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천호는 흥분을 숨기지 못했다.“진짜야?”“네. 임 회장님이 약속만 지킨다면요.”“하하하. 당연히 지켜야지. 네가 내 여자와 잤는데 내가 아무것도 안 했잖아.”임천호는 호탕하게 웃었다.그때 내가 일부러 말했다.“그럼 이제부터 소여정 씨는 내 사람이죠?”나는 소여정을 가리키며 말했다.임천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아직은 안 돼. 네가 다리를 놔주는 게 우선이야.”“아니요. 난 지금 당장 소여정 씨를 원해요. 동의하지 않으면 협력 건도 없던 일로 하고, 나를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요.”나는 임천호와 한판 겨뤄보고 싶었다.임천호는 아주 언짢았다.오늘 아침만 해도 나에게 한 번 당근을 줘서 내가 가운데서 다리를 놔주게 구슬릴 작정이었는데, 내가 소여정을 데려가려 할 걸고는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만약 이대로 소여정을 건네준다면 본인이 손해를 봤을 때는 어떡하나?더 중요한 건 소여정이 내 손에 넘어가면 분명 온몸에 내 흔적이 남을 텐데. 그렇게 되면 임천호는 자기 것이 더러워졌다고 느낄 거다.“정수호. 잘못한 건 너야. 그런데 어디서 조건을 내걸어?”임천호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조건을 거는 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즐기고 싶은 거예요.”임천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정태곤이 앞으로 나섰다.“임 회장님, 절대 안 됩니다. 소여정 씨는 그래도 회장님 사람인데, 어떻게 저 자식이 마음대로 짓밟게 할 수 있습니까?”“닥쳐!”임천호는 정태곤에게 소리쳤다. 정태곤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는 소여정이 내 손에 넘어가는 게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임천호의 명령에 불복할 수는 없었다.임천호는 한참 고민하다가 끝내 결심을 내렸다.“그래. 동의할게. 하지만 너도 약속대로 해야 해. 만약 하지 못하면 내가 그동안 쌓은 거 한 번에 갚아줄 테니까.”나는 바로 기쁜 듯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니까요.”나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소여정을 내 품에 끌어안았다.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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