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쓸쓸히 흘러내리고, 도시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러나 어느 고급 아파트 한가운데, 불빛은 꺼질 줄 몰랐다.도균성이 전화를 붙잡고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지금 올리버의 건물이 완공됐습니다. 소정은 씨도 곧 연구팀을 데리고 그 집으로 들어갈 겁니다.]“알았다.”짧게 대답한 현빈은 더 묻지 않았다.통화를 끊은 뒤, 시선은 여전히 눈앞의 노트북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화면 속은 한 소셜미디어 페이지였다.사진 아홉 장.그리고 큼지막하게 박힌 글귀. 결혼 선물, 새 주인.댓글 창은 축복과 환호로 가득했다.그 계정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다시 확인한 현빈은 눈을 가늘게 떴다.서양인 특유의 뚜렷한 이목구비, 파란 눈동자, 순박해 보이는 표정.‘풋풋한 강아지상이네... 올리버.’현빈은 단어를 끊어 내뱉듯 읊조렸다.“올리버?”곧 그는 노트북을 닫아 버리고,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잠시 후 연결음이 끊기고, 도균성이 다시 목소리를 낮췄다.[대표님, 무슨 지시가 있으십니까?]“섬으로 가는 다음번 배가 언제 출항하지?”[얼마 전까진 연구팀 자재를 실어 나르느라 배가 자주 오갔습니다. 그런데 이틀 전 소정은 씨가 직접 연락해, 건물은 이미 완공됐고 물자도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한 달은 섬에 갈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현빈은 대답이 없었다.짧은 정적이 흐르자, 도균성이 분위기를 살피며 말을 바꿨다.[물론, 그건 소정은 씨 측의 필요일 뿐이고... 저희 배는 맥스 군도 쪽 임무가 남아 있습니다. 섬으로 가는 일정은... 아마 보름 뒤쯤 될 것 같습니다.]여전히 침묵.“그럼... 일주일 후로 앞당길까요?”도균성이 조심스레 물었다.현빈은 낮게 끊어 말했다.“사흘 뒤로 정해. 최대한 빨리 준비해.”“알겠습니다.”짧은 대답과 함께 통화가 끝났다.깊은 밤, 도시의 불빛 너머로 바람이 스산하게 스며들었다....새 건물에 입주한 첫날 밤, 모두 깊고 달콤한 잠에 빠졌다.올리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이튿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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