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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Author: 십일
“발은 좀 어때?”

재석은 방금 실험실에서 돌아왔는데, 문앞에 뜯은 택배 상자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은이 퇴원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큰 문제는 없대요. 그저 제때에 약을 바르고, 일주일 후에 재검사를 하면 된다고 했어요.”

무슨 생각이 났는지, 정은은 눈을 드리웠다.

“그날... 선배님과 심 대표님 덕분에 나도 별일 없었던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나 혼자서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

‘그때 난 열까지 났잖아. 내가 먹은 해열제도 다 선배님이 챙겨온 것이고.’

비록 한밤중에 고열이 내리지 않아 정은은 어렴풋이 잠들었지만,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재석이 자신을 바람을 등진 기둥으로 옮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재석과 현빈이 자신을 에워싸고 자신을 따뜻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둘이 알콜과 거즈로 끊임없이 자신의 온도를 낮추었단 것을 알고 있었다.

정은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정은은 병원으로 옮겨진 후에 발생한 일들, 그리고 그들이 한 말들 역시 다 기억하고 있었다.

“너에게 사고난 날, 민지가 나에게 전화를 했었어. 하지만 처음에 받지 못했기 때문에 늦게 찾아갔어. 미안해.”

“하지만 결국 왔잖아요?”

정은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

“선배님,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선배님은 날 구할 의무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내가 그런 선배님이 엄청 고마운 걸요. 우리 알고 지낸 후부터 선배님은 날 수도 없이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래, 그럼 우리 모두 그런 말하지 말자.”

“좋아요!”

“참, 너한테 줄 게 있는데. 잠깐만...”

정은은 의혹을 느꼈고, 그런 그녀의 시선을 감지한 재석은 먼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후, 쇼핑백 하나 들고 나왔다.

쇼핑백은 아주 컸지만, 안에 든 물건은 더 컸고, 검은색 비닐봉지로 포장되었다.

쇼핑백에 다 들어가지 못해서 심지어 한 토막이 드러났다.

“이게 뭐죠?”

정은은 눈을 깜박거렸다.

“한번 뜯어봐.”

“네.”

정은은 재석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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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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