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1401 - Chapter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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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1화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윤미화다. 때문에 나는 곧장 윤미화한테 전화했다.“윤 사장님, 지금 탐정 사무소예요?”[있든 말든 무슨 상관인데? 할 말 있으면 해.]“확실히 부탁할 게 있어요. 제가 커피 살게요.”나는 머리를 썼다.내 말에 윤미화는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커피 좋지. 탐정 사무소 근처에 있는 엔젤 카페로 와. 내가 거기서 기다릴게.]나는 곧장 차를 몰고 엔젤 카페로 출발했다.윤미화는 이미 도착해 본인 커피를 주문한 상태였다. 그러면서 옆에는 노트북을 놓고 일을 하고 있었다.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윤미화 맞은편에 앉았다.“한 잔으로 되겠어요? 한 잔 더 시켜줄까요?”윤지화는 나를 째려봤다.“그걸 꼭 수호 씨가 말해야 알겠어? 부족하면 내가 알아서 주문할 거야. 수호 씨는 무슨 할 말인데 나를 불러냈어?”“윤 사장님, 저 윤 사장님 직원인데 일 없으면 찾아오면 안 돼요?”“얼씨구, 본인이 내 직원인 걸 알기는 아네? 그러면 탐정 사무소에 안 나온 지 대체 얼마나 되는데? 일 안 받은 지 얼마나 돼?”나는 웃으며 턱을 문질렀다.“그건 윤 사장님이 제가 고생하는 걸 알고 배려해 준 거잖아요. 이것 봐요. 이건 사장님이 계약할 때 줬던 천만 원인데, 돌려줄게요. 하지만 계약서는 없앨 필요가 없어요.”“저는 윤 사장님 직원이니 앞으로 제가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와요.”나는 현재 돈이 모자란 게 아니기에 천만 원을 돌려줄 능력은 충분하다.내가 이렇게 하는 목적을 모를 윤미화가 아니기에, 그녀는 얼른 돈봉투를 확인하더니 다시 내 앞으로 던졌다.“수호 씨 언제부터 내 앞에서 이런 잔꾀를 부리기 시작한 거야? 맞고 싶어서 그러지?”“윤 사장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는 진심이에요.”“하이고! 이제 돈 좀 있어? 예전에는 왜 돌려주지 않았어? 지금 부탁할 게 있으니 돈 돌려주는 거지?”윤미화는 내 마음을 속속들이 꿰뚫어 본 듯 말했다.하지만 나도 순순히 인정할 순 없었다.“예전에는 제가 너무 바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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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내가 왜 수호 씨를 꼭 함께 데려가야 해? 내가 도와주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윤미화의 말에 나는 또다시 말문이 막혔다.내 기억 속의 윤미화는 분명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왜 이러는지 의문이었다.“윤 사장님, 왜 그래요? 제가 혹시 실수한 게 있어요? 뭐 기분 상했어요?”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말에 윤미화가 대답했다.“아니. 내 심기 건드린 적 없어.”“그런데 오늘 왜 이래요?”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윤미화는 싱긋 미소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표정은 왠지 이상야릇했다.나는 어리둥절해 그동안 내가 했던 행동을 되새겨봤다. 한참 고민 끝에 윤미화가 나를 이토록 괴롭히는 유일한 이유는 유미 사모님뿐이라는 결론이 났다.“설마 유미 사모님이 윤 사장님 앞에서 무라고 했어요?”유미 사모님은 윤미화의 사촌 동생이니 그럴 가능성이 가장 컸다.때문에 나는 또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윤 사장님, 혹시 유미 사모님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유미 사모님이 뭐라고 했는데요?”“지금 그 말은 내 동생이 아무 얘기나 여기저기 하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이야?”“헐, 그런 뜻 아니에요. 사모님이 정말 사장님께 무라고 했다 해도 저는 아무렇지 않아요. 단지 사장님이 갑자기 저한테 이러는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나는 다급히 해명했다.윤미화가 그때 대뜸 몸을 곧게 펴더니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정수호, 듣기로 네가 우리 매제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했다며?”윤미화의 질문에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하지만 나는 다급히 해명하는 대신 우선 내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나는 윤미화가 이러는 게 유미 사모님 때문이라는 걸 이제야 확신했다.“윤 사장님, 사모님이 뭐라고 하던가요?”“수호 씨가 매제 자리 대체하려 한다고 하던데. 비록 우리 이모와 이모부 모두 수호 씨를 받아줬지만, 본인은 영원히 받아주지 않을 거라면서!”“하!”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만약 사실이 그런 게 아니라면요?”