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Bab 1371 - Bab 1380

1458 Bab

제1371화

찻잔을 손에 든 채 그대로 굳어버린 이유영은 강이한을 바라보며 말했다.“수술 막 끝난 거 아니야?”그를 두고 한 말이었다.마찬가지로 수술을 경험한 그녀는 수술 후 각 단계가 어떤 상태인지 잘 알고 있었다.“나한테 할 말 없어?”강이한은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지난 며칠 동안 엔데스 신우는 이유영 모녀를 데리고 각종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모두가 은별을 엔데스 신우의 딸로 여겼다.대외로 비친 두 사람은 곧 결혼할 예정이고 사랑스러운 딸을 두고 있는 커플이었다.강이한은 이런 상황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완전히 물러났는데도 이유영은 여전히 복수에 눈이 멀어 말도 안 되는 미친 짓을 하고 있었다.“설명을 바라는 거야?”“이유영.”강이한의 말투는 단호했다.“나한테 뭔가를 바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더없이 싸늘한 이유영의 목소리를 듣자 강이한은 잃었던 이성을 조금씩 되찾았다.“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긴 해?”“알아. 당신 딸이 다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게 만드는 거.”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섬뜩한 기운을 풍겼고 뒤에 서 있던 신시욱과 이정 역시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강이한이 돌아오기 전, 그들은 이런 상황을 예상했지만 이유영이 이렇게까지 냉정할 줄은 몰랐다.“설마 나한테 양보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박연준과 진영숙이 어떤 존재였는지 알면서 새삼스럽게 뭘 물어.”“그 인간들이 내 평온한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어. 도대체 왜 돌아온 거야?”이유영을 위한 결정이라고 하기엔 조용히 내버려두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진심으로 생각한다면 그와 관련된 사람들까지 함께 그녀의 세상에서 사라지는 게 맞지 않은가?“엔데스 신우랑 결혼하지 마.”“엔데스 가문 사람들이 어떤지 너도 잘 알잖아.“우지 씨.”강이한과 더 이상 이야기하기 싫었던 이유영은 밖을 향해 소리쳤다.그러자 우지가 황급히 달려왔다.“부르셨습니까? 아가씨.”“이 사람한테 청첩장 전해줘요.”“알겠습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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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네가 끝까지 이러면...”“강이한 씨.”강이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밖에서 엔데스 신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유영을 대할 때와는 매우 달랐고 그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나타난 엔데스 신우를 보며 당황한 이유영과 달리 이미 분노에 휩싸였던 강이한은 엔데스 신우를 본 순간 두 눈이 빨갛게 출혈되었다.엔데스 신우는 이유영 곁으로 다가가더니 마치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 팔로 그녀를 끌어안았다.“제 약혼녀가 불편해하는 것 같네요. 이만 돌아가시죠.”‘약혼녀’라는 단어는 강이한의 신경을 곤두세우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유영이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예전에 박연준과의 일은 단지 엔데스 가문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을 뿐이다.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그녀는 결국 엔데스 가문과 얽히게 되었다.아니, 얽히기만 한 게 아니라 이제는 그와 결혼하려 한다.“이유영.”“이쪽으로 와.”그 말은 특히 더 분노에 찬 목소리였다.엔데스 신우의 품에 안겨있는 이유영을 보며 강이한은 인정하기 싫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이유영이 정말로 더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 그녀가 진심으로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강이한 씨, 지금 농담하시는 건가요?”엔데스 신우는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결혼하려는 진짜 목적이 뭐예요?”“제가 그쪽한테 설명해야 할 이유라도?”남자의 목소리는 음침했다.순간 강이한은 폭발 직전의 살벌한 분위기를 뿜어냈다.결코 이런 상황을 마주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고 이유영이 엔데스 가문 사람과 결혼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하면 잊고 있었거나 애초에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한때 한지음이 그의 곁에 있을 때 이유영은 매일 이런 일을 마주했다.엔데스 신우는 품에 있는 이유영을 부드럽게 바라보았다.“며칠 동안은 나랑 함께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이유영이 본능적으로 눈살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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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강이한은 자신과 이유영의 사이가 이 지경까지 이르리라고 정말 상상도 못 했다.언젠가는 끝날 관계라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그 끝이 결국 엔데스 가문일 줄은 몰랐다.... 