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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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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1화

구승훈은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쾅 하고 닫아버렸고 노민우는 이미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씨X!”‘홀아비?’‘내가 홀아비라고?’마치 자기는 아닌 것처럼 말하는 구승훈 때문에 노민우는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구승훈, 넌 네가 대단한 거 같지? 아내가 없는 건 너나 나난 마찬가지잖아!”이때, 노민우에게 메시지 하나가 날아왔다.[난 곧 생길 거야. 그러니까 너랑 난 달라.]노민우는 이를 꽉 깨물고 큰 소리로 말했다.“아직 재혼도 안 했으면 넌 그냥 전남편일 뿐이야!”[그 전남편은 이미 집까지 드나드는데?]순간 노민우는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그런지, 아니면 갑자기 화를 내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져 왔다.그는 몇 번 더 문에 대고 욕설을 내뱉은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그러다가 밖으로 나와 조용한 아파트 단지를 걷다 보니 문득 가슴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어제 손연지의 출입국 기록에 그녀의 이름이 없다는 걸 발견했을 때까지만 해도 너무 기쁜 나머지 흥분되어 잠도 오지 않았는데 오늘 강하리한테서 저런 청천벽력같은 말을 듣게 되니 그 충격은 배로 느껴졌다.그리고 이내 코끝이 찡해졌다.그는 나름 자신이 노력하고 있는데 기다려주지 않는 그녀가 너무 원망스러웠다.강하리는 위층에서 어깨가 축 처진 채로 떠나가는 노민우의 모습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다가 영상 통화 중에도 침대에 기대어 무언가를 먹고 있는 손연지에게 되물었다.“정말 안 만나줄 거야?”그러자 손연지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만나서 뭐 해? 하리야, 이게 열등감이 아니라 지금 내 조건을 고려해 보면 민우 씨 엄마가 아니라 나도 나 같은 여자를 만난다고 하면 너무 싫겠다. 아무리 민우 씨가 인성은 별로라고 해도 그 대신 집안이 받쳐주잖아. 난 그것도 없고 심지어는 애까지 못 낳는대.”“그래서 그냥 여기서 끝내려는 거야. 지금은 민우 씨가 많이 섭섭해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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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밥을 다 먹고 난 뒤 구승훈은 집에서 나왔다.노윤정도 오늘 두 사람을 따라다니느라 힘들었는지 일찍 곯아떨어졌다.창가 쪽에 앉아 있던 강하리는 진태형에게 전화할지 한참 동안 망설이고 있는데 도우미 아주머니가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순간 곰탕이 아닌 걸 발견한 강하리가 어리둥절해서 그녀에게 되물었다.“오늘에는 곰탕이 아니네요?”그러자 도우미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구승훈 씨가 혹시나 아가씨께서 먹기 싫다고 하면 억지로 먹이지 말라고 하셔서요. 그리고 곰탕은 기름기가 많아서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아 우유로 바꿨습니다.”그녀는 덤덤하게 컵을 건네받았지만 얼굴에는 행복감이 가득 번졌다.“여전히 아가씨를 많이 걱정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어디서 지내고 계시는지, 식사는 제때 하시는지 너무 걱정되네요. 오늘 보니까 예전보다 많이 야윈 것 같던데.”그러자 강하리가 그녀를 힐끔 바라보며 되물었다.“그렇게 걱정되시면 그 사람 전담 도우미가 되는 건 어떠세요?”도우미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싱긋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향했다.강하리는 황급히 떠나가는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손에 든 컵을 몇 번 쓰다듬더니 이내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그리고 한참 동안 고민 끝에 그녀는 다시 진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진태형은 한창 바쁜지 전화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웅성거리는 말소리가 들리다가 이내 조용해졌다.“하리야, 무슨 일로 이 시간에 다 전화했어?”강하리가 입술을 달싹거리더니 고민 끝에 물었다.“아빠, 언제 돌아오세요?”진태형이 한껏 다정하게 답했다.“오늘 밤 비행기 타면 아마 내일 아침 일찍 도착할 거야. 내리자마자 너랑 연정이 보러 갈게.”그러자 강하리는 핸드폰을 꽉 쥐고 어렵게 입을 뗐다.“아빠, 혹시 진시연 씨한테 올해 같이 설을 보내자고 하셨어요?”그러나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진태형 때문에 강하리는 더 조바심이 났다.“아빠,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끊임없이 쏟아지는 물음에 진태형은 피식 웃더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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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하지만 누군가 때문에 그녀는 평생 비참하게 살아야 했다.그 생각에 강하리는 눈을 꼭 감았다. 만약 그때 심미현을 잘 보호해서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이처럼 후회만 남았을까?