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럼요.”꽃잎이 거의 얼굴에 닿을 듯 가까워졌고, 더는 뿌리칠 수 없었던 시연은 결국 꽃을 받아서 들었다.“감사합니다.”“감사는 무슨...”오대민은 손을 툭툭 흔들며 웃었다. 그러곤 관자놀이를 가리키며 말했다.“내 병, 네 덕에 정말 많이 좋아졌어. 꽃 한 다발로는 모자라지. 아, 전에 말했던 보답, 생각해 봤어?”시연은 말없이 시선을 피했다.‘물론... 생각했죠.’사실, 애초에 오대민에게 다가간 건 의도가 있어서였다.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걸 대놓고 말하기엔, 너무 계산적이고 성의 없어 보일까 봐 망설여졌다.결국, 시연은 애매하게 대답했다.“아직...요.”“그래? 뭐, 천천히 생각해.”오대민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지금 퇴근하는 길? 집에 가? 태워다줄까?”“아니에요.”시연은 급히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저... 동료 기다리고 있어요. 같이 저녁 먹기로 해서요.”물론, 거짓말이었다.“동료?”오대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여자, 남자?”“네?”시연은 순간 당황했다가,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저랑 같은 팀이니까 당연히 여자죠.”“아... 그렇구나.”오대민은 금세 표정과 어조를 평소대로 돌리며 말했다.“젊은 아가씨들 약속 있는데 괜히 방해했네. 난 이만 갈게.”“네, 조심히 가세요.”오대민은 몇 걸음 물러나다가, 다시 돌아서서 시연을 바라봤다.“아, 맞다. 자꾸 ‘존댓말’ 쓰니까 거리감 느껴지잖아. 우리 좀 덜 어색하게 지내보면 안 돼?”‘그건 좀...’시연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말이 안 나왔다.오대민의 나이도, 사회적 위치도 명확한데 쉽게 말투를 바꾸기가 어려웠다.“하하.”오대민은 시연의 그런 곤란한 표정이 재밌는 듯 웃었다.“괜찮아. 천천히, 익숙해지면 돼. 그럼 진짜 이만 가볼게.”그렇게 말하고 오대민은 돌아서 차에 올라탔다.차는 곧 부드럽게 출발했고, 시연은 꽃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왜 이런 순간마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걸까?’말없이 입술을 눌렀고, 가슴을 누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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