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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2391 - Chapter 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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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1화

윤구주는 먼저 윤상현의 상태부터 살폈다.다행히도 기운은 거의 소진되었지만 단순한 탈진으로 인한 실신이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그제야 마음을 놓은 윤구주는 일행을 이끌고 섬을 빠져나와 항구로 향했다.이제 섬을 봉인하던 법기도 회수된 상태였다. 세상과 단절돼 있던 이 섬도 곧 다시 햇빛을 보게 될 것이다.항구에 도착하자마자 구조된 대학생들이 윤구주를 에워쌌다.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자신들을 구한 인물이 화진의 구주왕이라는 사실을 알고 흥분한 상태였다.“역시! 화진이 반드시 우릴 구해줄 거라 믿었어요!”“구해주신 분이 구주왕이라니! 저희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꼭 보답하겠습니다!”학생들은 진심에서 우러난 감격으로 가득했다.그들 세계관 속 화진은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고 일부러 구주왕을 보내 구조 작전을 벌인 것이라 믿고 있었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정작 윤구주는 멋쩍은 표정이었다. 사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평소엔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는 그였지만 왠지 모를 미안함이 들어 학생들의 사진 요청도 흔쾌히 받아들였다.덕분에 문아름을 비롯한 다른 수행원들까지 학생들에게 붙들려 단체 사진을 찍는 풍경이 펼쳐졌다.기린수는 원래 이들을 유람선에 태워 서울로 돌려보낼 생각이었지만 윤구주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고 전원을 구축함에 태워 화진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그 유람선은 이후 도착할 함대가 회수해 화진으로 옮길 예정이었고 이는 해도국들의 악행을 입증할 중요한 증거물이 될 것이다.섬의 방어 결계가 해제되면서 구축함도 외부와의 통신이 가능해졌다. 문아름은 즉시 함교에 올라 서울의 화진 정부와 직접 통신을 시도했다.“당신은 누구시죠? 왜 우리에게 명령을 합니까?”상대편 고위 관계자가 불쾌한 어조로 되물었다.“저요? 문아름입니다.”상대방은 그 말에 순간 숨을 들이켰다.“당신 죽은 거 아니었어?”“구주왕께서 죽으라 하셔서 죽은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살라고 하시니까 살아 있는 거죠. 무슨 말인지 아시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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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2화

바로 그때, 바다 위로 몇 척의 해적선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은 초랑도 해적들이었고 윤구주는 이들이 사실상 열댓 개 섬나라 권세가들이 앞세운 허수아비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놈들이 우리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함장이 묻자 윤구주는 담담하게 말했다.“내 원칙은 하나다. 저들이 먼저 손을 대면 바로 포격해라. 단 한 척도 남기지 마. 물론, 네가 함장이니 판단은 네가 해.”학생들은 당연하다는 듯 그냥 박살 내 버리라며 들떠 있었지만 함장은 선박에 많은 학생이 탑승해 있는 점을 고려해 우선 무전으로 해적 측에 경고를 보내려 했다.그러던 중 하늘을 가르며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곧이어 무전기가 울렸고 화진 공군의 통신이 연결되었다.“화진 공군입니다. 명을 받아 귀 함을 호위 중입니다.”도착한 전투기들은 이미 해적선들을 조준하고 있었고 공격 태세를 취하던 해적선들은 그 기세에 순식간에 당황해 우왕좌왕했다.그 해적선들은 1950년대에나 만들어진 낡고 고장 난 배들이었는데 반격은커녕 미사일 한 발이면 수장될 수준이었다.이쯤 되면, 누가 봐도 문아름이 손을 쓴 것이 분명했다.잠시 후, 수평선 너머로 거대한 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내해에서 보급을 마치고 돌아온 남해 함대였다.이번 작전에는 항공모함 한 척이 특별히 투입됐고 지금 하늘을 누비는 전투기들은 바로 그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것들이었다.무전기 너머로 명필무가 말했다.“왕께는 아직 맡으셔야 할 더 중요한 임무가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먼저 이동하십시오.”이에 따라 구축함은 해적선이 몰려 있던 해역을 벗어났다.곧이어 해적선들이 떠 있던 바다 위로 포성이 터졌고 순식간에 해적 함대는 전멸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이어 해병대가 섬에 상륙해 남아 있던 해적 잔당까지 모조리 소탕했다.해가 지기 전, 임홍연의 휴대폰에는 화진 정부에서 발송한 공식 전투 보고서가 도착했다.제목은 이랬다.[남해 함대, 명을 받아 출전. 화진 상선을 노린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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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3화

