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은 천천히 허리를 숙여 떨고 있는 이지원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그 순간, 이지원의 얼굴이 민정의 시야에 완전히 들어왔다.긁힌 자국이 뒤엉켜 있는 몰골은 예전의 단정하고 청초하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이제 남은 건 마치 들고양이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섬뜩할 정도로 상처투성이인 얼굴뿐이었다. 분명 병원 안에서 당한 짓이었다.박민정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지원아, 나한테 친구라고 했지?”차가운 눈빛이 이지원의 얼굴을 꿰뚫었다.“친구 남편을 뺏는 것도 친구가 할 짓이야? 친구가 이룬 걸 가로채고 친구의 아이까지 다치게 하는 게?”이지원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미안해... 민정아. 아니, 박 대표님... 내가 잘못했어. 정말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어.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줘.”이곳에 끌려온 뒤로 이지원은 여러 번 도망치려 했지만 그때마다 붙잡혀 돌아왔다.지금은 완전히 망가진 몰골로 박민정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박민정은 그 모습이 오히려 통쾌했다.그녀는 차갑게 고개를 돌리고 이지원의 턱을 툭 내던졌다.“내가 보기엔... 네 병, 아직 멀었어. 계속 치료받는 게 좋겠네.”그 한마디가 이지원의 귀에 천둥처럼 꽂혔고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마구 저었다.“안 돼, 안 돼! 민정아, 제발 이러지 마. 나 정말 못 견디겠어. 여기 사람들 다 이상해. 날 괴롭힌단 말이야. 다들 미쳤다고!”예전 같았으면 박민정도 흔들렸을 것이다.하지만 이제는 알았다.자기를 짓밟은 사람에게 연민을 베푸는 건, 그때의 자신을 또다시 버리는 일이라는 걸.박민정은 이지원의 절규를 외면한 채 병원장에게 돌아섰다.“원장님, 이지원 환자는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요. 계속 입원 치료 부탁드립니다. 비용은 제가 부담할게요.”최 원장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 순간, 이지원은 공포에 질려 박민정의 다리에 매달렸다.“민정아, 제발! 너 예전엔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 제발...”그러자 박민정은 눈빛 하나를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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