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우가 박민정을 감싸고 있던 팔이 확 굳어버렸다.그 변화를 느낀 박민정이 말을 이었다.“소현이와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전 주영 씨가 남우 씨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삼자인 저도 눈치챘는데, 남우 씨는 몰랐다는 거예요?”유남우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박민정은 그의 속내를 어렴풋이 읽었다.“이미 알고 있었죠? 그때는 그냥 모른 척한 거죠.”속내가 들통난 유남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박민정은 이를 보며 차갑게 비웃었다.“역시 제 예상이 맞았군요. 전에는 주영 씨의 마음을 외면하더니, 이제 다른 사람과 결혼하자, 마음이 변했다고 하는 거예요?”“예전에는 제가 사람을 잘못 알아봐서 남우 씨에게 상처를 줬을지 몰라도, 주영 씨는 남우 씨에게 잘못한 게 없잖아요.”유남우는 목구멍이 살짝 움찔했다.박민정의 말이 모두 사실임을 알면서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민정아, 전에는 네가 말을 이렇게 잘한다는 걸 왜 몰랐을까?”그가 고개를 숙여 박민정의 목덜미에 뜨거운 숨결을 내뿜었다.박민정은 소름이 끼쳤다.“남우 씨, 이러지 마세요.”그의 손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며 내려왔다.“뭘 이러지 말라는 건데?”박민정은 이를 악물었다.유남우는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걸 알아? 지금 후회되는 게 있어. 왜 그렇게 온화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는지. 그래서 내 사랑을 끝내 가질 수 없었어.”박민정은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너를 원해!”유남우가 말했다.“내가 이토록 오래 널 사랑했는데, 정작 너를 가진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게 말이 돼?”유남우의 눈빛이 사나워졌다.“오늘 연지석 씨랑 재미있게 놀았지? 예전에 단둘이 있을 때부터 이미 연지석 씨의 사람이었지?”“말도 안 돼요!”박민정이 소리쳤다.“내가 틀린 말 했어? 오해하고 있었던 거야?”“저랑 지석이는 그냥 친구예요. 친구로서 지켜야 할 선을 절대 넘지 않았어요.”박민정은 모멸감에 얼굴이 붉어졌다.유남우는 잠시 침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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