강하리는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누군가와 얘기라도 나누고 싶었다.하여 핸드폰으로 연락처를 뒤지다가 문득 구승훈의 이름에서 멈추게 되었다.구승훈과 조시욱이 어떤 거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구승훈은 분명 그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강하리는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구승훈에게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오늘 집에 와?]역시나 구승훈은 문자를 보자마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지금까지 자신이 강하리에게 끈질기게 매달렸는데 아마 이 메시지는 그 오랜 시간을 거쳐 처음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자기 사장님께 한창 상황을 보고하던 준봉은 그의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말문이 막혀버렸다.곧 라이벌 만나러 가는 사람이 저렇게 활짝 웃는 게 어디 말이 되나 싶었다.구승훈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그녀에게 답장했다.[기어서라도 갈 테니까 문만 열어놔.]강하리는 그의 답장이 어이없는 한편 이렇게라도 그와 문자를 주고받으니 심란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그리고 곧바로 도우미에게 혹시 두꺼운 이불이 있으면 소파에 가져다 놓으라고 했다.구승훈은 그 뒤로 아무 답장이 없는 핸드폰만 하염없이 바라만 보다가 한껏 실망한 얼굴로 다시 내려놓았다.그러다가 문득 준봉의 착잡한 얼굴을 보더니 아까보다 더욱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난감하네. 헤어진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언제 오냐고 닦달이야. 여자들은 왜 이렇게 집착이 심할까?”순간 준봉은 어이없는 나머지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사장님, 지금은 그저 너무 신나 보이기만 하지, 하나도 난감한 것 같지 않은데요?”그러자 구승훈이 그를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입을 삐죽거리며 답했다.“내 아내가 나더러 언제 오는지 물어보는데 좀 신나면 안 돼?”“아유, 당연히 되죠, 안 될 것도 없죠. 그런데 이런 태도로 이따 조시욱 씨를 만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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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요양병원은 이미 복도 끝까지 수십 명의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이 사람들은 전부 조시욱 쪽의 사람들이었고 여초연을 데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조시욱은 병원에 왔던 참에 임희주 얼굴도 한 번 보고 싶어서 그녀의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과 협상해 보려 했다.그러나 오늘따라 그 사람들은 고집을 부리며 한 발짝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짝수로 밀어붙일까도 고민해 봤는데 여기는 구승훈의 구역이라 질 게 뻔했다.아무리 그가 노골적으로 자기 부하들을 많이 배치한 것 같지는 않아 보여도 여초연을 여기에 붙잡아 뒀으면 분명 아무런 준비도 안 했을 리가 없었다.하여 조시욱네 패거리들은 지금 먼저 공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애매하게 서 있기만 했다.복도에 들어선 구승훈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한번 끄덕였는데 그들은 조시욱의 팔을 이끌고 한쪽으로 비켜줬다.사실 그들도 많이 난처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마냥 서 있기만 하니 왠지 모르게 인원수로 밀어붙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아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구승훈이 덤덤하게 그들을 쳐다보니 수치심이 마구 생기기도 했다.조시욱은 구승훈의 차분한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자기 사람들을 향해 눈빛을 보냈다.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사람이 바람처럼 사라졌다.그러다가 구승훈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혹시 괜찮으시면 제가 이따 임 선생 좀 만날 수 있을까요?”그러나 구승훈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조식욱도 같이 따라 타게 되었다.문이 닫히자마자 그는 층수를 누르는 버튼 쪽에 있는 자외선 카메라에 자기 얼굴을 스캔했다.인식이 되었다고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한번 울리더니 곧이어 버튼이 안 보이던 곳에 지문인식하는 화면이 나타났다.구승훈이 손가락을 대자 그제야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조시욱은 뒤에서 그저 복잡한 얼굴로 말없이 지켜봤다.사실 여초연이 붙잡힌 뒤로 그는 줄곧 구승훈의 동향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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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구승훈은 팔짱을 끼고 옆 테이블에 기대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진짜 오랜만이긴 하네요. 