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이는 내 아들이에요. 당신은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나는 엄마니까 마음이 아파요. 유석진 같은 늙은 여우랑 자꾸 어울리다간 결국 다치는 건 그 애라고요.”고영란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아직 유남준과 박민정이 자리에 있었기에 유지욱의 체면은 땅에 떨어졌다.“알았어. 애들도 있는데 그만 좀 하지.”유지욱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손을 휘저었다. 그러고는 기어이 한마디를 덧붙였다.“넌 예전엔 이러지 않았어. 요즘은 점점 말도 안 통하는 미친 여자 같아.”그 말에 고영란의 온몸이 굳었다.아들과 며느리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서 당장 그를 박살냈을 것이다.그때, 말없이 듣고 있던 유남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아버지, 어머니 말씀이 틀린 건 아니에요. 다음부터 큰아버지 댁이랑 함께하는 자리에 저희는 안 불러주셨으면 합니다.”유지욱은 그 말을 듣고 한순간 말을 잃었다. 아들까지 고영란 편에 설 줄은 몰랐다.뭔가 더 말하려는 찰나, 유남준이 단호하게 덧붙였다.“그리고 두 분은 이미 이혼하셨잖아요. 어머니한테 말 조심 좀 해주세요.”아들의 말에 고영란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마음 깊은 곳에 뜨거운 울림이 밀려오며 그동안 아들을 키워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반면 유지욱은 얼굴이 굳어졌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버지, 어머니, 저희는 먼저 일어날게요.”유남준이 정중히 인사했다.“그래. 얼른 가. 민정이랑 같이 장모님 곁에 있어드려.”고영란이 부드럽게 대답했고 유지욱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박윤우와 박예찬도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그래, 잘 가렴.”유남준 가족이 자리를 뜨자 고영란도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녀가 문을 향해 가려던 순간, 유지욱이 불쑥 그녀를 불렀다.“영란아, 너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고영란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돌아섰다.“이러고 있다니요? 무슨 뜻이에요?”“우리가 부부로 산 세월이 얼만데 네가 정말 이혼하고 싶어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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