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성빈이 재빠르게 진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덕분에 진아는 넘어지지도, 엉뚱하게 상대의 품에 안기지도 않았다.“죄, 죄송해요.”진아는 급히 자세를 바로잡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겼다.그리고 상대를 바라본 순간... 멈칫했다.“어... 어라?”성빈도 동시에 멍하니 웃음을 터뜨렸다.“부 대표님, 오랜만입니다.”“성빈 도련님이었구나.”지하는 성빈이 진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팔을 슬쩍 보더니, 담담하게 웃었다.“정말, 오래간만이네요.”사실, 이 말은 진아를 향한 것이었다.‘이 사람...’진아는 머릿속이 순간 하얘졌다.3년 동안, 지하와 마주친 적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그마저도 병원 복도나, 누군가의 모임 자리에서 멀찌감치 스쳐 지나간 정도.항상 진아는 조용히, 그림자처럼 구석에 서 있던 편이었다.“그럼, 다음에 시간 될 때 뵐게요.”“좋아요.”짧은 인사로 마무리되고, 성빈은 조용히 진아의 허리에서 손을 떼더니 이번엔 손을 꼭 잡았다.그 손을 쥔 채,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자.”“응.”진아는 순순히 손을 내맡기며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이 손... 따뜻해...그리고 이 따뜻함이... 낯설지가 않아.’그렇게 둘이 몇 걸음 가지도 않아, 진아의 핸드폰이 울렸다.“시연이다...”진아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시연아.”[와우...]전화기 너머, 시연의 목소리에 웃음이 가득했다.진아의 목소리 톤만으로도 모든 걸 알아챈 듯한 반응이었다.[됐구나, 드디어! 미인 사수 완료?]“응!”진아는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대답했다.‘이 기분... 숨길 수가 없어. 눈가도, 입꼬리도 다 나를 배신하네.’성빈은 학창 시절부터 외모가 눈에 띄었고, 워낙 이목구비가 곱상해서 ‘진미인’이라는 별명도 있을 정도였다.[축하해, 진심으로.]시연의 따뜻한 축하가 마음에 닿았다.[이제야 안심된다. 그럼 방해 안 할게.]“응, 고마워, 시연아.”“누구랑 그렇게 수다 떠는 중이야?”성빈이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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