잘 지내셨어요?”“덕분에 아주 잘 지내.”여초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조시욱에게 눈길을 돌렸다.“조시욱 씨를 여기서 만나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조시욱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어두운 얼굴로 서 있었다.그는 여초연의 침착한 모습에 놀란 게 아니라 서로 웃고는 있지만 살벌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모자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가 애써 차분하게 답했다.“놀랄 필요가 없어요. 이제부터 저랑 매일 만나게 될 테니까요.” 그의 말에 여초연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빠르게 고개를 돌려 구승훈에게 물었다.“저 사람한테 날 넘긴 거야?”구승훈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왜요? 놀랐어요?”순간 여초연이 갑자기 흉악한 얼굴로 웃자, 듣기 거북한 목소리가 밀폐된 공간에서 울려 펴지면서 사람의 얼굴을 자기도 모르게 찡그리게 했다.“난 또 얼마나 큰 능력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그런데 고작 이 정도야? 구승훈, 이 쓸모없는 놈! 진작에 널 내 손으로 죽여야 했는데!”그러나 구승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하게 답했다.“죽인 다음에는요? 저 대신에 그 남자애를 몰래 구씨 가문에 데려오려고요? 제가 쓸모없는 건 맞는데 애석하게도 명줄이 엄청 길다고 하더라고요?”순간 여초연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애써 못 알아들은 척 답했다.“난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거든!”그러자 구승훈은 쓴웃음을 지었다.“여초연 씨, 전 항상 당신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조금이라도 엄마의 사랑을 느껴보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그게 다 헛수고였죠. 당신은 애초에 모성애가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저한테 주기 싫었던 거였어요.”“아니라고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어르신한테서 다 확인했으니까. 그리고 제 형도 꼭 찾아내서 제대로 형 대접 해줄게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그러면서 조시욱에게 한마디만 남겼다.“이제 그쪽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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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구승훈이 밖에서 담배를 두 개째 피울 때 대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어두운 얼굴을 한 조시욱이 걸어 나왔다.그리고 한껏 심란한 얼굴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는데 방금 안에서 들은 대화 내용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았다.그는 여초연과 구승훈을 같이 조사했다 보니 두 모자간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구승훈이 결국에는 자기 엄마를 붙잡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도 그저 그녀에 대한 원한이 깊다고만 생각했지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왜요? 갑자기 제가 불쌍해 보이나요?”구승훈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한 모금 빨면서 차갑게 웃었다.그 모습에 조시욱은 순간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몰라 한창 망설이고 있는데 구승훈이 다시 말을 이었다.“동정할 필요 없습니다.”“적어도 당신과 비교하면, 저한테는 하리가 있잖아요?”조시욱의 얼굴이 삽시에 살벌해졌다.“구승훈 씨, 너무 우쭐해하지 마세요. 재혼한 것도 아니고 아직 기회는 남아있으니까!”그러자 구승훈이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눈앞의 조시욱을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그 기회가 당신한테는 더 이상 갈 것 같지 않은데요? 조시욱 씨, 당신은 이 게임에서 이미 아웃입니다. 그걸 아직도 모르겠어요?”조시욱은 그의 도발에 이를 꽉 깨물었다.만약 두 사람이 오늘과 같은 거래를 하지 않았다면, 또 여기가 구승훈의 구역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눈앞의 이 남자에게 손 좀 봐줬을 것이다.‘하리는 진짜 눈이 멀기라도 했나?’‘어떻게 이런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지?’‘B시에 훌륭한 남자가 널리고 널렸는데 왜 하필 이런 놈한테 목을 매는 거야?’구승훈은 자기 도발이 제대로 먹힌 것 같아 눈앞에서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진 조시욱을 여유 있게 바라보았다.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다시 뒤돌아 그에게 말했다.“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여초연 씨를 데려가세요. 하리가 지금 집에서 저만 기다리고 있거든요?”순간 조시욱은 당장에라도 구승훈에게 달려들어 그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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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구승훈은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천하의 여초연이 무서워하는 것도 있다니.’