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의 혈맥이 깔려 있는 이상, 채은이는 수명이 최소 만 년은 거뜬하지. 만 년이면 대성에 오르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을 거야.”화공두목이 낮게 중얼거렸다.이론적으로는 자원이 충분하고 시간이 보장되기만 하면 천부적인 재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언젠가는 성경에 도달할 수 있다.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현실은 언제나 그 사이를 잔혹하게 갈라놓았다. 수련자는 도를 닦는 길에서 수많은 변수와 위험을 맞닥뜨리고 아무 사고가 없더라도 내공이 한계에 이르기 전에 수명을 다해 늙어 죽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그러나 소채은은 그 첫 번째 벽을 아예 뛰어넘은 존재였다. 봉황의 혈맥이 그녀의 생명을 붙들고 있는 한, 수명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거기에 윤구주의 손에 달린 막대한 자원이라면 소채은에게 맞는 최고의 성지를 마련해 주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녀의 앞날은 이미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잠시 후, 윤구주가 제단을 걸어나왔다.하지만 다른 이들이 출관할 때 퍼져 나가던 기세와 달리, 그가 한 발 내디디는 순간 화공두목은 섬뜩한 공허를 느꼈다.윤구주의 기운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아니, 단순히 느껴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그의 존재 자체가 신념에서 증발한 듯했다.“이게 뭐지? 잠깐만...! 그렇군. 내공의 격차가 너무 크면, 신념으로는 아예 포착조차 할 수 없지. 도대체 구주 네 내공은 지금 어디까지 올라간 거냐?”지상으로 돌아오자마자 화공두목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지금 네 경지, 대체 어느 수준이냐?”내공에 대해 질문을 받자, 윤구주는 참다 못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막 소성에 들어섰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첫 고리에도 못 미쳐요.”“뭐라고? 설마 제단의 영기가 모자란 거냐?”화공두목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그럴 리가요. 영기는 남아돌았지만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채은이더러 전부 삼키게 했어요.”“그런데 왜 겨우 소성에 이른 거냐?”“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막힘이 있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도 뚫리지 않았어요. 영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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