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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301 - Chapter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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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1화

구승훈은 썩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그래. 그럼 지금 당장 여명주 씨한테 전화해서 내일 새해 인사드리러 가겠다고 해.”순간 노민우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에 구승훈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뒤돌아 가려고 했다.“알았어!”노민우는 그를 막아서더니 단번에 핸드폰을 꺼내 여명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갑자기 걸려 온 전화에 여명주도 놀랐는지 그녀의 상기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그리고 내일 날이 밝으며 여씨 가문에 세배하러 가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어두운 얼굴로 전화를 끊은 노민우는 다시 구승훈에게 물었다.“그리고 뭘 더 해야 해?”그러자 구승훈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이제 그만 가서 자. 내일 알려줄게.”“응.”노민우는 대답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예전에 손연지가 썼던 방으로 들어갔다.그러나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방금 술을 너무 빨리 마시기도 했고 또 도수도 높아서 그런지 머릿속에 별의별 생각들로 엉망진창인 상태였는데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어 그대로 침대에 털썩하고 눕더니 손연지의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구승훈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노민우가 마셨던 술잔들을 정리하고 나서야 다시 침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강하리는 한창 손연지와 천아름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었다.그리고 구승훈이 들어오는 모습을 힐끔 보더니 그에게 물었다.“방금 민우 씨가 밖에서 소리를 지르던데 무슨 일이야?”“아니야.”구승훈은 대답하자마자 바지 주머니에서 봉투 두 개를 꺼내더니 강하리에게 건넸다.“새해에는 우리 큰아기랑 작은아기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말을 마친 뒤 노연정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강하리는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구승훈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갑자기 그의 셔츠 소매를 잡았다.순간 깜짝 놀란 구승훈이 그녀에게 물었다.“왜?”그러자 강하리는 눈을 반짝거리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승훈 씨도.”그리고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줬다.“승훈 씨도 건강하고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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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강하리는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는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특히 구승훈, 이 빌어먹을 남자는 이번에 수법이 좀 많이 고약하다고 생각했다.지금 손연지 때문에 충분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람한테 저런 함정에 빠뜨리게 하다니.강하리는 한껏 어이없는 얼굴로 구승훈을 쏘아보자 그도 억울한지 빠르게 변명했다.“아니, 다 내 탓이라고 하면 안 되지. 어제는 네가 분명 나한테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잖아. 거절하니까 날 못 가게 막은 건 너였어.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강하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무리 그래도 피해자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고려해 주지.’구승훈은 여전히 소파에 여유롭게 기대어 앉아 다시 말을 이었다.“어쨌든 넌 어젯밤에 전화까지 했는데 만약 오늘 안 가면 분명 여씨 가문의 그 분이 또 난리 치겠지.”노민우는 그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렇게까지 형제 같은 친구를 괴롭혀야 하나 싶었다.그러나 결국에는 그의 말대로 여씨 가문에는 무조건 가야 했기에 노민우는 짐을 싼 뒤 갈 준비를 하더니 다시 구승훈에게 물었다.“거기 가서 내가 뭘 해야 하는데?”구승훈이 한참 동안 고민 끝에 답했다.“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돼. 혼약에 대해 다시 말할 필요도 없고. 그저 예전에 네 행동이 너무 한 것 같아 이제 와서 사과드리러 왔다고 해. 그리고... 혹시 여씨 집안과 특별하게 교류하는 사람이 있는지 잘 주시하고.”노민우는 원래 평소에도 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어쨌든 노씨 가문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되는 입장이라 구승훈이 이렇게 말하니 그도 단번에 이해했다.