“그럼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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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사모님과 내 생각이 일치한다는 건 나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보아하니 사모님은 정 사장님의 이념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개척할 생각인 듯했다.사실, 사장님의 이념은 아주 좋지만 실행하기 너무 어렵다. 정 사장님은 약재상들이 많은 이윤을 챙기지 못하게 했다. 그로 인해 약재상들의 이익을 건드렸기에 상대가 사장님을 적대시하는 건 당연하다.하지만 사모님은 현재 전략을 변경하여 새로운 길을 선택하고자 했다. 그 길은 바로 화인당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돈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화인당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으니까.그런 걸 보면 사모님이 확실히 비즈니스 마인드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내 분석에 윤미화가 말했다.“당연하지. 유미가 예전에 이모부 대신 회사 경영도 한 적 있어. 유미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그 뒤 전업주부로 전향한 건, 첫째는 몸이 안 좋아서고, 둘째는 집에 돈이 부족하지 않아서야.”“게다가 제부가 유미 고생하는 거 싫어해서, 유미가 일을 안 한 거야.”사모님한테 이런 과거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동안 가녀리고 연약하게만 봤던 사모님이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건 좋은 일이다.의욕도 넘치고 열정도 넘치면 따라서 동력도 생길 테니까.나는 사모님이 다시 분발하기를 바란다.“괜찮아요. 앞으로 마주치면 되도록 피해 다닐게요.”내 말에 윤미화는 한숨을 푹 쉬었다.“유미랑 예전에 사이가 그렇게 좋더니, 왜 이렇게 됐어?”나는 사모님과 사이가 멀어지는 걸 가장 바라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뭐든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기에 쓸데없는 생각에 계속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사모님만 잘 지낸다면 전 상관없어요.”나는 진심으로 말했다.윤미화는 갑자기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유미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 설마, 진짜 딴마음 있는 건 아니지?”나는 바로 호통쳤다.“윤 사장님, 말 함부로 하면 안 되죠! 제가 사모님께 잘해드리는 건, 정 사장님께 입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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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아...’나도 탐정 사무소 직원이고, 아직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결국 나는 다시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사장님, 말씀하세요.”나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윤미화는 노트북을 내 쪽으로 빙글 돌려놓았다. 노트북 화면에는 커다란 글자로 ‘임천호’라고 적혀 있었다.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또 임천호예요? 이번에는 또 뭘 하려는 건데요?”“나를 찾아와서 너를 죽여달라고 했어.”나는 순간 얼어붙었다.그때 윤미화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나는 그제야 윤미화의 말이 장난이었다는 걸 알았다.나는 너무 어이없어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이런 장난 재미없어요. 앞으로 이런 장난 치지 마세요.”“왜 그렇게 긴장해? 임천호가 뭐라고. 겁먹은 것 좀 봐.”나는 그 말에 바로 해명했다.“저는 겁먹은 게 아니라 궁금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뿐이에요. 임천호는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하던 효웅인데, 왜 저를 걸고넘어지지 못해서 이래요? 저 진짜 임천호의 여자를 건드리지 않았어요.”“그러니까, 임천호는 효웅은 될 수 있지만 진정한 위인을 될 수 없어. 게다가, 효웅이니 뭐니 하는 것도 젊었을 때의 칭호이지 지금은 뒤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어? 뭐라는데요?”나는 문득 궁금해졌다.윤미화가 바로 대답했다.“사람들은 다들 임천호가 주인 없는 티베탄 마스티프래. 사람 물 줄 아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다고.”그 말에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정말 너무 찰떡인 비유였다.대체 누가 생각한 건지 존경스러워질 지경이었다.“됐어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요. 임천호가 이번에는 뭘 하려는 건데요?”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나더러 수호 씨 조사하라고 했어. 탐정 사무소에 들어온 목적이 뭔지, 소여정 씨한테 접근한 목적이 뭔지, 이 부사장과 윤 회장과 무슨 사인지 등등...”윤미화가 말했다.“헐, 제 정보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거네요?”나는 순간 분통이 치밀었다.