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아니고...]전화기 너머, 레오는 웃으면서 말했다.[시연아, 이제 적은 나이 아니잖아. 설마 평생 혼자 살 생각은 아니지?]“그건 아닌데...”시연은 꼭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딱히 결혼을 부정하는 입장도 아니었다.“지금은 그냥, 그럴 생각이 없을 뿐이에요.”[그럼 한번 만나봐.]레오는 굳이 강요하진 않았다.[그 친구는 일 때문에 G시에 가는 거야. 너를 보러 가는 게 아니라고. G시엔 아는 사람 하나 없다고 하던데? 그냥 내가 부탁 좀 하는 셈 치자. 한 번만 챙겨줘.]이 정도 말까지 들었는데, 시연도 딱 잘라 거절하긴 어려웠다.“알겠어요.”고개를 끄덕이며 시연은 다시 물었다.“선생님의 그 친구, 혹시 좋아하는 거나 싫어하는 거 있어요? 알아두면 좋잖아요.”레오는 웃으며 하나하나 설명해 줬고, 시연은 조용히 들으며 머릿속에 정리해 나갔다.“네, 알겠어요...”문 앞, 복도 모퉁이.유건이 조용히 서 있었다. 등 뒤로 조명이 비추고, 얼굴은 어둠에 가려져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입꼬리엔 냉소가 스쳐 갔다. ‘선...? 게다가 저렇게까지 자세히 묻고 있어?’‘꽤 신경 쓰이네.’그는 가슴속 어딘가가 울렸다.그리고 갑자기 몸을 돌려 계단 위로 성큼성큼 올라갔다.‘지시연이 누구랑 선을 보든 내 알 바 아니잖아.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하필이면, 레오의 그 친구는 참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났다.시연은 최근 BLUE에서의 일이 어그러져 한가한 상태였다.며칠만 일찍 왔어도, 아마 만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다.레오가 알려준 정보로 보면, 그 사람은 밤에 도착한다.마침 조이도 재워뒀고, 조명 하나 켜두고 마수경에게 조심스레 부탁했다.혹시 조이가 깨어나서 화장실을 찾을 때, ‘엄마 곧 온다’는 말 한마디만 해달라고.마수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마요. 나도 애 키워봤잖아요.”모든 걸 마무리한 시연은 조용히 현관문을 나섰다.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비행기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