집을 나서려다가 노민우는 한껏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하리에게 부탁했다.“혹시나 오늘 일을 연지가 알고 오해하면 하리 씨가 좀 해명해 줄 수 있을까요?”강하리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지금 손연지는 그에게 아예 관심조차 없는 상황인데 오해는 무슨 오해?그러나 한껏 불쌍해 보이는 노민우의 모습에 강하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걱정하지 마요. 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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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강하리는 너무 어이없는 나머지 코웃음을 치다가 옆에 서 있는 구승훈을 바라보았다.“무슨 낯으로 만나보겠다는 건지?”구승훈은 말을 마치자마자 단번에 강하리를 품에 안았다.“진시연, 아버님 일을 왜 네가 부탁하는데? 그리고 아버님이 왜 잡혀갔는지를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그의 말에 진시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승훈 씨, 그게 무슨 뜻이야?”여전히 못 알아들은 진시연의 모습에 구승훈도 웃음기를 싹 거두도 말했다.“괜히 억울한 척하면 우리가 모를 줄 알아? 아버님 옆에서 30년 동안 딸 노릇을 했으면 네가 우리보다 아버님에 대해 더 잘 알 거잖아. 그런 사람이 여씨 가문과 붙어먹을 때부터 아버님 쪽은 이미 의심받기 시작했어. 그리고 이번 일이 터지면서 제일 이익을 본 것도 여씨 가문인데 이 모든 게 다 우연의 일치일까?”진시연은 어느새 창백해진 얼굴로 구승훈을 쏘아보며 답했다.“함부로 사람 의심하지 말아요!”그러나 구승훈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한순자에게 다시 말했다.“어르신, 괜히 은혜도 모르는 인간을 들였다가 나중에 큰코다칠 수가 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한순자는 멍한 얼굴로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다시 진시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한눈에 봐도 지금 이미 혼란에 빠진 상태였는데 무엇보다도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키워줬던 손녀가 자기 아들의 뒤통수를 칠 거란 사실을 믿기 힘든 것 같았다.그러나 구승훈의 말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진시연에 대한 믿음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한순자가 미간을 찌푸리고 진시연에게 되물었다.“그러면 어디 네 입으로 직접 말해봐. 진짜 이번 일은 너랑 전혀 상관이 없는 건지!”그러자 진시연은 눈물을 마구 쏟아내며 답했다.“정말에요. 전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눈앞에서 두 사람의 싸우는 모습에 구승훈은 가만히 강하리를 데리고 별장 안으로 자리를 피하려 했다.가던 중에 강하리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물었다.“진짜 진시연 씨야?”그러자 구승훈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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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별장 안.심문석은 소파에 앉아 있고 첫째인 심금천과 둘째 심동현이 양옆에서 그를 말리고 있었다.그러나 셋째인 심수근은 반대편에 서 있었는데 머리는 이미 흐트러진 채 이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의 발 옆에는 재떨이가 깨져 있었다.또한 심연청은 심수근 옆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심씨 가문이 그들에 대한 불공평함과 편애를 호소하고 있었다.특히 강하리가 들어온 뒤로부터 심연청의 질투는 극에 달했다.“그 강하리라는 애는 대체 무슨 자격으로 심씨 가문의 진짜 핏줄도 아닌 주제에 그렇게 많은 혼수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왜 다들 하리랑 시욱 오빠랑 잘 되게 밀어주냐고요. 할아버지, 이게 바로 할아버지께서 버릇처럼 말씀하셨던 공평함인가요? 그런데 저한테는 뭘 해주셨어요? 우리 셋째들한테는 뭘 해준 게 있냐고요!”“셋째뿐만이 아니라 둘째네도 마찬가지잖아요. 이런 불공평함은 왜 할아버지한테 말을 안 해요? 억울하지도 않아요? 왜 할아버지는 좋은 건 전부 큰집 식구들한테만 밀어주는데요!”“닥쳐!”심문석은 더는 들어주기 힘든지 곧바로 지팡이 들고 때리려고 하는 걸 심금천이 빠르게 말렸다.이때, 둘째 심동현이 입을 열었다.“억울하지 않냐고? 난 오히려 홀가분한데?”그러다가 다시 심연청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심씨 가문이 여태껏 어떻게 대를 잇게 된 줄 알아?”“네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께서도 신분이 강등되면서 심씨 가문의 재산이 전부 몰수될 위기에 처했지. 그때 네 큰아버지의 나이는 열여덟 살, 난 열네 살, 네 아버지는 고작 열 살이었어.”“하여 그때부터 네 큰아버지가 혼자서 모든 압박을 견디고 모든 처벌을 받으면서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사건 사고를 해결해 나가다 방법을 생각한 끝에 결국에는 심씨 가문의 대부분 자산을 국가 건설에 지원하면서 이 집안을 지켜냈어.”“그리고 나중에 먹고 살기 괜찮아지면서 조금씩 심씨 가문을 발전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어. 