왠지 임천호가 자꾸만 일부러 나를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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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윤미화가 말했다.“그래. 그럼 이 임무는 수호 씨한테 맡길게. 하지만 자료를 가지고 가서 보고하는 거 잊지 마.”“그 인간이 계약금으로 2천만 원밖에 안 줬거든.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았어. 난 절대 돈 안 내고 질질 끄는 거 못 봐.”“알았어요.”나는 단번에 동의했다.윤미화와 협의한 뒤, 우리는 각자 헤어졌다.나는 서둘러 떠나지 않고 혼자 커피숍에 앉아 어떻게 하면 임천호를 만날지 고민했다.‘찾아갈까? 아니면 기다릴까?’한참 고민 끝에 나는 결국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임천호의 속내를 빨리 파악해야 나도 일찍 안심할 수 있으니까. 그러지 않으면 매일 이렇게 근거 없는 추측만 하는 건 너무 힘들다.생각을 정한 뒤 나는 곧장 임천호에게 전화했다. 전화는 곧바로 연결되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나는 곧바로 본론을 말했다.“임 회장님, 저 정수호예요. 제 사장니더러 저를 조사하라고 하셨다던데, 조사할 필요 없어요. 저에 관한 건 제가 자료를 준비하여 가져다드릴게요.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우리 밖에서 만나요.”전화 건너편에서 임천호의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그래. 시간과 장소 정해. 다 정하면 나한테 알려주고.]보아하니 임천호도 진작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심지어는 일부러 이런 방법으로 내가 먼저 저를 찾아오게 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그딴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내가 관심하는 건 오직 임천호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그날 오후, 나는 마침 한가하던 참에 약속 시간을 당일 오후로 정하고, 주소는 규모가 적당한 호텔로 정했다.내가 주소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천호가 모습을 드러냈다.임천호의 옆에는 역시나 강용재와 정태곤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나는 오히려 기뻤다. 이렇다는 건 적어도 소여정 곁에 사람을 붙이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소여정은 현재 환자이기에 무엇보다 정서 안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임천호가 계속 감시를 붙인다면 마음이 더 괴로울 거다.임천호는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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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정태곤은 내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걸 표정으로 팍팍 티 내고 있었고, 강용재는 계속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그건 내가 고개를 들다가 우연히 발견한 거다.나는 순간 어이없었다. ‘저들은 남의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는 개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나를 비웃는 거지?’나는 적어도 스스로 창업한 자영업자이다. 그런데 정태곤과 강용재는 임천호에게 빌붙어 목숨까지 내걸고 일하는데 임천호는 두 사람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다.그런 처지인데도 두 사람은 대체 어디서 나온 우월감인지 매번 자신들이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굴곤 한다.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두 사람에게 ‘등신’이라고 말하고 싶다.배불리 먹은 나는 그제야 임천호를 바라봤다.“임 회장님, 윤 사장님한테서 들었는데, 제 인간관계를 조사하라고 했다면서요?”나는 준비했던 자료를 임천호 앞으로 내밀었다.“이건 다 제 인맥이에요. 천천히 봐요.”임천호는 피식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정수호, 며칠 안 봤더니 많이 컸네? 나한테 그런 태도로 말하고?”“안 돼요? 제가 임 회장님 부하도 아닌데, 굽신거려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요?”임천호는 ‘하하’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좋아. 아주 좋아.”나는 임천호가 대체 무슨 뜻인지 의아했다. 이게 대체 뭐가 웃기다고 웃는 건지.하지만 그때 임천호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싸늘해졌다.“나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전전긍긍했는지 잊었어?”임천호의 말에 나는 저도 모르게 그를 처음 만났던 장면을 떠올렸다.그때 임천호를 처음 만난 나는 그의 이름을 듣는 것도 두려움을 느꼈었다. 나는 비천한 벌레처럼 조심스럽게 임천호의 비위를 맞춰 주고, 모욕을 당하고 조롱당했다.그러다 결국 한 마디 반항도 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임천호가 나를 오해하지 말고, 목숨을 살려주기를 바랐었다.그때의 기억은 나한테 흑역사는 다름없고, 내 인생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순간이다.