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훈은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천하의 여초연이 무서워하는 것도 있다니.’그러다가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비록 여초연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졌지만 이대로 끝난 건 아니다.강하리를 다치게 했던 일과 노연정을 괴롭혔던 일들 모두 그 여자에게 하나씩 되갚아줄 심산이었다.구승훈이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조시욱의 패거리들은 이미 다 떠나고 준봉만 남아있었다.그리고 구승훈을 발견하자마자 빠르게 달려와 말했다. “우리 쪽 사람들도 따라갔습니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복도 끝으로 향했다.방안의 임희주는 구승훈을 보자마자 몸부림을 치더니 마치 미친 사람처럼 그를 향해 마구 소리를 질렀다.“구승훈 씨, 구승훈 씨, 드디어 와주셨네요. 궁금한 게 있으시면 뭐든 말씀하세요. 제가 다 알려드릴 테니까. 그리고 제발 저 좀 풀어주세요. 구승훈 씨, 우리 거래합시다, 거래!”그러자 구승훈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배후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순간 임희주는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리고 뭐가 두려운지 한참 동안 고민 끝에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답했다.“전 아무것도 몰라요.”그러자 구승훈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이러면서 저랑 거래하자고요?”“정말 몰라요. 구승훈 씨, 제발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저 같은 신분으로 어떻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구승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그러면 임명우 씨는 당신들과 무슨 사이인가요?”그 이름을 들은 순간 그녀는 또다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몰라요.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요!”그러고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뒷걸음질 치며 몸을 한껏 웅크렸다.그러나 구승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에게 다시 바짝 다가가 계속 따져 물었다.“누가 당신한테 약을 주사한 거죠? 임희주 씨,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저란 사실을 잘 알 텐데요? 만약 제 심기를 건드려서 당신을 지키고 있는 저 사람들을 모두 철수시킨다면 내일의 태양을 볼 수나 있을 것 같나요?”“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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