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 하는 거야? 내가 애정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돈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남의 정부 노릇을 하겠어?”“그리고, 정부가 되면 남몰래 만나야 할 텐데, 상대가 우리 그이처럼 나를 잘해주겠어?”이영미는 화가 난 듯 반박했다.이영미가 이런 태도로 반박하니 나는 오히려 시름이 놓였다.“그렇다면 다행이고요.”“됐어. 나 이제 가볼게.”이영미는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떠나갔다.비록 이영미가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한 의도를 알 수는 없었지만 나는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모두 떠난 뒤 나는 임천호의 일을 생각했다.낮에 바로 임천호를 거절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도와주겠다고 해야 한다니. 게다가 소여정을 통해 다리를 놓아야 한다니.나는 형수에게 전화해 오늘 밤에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형수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뒤 나는 곧장 소여정한테로 갔다.다만 놀라운 건, 그곳에 임천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연시우였다.연시우가 소여정이 사는 곳에 나타난 걸 본 순간, 나는 순간 멍해졌다.그도 그럴 게, 연시우가 이곳에 나타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소여정은 연시우가 뒤끝 있는 사람이라고 했었다. 두 사람이 헤어지고 연락을 끊은 지도 이제 10년이 넘고.게다가 소여정이 말하길, 연시우가 이번에 강북에 온 건 순전히 임천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하지만 연시우가 여기 나타난 건 대체 무슨 뜻이지?내가 연시우를 보고 있을 때 연시우 역시 나를 보고 있었다.그 차가운 눈빛에 나는 온몸이 불편해졌다.하지마 나는 이내 적응하고는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갔다.“소여정 씨.”주방에서 나와 나를 본 소여정은 흠칫 놀라더니 이내 내 앞으로 걸어왔다.“여긴 어쩐 일이야?”“몸이 안 좋잖아요. 진찰하러 왔어요.”내 말에 소여정은 ‘아’라고 짤막하게 감탄하더니 이내 원래 모습대로 회복했다.“나 아직도 머리 아파. 감기가 아직 안 나았나 봐. 정 선생이 좀 봐줘.”소여정은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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