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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8화

Author: 윤지
“아버지, 정말 바꾸고 싶으시면 먼저 어머니한테 잘해줘요. 그게 제일 중요해요.”

유남준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

“예전에 민정이랑 제가 이혼하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저더러 후회할 거라고 하신 거 기억하시죠? 아버지는 후회하세요?”

또렷한 물음에 유지욱의 얼굴이 굳었다.

감정 문제는 늘 제삼자가 더 잘 보는 법이다. 예전부터 그는 박민정이 좋은 며느리라는 걸 알아봤고, 만약 유남준이 그녀와 헤어지면 두 번 다시 그런 사람을 만나기 힘들 거라 여겼다.

이제는 그 아들이 거꾸로 아버지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 나랑 네 엄마는 나이가 들었잖아. 너희 때와는 달라. 넌 몰라.”

자존심 탓에 그는 여전히 먼저 손을 내밀지 못했다.

유남준도 더는 설득하지 않았다.

“그래, 큰아버지 회사는 요즘 어때? 전에 네가 사람을 보내서 관리 좀 도와줬잖아?”

유지욱이 화제를 돌렸다.

그 말에 유남준은 할 말이 많아졌다.

“아버지, 큰아버지가 진짜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무슨 뜻이냐?”

“아버지 입 빌려 제가 회사를 특별히 챙기게 하려는 거예요.”

유남준이 단번에 본심을 짚었다.

“제가 보낸 그 매니저는 큰아버지가 억지를 써서 이미 잘라 버렸어요.”

“그럴 리가!”

믿기 힘들다는 듯한 유지욱을 보며 유남준은 더 얘기하지 않았다.

“어쨌든 앞으로는 저더러 도우라고 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은 고마워할 줄 몰라요.”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박민정과 아이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유남준의 말대로, 큰아버지 유석진은 진심으로 조언을 구하려는 게 아니라 친척이라는 이유로 IM그룹을 이용하려고 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그는 오후에 곧장 찾아왔다.

유지훈도 함께였다. 지난번 쇼핑몰에서 박예찬과 다투고 몰래 도망쳤던 그는 지금 돼지 가면을 얼굴에 쓰고 있었다.

유석진이 웃으며 말했다.

“남준아, 지난번 일은 다 들었다. 내가 지훈이를 데려와서 사과시키려고 왔다. 이 가면은 예찬이가 사 준 건데 일부러 쓰게 했어.”

“할아버지, 이렇게 못생긴 가면 쓰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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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10화

    박민호는 몸을 낮춰 슬픔에 잠긴 최민아 곁에 앉아 조용히 위로했다.“너무 슬퍼하지 마요. 분명 두 분 별일 없으실 거예요. 우선 계속 찾아봐요. 이렇게 계속 울고 있으면 힘이 다 빠져서 나중에 제대로 찾지도 못하면 어떡해요.”그의 따뜻한 목소리에 최민아는 조금씩 숨을 고르며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민호 씨 말이 맞아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박민호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우리 다시 힘내서 찾아봐요.”하지만 두 사람은 몇 걸음 가지도 못한 채, 박민호는 몸을 휘청거렸다.그가 앞으로 쓰러지려는 순간, 최민아가 깜짝 놀라 다급히 그를 붙잡았다.“민호 씨!”걱정스러운 그녀의 외침에, 박민호는 몽롱한 의식 속에서 겨우 중얼거렸다.“왜 그래요?”“방금 쓰러질 뻔했어요!”최민아의 눈빛엔 놀람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박민호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고개를 흔들었다.“그래요? 아마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가 봐요. 괜찮아요. 지금은 두 분부터 빨리 찾아야죠.”그러나 그의 무겁게 내려앉은 눈꺼풀을 보자, 최민아는 더 이상 그와 함께 돌아다니는 것이 위험하다고 직감했다.“우리 일단 집에 돌아가요. 민호 씨, 요즘 제대로 쉬지도 못했잖아요.”사실 박민호는 며칠째 밤에는 일을 하고 낮에는 그녀 부모님을 돌보느라 단 한 순간도 온전히 쉰 적이 없었다.“아니에요. 아직 괜찮아요. 버틸 수 있어요.”그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지만 이미 그의 몸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최민아는 그의 말을 더는 듣지 않았다.“안 돼요. 지금은 무조건 집에 가서 쉬어야 해요.”결국 그녀는 단호하게 박민호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지금은 푹 쉬세요. 부모님 일은 내가 경찰에 가서 신고할게요. 민호 씨는 쉬고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요. 알겠죠?”박민호도 더는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그 말에 최민아는 안도하며 집을 나섰고 박민호는 그녀가 떠나자마자 소파 위에 쓰러진 채 곧 깊은 잠에 빠졌다.얼마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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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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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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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06화