하지만 나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도망치면 직접적으로 마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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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임천호는 상위 포식자의 자태로 나를 훈육했다.그때 내가 되물었다.“제 권력이 임 회장님 권력보다 못하다고 어떻게 말해요?”내 말에 임천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임천호는 현재 자금 문제로 프로젝트마저 큰 영향을 받았다. 이번에 강북에 온 것도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솔직히 임천호의 전성기는 진작 지나갔다. 지금의 임천호는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굽신거리며 빌빌거려야 한다. 심지어 서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미친 여자 취급하던 서나연마저 돌봐주고 있다.하지만 나는 오히려 임태웅과 윤해철 같은 거물급 인사들과 알 수 없는 친분을 쌓고 있으니, 임천호는 내가 정말 대단한 뒷배가 있는지 의심하고, 내가 이토록 위세를 부리고 임천호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인지 의심했다.임천호가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부터 나는 이미 이겼다.게다가 임천호가 내 속내를 읽지 못한 순간부터 그는 이미 조심스러워졌다.나는 변화무쌍한 임천호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한 시대를 풍미한 효웅?’‘별거 아니네!’임천호는 김은 생각에 잠기더니 얼굴에 다시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 그는 말을 하는 대신 테이블에 놓인 자료를 펼쳐봤다.나는 자료에 나와 이태웅 그리고 윤해철과의 사이를 상세하게 적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오히려 그런 모호한 표현 때문에 임천호는 수많은 상상을 했다.내 목적이 바로 임천호가 나를 속속들이 읽지 못해 엉뚱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모두 확인한 뒤 임천호는 자료를 테이블 위에 던지더니 차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며 위압적인 눈빛으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묻고 싶은 게 있어.”“말해 봐요.”“소여정을 좋아하나?”나는 임천호의 질문을 뭐든 대답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유독 소여정과 관련된 일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임천호를 바라봤다.“그건 왜 묻죠?”“내 말에 대답해.”나는 솔직히 말했다.“좋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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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임천호는 마지 자기의 노리개를 자랑하는 듯 거리낌 없이 소여정과의 정사에 대해 늘어놓았다.그 순간 나는 소여정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소여정이 왜 자기 첫사랑을 버리고 임천호를 선택하고 심지어 그의 정부로 지내왔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가족이거나 주변 인물을 지키려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 때문에 자신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도 마다하고, 첫사랑과 헤어지는 것도 마다하고 혼자 묵묵히 이 모든 걸 겪어왔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임천호와 함께 지낸 뒤 소여정은 임천호의 끝없는 공제욕을 견뎌야 할 뿐만 아니라 지금은 오히려 물건처럼 남한테 내어주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소여정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슬퍼할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심지어 옆에 정태곤마저 이건 너무 한 처사라고 생각되었는지 임천호를 귀띔하려고 입을 뻥끗거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여전히 자랑을 늘어놓듯 줄줄 읊어대는 임천호를 보다 못한 나는 결국 그의 말을 끊었다.“이러는 목적이 뭐예요?”임천호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간단해. 나랑 윤해철 사이에 다리 좀 놔줘.”나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미 서씨 가문 도움을 청하러 간 거 아니에요? 왜 윤 회장님까지 찾으려고 해요?”“하. 서씨 가문만으로는 모자라. 게다가 서씨 가문 실력은 예전 같지 않아. 한 곳에만 매달릴 수는 없잖아.”‘그래서 관심을 윤씨 가문에 돌리고, 소여정을 카드로 내밀어 내 도움을 바라는 거라고?’나는 냉소를 지으며 거절했다.“안 돼요. 두 사람 이어줄 수는 없어요.”임천호의 낯빛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심지어 그의 두 눈은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형형했다.