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들어오라고 해요.”얼굴이 어두워진 유건이 과감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만날 거야.” “아, 알겠습니다.”마수경은 이내 밖으로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그녀의 일그러진 얼굴은 곤란한 일을 겪은 듯했다.“사실대로 말했는데도 오늘 고 대표님을 만나지 못하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시네요.”‘허.’시연은 소리 없이 비웃었다.‘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집요하다니까.’ “안 만난다고.”유건은 인상을 찌푸렸고, 머리가 아파져 왔다. “원한다면 계속 기다리라고 해.” 허락도 없이 이곳에 오래 머무른다면, 경비원이 개입할 게 뻔했다. “네.”마수경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시연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시연은 갓 구워진 빵을 손으로 찢으며 말했다.“이 빵, 정말 잘 구워졌어요. 왕성애 이모님 솜씨랑 거의 비슷해요.” “아줌마가 한 거 아니야.” 유건이 웃으며 말했다,“너랑 조이, 밀가루 음식이랑 서양 음식 좋아하잖아. 셰프를 새로 고용했어. 마음에 들면 자주 시킬게.” ‘그랬구나.’ 시연은 빵을 먹으며 밖을 내다봤다. “비도 많이 오는데, 정말 안 만나주려고요?” “응.”유건은 굳건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연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3년 동안 연락도 안 했는데 이러는 거 보면,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 “그건 장소미 일이야.” 유건은 못 말린다는 듯 시연을 바라봤다. “3년 전에 끝났어. 정말이야. 걔한테 무슨 일이 생기든, 이젠 내 일 아니야.”“지금도 앞으로도, 나는 너 하나뿐이야.” 순간, 얼굴이 굳어졌던 시연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말만 너무 거창한 거 아니에요? 사람이 살다 보면, 절대적인 건 없는 법이에요.” “그래.”유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두고 보면 될 일이니까.” 순간, 시연은 스스로가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다.아침을 먹은 후, 유건은 시연과 함께 차고로 갔고, 차고 문을 통해 밖으로 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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