그러다가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비록 여초연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졌지만 이대로 끝난 건 아니다.강하리를 다치게 했던 일과 노연정을 괴롭혔던 일들 모두 그 여자에게 하나씩 되갚아줄 심산이었다.구승훈이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조시욱의 패거리들은 이미 다 떠나고 준봉만 남아있었다.그리고 구승훈을 발견하자마자 빠르게 달려와 말했다. “우리 쪽 사람들도 따라갔습니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복도 끝으로 향했다.방안의 임희주는 구승훈을 보자마자 몸부림을 치더니 마치 미친 사람처럼 그를 향해 마구 소리를 질렀다.“구승훈 씨, 구승훈 씨, 드디어 와주셨네요. 궁금한 게 있으시면 뭐든 말씀하세요. 제가 다 알려드릴 테니까. 그리고 제발 저 좀 풀어주세요. 구승훈 씨, 우리 거래합시다, 거래!”그러자 구승훈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배후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순간 임희주는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리고 뭐가 두려운지 한참 동안 고민 끝에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답했다.“전 아무것도 몰라요.”그러자 구승훈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이러면서 저랑 거래하자고요?”“정말 몰라요. 구승훈 씨, 제발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저 같은 신분으로 어떻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구승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그러면 임명우 씨는 당신들과 무슨 사이인가요?”그 이름을 들은 순간 그녀는 또다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몰라요.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요!”그러고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뒷걸음질 치며 몸을 한껏 웅크렸다.그러나 구승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에게 다시 바짝 다가가 계속 따져 물었다.“누가 당신한테 약을 주사한 거죠? 임희주 씨,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저란 사실을 잘 알 텐데요? 만약 제 심기를 건드려서 당신을 지키고 있는 저 사람들을 모두 철수시킨다면 내일의 태양을 볼 수나 있을 것 같나요?”“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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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그 상태로 구승훈에게 10여 분 동안 안겨 있다가 겨우 풀려났다.그러고는 미간을 한껏 찌푸리고 그에게 물었다.“미쳤어?”이때, 구승훈이 그녀의 턱을 잡고 침을 두어 번 삼키더니 그대로 입을 맞췄다.그의 입술은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혀끝은 뜨겁게 불타올라 있었는데 순간 너무 놀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여보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구승훈은 마치 그녀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끊임없이 파고들었고 강하리는 오늘 왠지 잘못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 빌어먹을 남자의 어느 한 곳에 이미 변화가 생긴 걸 봤기 때문이다.하여 그를 힘껏 밀쳐냈지만 오히려 그 행동이 남자를 자극했는지 구승훈은 더욱 세게 강하리를 끌어안고는 짙게 입맞춤했다.“웁...”강하리는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지금 그녀의 몸 상태로 했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이때, 구승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자기 아래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자기야, 한 번 만져봐. 지금 너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강하리는 불덩이처럼 활활 타오르는 그곳 온도와 바지를 사이에 두고도 딱딱해진 걸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변태...”구승훈은 다시 그녀의 귓불을 살짝 물면서 그녀의 손으로 자기 벨트를 풀었는데 여전히 뜨거운 그곳의 온도에 강하리는 자기도 모르게 흠칫 놀랐다.그 모습을 본 구승훈이 피식하고 웃었다.“뭐가 무서워? 한두 번도 아닌데?”그냥 가만히 있으면 좋았을걸, 괜히 노골적인 멘트에 강하리의 얼굴은 순식간에 불타는 고구마가 되어버렸다.그리고 기회를 틈타 힘껏 그곳을 꼬집었는데 오히려 더 자극한 것만 같았고 아까보다 더욱 단단해졌다.“당신...”강하리는 화가 난 나머지 욕이 나올 것 같았다.그렇게 구승훈은 자기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묻고 그녀의 손으로 가볍게 그곳을 쓸기 시작했다.남자의 거친 신음이 빠르게 강하리의 귓가에 울려 퍼지더니 손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몸 전체에 조금씩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구승훈은 그녀의 목부터 어깨로 입을 맞추면서 천천히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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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구승훈은 입을 닦은 뒤에 천천히 자기 손도 닦았다.