“화진은 반드시 부흥할 거야.”그 믿음만큼은 누구도 흔들 수 없었다.그 순간, 문아름은 문득 깨달았다. 자신과 윤구주가 연인이 아니기에 두 사람의 뜻이 진정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사적인 감정이 끼면 원망이 생기고 다툼이 따라온다.하지만 감정을 배제한 관계라면 모든 행동의 목표는 오직 하나, 나라를 위함일 뿐이다. 지금 그녀가 꾸민 그 복잡한 음모 역시 화진을 위한 정당한 수단이 되었다.밤이 깊어갈 무렵, 구축함은 서해 검성이 머무는 섬에 도착했다.아직 정박도 하기 전, 서해 검성은 사자황을 이끌고 수면 위를 걸어오듯 다가와 갑판 위에 서 있는 윤구주 앞에 섰다.“영감. 예전엔 내가 아무리 말 걸어도 못 들은 척하더니, 지금은 내가 오자마자 반기네? 무슨 수작이야, 이건?”윤구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되물었다.그러자 옆에 서 있던 문아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시험한 거야. 정말로 천하를 호령할 야망을 지닌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서.”“천하를 호령해? 허참, 난 그런 거 딱 질색이야. 무도 하나 지키는 것도 벅차다니까.”윤구주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사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세상을 정복하고 싶다는 꿈을 꾼다.하지만 천하를 쥐면 따라오는 건 세력 다툼, 암투, 배신뿐이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싫어하는 자를 다 죽인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살육으로 혼란을 잠재울 수는 있어도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었다.“허허, 말이 좀 과했군. 난 그저 구주왕이 제왕의 상만 지닌 사람인지, 아니면 제왕의 마음까지 갖춘 인물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야.”서해 검성이 웃으며 말했다.“그 둘이 뭐가 그렇게 다르단 말이야?”윤구주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제왕의 상은 말 그대로 야망이지. 하지만 제왕의 마음은 천하의 불평을 바로잡고 세상을 바르게 이끌겠다는 의지야.”“내가 이 세상을 떠돌며 참 많은 민족을 보았지만 대부분은 뿌리 깊은 신념도 없이 허황된 것만 좇더군. 그에 비하면 우리 화진은 현실을 보고 실리를 따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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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4화

기린수는 수신전의 수장이자 그 자체가 곧 본체였다.반면 사자황은 명목상 수신전의 수호자일 뿐, 사실 황금 성수의 하인에 불과했다.게다가 그의 주인인 황금 성수는 무공이든 혈통이든, 그 어떤 면에서도 기린수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쉽게 말해, 그 주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기린수 앞에 무릎 꿇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뭐야, 나 왜 부른 거야? 왕 혼자 처리하면 될 걸! 진짜 귀찮게 하네. 나 지금 학생들이랑 완전 분위기 좋았단 말이야.”기린수는 짜증을 숨기지 않은 채 투덜거렸다.그 순간, 윤구주가 가볍게 뺨을 쳤고 기린수는 순식간에 얌전해졌다.“부른 이유는 단 하나. 수신전을 전부 집결시킬 수 있느냐 묻고 싶어서다.”윤구주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가능하면 곤륜 구역에서 철수해서 당분간 화진으로 복귀시켜. 곧 무도와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그럴 때 성수 전력이 필요해.”기린수는 이가 드러날 정도로 웃으며 되물었다.“거절은 안 되는 거지?”“응.”“그럼 뭘 물어봐, 그냥 시켜.”기린수가 어깨를 으쓱였다.“좋아. 그럼 당장 준비해. 세계 각지에 흩어진 성수들, 가능한 빠르게 전부 소환해. 수호자급 성수들도 예외 없어. 명령 불복종자는 전원 사살이다.”“오, 그거 좋네! 또 한 판 붙는 거야? 재밌겠는데!”‘사살’이란 말에 오히려 기린수는 신이 난 표정이었다.기린수 입장에선 인간 따위랑 싸우는 건 그다지 재미없었다. 특히 삼안 여황제처럼 혼자 조용히 수련만 하는 인간들은 정말이지 질색이었다.진짜 싸움이란 피 튀기는 난투극! 맨몸으로 맞붙는 전투야말로 짜릿했다.그렇게 서해 검성을 휘하에 둔 것을 끝으로 윤구주의 남해 여정은 일단락되었다.화진으로 돌아가는 배 안에서야 윤구주는 비로소 소채은의 상태를 제대로 살필 여유가 있었다.“미니 구주, 있잖아. 나 지금도 인간 맞아? 아니면, 나중에 봉황 혈맥을 완전히 물려받으면 그땐 나도 진짜 봉황 되는 거야? 그럼 우리 둘 사이는 계속 가능한 거야?”소채은은 갑자기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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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5화