당시 나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네 아버지는 여자들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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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심문석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심수근을 노려보며 물었다.“하나만 물어볼게. 석연란이 한 일에 대해서 넌 알았어, 몰랐어!”순간 심수근은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알면 어떻고 모르면 또 어쩌려고요? 그때 미현이는 이미 실종된 뒤였어요!”“이런 빌어먹을 놈!”심문석은 단번에 지팡이를 그에게 던져버렸고 심수근도 굳이 피하지 않아 그대로 머리에 맞게 되었다.이때, 갑자기 심문석의 얼굴이 빨개지면서 피를 토해내는 바람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아빠!”“할아버지!”그러나 심문석은 이 와중에도 여전히 심수근을 쏘아보며 말했다.“오늘부터 넌 더 이상 이 심문석의 아들이 아니야! 난 이걸 기자들을 불러 발표할 것이고 네 아내랑 네 자식들은 이제 우리 심씨 가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그러나 심문석의 말에도 심연청은 그저 코웃음을 쳤다.“그러든지 말든지요. 어차피 우리한테 뭐 준 것도 없으시잖아요?”그녀의 말에 심문석은 하마터면 또 혈압이 올라 피를 토할 뻔했다.“준호야!”심문석은 잔뜩 흥분한 상태로 심준호를 불렀다.“지금 당장 셋째네 몫으로 넘어간 재산들은 한 푼도 남기지 말고 전부 회수해!”그러자 심준호가 빠르게 답했다.“네, 할아버지.”그제야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심연청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심문석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심준호는 미리 사람을 시켜 두 부녀를 빠르게 끌어냈다.설날 아침부터 심문석이 피를 토하지 않나, 심연청이 난동을 부리지 않나, 예상치 못한 소동에 사람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저마다 어안이 벙벙했다.이 시각, 심준호는 한쪽 손을 바지에 찔러넣고 문 어구에 서서 여전히 소리를 지르는 심연청에게 한마디 했다.“재산을 다 안 내놔도 돼. 그런데 그걸 지킬 능력이 있어야겠지?”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심문석은 약을 먹고 나서야 다시 안정을 되찾았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는 심준호를 발견하자마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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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별장 밖.아무리 이렇게 쫓겨나도 심수근은 그저 무덤덤한 얼굴이었다.어릴 때부터 줄곧 큰형에게 양보받던 사람이라 그들과 다투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히려 마음속 깊이 그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득했다.하여 여전히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심연청을 향해 한마디 크게 외쳤다.“그만해!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럼 그런 사고를 친 거야?”심수근의 목소리에 심연청은 잠시 멍해졌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되물었다.“아빠, 지금 저한테 소리 지르신 거예요?”그러나 심수근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심연청을 한쪽으로 밀쳤다.“더 이상 큰집에 대한 험담을 내 앞에서도 하지 마. 그리고 네 엄마는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는 거라고 생각해!”말하자마자 심수근은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심연청은 떠나가는 그의 등에 대고 여러 번 불렀지만 결국 심수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갔다.어쩔 수 없이 쫓아가려던 이때, 갑자기 별장 문 어구에서 한창 통화 중이던 진시연을 보게 되었다.그녀는 누구랑 통화하는지 한창 분노에 차 있었는데 얼핏 말 가운데 강하리라는 이름을 듣게 되었다.순간 심연청의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냉큼 진시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시연아.”너무 큰 소리로 부르지도 않았는데 진시연은 화들짝 놀랐다.그 모습에 심연청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왜 그래? 누구랑 통화하는 거야?”그러자 진시연은 한껏 짜증 난 얼굴로 답했다.“아니야.”그러면서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그 모습에 심연청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물었다.“이제 나한테도 비밀로 하는 거야?”그러나 진시연은 빠르게 말을 돌렸다.“방금 네 아빠 보니까 화가 잔뜩 나셨던데? 그리고 머리에 피도 나던데 대체 무슨 일이야? 명절날에 싸운 거야?”그러자 심연청이 이를 갈며 답했다.“누구겠어, 강하리 그 X이랑 똑같이 재수 없는 심미현 씨 때문이지. 자꾸 우리 엄마가 그 여자를 납치했다고 하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잖아. 웃기지도 않아, 자신이 쓸모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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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그리고 지금 여기 와서 왜 이런 짜증 나는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분명 자기 대신 구승훈이 와야 했을 일인데 말이다.