그리고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번져 있었지만 이상하게 씁쓸해 보였다.그도 이 시점에서 굳이 두 사람의 관계를 확정하고 싶지 않았다.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임명우 쪽에서 무슨 행동을 취하기 전에 먼저 제거해야 하기에 또 다른 위험한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여 강하리와 이 정도로만 지내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날 책임지라는 소리 안 할 테니까 넌 얘만 신경 쓰면 돼.”구승훈은 말하면서 자기 아래쪽을 가리켰는데 강하리가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 흉악한 물건이 아직도 꼿꼿이 서 있었다.“왜, 왜 아직도 이래?”그러자 구승훈이 단번에 달려들어 그녀를 눕혔다.“여보는 다리가 너무 예뻐. 혹시 다리로 해주면 안 될까?”강하리는 또다시 머리가 울리는 것 같았고 막 그를 밀쳐내려는데 그의 거친 입맞춤이 또다시 덮쳐왔다.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강하리는 알지 못했다.그저 온몸이 산산조각이 난 것처럼 아팠고 허벅지 안쪽은 얼얼하게 쓰라려 왔다.그리고 잠에 들기 전에야 먹지 못한 군고구마가 생각났지만 아마 몸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그녀는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자게 되었다.이튿날 깨어나 보니 구승훈은 이미 집에 없었고 도우미 아주머니만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강하리는 텅 빈 거실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나쁜 놈, 그냥 이렇게 가버렸어?’ “일어나셨어요? 구승훈 씨가 직접 아침밥을 준비하셨어요. 그리고 이따 운전기사를 보내겠으니 공항까지 모시겠다고 하시던데요?”강하리가 미간을 찌푸리고 되물었다.“어디 간다고 말하지 않던가요?”그러자 도우미는 고개를 저었다.“그런데 오늘따라 기분이 엄청 좋아 보였어요.”강하리는 그저 멋쩍게 웃었다.‘밤새도록 기분 좋게 해줬으니 당연히 오늘 컨디션이 좋겠지.’‘변태 같은 놈!’강하리는 뭔가 억울했지만 누구한테 말할 것도 되지 못해 그저 묵묵히 밥을 먹었다.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러 나가보니 준봉이 문 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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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강하리는 그렇게 눈앞에서 진태형이 끌려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그의 조수도 같이 잡혀갔다.시간이 지나도 강하리는 도무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심미현에 관련된 일을 조사하면 분명 다칠 수도 있고, 또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자기 아빠가 끌려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비록 다치지는 않았으나 징계 위원회 사람들이 와서 직접 데려갔다.그것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말이다.강하리는 비틀거리며 터미널을 건너 진태형이 차에 올라타는 모습까지 보고 나서야 발걸음을 멈췄고 준봉은 계속 휠체어를 밀고 그녀를 쫓아왔다.“사모님, 아직 다리가 다 나은 게 아니라서 오래 서 계시면 후유증이 심하게 남을 겁니다. 그리고 진 부장님께서는 그저 조사에 협조하러 갔을 뿐,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돌아가서 무슨 상황인지 확실하게 조사해 보겠습니다.”그러나 강하리는 그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말없이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다.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준봉은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갑자기 강하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갑시다.”의외로 침착한 목소리에 준봉은 살짝 의아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걱정스레 되물었다.“괜찮아요?”강하리는 창백해진 얼굴로 겨우 답했다.“네.”말을 마친 뒤 그녀는 휠체어도 타지 않고 차 쪽으로 힘겹게 걸어갔다.그 모습에 준봉의 미간은 또다시 찌푸려졌다.막 뭐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차 한 대가 두 사람 앞에 세워졌다.그리고 차 문이 열리자마자 검은 우산 하나가 먼저 보이더니 강하리의 머리 위로 펼쳐졌다.강하리는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결국에는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어떻게 왔어?”구승훈은 우산을 준봉에게 넘겨준 뒤 코트 주머니에서 스카프 하나를 꺼내 강하리의 목에 둘러줬다.“미팅이 끝나자마자 왔지. 안 추워?”강하리는 턱을 덜덜 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추워.”구승훈은 강하리의 말을 듣자마자 단번에 그녀를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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