윤구주는 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쩌면 수천 마디의 다짐보다 이 한마디가 더 깊숙이 가슴을 울렸는지도 몰랐다.“걱정 마. 이 세상에 날 죽일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천하를 호령하는 구주왕이 되는 것보다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어떤 영광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졌다.이윽고 구주왕 일행이 탄 구축함은 화진 내항에 도착했다.배에서 내리자마자 임홍연은 들뜬 얼굴로 일행을 이끌고 현지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향했다.해병대 병사 몇 명은 그날 하루 동안 공주님의 짐꾼이 되어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따라다녔다. 가게 문이 닫힐 무렵이 되어서야 임홍연은 만족한 얼굴로 발길을 돌렸다.그날 밤, 호텔.윤구주는 객실에서 뉴스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화면 속에는 화진 정부의 공식 대변인이 최근의 공해 해적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었고 그중에는 의도적으로 강조된 문장이 있었다.[열여섯 개국 고위 인사들을 구조했다.]바로 문아름이 설계한 큰 그림의 일부였다.가장 좋은 전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지금 화진은 열여섯 나라의 권세가들을 손에 쥐고 있었으니 화진이 어떤 방식으로 이 일을 설명하든 그 나라들은 감히 반박할 수 없었다.만약 반기를 들 경우, 그 권세가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저질러온 각종 만행이 세상에 낱낱이 폭로될 것이다. 이건 단순한 외교 문제나 한 나라의 체면에 관한 사안이 아니었다.열여섯 개국, 세계 질서를 이끌고 있던 국가들 대부분이 이 범죄 구조 안에 얽혀 있었다.사실이 드러나기만 하면 그 모든 나라들은 세계적인 제재와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게 된다.윤구주는 이번 사태가 결국 ‘외교적 수습’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될 것을 알고 있었다.겉으론 ‘평화 회담’이라 포장되겠지만 실상은 화진과 열여섯 나라 간의 비밀 협정 체결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화진은 그 국가들의 대변자가 될 것이다.그 권세가들은 절대 화진 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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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6화

기린수와 백호는 이미 윤구주의 방에 들어와 있었다.그리고 윤구주의 어두운 얼굴을 보는 순간, 둘은 단번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챘다.“저하, 무슨 일입니까?”백호는 목소리를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설마 도박 때문인건가? 하지만 그들은 내내 졌는데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서울과 연락이 끊겼다. 청룡과도 연결이 두절됐고.”윤구주의 음성이 낮게 깔렸다.“백호, 군구에 바로 연락해서 군용기 준비해. 지금 당장 서울로 출발한다!”백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이 굳었다.윤상현은 이제 곧 하미연과 재회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서울이 지금 통째로 연락이 끊겼다고?‘설마, 윤씨 가문을 노리는 놈들이 있는 건가?’“이런 망할 놈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백호는 이를 악물고 뛰쳐나갔다.백호가 군편성에 나선 사이, 문아름이 조용히 정신파로 윤구주에게 말을 걸었다.“흥분할 필요 없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상황이 그렇게 절망적인 건 아니야. 무도나 고신도라면 아직 움직일 시기가 아니야.”“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짜증나. 혹시라도 윤씨 가문을 건드린 거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윤구주는 서해 검성과 사자황에게 소채은과 임홍연을 부탁한 뒤, 곧장 도착한 헬기에 몸을 실었다.윤구주, 백호, 기린수, 문아름 네 사람은 헬기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고 이후 전용기로 갈아타 서울로 직행했다.한편 서울 인근, 현장에 먼저 도착한 증원 부대는 서요산 장인의 제지로 발이 묶여 있었다.“상황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진 병력을 더 투입하지 마십시오. 곧 구주왕께서 도착하십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서울에서 문제를 일으킨 자가 누구든, 한 놈도 빠짐없이 잡아들이는 겁니다.”서요산의 제자들은 이미 진형을 갖췄고 서울 전역을 감싸는 대형 결계가 서요산 장인의 지휘 아래 가동되었다.얼마 후, 윤구주의 전용기가 착륙했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윤구주는 기린수와 함께 서울 시내로 향했다. 백호는 문아름을 호위해 서울 외곽에 설치된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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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7화