그러다가 문득 어제 손연지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 노민우는 또다시 가슴 한편이 쓰라렸지만 혹시나 여씨 가문을 제치면 손연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돌아서지는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하여 여러 번 고민 끝에 그는 여명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마당에 들어가자마자 노민우는 정원에 서 있는 여명희를 보게 되었는데 그녀는 노민우를 보고 한껏 차가운 얼굴로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어머, 귀한 사람이 이런 누추한 곳에 어쩐 일이세요?”노민우는 대꾸하기도 귀찮아 못 들은 척, 계속 여명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명주야.”이때, 여명희가 갑자기 부르는 소리에 여명주가 신경질적으로 뒤돌았다.“왜 그래, 언니?”그러자 여명희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민우 씨는 우리 집에 한두 번 와 본 것도 아니고 충분히 혼자 들어갈 수 있을 텐데? 여기 와서 언니 좀 도와줘. ”여명주는 비록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 쪽으로 걸어갔다.여명희의 말을 따르는 별다른 이유는 없으나 예전부터 아버지가 여명희는 앞으로 두 번째 백아영이 될 수 있다고 줄곧 말했었는데, 만약 진짜로 여명희가 그렇게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여명주도 이제 모든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겠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여 여명주는 한껏 아쉬운 얼굴로 계속 뒤돌아 노민우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본 체도 하지 않고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여명희가 노민우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여명주에게 물었다.“너랑 잘해보려고 온 것 같아?”그러자 여명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아니면? 내가 얼마나 잘해주는데? 연지 씨보다 얼굴도 예쁘지, 가정 환경도 이만하면 괜찮지. 내가 예전에도 말했잖아, 연지 씨를 그냥 심심풀이용으로 데리고 논거야. 충분히 놀다가 재미없어지면 다시 나한테 오게 되어있어. 더구나 지금 아빠가 곧 외교부의 권력을 크게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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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민우야.”갑자기 지현미가 그를 불렀다.“무슨 생각 하고 있어?”자기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친 노민우는 애써 웃으며 답했다.“지난번에는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돌아간 뒤로 저희 어머니랑 형한테도 제대로 혼났거든요. 하여 오늘 설이기도 하고, 또 지난번의 일로 사과도 드릴 겸 해서 이렇게 오게 되었는데 철없는 제 행동을 부디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그의 말에 지현미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답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자라는 모습을 여태껏 지켜봤던 사람인데 내가 네 마음도 모를까 봐? 됐어, 한집안 식구끼리 그런 말은 안 해도 돼.”지현미는 말하다가 문득 옆에서 얼굴이 빨개져 있는 여명주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말했다.“명주야, 빨리 민우 오빠한테 술 한잔 따라줘. 앞으로 너희 두 사람은 절대 싸우지 말고 잘 지내야 한다?”이때, 지현미와 여명주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었다.“민우 오빠, 제가 한 잔 드릴게요.”그렇게 노민우는 술을 건네받자마자 단번에 들이켰고 앉아 있던 모든 사람은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그러나 노민우는 방금 술을 마신 뒤로 이상하게 온몸이 뜨거워지고 머리도 점점 어지러운 걸 느꼈다.그중 제일 연장자인 할아버지께서 단번에 무슨 상황인지 눈치채고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약 효력이 너무 세서 그런지 눈 깜짝할 사이에 노민우는 몸조차 가누지 못할 정도로 변했다.그러다가 어렴풋이 지현미의 목소리가 들렸다.“민우를 2층 둘째 아가씨 방으로 모셔다드려.”빠르게 누군가가 노민우를 업고 어느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는 원래 엄청 생동감 넘치는 일을 겪게 되리라고 생각했으나 뜻밖에도 또다시 지현미의 얼굴이 보였다.그녀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거의 인사불성이 된 노민우를 향해 말했다.“민우야, 내가 너무 독하다고 생각하지 마. 오늘 네가 우리 명주랑 다시 잘해보겠다고 여기까지 와서 내가 얼마나 기쁜지 몰라. 그런데 난 그 손연지라는 사람이 계속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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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여씨 가문의 세 여자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여명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가 그래도 증거는 남겨야 할 것 같아 핸드폰을 꺼내 사진 몇 장을 찍어뒀다.