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건 안 되죠. 절대.”시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진지하게 말했다.“그렇게 한쪽만 챙기면 정은희 씨 섭섭해할걸요? 결국엔 당신도 골치 아플 텐데... 아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리에 느껴진 강한 손끝.유건이 시연 허리를 슬쩍 꼬집었다.“살살 좀...”시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힘 조절 좀 해요.”“당연한 결과지.”유건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괜히 쓸데없는 걱정 하니까.”“하?”시연은 소리 없이 웃기 시작했다.“아니, 좋은 거 아닌가요? 당신 걱정 덜어주려고 이렇게 배려하는데... 그러니까 앞으로도 정은희 씨랑 같이 다니세요. 난 괜찮아요. 진짜로... 나, 이 정도는 이해할 줄 알잖아요?”진심을 담아 눈을 껌뻑이며 웃는 시연.하지만 유건은 전혀 웃지 않았고,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다른 여자랑 있어도 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야?”“네, 왜요?”시연은 어깨를 으쓱였다.“세상일엔 순서가 있잖아요. 나는 마지막에 만난 사람이니까, 좀 배려해야죠. 그게 도리잖아요?”“다만...”시연은 고개를 기울이고, 유건의 목에 슬쩍 팔을 걸쳤다. 입김을 가까이 불며 말했다.“앞으로 위생 관리만 좀 철저히 해줘요? 서로 건강하게, 그게 좋잖아요?”유건의 눈빛이 순식간에 매서워졌다. 표정이 시커멓게 굳어버렸다.‘이 여자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저걸 감히... 입으로 내뱉어?’참을 인 세 번을 속으로 새긴 끝에, 유건은 시연 팔을 떼어냈다.진짜 제대로 한 소리 하고 싶었지만, 그대로 일어나며 이를 악물었다.“나 배불러. 너는 천천히 먹어.”말을 남기고, 유건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어?”시연은 입술을 내밀며 혼잣말했다.“진짜 화났어?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쓴소리 좀 했다고 저렇게 예민하게 굴고... 고유건, 속 좁네.”...시연이 식사를 마칠 즈음, 조이가 깼다.도경미와 함께 조이를 씻기고 옷 입힌 뒤,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줬다.아직 공식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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