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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Author: 임공
“말 좀 똑바로 하라고요?”

시연의 웃음기 싹 사라졌다. 눈빛까지 차갑게 식었다.

“정은희 씨.”

단호한 목소리에 공손함은 없었다.

“의로운 척한다고 그게 곧 정은희 씨가 정당하단 뜻은 아니죠. 누가 누구한테 그런 말 하는 건지, 거울 한 번 보시죠. 그쪽이나 나나, 도긴개긴이에요.”

“당신...”

은희의 표정이 굳었다. 입술 끝이 떨렸다.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저... 고 대표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정식으로.”

“어쩌죠?”

시연은 오히려 자리를 더 깊숙이 파고들었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안 보이세요? 안 가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못 가게 하는 건데요?”

“대표님.”

은희가 유건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참았던 감정이 슬며시 스며들었다.

“이번 신작 건으로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지시연 씨, 잠깐만 자리를...”

유건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

시연은 시큰둥한 눈빛으로 은희를 훑었다.

“신작 얘기라면 이미 들었어. 일단 보류해. 당분간, 쉬도록 해.”

“네?”

은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유건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시나리오도, 캐스팅도 거의 마무리 단계였는데...”

그 드라마는 GP그룹 산하의 영화사에서 직접 IP를 구매해 은희의 이미지를 확장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은희는 이미 현장 조사며 캐릭터 분석까지 직접 나섰고,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었다.

“어쨌든 지금은 잠시 접어. 당장은 시작 안 해.”

유건의 어조는 단호했고, 여지조차 없었다.

“하지만... 왜요? 이건 저뿐만 아니라 작가님도 엄청나게 애써주셨고, 이대로 중단하면 너무 아까워요.”

“아까울 게 뭐 있어?”

유건은 무심히 말했다.

“GP그룹은 아직 한 푼도 투자 안 했어. 우린 손해 본 게 없어.”

‘그렇지, GP는 손해 본 게 없겠지.’

하지만 은희는 달랐다.

이 프로젝트에 쏟아부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미래까지.

순간, 은희의 시선이 시연을 향했다.

뒷덜미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

‘혹시... 그날 지시연을 쫓아낸 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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