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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391 - Chapter 1397

1397 Chapters

제1391화

임혜린은 가슴 깊은 곳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걸 느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허도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한이준은 자신의 곁을 지나가는 임혜린을 향해 낮은 소리로 포효하듯 중얼거렸다.“임혜린, 거기 서. 가지 마!”하지만 임혜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빠르게 주차장을 벗어났다.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택시를 잡아탔다.차 안에서 임혜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현 오빠, 또 이렇게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 목걸이도 수리가 끝나지 않은 마당에 차까지 부숴버렸으니 말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그 차 얼마였어요? 제가 물어드릴게요.”허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곤 갑자기 그녀의 손을 꼭 잡고는 말했다.“혜린아, 너 귀국하려고?”임혜린은 고개를 푹 숙였다.“저렇게까지 난리를 치니 창피해서 더는 여기에 있을 수가 없어요. 일단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보려고요.”허도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혜린아, 가지 말고 그냥 여기 있어. 돌아가면 걔는 널 더 심하게 휘어잡을 거야.”“여기선 그래도 내가 있으니까 그 녀석이 제멋대로 굴진 못할 거야. 정 안 되면 다른 나라로 가도 돼. 북유럽에도 묵을 곳이 많아. 걔가 절대 못 찾을 만한 곳으로 가자, 그리고 현지 정부에 요청해서 출입국 제한을 걸면 넌 안전해질 거야.”임혜린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빼냈다.“도현 오빠, 마음은 고마워요. 근데 그 사람 성격, 오빠도 잘 알잖아요.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예요. 제가 오빠 곁에 있으면 오빠까지 위험해져요.”“기억나죠? 어릴 때 오빠가 저한테 우유 사탕 하나를 줬는데 그 사람이 그걸 보고는 기분 나쁘다며 초콜릿을 건넨 거 말이에요. 내가 그 초콜릿을 조금 늦게 먹었다는 이유로 오빠네 공장을 통째로 인수해 버렸잖아요.”“그리고 우리가 함께했던 친구들도 제가 잘해주는 거 같고 가까워지는 거 같으면 그 사람은 어떻게든 떼어놓으려고 난리 쳤잖아요. 나랑 가까이 지낸다는 이유로 그 사람들을 괴롭히곤 했죠. 오직 오빠만이 지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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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임혜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한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상대는 신호가 가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심정으로 초조하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는 연결되지 않았다.허도현이 말했다.“내가 경찰에 바로 신고할게. 일단 진정해. 대낮에, 그것도 집 앞에서 애를 납치하다니,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임혜린은 식은땀에 푹 젖은 채 외쳤다.“차 돌려줘요. 아까 그 쇼핑몰로 가요. 한이준이 한 짓이 분명해요. 이쪽에서 누구의 원한을 산 적도 없는데 대낮에 아이를 납치할 사람이 있을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이 한 짓일 거예요, 틀림없어요!”허도현은 격분해 소리쳤다.“미친놈이 대체 뭘 어쩌자는 거지?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들인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그 말을 들은 임혜린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온몸을 떨었다.“빨리요. 얼른 차 돌려요. 그 미친놈이 내 아들을 데려가려 해요.”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손으로 또다시 한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허도현은 이렇게 무너진 모습의 임혜린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기억 속 임혜린은 언제나 강인하고 독립적인 사람이었고 그야말로 완벽한 현대인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가 한이준 때문에 이렇게 무너지며 통곡하다니, 믿기 힘든 순간이었다.허도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진정해. 걘 아이의 아버지야. 그러니까 아이한텐 해코지하지 않을 거야.”그러나 임혜린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그 사람, 단단히 미쳤어요. 저랑 아이를 떼어놓을 심산이 분명해요.”지난번 섬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이준은 아이를 인질처럼 이용했고 임혜린과 아이는 결국 반년 가까이 떨어져 있어야 했다.아이가 아프거나 울음을 터뜨려도 그는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앞으로 떠나지 않겠다고, 얌전히 그의 곁에 머물겠다고 맹세하고 나서야 아이를 만나게 해주었다.그 반년 동안, 그녀는 목숨 걸고 저항했다. 섬에서 탈출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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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임혜린은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아까 그 쇼핑몰 근처에 있어요.”송지원이 말했다.“알겠어요. 쇼핑몰 입구에서 기다릴게요. 그냥 몇 마디면 되는 일이니까 굳이 다른 장소로 옮길 필요는 없어요. 전화로는 하기 좀 그래서 그래요. 도착하면 연락해요.”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혜린은 쇼핑몰 입구에 도착했다.송지원은 이미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다가오자 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몇 마디면 돼요. 여기서 얘기해요.”송지원은 한이준의 친구들 중 가장 신중한 사람이었다. 서른 초반의 나이에 이미 한 지역을 휘어잡는 자리에 올랐고 탄탄한 집안 배경과 막강한 인맥을 갖춘 인물이었다.평소의 인상 때문이었을까, 그는 한이준이 어울리는 무리 중 유일하게 임혜린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혜린 씨, 그동안 한이준이 못되게 군 거, 저도 잘 알아요. 오늘 일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심했고요. 하지만 그 모든 게 전부 걔 잘못만은 아니에요.”“지금 걔를 감싸려고 이러는 게 아니에요. 누구 편을 들 생각도 없고요. 그저 그날의 진실을 혜린 씨한테 알려주려는 것뿐이에요.”그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는 천천히 연기를 내뱉었다.“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이준은 오랫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어요. 상태가 많이 호전됐는데 혜린 씨가 북미로 떠난 이후로 다시 악화됐고 지금은 상태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것 같아요.”임혜린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한이준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만방자하고 무슨 일이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남 탓부터 하던 자존심 강한 사람인데 그런 그가 정신질환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그녀는 믿고 싶지 않았다.송지원이 말을 이었다.“믿기 어렵겠죠. 하지만 이건 사실이에요.”“그날, 걔가 혜린 씨랑 같이 납치됐을 때 혜린 씨보고 먼저 도망치라고 했던 거, 기억하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혜린 씨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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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몇 해 지나지 않아 한재민에게 또 일이 터졌고 한씨 가문의 모든 짐이 전부 한이준 어깨로 쏟아졌어요. 그때 한씨 가문은 거의 무너지기 직전이었죠. 유강후와 봉현수, 그리고 저까지 우리 몇 명이 하나로 뭉쳐야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하지만 한이준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은 늘 한재민을 끄집어내면서 문제 삼기 일쑤였어요. 걔는 평생 형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 얘기, 혜린 씨도 적잖이 들었을 거예요.”“그때야말로 한이준에겐 혜린 씨가 가장 절실했죠. 그런데 혜린 씨는 오직 원망이라는 감정만 품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아프실 때 나타나 주지 않은 한이준을 원망했고 곽혜영과 함께 공개적으로 망신 준 걸 원망했어요. 심지어 허도현과 함께 있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주며 한이준을 자극하려 했죠.”“맞아요, 한이준도 많이 잘못했죠. 혜린 씨가 한이준의 존재를 가장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고 곽혜영을 이용해 혜린 씨에게 상처를 입혔어요. 하지만 혜린 씨도 마찬가지로 가혹했어요. 혜린 씨가 허도현과 함께 있는 걸 볼 때마다 한이준은 혜린 씨의 배신을 떠올렸고 결국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죠. 상태가 심각할 땐 최면 치료까지 받았어요.”송지원은 깊게 숨을 들이쉬곤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비벼 껐다.“웃기죠, 재벌 2세가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라니.”“혜린 씨의 책임이 아닌, 한이준이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혜린 씨는 스스로 모든 걸 해낸 여자고 경제적으로도 독립했고 커리어도 성공적인 사람이에요. 현대 여성의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모든 걸 처음으로 되돌렸을 때, 만약 한이준이 혜린 씨를 먼저 보내지 않았더라면 아마 모든 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거예요.”임혜린은 온몸을 떨었다.“몰랐어요, 정말 몰랐어요...”그 사건 이후, 그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한이준과 단둘이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저 그가 병원에 오래 입원 중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그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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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5화