이유영은 아이와 함께 더블루 리버스로 이사했고 그 소식을 들은 소은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강이한이랑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네.”“다들 예상했던 일이잖아.”그렇다. 모두가 짐작했던 뻔한 결과였다.“아마 지금 제정신이 아닐 거야. 어쩌면 신우 씨와 싸우려 할 수도 있어.”“신경 쓰지 마.”이유영의 태도는 여전했다.강이한이 무슨 소동을 벌이든 그녀는 변함없이 차가운 반응을 보였고 이미 마음속으로 강이한과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는 걸 소은지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강이한은 그러지 못했다.그는 엔데스 가문이 결코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유영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그러나 강이한은 알지 못했다.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그가 엔데스 가문 남자들보다 훨씬 무섭고 숨 막히는 존재라는 것을.“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네가 너무한 것 같아.”항상 이유영 편에 서 있는 소은지조차도 이번에는 과한 그녀의 대처를 질책할 수밖에 없었다.모든 게 강이한이 자초한 일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자신의 딸이 다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게 만드는 건 선을 넘은 행동이다.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알다시피 강이한은 그동안 아이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고 이 또한 이유영이 가장 참을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강이한이 저지른 짓에 비하면 전혀 지나친 게 아니라고 생각해.”이유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외부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잔인해 보일지 몰라도 이건 팩트다.강이한이 과거에 그녀에게 저지른 일에 비하면 모든 건 새 발의 피에 불과했으니까.그녀는 단지 강이한과의 관계를 완전히 끝내려 했을 뿐이다.이런 잔인한 방법까지 쓸 필요는 없었지만 결국 이러한 선택을 내린 것도 강이한 때문이지 않는가?...강이한은 이유영을 만나고 싶어 했다. 미친 듯이 보고 싶었지만 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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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화려한 결혼식이라는 단어는 강이한의 마음을 찢어지게 했다.그가 돌아왔다 한들 달라지는 게 전혀 없었고 여전히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강이한은 순간 자신이 이유영에게 해준 그 결혼식이 떠올랐다. 강씨 가문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에게 최고의 것을 주려 애썼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결혼식은 엔디스 신우가 지금 이유영에게 해주는 것의 10분의 1도 미치지 못했다.“신우 씨가 정씨 가문에서 주려는 모든 혜택을 포기한 거 알아?”여진우가 무심코 던진 이 한마디는 강이한의 마음을 거세게 뒤흔들었고 순간 말문이 막혀 입을 열지 못했다.동시에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엔데스 신우가 이유영에게 주는 모든 것은 온전히 ‘이유영’이라는 사람 때문이다.아팠다. 너무 아팠다. 가슴이 답답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강이한은 이 세상에 이익과 외부 조건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그는 이유영에게 어떤 사람이었는가? 여진우의 말대로 정말 무서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느새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그는 엔데스 신우보다 더 두려운 사람이 되어버렸다.간신히 지켜오던 모든 것들을 비로소 완전히 잃어버렸다.강이한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그는 이제 완전히 이유영을 잃었다....정신이 혼미한 채로 백산 별장을 나선 강이한은 곧바로 차에 올랐다.좁은 공간에는 딸각딸각 라이터 소리만이 가득했다.“아직은 담배를 피우시면 안 됩니다.”담배를 두어 번 깊게 빨아들였지만 강이한은 좀처럼 가슴 속의 답답함을 누를 수 없었다.그는 담배뿐만 아니라 술도 마시고 싶었다.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란 이런 것일까?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그 기분을 이제야 제대로 체감했다.사랑하는 사람이 완전히 떠나가고,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밀어낸 것임을 깨달았을 때의 고통과 절망은 이 세상에 남은 모든 것들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이정과 신시욱은 이런 강이한을 보며 이제는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사람은 돌아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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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결혼식 당일.이유영은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메이크업 팀은 어젯밤부터 이미 대기 중이었고 평소 늦잠을 자던 은별마저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지 일찍 일어났다.