그리고 금방에라도 진시연이 알몸으로 될 것 같은 모습에 그제야 지현미를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뒤 재빨리 노민우를 진시연한테서 떼어냈다.이때, 여명주가 갑자기 바닥에 누워있던 진시연의 멱살을 잡아 올리더니 단번에 그녀의 뺨을 때렸다.“나쁜 년, 감히 민우 오빠한테 꼬리 쳐?” 진시연은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났다.그녀는 원래 여명희를 이용해서 심연청과 강하리를 싸우게 만들려고 했는데 여명희가 대뜸 시큰둥해하더니 그저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다.여태껏 자기 도움을 받았던 그녀가 갑자기 입을 싹 닦는 모습을 보고 약이 올라 다시 한번 조용한 곳에서 설득해 보려고 여명희를 데리고 2층으로 왔다가 글쎄 이런 수모를 당하게 된 것이다.지금 입고 있던 옷도 다 뜯겨서 수치스러워 죽겠는데 이렇게 뺨까지 맞다니!진시연은 뺨 한 대 맞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옷이고 뭐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단번에 여명주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그렇게 사람들은 노민우를 겨우 떼어냈는데 이번에는 뒤엉켜 싸우고 있는 두 여자를 말려야 했다.이때, 노민우는 소란스러운 틈을 타 빠르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구승훈과 강하리는 심씨 가문에서 점심을 다 먹은 뒤 곧장 연휘정한테로 향했다.도착해보니 정주현이 이미 대문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강하리가 멀쩡하게 걷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정주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제 하리 씨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혹시나 하리 씨를 두 번 다시는 못 보게 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요!”그러면서 단번에 강하리를 품에 안았다.“새해 복 많이 받아요. 하는 일마다 잘 되길 기도할게요.”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자신을 안고 있던 정주현이 비명을 질렀다.구승훈이 더는 못 참고 두 사람을 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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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마음도 심란해서 구승훈은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으려다가 발신인을 보고 멈칫하더니 이내 강하리를 보고 말했다.“전화 좀 받고 올게.”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린 채 그저 힘없이 고개만 끄덕였다.밖으로 나오자마자 통화 버튼을 누르니 수화기 너머에서는 욕설과 누군가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정작 노민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구승훈은 한참 동안 듣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노민우 쪽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아니면 이런 전화를 할 사람이 아닌데, 그렇다고 지금 당장 그곳을 달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구 대표.”이때,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연미숙이 매화나무 아래에 서 있었는데 오늘따라 예전 병들기 전의 고고한 사모님 모습으로 돌아간 듯 온화하고 여유로워 보였다.“여사님, 안녕하세요.”구승훈도 예의상 싱긋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그냥 연미숙 씨라고 해주셔도 됩니다.”구승훈은 그녀의 말뜻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더 이상 미친 척하는 연기는 그만하겠다는 의미였다.“연미숙 씨.”그리고 그녀의 뜻대로 호칭도 바꿨는데 연미숙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자기 이름에 살짝 놀란 듯했다.“생각이 바뀌었나 봅니다?”그러자 연미숙이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생각이 바뀐 건 맞는데 당신이랑 손잡아야 하는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거든요.”그녀의 말에 구승훈이 덤덤하게 답했다.“시간을 갖고 천천히 고민해 보셔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는데 부디 연미숙 씨가 거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무슨 일인데 자기한테까지 부탁하나 싶어 연미숙은 순간 경계심이 생겨났다.“제가 예상하는 일에 대한 거라면 정말 죄송하지만 아직...”“연미숙 씨랑 여씨 가문의 사모님이랑 아주 깊은 친분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순간 연미숙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지현미 씨요?”“네.”뜬금없이 등장한 인물에 연미숙은 아직도 멍했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답했다.“꽤 친했는데 최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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