임혜린은 손에 얼굴을 묻은 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온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송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말했다.“동현이 지금 한이준이 데리고 있어요. 지금 키즈 레스토랑에 있어요. 그러니 이제 안심해도 돼요.”“당분간 이 근처에 머물 거예요. 급한 일 있으면 전화해요. 전 먼저 가볼게요.”그렇게 말한 뒤 그는 자리를 떴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혜린의 휴대폰이 울렸다.메시지 한 통이 와있었다. 보낸 이는 한이준이었다. 내용은 한 줄의 주소였다.바로 송지원이 말했던 그 키즈 레스토랑이었다.임혜린은 한참 동안 멍하니 그 주소를 바라보다가 화장실로 달려갔다.화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이미 평정을 되찾은 얼굴이었다. 단정히 정돈된 머리카락, 흐트러짐 없는 메이크업이었다. 다만 눈가 끝에 엷게 번진 붉은 기운만이 그녀가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그녀는 허도현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찾았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뒤 택시를 타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밥때를 넘긴 레스토랑 안은 한산했다.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암벽 등반을 하는 아이의 곁에 함께 있는 한이준의 모습이 보였다.아이는 한이준의 팔에 높이 들려 올라가며 까르르 웃어댔다. 말할 것도 없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이었다.그녀가 들어온 걸 발견한 아이는 연신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엄마! 이거 진짜 재밌어요! 엄마!”그러자 한이준도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은 단숨에 싸늘해졌다.“동현아, 시간이 좀 늦었네. 내일 또 오면 안 될까?”아이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내일 또 와야 해요.”한이준은 아이의 볼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했다.“그래, 내일 또 오자.”그러고는 아이를 안아 들고 다른 쪽 출입문으로 빠르게 사라졌다.임혜린은 그 뒤를 따라나섰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한이준이 이렇게 나온 이상 당분간 자신은 아이와 함께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역시나 그는 재빠르게 아이를 차에 태웠고 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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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6화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키스한 거 아니에요. 우리 사이엔 그런 거 없었어요. 그 사람은 그냥 안전벨트 매어주려고 한 것뿐이에요. 당신이 착각한 거라고요.”한이준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그 말을 믿을 거 같아?”임혜린은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워 고개조차 들기 힘들었다.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믿으실 건가요?”그는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애 때문에 이제 별의별 거짓말을 다 하는구나. 임혜린, 너 나랑 약속했었지, 허도현이랑 엮이지 않겠다고. 근데 그 약속을 어긴 건 너야. 내가 무정하다고 탓할 자격 없다고.”임혜린은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중심을 잡을 수 없어 휘청거렸다. 뭔가를 더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도 이 사람은 더 이상 믿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이토록 긴 세월 동안 아무리 변명을 해도 진심은 닿지 않았다.그들 사이의 믿음이라는 건 이미 오래전에 무너져버린 잔해일 뿐이었다.그리고 오늘 일로 인해 그는 정말로 아이를 1년 내내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그를 붙잡고 애절하게 말했다.“동현이는 내 아들이에요. 당신은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 자격 없어요. 아직 어린애라고요, 나 없인 안 돼요. 당신이 뭔데, 뭔 자격으로 우리를 떼어놓으려 해요?”한이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나 몰래 낳아놓고 내 아이인데도 나를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게 했잖아. 다른 남자의 아이라고 거짓말까지 했으면서 너야말로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데?”그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말했다.“네가 한 짓, 똑같이 돌려받는 거야. 넌 내가 3년 동안 찾아다니게 만들었어. 그동안 나한테 아들이 생겼는지도 몰랐다고. 넌 나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독해.”차가운 슬픔이 밀물처럼 쓸려왔다.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내가 정말 그 아이를 아버지 없이 키우고 싶어서 그랬다고 생각해요? 애가 아빠를 찾아댈 때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난감했다고요. 혼자 애를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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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7화

