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다친 목구멍에선 기괴하고 거친 음절 몇 개밖에 흘러나오지 않았다.하린은 자신을 비웃듯 허공을 올려다보았다.두 눈은 천장을 향했지만, 뜨거운 눈물이 옆으로 흘러내려 베개를 적셨다.그 속엔 말로 다 못 할 무력감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올리버는 몸이 앞으로 쏠리듯 바닥을 기어가, 이내 침대 곁에 무너져 내렸다.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었다.그는 하린의 손을 잡고 싶어 손을 뻗었으나, 손가락마다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고, 그 위로 진득한 핏자국이 번져 있었다.올리버의 손은 허공에서 멈췄다. 끝내 떨리는 손끝을 움츠리듯 거두었다.“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 나 도와주고 싶었는데... 너무 무서웠어... 미안해. 그때 내가 신고만 했어도, 네 언니한테 연락만이라도 하게 해줬어도...”“지금 네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야... 널 망친 건 나야... 다 내 잘못이야... 나 같은 겁쟁이, 비겁한 인간... 책임도 못 지는 쓰레기야...”올리버의 목소리는 점점 흐트러졌다. 말은 뒤엉키고, 숨은 가빠지고, 눈물은 마구 쏟아졌다.전에 리아에게 얻어맞았을 때까지만 해도, 그는 그저 맞으니 아프다고만 느꼈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진지하게 마주한 적은 없었다.‘난 그저 살고 싶었던 거야. 모든 사람이 영웅이 될 순 없잖아.’‘신이 나에게 그런 걸 강요한 적도 없으니까.’올리버는 그렇게 자신을 합리화하며, 죄책감과 부끄러움의 늪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쳐 왔다.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하린의 모습.붕대에 덮인 손가락, 만신창이가 된 몸.모든 핑계와 변명은 일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나는... 끔찍하게도 추악하고, 역겹고, 차갑고, 잔인한 놈이었구나...’그는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열은 쏟아져 내리는 빗물처럼 그치지 않았다.모르는 이가 본다면, 오히려 올리버가 환자라 해도 믿었을 것이다.그렇게 넋이 나간 듯 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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