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임 사장님, 사실 그냥 저와 엇나가고 싶은 거죠?”“맞아요.”유미 사모님은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이에 나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내가 정 사장님께 빚진 걸 돌려받겠다는 건 모두 핑계일 뿐이었다. 유미 사장님의 진짜 목적은 나와 맞서는 거다.이미 내가 죽도록 미운 거겠지.사모님 마음속에 사장님은 대체 불가한 존재이기에, 내가 사모님 부모님의 양아들이 되어드리는 것도 사모님은 용납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걸 알고 나니 나는 마음이 미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기쁘기도 했다.“사모님, 마지막으로 사모님이라고 부를게요. 저한테 맞서는 게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면, 그렇게 해도 좋아요. 하지만 전 이제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저와 맞서려면 실력이 있어야 할 거예요.”“저, 정수호는 절대 예전에 사모님과 알던 사이라고 봐주지 않을 거예요.”내 말에 사모님의 눈동자는 선명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원래대로 회복하더니 피식 웃음을 흘리고 선글라스를 쓰고는 유유히 사라졌다.그때 민우가 다가와 물었다.“수호야, 괜찮아?”“응.”“정말 괜찮아?”현성도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이에 내가 대답했다.“정말 괜찮아. 사모님이 나랑 경쟁하려 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면 되지. 난 경쟁하는 것도 두렵지 않고 적도 두렵지 않아. 사모님은 더더욱 두렵지 않고.”꽤 평온한 나를 본 현성과 민우는 그제야 안심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비록 이번 일로 충격을 받고 이해되지 않는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좋게 끝난 듯싶다. 물론 앞으로 사모님과는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없고, 경쟁상대이자 적으로 지내야 하지만.하지만 차라리 잘된 일이다. 이러면 더 이상 헛된 망상을 할 리도 없고, 사장님께 미안한 짓을 할 리도 없으니까.다시 사무실로 들어온 나는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얼른 일에 집중했다.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소비 능력이 뛰어난 단골을 만드는 거다. 소비 능력이 뛰어난 고객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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