임혜린은 그를 미워해야 했다. 원망해야 마땅했다. 그런데 지금 머릿속에 맴도는 건 송지원의 말들이었다. 한이준이 겪어야 했던 그 수많은 고통이 떠올랐다.이게 무슨 감정인지 그녀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그녀는 사랑이니 정이니 하는 말을 싫어했다. 혼자 살아가는 데 익숙했고 누구와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한이준에게 가졌던 건 잠깐의 환상이었을까, 그가 사람들 앞에서 그녀를 모욕했을 땐 그 희미했던 마음조차 산산이 부서졌다.그에게 더는 어떤 감정도 남아선 안 되는 게 맞았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런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힘없이 중얼거렸다.“없어요. 나랑 도현 오빠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난 그저 동네 오빠로만 생각했어요. 남자로 느껴본 적, 단 한 번도 없어요.”“없다고?”한이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날을 세웠다.“지금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아무 사이 아니라면서 왜 둘이 껴안고 있었던 거지? 왜 입을 맞췄는데? 내 눈 멀쩡해. 똑똑히 봤다고. 그런데도 계속 거짓말할 거야?”그의 목소리는 쉰 듯 갈라졌고 눈에는 핏발이 잔뜩 섰다. 그 모습은 마치 이성의 마지막 끈을 놓아버리기 직전 같았다. 임혜린은 그를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어떻게 해야 믿을 거냐고요.”한이준은 그녀를 밀쳐냈다.“난 안 믿어. 난 내가 직접 본 것만 믿어!”임혜린은 중심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그때, 검은색 차 한 대가 다가왔다.차에서 내린 남자는 구급상자를 들고 있었고 한이준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곧바로 집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임혜린은 그 남자의 뒷모습과 손에 든 구급상자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심리 상담을 받고 있군요.”한이준의 어깨가 살짝 떨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네 알 바 아니야!”그는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돌아섰다.“꺼져.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올해는 아들 얼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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