아이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유영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봤다.“엄마, 너무 예뻐.”“아까 어디 갔었어?”이유영은 다정하게 아이를 품에 안았다.아이는 웨딩드레스를 만지작거리더니 그녀의 품에서 몸을 비비며 말했다.“아저씨랑 같이 우유 마셨어.” 엔데스 신우가 아침을 챙겨줬다는 말에 이유영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는 정말 세심한 사람이다.“은별이는 아저씨가 좋아?”“응. 아저씨가 내 아빠였으면 좋겠어.”정말 좋을까?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되고 있었다.지금 이 자리에서 신부 메이크업을 받으며 엔데스 신우가 고른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강이한이 돌아왔기 때문이다.만약...만약 강이한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지금과 똑같은 선택을 내렸을까? 아니, 어쩌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오늘 이후로 그녀와 강이한은 진정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의 눈에 비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보며 이유영은 가슴이 아려왔다.지난 시간 동안 그녀는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 노력은 결국 이런 결말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말한다. 여자는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할 수 있다고.아이를 일 순위로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그게 강이한과 엮이는 순간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었다. 이것만 봐도 그들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알 수 있다.“엄마?”“은별이가 행복하다면 엄마는 뭐든 할 수 있어.”엔데스 신우가 지금처럼 은별을 잘 챙겨준다면 그의 곁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결국 현실과 타협했다.은별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엔데스 신우와 함께 할 수 있지만 강이한 앞에서는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으려 했다.“엄마, 내 옷 예뻐?”“너무 예뻐.”“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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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결혼식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강이한은 줄곧 이 모든 게 단지 이유영의 감정싸움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니 이제야 실감 나기 시작했다.이때 정국진이 강이한 곁으로 다가왔다.“이만 돌아가게.”‘지금 나더러 돌아가라고 한 거야? 말도 안 돼.’“정 선생님, 엔데스 가문은...”“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네.”정국진은 마치 강이한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듯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었다.과거 정씨 가문과 엔데스 가문은 전혀 교류가 없었을뿐더러 이익 관계도 아니었다.왜냐하면 정씨 가문은 굳이 혼인을 통해 가문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은 달랐다.엔데스 신우가 이유영과 결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심지어 엔데스 가문의 상속자 자리마저 기꺼이 내려놓았다.그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도 수두룩했다.그러나 엔데스 신우는 이를 포기함으로써 정씨 가문의 그 어떤 이익도 취하지 않으려는 그의 다짐을 몸소 증명할 수 있었다.엔데스 가문의 상속자 자리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토록 중요한 것을 쉽게 포기한 이유는 오직 이유영이 이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결혼식이 끝나면 신우는 유영이를 데리고 파리를 떠날 거야.”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고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파리를 떠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엔데스 가문의 상속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오직 가주가 아닌 자만이 파리를 떠날 수 있는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유영과 함께 떠난다는 건 그녀를 이 진흙탕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다.“넌 유영이를 위해 서주를 포기했지만 그때는 이미 아무도 원하지 않은 상황이었어.”강이한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렇다. 그가 포기했을 때 그들 사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런데 엔데스 신우는 오직 이유영의 안전과 더 나은 삶을 위해 불과 며칠 만에 전부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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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강이한이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는 정씨 가문이 엔데스 신우를 허락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더욱이 엔데스 신우가 이유영과 결혼하기 위해 그 많은 것을 포기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처참하게 졌다.