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휘정은 의외로 꽤 오랫동안 노민우를 치료했다.치료한 지 세 시간이 넘어갈 무렵, 정주현은 점점 인내심이 바닥났는데 노민우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해서 치료한 연휘정도 엄청 힘들 것이라 생각되었다.게다가 그는 이제 막 강하리의 치료를 끝마치기도 했다.그는 문 어구에서 왔다 갔다 하더니 결국에는 못 참고 커튼을 열어젖히려는데 안쪽에서 갑자기 연휘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됐어, 그냥 들어와. 철없는 애처럼 뭐 하는 짓이야!”순간, 정주현은 냉큼 구승훈과 강하리에게 손짓했고 그렇게 그들은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들어가 보니 연휘정은 피곤에 찌든 얼굴로 의자에 앉아 있었고 한쪽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노민우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아까보다는 많이 편안해 보였다.“할아버지, 민우는 좀 괜찮은 건가요?”정주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자 연휘정이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체내에 독은 대부분 뽑아냈는데 조금 남은 건 어떻게 해도 나오지 않네. 그리고 해독제는 잠시 약성을 잠재우는 역할만 할 뿐이라 아마 며칠에 한 번씩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어야 할 거야.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 마, 남아 있는 약발이 너무 센 건 아니라서 스스로 냉수에 몸을 담그다 보면 분명 잘 이겨낼 거야.”정주현은 그의 말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시 물었다.“어르신, 그 뜻인즉 민우 씨는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건가요?”그러자 연휘정이 머뭇거리다가 답했다.“흠, 아마 해독이 가능한 그 여자와 한번 관계를 맺어야만 독이 완전히 제거될 거야.”연휘정의 말에 정주현의 얼굴이 또다시 굳어졌다.“그러면 평생 여씨 가문의 협박을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고 해독하지 않으면 민우는 평생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없다는 뜻이잖아요!”그러다가 다시 노민우를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연휘정마저 해결하지 못하는 거면 그의 말대로 여명주라는 여자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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