문아름은 겉으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었지만 속으론 백호에게 정신파를 보냈다.“윤구주한테 혼술로 지배당했다는 설정, 꽤 그럴싸하네. 그런데 너도 알잖아? 나, 혼술 면역인데?”백호는 입을 삐죽 내밀더니 짜증 섞인 정신파로 되받았다.“내가 그렇게 말 안 했으면 여기 있는 놈들이 당장 네 목을 쳤을 거야! 제발 사람답게 좀 굴어. 안 그러면 내가 직접 손본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백호 역시 문아름의 타고난 재능에 대해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소문에 따르면 정신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혼술이 통하지 않는다는데 문아름은 그 경지를 넘은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그렇게 문아름은 곧바로 군대의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혼술로 지배당한 상태’라는 명분 덕에 구주군은 그녀의 지시를 따를 수 있었다.문아름은 곧바로 구주군과 인근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고 서요산의 검객들만 남기도록 명령했다.그녀의 판단은 명확했다. 이 정도로 서울이 봉쇄됐다는 건 이미 적의 수련 경지가 상상을 초월했다는 뜻이다.구주군 따위로는 상대도 안 된다. 괜히 무의미한 희생을 치를 필요는 없었다.한편, 윤구주와 윤상현, 그리고 기린수는 서울 안으로 들어섰다. 도시는 겉보기엔 고요했고 외부 침입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경계 지대 근처엔 쓰러진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있었다.“흐음, 고신도의 미혼진이군. 이 정도면 성경 하나론 못 깰 텐데.”기린수의 얼굴엔 흥미로운 미소가 어렸다.뒤따르던 윤상현의 표정은 심각했다. 혹시 이번 사태가 윤구주를 노린 고신도의 암수는 아닐까. 그가 느낀 불길함은 점점 커져갔다.“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지금 이 타이밍에 고신도가 그렇게 멍청하게 움직이진 않을 겁니다.”“만약 고신도가 독단적으로 움직인다면 무도도 가만있지 않을 테고 그럼 검도와 무도가 손잡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거예요. 우리가 힘을 합치면 고신도라도 버거워요. 이건 아마, 고신도 내부의 일부 세력의 개인적인 복수일 가능성이 커요. 무도와는 얽힌 게 많지만 고신도와 딱히 앙금이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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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8화

윤구주는 신념을 펼쳐 서울 전역을 감지했다.도처에서 여러 건의 교통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수많은 시민들이 갇힌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이 진법부터 해제해야겠군. 망할 놈의 진법, 핵심부터 찾아야 풀 수 있잖아.”윤구주는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이 진법은 이미 신경 이상의 수련자가 아니면 통과조차 불가능한 수준이었다.서울엔 그 정도 경지에 이른 인물이 드물었고 지금은 대부분 시민 구조를 위해 경계선 부근에 배치돼 있었다.윤구주는 다시 신념을 모았다. 몇 분이 지나자, 마침내 진법의 핵심이 숨겨진 위치를 포착했다.“저쪽에 고신도 성경이 버티고 있어요. 할아버지, 기린수랑 같이 가세요. 절대 서두르지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윤상현은 손자가 왜 자신을 굳이 윤씨 가문 쪽으로 보내려 하지 않는지 알고 있었다. 윤씨 가문은 지금 완전히 봉쇄돼 있고 신념조차 안으로 닿지 않는 상황이었다. 괜히 무리하게 접근했다가 충동적으로 행동할까 봐 손자가 걱정하는 것이었다.“그래. 내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해서 윤씨 가문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아. 걱정 마라.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는 알고 있다. 진법을 깨고 백성을 구하겠다!”“이놈아, 얼른 따라와라!”윤상현은 곧바로 신력을 일으키며 금빛 불꽃을 두르고 하늘로 솟구쳤다. 그 목표는 진법의 핵이었다.“네!”기린수 역시 주작을 상대로 장난치다 말고 윤상현의 뒤를 따랐다.“저 인간도 참...”주작은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다 혼잣말로 투덜댔다.“왜 한번도 진지한 적이 없냐고.”그녀는 시선을 멀리 두며 작게 중얼거렸다.“수신전의 주인, 고대 이래 유일하게 기린 혈맥을 계승한 수련자... 내가 저 정도 경지에 올랐어도 긴장하진 않았겠지.”불평을 내뱉으면서도 그녀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윤구주와 합류했다.“왕!”윤구주의 얼굴을 확인하자 주작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혼란스러웠던 모든 상황이 정리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타고난 기세, 그리고 흔들림 없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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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9화