정국진의 말한 대로 전혀 억울하게 없는 싸움이다....결혼식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이유영이 준 청첩장을 들고 입장한 강이한은 화려한 결혼식장을 본 순간 머릿속이 태풍처럼 휘몰아쳤다. “당신과 함께라면 어떤 결혼식이든 상관없어요.”이건 이유영이 강씨 가문의 반대 속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해준 강이한에게 했던 말이었다.지금은 어떨까?여전히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상황일까?아니, 강이한은 그저 진심으로 그녀를 대한 적이 없었을 뿐이다. 그는 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넘어 그녀와 함께한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하지만 이 세상에는 더 큰 장애물을 가진 사람이 이유영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모두가 부러워할 결혼식을 선사해 줬다.메이크업실.강이한은 당장이라도 이유영과 함께 이 숨 막히는 장소에서 벗어나려고 했다.그러나 걸음이 닿기도 전에 여진우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달라졌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이유영을 지켜주는 사람이 많아진만큼 예전처럼 마음대로 그녀를 데려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진우야.”“유영이를 데려갈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엔데스 신우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니까? 분명히 다른 속셈이 있을 거야.”“앞으로는...”여진우는 쭈뼛거리며 말을 꺼내더니 단호한 눈빛으로 강이한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앞으로 유영이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너랑은 상관없어.” 강이한은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상관없다니?’‘어떻게 상관없을 수가 있지?’“그리고 유영이는 너랑 함께 가길 원하지 않아.”강이한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여진우는 또 한 마디 덧붙였다.순간 또다시 머리가 어질해졌다.그렇다. 오늘 이후로 이유영의 인생에 닥칠 모든 고난과 기쁨은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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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여진우는 강이한이 동생의 결혼식을 망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이거 놔.”강이한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웠고 이제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에 가까웠다.정국진이 이유영의 손을 엔데스 신우에게 건네는 순간 정신을 놓아버린 강이한은 미친 듯이 달려가려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하객들도 혼란에 빠졌다.여진우가 재빨리 강이한을 막았지만 그는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이유영.”세 글자가 결혼식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이건 강이한이 간절히 바라온 기회였다. 고생 끝에 이 세상으로 돌아왔는데, 어떻게 이유영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걸 지켜보기만 할 수 있겠는가?이유영은 누가 뭐라 해도 그의 것이다. 그러니 절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는 안 됐다.혼란 속에서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하나는 분노로 미쳐가는 눈빛이었고 다른 하나는 평온하고 무심한 눈빛이었다.“돌아와.”시끄러운 하객 속에서 강이한은 떨리는 입술을 움직이며 간신히 이유영에게 한마디를 전했다.하지만 곧 다음 순간, 엔데스 신우가 이유영을 품에 안았고 그녀는 남자의 품에 그대로 머물렀다.마치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안정감을 줄 사람이 생겼다는 듯 이유영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물론 그 사람은 강이한이 아니었고 그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잃었다. 완전히 잃어버렸다.이유영도, 아이도, 강이한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결혼식에서 난동을 부렸지만 파리 사람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 듯했다. 결국 강이한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식장에서 혼절했다.그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둔 엔데스 신우는 그가 깨어나기 전 이유영과 아이를 데리고 파리를 떠났다.당연히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소은지가 입을 열었다.“깼어? 깼으면 이만 가.”“현우는?”“현우 씨를 찾아도 유영이의 행방을 알 수 없을거야.”소은지는 강이한이 엔데스 현우를 찾는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화를 내며 말했다.