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시연은 돈이 없었다. 조이를 맡길 사람은커녕, 어린이집에 보낼 비용조차 빠듯했다.그래서 시연은 아르바이트할 때도, 조이를 데리고 다녀야 했다.결국 선택한 일은, 24시간 마트의 야간 알바로 일했다.조이를 데리고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처음엔, 그럭저럭 괜찮았다.시연은 낮에는 쉬고, 밤에 일하고, 틈틈이 대학원 입시도 준비했다.고단했지만, 견딜 수 있었다.시연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으니까.여덟 살부터, 시연은 어른이었다.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했고, 공부도 해야 했고, 갓 돌 지난 남동생 우주도 돌봐야 했다.힘든 거? 그게 대수인가?만약 그런 날들이 쭉 이어졌다면, 시연은 그럭저럭 무난하고 조용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결국 터지고 말았다.“시연 씨가 그놈들 중 두 명의 머리를 깨버렸어. 현장에서 바로 경찰에 끌려갔지.”그 말을 하는 지하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처럼 낮아져 있었다.차마 말하기조차 힘든 이야기였다.직접 본 건 아니었지만, 지하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조용하고 여린 외국인 여자가, 덩치 큰 외국 남자 몇 명을 상대해야 했던 상황.시연은 거의 목숨 걸고 싸운 거였다.두 사람의 머리를 깨부쉈다니, 그건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처절한 생존이었다.‘이 장면을 유건이가 떠올린다면...’지하도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데, 유건은 오죽할까?지하는 한참 동안 유건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걱정되어, 조심스럽게 물었다.[야... 괜찮아?]물어놓고 지하 자신도 자책했다.‘이 상황에 괜찮을 리가 없지. 내가 병X이지...’[하아.]지하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이미 지나간 일이야. 바꿀 순 없어. 앞으로, 시연 씨한테... 정말 잘해줘라.]“응...”유건은 전화를 끊었다. 표정이 사라진 얼굴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1초, 2초...그 순간, 유건은 갑자기 팔을 번쩍 들어 핸드폰을 바닥에 내리쳤다.쾅!순간, 핸드폰이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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