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들어서자 마수경과 조이가 기다리고 있었다.“지 선생님, 방 안내해 드릴게요.”“네, 감사합니다.”방은 1층, 마수경 방 옆에 붙어 있었다. 원래부터 가사도우미용으로 준비된 공간이었다.‘휴... 다행이다.’시연은 순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방은 크진 않았지만, 시연과 조이가 지내기에 충분했고, 가구는 단출했지만 침대가 넓은 편이라 괜찮았다.마수경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연에게 주의 사항을 일러줬다.“대표님 성격이 좀 차가워요. 겉으로는 말도 잘하고 온화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꽤 까다로운 편이에요.”“지 선생님,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요. 대표님 기준만 잘 맞추면, 생각보다 별일 없어요.”이어지는 설명은 꽤 길었다.“지 선생님은 저처럼 집안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사시니까, 더 조심할 건 없어요. 그냥 몇 가지만 기억하시면 돼요.”“네, 감사해요, 언니.”“그럼 정리하시고요, 전 이만 들어갈게요.”“네, 수고하셨어요.”마수경이 나가자, 시연은 조이를 침대 위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줬다.짐은 이미 벽 쪽에 놓여 있었고, 시연은 조용히 캐리어를 열어 하나하나 옷장과 서랍에 정리해 넣었다.정리가 거의 끝나고, 시연은 방을 나섰다.그리고 주방으로 가 내일 달일 한약을 꺼냈다.시간을 가늠한 뒤, 침 치료 가방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같이 들어왔으니까... 씻긴 했겠지.’유건은 시연과 함께 집에 도착했기에, 이제 막 씻고 나왔을 터였다.안방 문 앞에 선 시연은 조심스럽게 노크했다.“대표님.”“들어와.”유건의 목소리는 샤워 직후라 그런지 평소보다 부드럽게 들렸다.그는 소파에 앉아 서류 더미를 넘기고 있었다.시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지금 바쁘세요? 이따 다시 올까요?”“아니.”유건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옆으로 밀며 말했다.“일이라는 게 끝나는 게 어딨어? 지금 하지 뭐.”유건은 시연이 왜 왔는지 알고 있었다.“누우면 되지? 방향은?”“머리를 이쪽으로요.”“응.”유건은 말없이 자리에 눕고, 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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