든...”이도현이 조용히 말했다.“대체 어떤 빌어먹을 놈들이 감히 우리 염황을 건드려요? 그런 놈들은 죽어 마땅해요. 온 가문이 멸망해도 부족해요.”“이건 우리 염국의 크나큰 수치예요. 언젠가 염국이 강해지면 성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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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9화

그 강력한 기운은 순식간에 방문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이도현 일행을 향해 거세게 덮쳐나갔다.이는 상대방이 이도현에게 보내는 기선 제압이었다.이도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운을 뿜어냈다. 그러자 밖에서 들어오던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이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방 안에 이미 여러 명이 들어와 있었다. 맨 앞에 선 사람은 관복을 입은 관리였고 그 뒤에는 전신에 갑옷을 두른 병사들이었다. 병사들은 손에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있었는데 딱 봐도 실력 있는 장교들 같았다.“어명이다. 이도현, 어서 받들라.”선두의 관리는 손에 현무 신수가 그려져 있는 금빛 공문을 들고 있었다. 보아하니 지위가 좀 있는 사람 같았다.“뭔 소리야? 누구의 어명을 받들어? 당신들이 누구인데? 왜 난데없이 나타나서 나보고 어명을 받들라는 거야? 너희가 이 천하의 왕이라도 돼? 대체 용건이 뭐야? 할 말 있으면 빨리하고 없으면 꺼져.”이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냉랭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디 감히 폐하를 모독하느냐? 죽고 싶어?”관리 뒤에 서 있던 장교 한 명이 버럭 화를 내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이도현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는 셈이었다.쾅.그 장교가 이도현에게 닿기 전, 이도현은 허공에 대고 발길질을 날렸다. 그러자 장교의 배에 엄청난 힘이 떨어졌다. 이에 장교는 나무 창문까지 부수며 뒤로 날아가 버려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자기 주제를 알아야지.”이도현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너... 이도현. 네가 감히 우리를 공격해?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는 하느냐?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어?”관리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당신들이 누구든 난 관심이 없어. 다시 말하지만, 할 말 있으면 빨리 말하고 없으면 저리 썩 꺼져. 나를 자극하지 말고. 안 그러면 전부 죽여버린다.”이도현이 말했다.“너... 네가 감히... 우리는 현무상제의 어명을 전하러 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 장교를 때려? 가문이 멸망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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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0화

이도현처럼 평범한 백성은 물론 성역의 왕후마저 현무상제의 어명을 이렇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러니 현무상제를 위협하는 건 더욱 말이 안 되었다.“후회라? 내가 후회할지 모르겠지만, 당신들이 지금 당장 떠나지 않으면 곧 후회하게 될 텐데...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거든. 도망치라고 시간을 줘도 떠나지 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지. 이곳에 영원히 묻어두는 수밖에.”이도현은 말하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다. 그러나 그 어느 장교도 그와 눈길을 마주치지 못했다.오직 전령관만 이도현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비록 속으로 두려움을 느꼈지만, 곁으로 조금도 티를 내지 않았다.이도현도 이 전령관의 배짱에 감탄을 자아냈다.“하하하. 의외로 배짱이 좋군. 자네 용기를 봐서 용건이나 들어봐 주지. 말해봐. 현무상제가 대체 뭘 원하는 건데?”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너....”전령관은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화가 치밀었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결국, 전령관이 먼저 양보했다. 무릎 꿇을 생각이 없는 이도현을 억지도 꿇릴 수도 없고... 전령관의 주요 임무는 어명을 전달하는 거니까 어떻게든 어명만 전달하면 되었다.비록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도현, 현무상제의 어명을 받들라. 7일 이내에 용골과 곤륜옥의 비밀을 들고 현무제국으로 찾아오라....”전령관은 어명을 한참이나 읽었다.이도현은 어명을 다 듣고 냉소를 지었다. 그는 현무상제와 같이 오만한 자들을 수없이 봐왔다.한 나라를 이끄는 황제 주제에 만천하 사람들의 황제라도 되는 줄 알고 거만한 자세로 타인을 대하고 마치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대단한 존재인 양 행동한다.하지만 이도현 눈에 그런 자들은 개미에 불과했다. 이는 상제라도 별다를 것 없었다.“이도현, 어명을 받아라...”전령관이 어명을 다 읽고 공문을 이도현에게 건넸다.“유정아, 저 천 조각 좀 건네주라. 안에 뭐가 쓰여 있는지 한번 보게.”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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