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민은 자신이 병원을 어떻게 나왔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밖에 나온 뒤에도 그는 여전히 정신이 멍했고 머릿속에는 오로지 병실에서 유주아가 보인 행동과 그녀가 한 말뿐이었다.그는 군자였지만 한낱 남자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이와 더욱 가까워지고 싶지 않을 리 없었다.다만 그녀에게 상처를 줄 까봐 늘 조심스러웠다.그런데 이제 유주아의 부모님도 그들의 관계를 허락하셨고 자신도 경제적 능력을 갖췄으니...강재민은 어느새 이어지는 상상에 깊이 빠져들었다....일주일 후.박민정은 절친들과 진서연의 결혼식에 참석했다.진서연의 결혼식은 지역 최고 호텔에서 열렸다. 눈처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보스, 이렇게 입어도 될까요?”진서연은 박민정 앞에서 긴장하며 서 있었다.박민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말했다.“물론이지, 완벽해.”“다행이에요, 지금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진서연은 하이힐을 신고 안절부절못했다.박민정이 그녀를 달랬다.“긴장하지 마. 넌 지금 그냥 예쁘게만 있으면 돼.”“네.”진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박민정이 고개를 돌렸다. 오랜만에 본 정민기가 말끔한 정장을 입고 현관에 서 있었다.“민정 씨.”그들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지만 정민기는 여전히 박민정을 공손히 대했다.박민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결혼 축하해요.”박민정이 말했다.“감사해요.”인사 후 정민기가 덧붙였다.“밖에서 누가 민정 씨를 기다리고 있어요.”‘나를?’박민정은 의아해하며 밖으로 나갔다. 곧바로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캐주얼 차림의 한 남자가 예전보다 한층 차분해진 모습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지석아!”박민정이 반갑게 외쳤다.연지석은 돌아서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민정아!”박민정은 재빨리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너도 왔어?”연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요즘 회사가 한산해서 말이야. 결혼식도 구경할 겸, 네 얼굴도 보고 싶어서 왔지.”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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