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구주왕, 방금 한 말을 다시 한번 해주시겠습니까? 우리가 녹화하겠습니다. 이번엔 태도를 조금 더 정중하게 해주시면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해도 될 것 같습니다.”정씨 가문 성경의 고수 셋이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오래된 카메라를 꺼내 들더니 높은 위치에서 촬영하며 정씨 가문이 얼마나 우월한지를 과시했다.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화면 속 윤구주의 표정은 분노로 굳어 있었고 눈빛엔 살기가 번뜩였다.“구주왕, 표정이 왜 그렇게 험악한 거죠?”카메라를 들고 있던 정씨 가문 성경의 고수는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쾅!”윤구주는 단숨에 앞으로 나가 그 성경의 고수를 거칠게 들어 올렸다.“내 표정이 왜 이렇게 보이냐고? 정씨 가문은 진짜 대접을 해줘도 끝이 없네! 감히 어디까지 건방지게 굴겠다는 거야?”“할아버지!”윤구주는 구식 카메라를 윤상현에게 던졌다. 윤상현은 손자 의도를 알아채자 카메라를 공중에 띄워 훨씬 더 높은 시점에서 정씨 가문을 찍기 시작했다.“구주왕, 지금 뭐 하려는 겁니까! 우리도 최대한 배려한 겁니다!”정씨 가문의 남은 두 성경의 고수는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고신도답게 절대적인 태도와 신념을 가진 이들이었기에 이렇게까지 양보한 것도 큰일이었다. 그런데 윤구주가 이렇게 격분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닥쳐. 전부 무릎 꿇어!”윤구주의 황금빛 눈동자가 번뜩이자 두 성경의 고수는 저항조차 못 하고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정씨 가문 사람들은 똑똑히 들어. 고신도가 천도의 이름을 빌려 구주오방을 수천 년 동안 짓밟아왔어. 이제 이런 세상은 바뀌어야 해. 나 윤구주는 오늘 이 자리에서 고신도에 공식적으로 선전포고한다! 그리고 정씨 가문, 너희들도 고신도의 사대 가문이라고 우쭐대는 거야? 누가 너희한테 감히 이 땅에서 날뛰라 했어? 그저 뜬소문 하나에 확인도 없이 화진 서울을 봉쇄하고 혼란스러운 미혹 진법 때문에 우리 사람들 얼마나 죽었는지 알아? 윤씨 가문까지 봉쇄한 건 또 무슨 뜻이야? 결국 내가 힘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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