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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6화

Author: 윤지
설인하의 눈빛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박민정은 약간 민망해했다. 그들이 이곳에서 노는 동안 이미 많은 남자가 설인하를 위해 그 인형을 잡아주려고 시도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모두 실패했다.

설인하는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였다. 아이를 둔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성들이 끊이지 않았다.

박민정은 고개를 돌려 오락실 사장에게 물었다.

“저 인형을 그냥 저희에게 그냥 팔 수 있을까요?”

“그건...”

오락실 사장은 일부러 난색을 보였다.

“저희 가게 원칙상 직접 뽑아가셔야 해서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지석이 입을 열었다.

“이 게임 코인들은 환급하지 않을 거예요. 이게 그 인형값은 될까요?”

그가 물었다.

오락실 사장은 쌓여있는 게임 코인을 보고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넉넉해요. 되고도 남아요! 이렇게 많은 코인인데 안 될 리가요.”

곧바로 직원을 불러 그 인형을 꺼내 설인하에게 건네주었다.

설인하는 감동 어린 눈빛으로 연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사장님 정말 대단하세요.”

“별일 아니에요.”

연지석이 대답했다.

설인하는 인형을 꼭 안고 환하게 웃었다.

박민정은 그녀를 보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이곳에서 논 시간이 적어도 두세 시간은 됐을 텐데 설인하는 정말 이 한대의 인형뽑기 기계 앞을 지키며 오로지 이 인형 하나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가요, 돌아가 푹 쉬어요.”

그들은 정민기가 예약해 둔 호텔로 돌아갔다.

길에는 이미 사람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한 후 박민정은 자신의 룸 카드를 받고 다른 사람들과 헤어져 방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방 안에서 그녀가 카드를 삽입하기도 전에 갑자기 거대한 손이 그녀를 낚아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민정아!”

익숙하면서도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박민정은 몸서리치며 소리쳤다.

“유남우 씨! 이거 놔요!”

그는 비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내 목소리를 알아듣다니. 예전엔 내 얼굴도 구분 못 하더니.”

박민정은 허둥지둥 그의 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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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았어.”민수아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서다희는 유남준의 직속 부하였고 그가 휴가까지 내고 자신을 마중 나왔지만 유남준이박민정을 마중하지 않는다는 건 말하기 미묘한 상황이었다.민수아는 의아한 눈빛으로 눈앞에 멈춘 고급 세단을 바라보며 박민정의 운전기사가 온 줄 알고 다가가지 않았다.그러나 차창이 내려가며 유남준의 얼굴이 드러났다.박민정은 그를 보고 의아해했다.“왜 왔어요?”“너 마중 왔어.”유남준은 말을 마치자마자 차에서 내려 손을 뻗어 박민정의 짐을 자연스럽게 넘겨받았다.“바쁠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박민정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소녀가 아니었기에 남자 친구의 마중을 기대하지도 않았다.그녀는 오직 유남준이 회사를 잘 운영해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었다.“마중 정도는 시간 낼 수 있지.”말을 마친 유남준은 옆에 어색하게 서 있는 민수아에게 시선을 돌렸다.“서 비서는 아직 안 왔어요?”민수아가 고개를 저었다.“아직이요.”“그 자식이 나보다 먼저 출발했는데, 왜 나보다 늦는 거지?”중얼거리듯 말한 유남준은 뒤이어 오는 차량을 힐끔 쳐다보았다.“같은 길인데, 왜 이렇게 느린 건지.”민수아 역시 그의 말을 듣고 의아했다.“아마 운전 실력이 유 대표님보다 못해서 그런가 봐요. 괜찮아요, 유 대표님과 민정이는 먼저 가세요. 제가 여기서 기다릴게요.”“알겠어요.”유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민정과 함께 차에 탔다.차가 출발하자 박민정은 백미러 속에서 점점 사라지는 민수아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아까 왜 서 비서님이 남준 씨보다 먼저 출발했는데 늦다고 했어요?”유남준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누가 서 비서더러 나를 질투 한다고 놀리래?”박민정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하지만 이어서 물었다.“그러니까...”“서 비서가 나보다 늦게 출발했어.”유남준이 대답했다.박민정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일부러 수아를 속인 거였어?’민수아의 성격에 서다희가 느릿느릿 오는 걸 보면 분명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2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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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2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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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219화

    유남우는 다시 그녀에게 다가섰다. 박민정은 재빨리 손을 뻗어 땅에 굴러다니던 와인병을 집어 들었다.유남우는 그녀가 또 그를 해치리라 생각하고 몇 걸음 물러섰지만 예상치 못하게 박민정이 자신의 목에 병 조각을 겨누었다.“다가오지 말아요!”박민정은 똑바로 그를 쳐다보았다.“난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아요. 이렇게 한심한 집착을 계속 밀어붙일 거면 마음대로 해요. 어차피 난 지금 당신을 증오해요. 절대 함께 있을 수 없어요.”유남우는 그녀가 정말로 자해할 용기가 있을 리 없다는 듯 태연하게 벽에 기대어 서있었다.“정말 그럴 수 있으면, 널 보내주지.”박민정은 망설임 없이 자기 목을 그었다. 한순간에 그녀의 목에서 서서히 피가 스며 나왔다.유남우의 동공이 격하게 수축했다.“너!”박민정은 상처 난 곳을 움켜쥐며 말했다.“이제 꺼져 줄래요?”유남우는 움직이지 않았다.“아직도 부족한 거예요?”박민정이 다시 힘을 주자 상처에서 피가 더욱 흥건히 흘러내렸다.“이제 다 갚은 거죠?”유남우의 목덜미가 미묘하게 떨렸다.“좋아, 아주 좋아!”그의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대체 내가 얼마나 무능하면 민정이는 자신을 해치면서도 나랑 함께하지 않는 거야?’“알았어. 내가 갈게.”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떠나기 전 돌아서서 박민정에게 말했다.“과연 남준이가 널 진심으로 사랑할까?.”박민정은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지막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상처 부위를 손으로 꽉 눌러 막고 서둘러 핸드폰을 찾아 119에 연락했다.그녀는 죽고 싶지도 않았고 죽음이 두렵기도 했다. 아까는 모두 유남우를 겁주려는 행동이었다.‘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내가 죽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해?’오늘은 진서연의 신혼 첫날밤이다.박민정은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의사가 처치를 마친 후 그녀는 목에 스카프를 둘러 감아 붕대를 가렸다.그녀는 호텔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218화