윤구주는 홀로 본가로 발을 들였다.넓은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진동왕 임성진이 무릎 꿇은 채 떨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험한 인상에 온몸은 땀과 긴장으로 굳어 있었고 그 떨림이 분노 때문인지, 지침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윤구주는 그를 흘끗 한 번 바라보더니 말 한마디 없이 곧장 곁을 지나쳤다.“야! 윤구주! 나 좀 봐주지 그래? 여기서 밤새 무릎 꿇고 있었단 말이야!”임성진이 다급하게 소리쳤다.“유머 감각 뛰어나시네요. 내가 언제 무릎 꿇으라고 했어요?”윤구주는 시큰둥하게 입꼬리를 올렸다.“뭐라고? 너 양심은 있냐? 윤씨 가문에 일 터졌단 말 듣고 제일 먼저 달려온 사람이 난데? 금위군까지 데리고 왔다고!”임성진은 콧수염을 씰룩이며 씩씩댔다.하지만 윤구주는 여전히 무시한 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그제야 임성진의 굳은 표정이 흔들리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그 순간, 윤구주가 손을 한 번 휘젓자 그를 억누르고 있던 성력이 걷혔다. 임성진은 그제야 숨을 내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이제 나가 있어요. 윤씨 가문의 일은 우리가 해결할 거예요.”윤구주는 정신파로 조용히 전했다.“알았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말았을 걸.”임성진은 투덜거리며 일어섰다. 곧 성경이 안에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는 얼굴이 사색이 된 채 허둥지둥 자리를 떴다.신선들의 싸움은 항상 평범한 이들만 피해를 보는 법,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소란은 감당하기 어려웠다.윤씨 가문 안으로 들어서자 뒷마당엔 가문 사람들 전부가 모여 있었다. 위험이 닥치자 가장 먼저 하미연을 지키기 위해 몰려든 듯했다. 그러나 모두가 성력에 묶인 듯,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의식은 또렷했지만 육신이 굳어버린 상태였다.윤구주의 등장에 그들의 눈빛은 일순 밝아졌지만 곧장 다시 염려와 불안이 스쳐갔다.윤구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성력은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까 임성진을 누르고 있던 그것보단 훨씬 약했던 지라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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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0화

윤구주가 동력을 발동하자 병풍 뒤에서 억눌린 듯한 신음이 두 차례 흘러나왔다. 이내 병풍이 산산조각 나며 뒤에 숨어 있던 두 명의 성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윤구주의 시선에 직격당한 듯 몸을 휘청이며 몇 걸음 물러섰다.황금빛 도포를 걸치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두 사람은 고대 복장을 하고 있었으며, 도포에는 고대의 부적 문양이 빼곡히 새겨져 있었는데 단번에 고신도의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여인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윤구주가 시선을 보내자 그녀는 막 찻잔을 입술에 댄 채 조용히 한 모금 머금고는 붉은 입술을 살짝 열며 말했다. 그 절세의 미모에는 날 선 기운이 서려 있었다.“구주왕, 오랜만이네.”윤구주의 동공이 일순 움찔하더니 놀란 기색이 스쳤고 곧 혼잣말처럼 낮게 중얼거렸다.“왜 저 여자가 여기 있는 거지. 윤씨 가문이 저자를 건드린 적은 없을 텐데.”그 말이 들렸는지, 여인의 표정에 금세 분노가 떠올랐다.“윤씨 가문은 아닐지 몰라도 너는 날 건드렸지!”“이번은 하씨 가문의 장녀 체면을 봐서 그냥 넘어가는 거야. 아니었으면 오늘 너희 윤씨 가문이 어떤 꼴을 당했을지 몰라.”하씨 가문?윤구주는 옆에 앉은 할머니를 슬쩍 바라보았다. 그는 할머니가 고신도 출신이고 혼술을 다루는 명문 중 하나인 하씨 가문의 장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은 바 없었지만 지금 저 여인은 분명 하미연을 가리키는 것이었다.“나를 뭘로 보고. 아직 윤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 만약 손 댔더라면 오늘 몇 명이 오든 난 그 수만큼 다 죽였을 거다.”그 살벌한 선언에 두 성경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었다. 성력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당장이라도 윤구주와 일전을 벌일 기세였다.“청룡은 어디 있지? 당장 풀어라.”윤구주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참고로 말해두지. 내가 손을 대면 절반에서 멈추는 법 없어. 끝장을 본다. 고신도 따위 내가 진심으로 손대기 시작하면 여기 있는 너희 둘뿐 아니라 고신도에 숨어 있는 자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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