“있을 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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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박연준이 막고 강이한이 돌아왔지만 이유영과 엔데스 신우의 그 결말은 여전히 어떤 변화도 없었다.모든 사람이 엔데스 신우가 이유영을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파리에서는 모두 정씨 가문을 노리고 이유영에게 접근하기에 이번에도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으나 그들이 틀렸다.결혼 후, 엔데스 신우는 이유영과 은별을 데리고 파리를 떠났다. 정씨 가문의 모든 혜택을 포기함과 동시에 그 혼란스러운 엔데스 가문도 내려놓았다.“그만 마셔.”박연준이 강이한의 손목을 잡았다.고개를 들어 박연준의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눈앞이 흐릿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눈 수술한 지 얼마 안 된 거 잊었어?”그렇다. 사실 강이한은 요양 중이었다.안정을 취하며 회복해야 할 때지만 이유영이 엔데스 신우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것이다.강이한은 그제야 자신이 수술했다는 사실이 기억났는지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그 웃음은 너무도 초라하고 씁쓸했다.“유영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걸 보게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수술하지 말 걸 그랬어. 두 사람의 결혼식을 떠올리며 강이한은 또 한 잔의 술을 들이켰다. 독한 술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그의 심장까지 뜨겁게 달구었다.머릿속에 맴도는 건 이유영과 엔데스 신우가 레드카펫 끝에서 서로를 포옹하는 장면이었다.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내가 유영한테 해준 결혼식이 얼마나 초라했는지 알아?”강이한은 그들의 결혼식을 언급하며 애써 착잡한 마음을 달랬다.그때는 모든 사람이 강이한과 이유영의 관계를 반대했다.결국 간신히 동의를 얻어냈지만 또다시 반대가 일어날까 봐 급하게 결혼식을 올렸고 그가 꿈꾸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강씨 가문에서 단 한 사람도 지지해 주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강이한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다.“가족들의 말을 듣고 그때 헤어졌다면 유영이가 이런 지옥을 경험하지는 않았겠지?”그 말을 들은 박연준은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이유영이 마주한 여러 지옥이 박연준과 관련이 있었다. 이제 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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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박연준은 침묵했다.곧이어 착잡한 눈빛으로 강이한을 바라봤지만 그 착잡한 속에는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춰둔 고통이 담겨있었다.연서의 일이 그에게 상처였던 건 사실이다.하지만 이유영이 더욱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몇 번이나 깊게 숨을 쉬어도 가슴속의 답답함을 억누를 수 없었다.“유영이는 나한테도 중요한 사람이었어.” 이제 와서 연서가 대체 뭐란 말인가?박연준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기조차 싫었다.그는 단지 이유영과의 이 얽힘 속에서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만 알았다.완전히 패배했고 비참하게 무너졌다.박연준을 바라보는 강이한의 눈에는 위험한 광기가 서려 있었다.“중요한 사람이라면서 엔데스 가문과 엮이게 내버려둔 거야?”박연준은 말문이 막혔다.이유영의 곁을 떠날 때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강이한은 그녀를 완전히 박연준에게 맡겼다.하지만 박연준은 결국 그녀가 엔데스 가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평생 이유영을 마주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던 강이한은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듣고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래서 간신히 수술한 눈을 무릅쓰고도 이유영 곁으로 돌아왔다.하지만 마주한 게 된 건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모습뿐이었다. 한 잔, 또 한 잔의 술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박연준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벙끗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한 채 삼켜버렸다.지금 이 순간 그 어떤 말도 의미가 없어 보였다.그렇게 한참이 지나고서야 입을 열었다.“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모든 풍파를 겪고 나서 그런지 두 사람은 평온하게 서로의 계획을 물을 수 있었다.이유영의 일은 그의 잘못이 맞기에 박연준은 강이한과의 앙금을 완전히 내려놓았다.하지만 강이한은 여전히 증오로 가득 찼고 계획을 묻는 박연준에게 원망과 비통함을 숨기지 못했다.“무슨 계획이 있겠어.”두번의 인생이 이렇게 끝났다.전생에서는 그녀와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고 이번 생에서는 그들의 운명을 바꾸지 못했다.결국 또 이유영을 잃었다. 두 번의 인생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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