    박민정은 그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여기서 시간을 끌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도망칠 방법도 없었다.어쩔 수 없이 그녀는 샤워를 마친 척 몸에 목욕가운을 두르고 문을 열었다.유남우는 그녀의 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밀하게 스캔했다.박민정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는 분명 유남준과 똑같은 얼굴이었다. 그녀는 예전에 유남우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현재 모든 것이 변했다.“민정아, 진작에 널 가지지 못한 게 한스러워.”유남우가 다가오려 하는 순간 박민정은 한 걸음 물러섰다.“남우 씨도 샤워 좀 하시는 게 어때요?”유남우는 걸음을 멈추더니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장난해? 내가 샤워하는 사이에 도망치려는 작전이지?”이를 들은 박민정은 미소를 지었다.“싫으시다면 말고요. 그냥 한번 물어본 것뿐이에요.”그녀가 적극적으로 유남우에게 다가갔다.“정말 저를 아직도 좋아하는 거예요? 저를 얻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하실 수 있나요? 주영 씨가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해 본 적이 있어요?”유남우는 그녀의 시선에 마음이 허탈해졌다.표정 하나 흐트러짐 없이 고개를 숙여 박민정의 입술을 향해 다가갔다.포기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박민정은 마음을 가다듬고 와인이 놓인 테이블 쪽으로 재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쨍그랑!”깨진 유리잔의 파편들이 바닥에 흩어졌다.박민정은 날카로운 유리 조각을 유남우에게 겨눴다.“다가오지 마요!”박민정은 병목 부분을 꽉 움켜쥐었다.“정말로 죽여버릴 거예요.”유남우는 이미 그녀가 거부할 것이란걸 예상하였다.그는 두려워하지 않은 채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섰다.“그래? 어디 한번 찔러봐.”박민정이 내민 병 조각이 유남우의 목덜미를 스쳤다.수척한 피부는 쉽게 찢어져 핏방울이 맺혔다.그는 숨을 들이쉬었다.“민정아, 넌 정말 내 예상을 뛰어넘어.”평소에 남과 다툰 적조차 없었던 그녀에게 이 같은 폭력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그녀는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제발 다가오지 마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2217화

    유남우가 박민정을 감싸고 있던 팔이 확 굳어버렸다.그 변화를 느낀 박민정이 말을 이었다.“소현이와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전 주영 씨가 남우 씨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삼자인 저도 눈치챘는데, 남우 씨는 몰랐다는 거예요?”유남우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박민정은 그의 속내를 어렴풋이 읽었다.“이미 알고 있었죠? 그때는 그냥 모른 척한 거죠.”속내가 들통난 유남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박민정은 이를 보며 차갑게 비웃었다.“역시 제 예상이 맞았군요. 전에는 주영 씨의 마음을 외면하더니, 이제 다른 사람과 결혼하자, 마음이 변했다고 하는 거예요?”“예전에는 제가 사람을 잘못 알아봐서 남우 씨에게 상처를 줬을지 몰라도, 주영 씨는 남우 씨에게 잘못한 게 없잖아요.”유남우는 목구멍이 살짝 움찔했다.박민정의 말이 모두 사실임을 알면서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민정아, 전에는 네가 말을 이렇게 잘한다는 걸 왜 몰랐을까?”그가 고개를 숙여 박민정의 목덜미에 뜨거운 숨결을 내뿜었다.박민정은 소름이 끼쳤다.“남우 씨, 이러지 마세요.”그의 손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며 내려왔다.“뭘 이러지 말라는 건데?”박민정은 이를 악물었다.유남우는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걸 알아? 지금 후회되는 게 있어. 왜 그렇게 온화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는지. 그래서 내 사랑을 끝내 가질 수 없었어.”박민정은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너를 원해!”유남우가 말했다.“내가 이토록 오래 널 사랑했는데, 정작 너를 가진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게 말이 돼?”유남우의 눈빛이 사나워졌다.“오늘 연지석 씨랑 재미있게 놀았지? 예전에 단둘이 있을 때부터 이미 연지석 씨의 사람이었지?”“말도 안 돼요!”박민정이 소리쳤다.“내가 틀린 말 했어? 오해하고 있었던 거야?”“저랑 지석이는 그냥 친구예요. 친구로서 지켜야 할 선을 절대 넘지 않았어요.”박민정은 모멸감에 얼굴이 붉어졌다.유남우는 잠시 침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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