“정수호, 내가 내 여자도 내어주겠다고 했는데, 감히 거절해?”“하. 임 회장님, 너무 뻔뻔한 거 아니에요? 소여정 씨는 여자예요. 20대 때부터 회장님 옆에서 근 10년간 같이 있어 줬어요. 여자가 가장 아름다운 청춘을 10년이나 바쳤는데, 상대를 이렇게 대해요?”임천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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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만약 제 추측이 맞다면 임 회장님도 어쩔 수 없이 나한테 협력 제안하는 거잖아요.”“하지만 제안하려면 그만한 태도를 보여야지. 임 회장님은 본인이 오히려 거들먹거리고 있잖아요.”나는 임천호의 상황을 바로 폭로하였다.내가 이럼으로써 임천호의 체면이 바닥날 거고 창피해질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임천호는 그동안 항상 거물의 지라에서 한 도시를 쥐락펴락해왔고 사람들을 발 아래에 두고 휘둘러 굴복시켜 왔으니까.하지만 임천호가 버러지만도 못하다고 여진 내가 오히려 그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니 참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임천호는 어두운 안색으로 내 목을 움켜쥐었다.“정수호, 죽고 싶구나?”나는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죽여 봐요. 할 수 있으면 죽여요.”나는 임천호가 그러지 못한다는 걸 확신했다.아니나 다를까 임천호는 잠깐 망설이더니 결국 손을 놓았다. 그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정수호, 좋게 말할 때 말 들어. 내가 지금 좋게 말하고 있잖아. 순순히 말 들으면 얼마나 좋아. 제 무덤 파지 말고.”임천호는 정말 화나면 나를 정말 죽이려 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나는 더 이상 부채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방금 이미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해버렸다.현재 임천호를 안정시키려면 나는 반드시 기세를 조금 꺾어야 한다.나는 옷을 정리하고 자리에 앉았다.“시간 좀 줘요. 나도 생각은 해봐야 할 거 아니에요.”나는 딱딱하게 선을 긋지 않았다. 그건 임천호를 너무 화나게 하지 않으려는 목적이었다.뭐든 여지를 남겨둬야 하는 법이다. 때문에 나도 나를 위해 여지를 남겨두었다.그때 임천호가 말했다.“하루 주지. 내일, 답변 줘.”‘젠장. 이 영감탱이가 뭐 이렇게 빡빡하게 몰아붙여?’나는 덤덤하게 알았겠고 대답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임천호가 소여정을 나에게 넘겨주겠다고 한 게 진자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다만 그게 진짜든 아니든, 참 속을 알 수 없고 악랄한 사람이라는 건 확인했다.나를 만나러 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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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그날 저녁, 나는 윤해철과 만났다. 윤해철은 자기의 아내 이영미도 함께 데려왔다.나를 보자마자 매우 반가워하면 안부 인사를 묻는 두 사람이 참으로 친근하게 느껴졌다.다만 생각 외로 이태웅도 자기 아내를 데리고 나왔다.“아버님, 어머님.”나는 예의 바르게 두 분한테 인사했다. 이태웅은 ‘그래’라는 짤막한 말로 내 인사를 가볍게 받아주었다.인사를 나눈 뒤 우리는 자리에 앉았다.윤해철은 내 옆에 앉아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수호 군, 내가 이태웅 내외도 불러왔는데 괜찮지?”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오늘 이렇게 와주셔서 영광이에요. 오히려 너무 기쁜걸요.”윤해철은 ‘하하’ 큰소리로 웃엇다.“역시 수호 군은 말도 잘하고 의술도 좋고 참 마음에 든다니까. 이태웅, 왔으면 얼굴 좀 펴. 누가 보면 나한테 화난 줄 알겠네.”이태웅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나 화내는 거 맞아. 분명 안 온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불러내고 그래? 나 부시장이라고, 이렇게 소비수준이 높은 곳을 오면 어쩌자는 건가?”“누가 자네더러 계산하라고 했어?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먹기 싫으면 지금 가든가.”“여보.”이영미가 얼른 남편 팔을 잡아당겼다. 오늘 이태웅 혼자 온 것도 아니고 그의 아내 고혜란도 함께 온 자리다.평소 고혜란과 엄청 친하게 지내던 이영미였기에 고혜란도 이대로 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고혜란 역시 은근슬쩍 남편 이태우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 좀 적당히 하라는 시그널을 보냈다.이태웅 내외가 온 건 단지 식사 목적만은 아니다. 이태웅 성격에 단지 식사만 하자고 불러낸다면 아마 가마 열 개를 보내 모셔 온다고 해도 나오지 않을 거다.하지만 나는 눈치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게다가 윤해철과 이영미가 분위기를 푼 덕에 더 이상 안 좋은 일을 꺼내지 않았다.“수호 군, 우선 내 맥 좀 짚어봐 주게. 내 건강은 요즘 어떤지 봐줘.”윤해철의 요구에 나는 얼른 그의 맥을 짚어봤다.“아버님 몸은 엄청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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