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조명은 어두웠고, 이조화의 상태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밤새 잠을 자지 못한 듯, 구부정한 자세로 몸을 의자에 걸친 채 앉아 있었다.대체로 관리가 잘 된 얼굴이었건만, 지금 모습은 마치 십 년은 더 늙은 듯 초췌하고 어두워 보였다.방 안에는 지독한 소변 냄새로 가득했다.세면대도, 화장실도 없는 곳. 이조화가 볼일을 보려면...정은은 손에 든 식판을 내려다보았다.‘괜히 잘 차린 밥을 가져온 게 아닐까 했는데...’‘아니지, 아무리 잘 차려도 이런 상황에선 의미 없겠지.’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조화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정은을 보자, 얼굴 근육이 일그러지며 괴이한 웃음을 지어 올렸다.“이렇게까지 날 능욕하고 나니, 이제 속이 시원해?”단 한 마디. 그러나 목소리엔 기력이 빠져 있었고, 그 말을 꺼내는 데조차 엄청난 힘을 소모하는 듯했다.정은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식판을 정성스레 이조화의 앞에 놓았다.“저야 당연히 만족하죠. 제 손으로 스파이를 잡았으니까요.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세요?”“스파이? 네가 스파이라고 하면 다 스파이야? 이런 식으로 허튼 누명이나 씌우면서 너는 눈 하나 깜짝 안 하는구나.”정은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런 상황까지 되었는데도 교수님은 여전히 오리발만 내미시네요. 아직도 현실을 못 받아들이시는 건가요?”“소정은! 네가 날 모독해도 정도가 있지!”이조화는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소리쳤다.두 손을 뻗어 정은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 멈춘 채 곧 힘없이 떨어졌다.정은은 뒷걸음질조차 하지 않았다.그저 그 자리에 서서, 웃는 얼굴로 이조화의 무기력한 몸부림을 감상할 뿐이었다.‘오빠가 준 게 무슨 약상자라더니, 이건 도라에몽 주머니잖아.’거기엔 사람 몸에 기운을 빼는 약까지 들어 있었다.무색무취, 물에 조금만 섞어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지가 풀려 버리는...그렇지 않고서야, 정은이 어찌 만춘미 교수를 내보내고 혼자 들어올 수 있었겠는가?게다가 굳이 만춘미 교수에게 마취제를 가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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