    유남준은 사실 에리에게 그는 박민정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자신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는 인물이라 확실하게 경고하고 싶었다에리의 마음은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민정아, 다음에 또 보자. 오늘 식사는 내가 낼게.”그러자 유남준이 지지 않고 말했다.“괜찮아요. 이미 들어올 때 계산했어요.”유남준은 라이벌에게 기회를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에리는 민망한 듯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 서둘러 부모님과 함께 자리를 떴다.그들이 떠나자마자 박민정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들에 정신이 혼란스러웠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박민정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유남준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제 내가 했던 말을 믿겠어?”박민정은 한숨을 내쉬며 여전히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에리가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건 아닐까요?”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인기 절정의 남자 스타가 자신처럼 나이도 많고 평범한 여자에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지금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자기를 속이는 거지.”유남준이 가까이 다가와 속삭였다.“아니면 누군가에게 짝사랑 받는 기분을 즐기는 건가?”박민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헛소리하지 마요.”그녀는 단지 자신감이 부족했을 뿐이었다.“내가 생각보다 매력이 있나 싶었던 거죠.”유남준은 그런 그녀를 보며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더했다.“돈이란 게 원래 강력한 힘을 가지니까.”박민정은 그의 말뜻을 이내 알아차렸다.그는 에리가 진심으로 그녀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돈을 보고 접근한 거라고 돌려 말한 것이었다.박민정은 곧장 반박했다.“나랑 레이가 처음 만났을 땐 우리 둘 다 가난했어요. 그때도 나한테 참 잘했는데, 설마 그때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해요?”유남준은 말문이 막혀 짜증이 난 듯 물잔을 들어 단숨에 물을 들이켰다.“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계속 상대의 호의를 받아줄 거야?”아까 에리가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105화

    “엄마, 그만하세요.”에리가 박민정을 감싸며 말했다.“제 문제예요, 민정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에리는 어려서부터 말 잘 듣고 착했지만 연애와 결혼 문제만큼은 고집이 셌다.조미연은 아들이 다른 여자를 두둔하는 걸 보자 질투심이 더 치솟아 화살을 박민정에게 돌렸다.“이름이 박민정이라고 했죠?”조미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아가씨 남편은 아가씨가 우리 에리랑 이렇게 엮인 거 알아요?”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결혼도 했고 애도 있다면서요? 우리 에리보다 나이도 많아 보이는데 젊은 남자 다루는 법은 잘 알겠네요? 이 일 남편한테 알려지면 어쩔 건데요?”평소 같으면 박민정도 가만있지 않았겠지만 상대는 에리의 엄마였다.“아주머니, 저랑 에리 그런 사이 아니에요. 흥분했다고 저한테 너무 막말하시는 것 같네요. 그리고 에리도 이제 20대인데 그 정도 판단도 못 하겠어요?’박민정이 또렷하게 받아쳤다.에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박민정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깨달았다.“엄마, 가요.”그는 어머니의 팔을 끌었다.조미연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박민정에게 말 몇 마디 들었다고 자신이 어린 후배에게 훈계받은 기분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박민정을 차갑게 흘겨보았다.“말은 따박따박 잘하네요. 나는 아가씨 같은 여자 많이 봤어요. 집은 버릴 수 없고, 그런데 우리 에리도 탐나고. 남편이 우리 에리만 못하니까 이러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제가 왜 댁 아드님보다 못한 거죠?”차가운 목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크지 않은 음성이었지만 묵직한 위압감을 품고 있었다.모두 고개를 돌리자, 깔끔한 코트를 입은 유남준이 걸어 들어왔다.그는 막 고객과 통화를 끝내고 돌아오다가 마침 이 장면을 본 것이었다.“누구시죠?”조미연은 눈앞의 남자를 보며 물었다. 단정한 이목구비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범상치 않았다.유남준은 곧장 박민정 옆에 서서 그녀를 품에 감쌌다.“저는 이 사람 남편입니다.”그는 신분을 밝힌 뒤 조미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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