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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Author: 임공
“휴게실이요...?”

시연은 깜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연신 저었다.

“안 돼요. 거긴 원래 아무도 못 들어가잖아요. 당신의 휴게실이니까요.”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유건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건 ‘다른 사람’한테. 넌 예외야.”

한참 뜸을 들이던 유건이 문득 물었다.

“그 말, 누가 한 거야?”

시연은 가감 없이 받아쳤다.

“당신의 다른 여자, 정은희 씨요.”

그 순간, 유건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됐다. 정곡 찔렸지?’

시연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여자들만의 얘기 듣는 건 싫지? 그래, 머리 아파봐.’

‘바람둥이 남자한테 딱 어울리는 골칫거리.’

“아... 졸려요.”

그녀는 더 이상 신경 안 쓴다는 듯 하품하며 휴게실로 들어갔다.

커튼을 닫고는 이불을 덮은 채 그대로 뻗었다.

...

시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땐, 오후 두 시 반쯤.

세수를 하고 나와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대표실 한가운데, 유건은 책상 앞에서 집중하며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었다.

굉장히 바빠 보였다.

시연은 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조용히 소파에 앉았다. 괜히 방해될까 싶어 가만히 있다가, 슬쩍슬쩍 유건을 바라봤다.

“왜?”

유건이 먼저 눈치를 챘고,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며 물었다.

“심심하면 패드로 뭐라도 봐.”

“이제 가보려고요.”

시연은 바로 말했다.

“좀 있으면 조이 데리러 가야 해요.”

유건은 손목시계를 한번 보고 말했다.

“지금 나가면 너무 일러.”

그리고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리 와. 잠깐만 같이 있어 줘.”

“에이...”

시연은 입을 삐죽이며 거절했다.

“일하는 중이잖아요. 난 여기 좀 앉아 있다가 갈게요.”

“이리 와.”

유건은 똑같은 말로 반복했다.

“나도 좀 쉬어야겠다.”

“그래요.”

결국 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유건이 있는 자리로 다가갔다.

“나보고 오라더니, 뭐 하게요?”

시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물었다.

“소파는 저쪽에 있는데, 여기 의자는 하나잖아요. 나더러 서 있으라고요?”

“아...”

그 순간, 유건이 시연의 손을 잡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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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60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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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99화

    “흥...”진아는 코로 짧게 소리를 냈다.그 말에 담긴 깊은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당신 진짜 괜히 아는 척만 하는 사람 같아. 뭘 그렇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야?”“허허...”지하는 마른 웃음을 지었지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 말들 하나하나가... 전부 칼이네.’진아는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었겠지만, 지하에게는 그대로 심장을 찌르는 말이었다.바닷바람이 정면으로 불어왔다.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세차게 불었고, 마치 모래가 눈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따끔거렸다.지하는 연신 눈을 깜빡였다.그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눈가가 금세 촉촉해졌다.‘만약 수명을 내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나 같은 사람은 멀쩡히 살아가는데, 하필이면 왜 진아가...’그날 밤, 두 사람은 별장으로 돌아왔다....깊은 밤.진아는 또 한 번 잠에서 깼다.입을 막은 채 급히 화장실로 뛰어갔다.바로 정신이 번쩍 든 지하는 곧장 일어나 진아의 뒤를 따라갔다. 진아는 변기를 붙잡고 토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지하의 눈가가 시큰거렸다.저녁에 많이 먹지도 않았다.이번엔 소화 문제도 아니었다.지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아가 숨을 고르며 조금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를 안아 일으켜 세웠다.양치할 물을 받아 주고 수건으로 입가를 조심히 닦아줬다.“히히.”진아는 고개를 들고 그를 향해 웃었다.그리고 그의 품으로 더 파고들며 말했다.“나한테서 냄새 안 나? 방금 토했는데... 나 냄새나지 않아?”“그래? 내가 맡아볼게.”지하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고개를 숙여, 여자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마셨다.“음... 완전 향기로운데?”“어?”진아는 잠시 멍해지더니, 크게 웃었다.“하하! 당신 입에 꿀 발라 놨어?”“그럼.”지하가 낮게 웃었다.“한번 맛볼래?”그 말과 동시에 고개를 숙여 진아의 입술을 덮쳤다.“읍...!”진아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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