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처럼 평범한 백성은 물론 성역의 왕후마저 현무상제의 어명을 이렇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러니 현무상제를 위협하는 건 더욱 말이 안 되었다.“후회라? 내가 후회할지 모르겠지만, 당신들이 지금 당장 떠나지 않으면 곧 후회하게 될 텐데...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거든. 도망치라고 시간을 줘도 떠나지 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지. 이곳에 영원히 묻어두는 수밖에.”이도현은 말하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다. 그러나 그 어느 장교도 그와 눈길을 마주치지 못했다.오직 전령관만 이도현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비록 속으로 두려움을 느꼈지만, 곁으로 조금도 티를 내지 않았다.이도현도 이 전령관의 배짱에 감탄을 자아냈다.“하하하. 의외로 배짱이 좋군. 자네 용기를 봐서 용건이나 들어봐 주지. 말해봐. 현무상제가 대체 뭘 원하는 건데?”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너....”전령관은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화가 치밀었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결국, 전령관이 먼저 양보했다. 무릎 꿇을 생각이 없는 이도현을 억지도 꿇릴 수도 없고... 전령관의 주요 임무는 어명을 전달하는 거니까 어떻게든 어명만 전달하면 되었다.비록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도현, 현무상제의 어명을 받들라. 7일 이내에 용골과 곤륜옥의 비밀을 들고 현무제국으로 찾아오라....”전령관은 어명을 한참이나 읽었다.이도현은 어명을 다 듣고 냉소를 지었다. 그는 현무상제와 같이 오만한 자들을 수없이 봐왔다.한 나라를 이끄는 황제 주제에 만천하 사람들의 황제라도 되는 줄 알고 거만한 자세로 타인을 대하고 마치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대단한 존재인 양 행동한다.하지만 이도현 눈에 그런 자들은 개미에 불과했다. 이는 상제라도 별다를 것 없었다.“이도현, 어명을 받아라...”전령관이 어명을 다 읽고 공문을 이도현에게 건넸다.“유정아, 저 천 조각 좀 건네주라. 안에 뭐가 쓰여 있는지 한번 보게.”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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